[HZ2] 1장 그리고 세계는…… - 01.5
“신들의 영혼결합식을 알고 있어?”
“고대신들은 자신들의 영원불멸성을 공유할 수 있는 상대에게 그것을 선사해서 같이 살아간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지요.”
“그래. 하지만 지금처럼 초학과 과학이 발달하고 물질학이 극에 달한 지금에도 우리들은 불멸의 존재가 아니지.”
“초인이 있었지 않았습니까. 가장 신들의 영역에 근접한 존재들.”
“하지만 결국 초인들도 나이를 먹고 소멸되어갔지. 하지만 그들은 그렇지 않았어.”
“한 때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는 설도 있었지만 그 존재 자체가 시간을 넘어가도 존재의 육체시간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 증명되면서 그 설도 없어졌지요. 결국은 생명학과 초학이 결합된 신역연구가 그것을 규명하기는 했지만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탄생자체부터 완전히 다르게 조합해야한다는 것으로 규명되면서 결국 신들의 불멸성에 도전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났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대신들은 자신들의 영혼을 결합한 타인의 생을 자신들의 불멸과 공존할 수 있게 만들었어. 그 예가 지금까지도 살아있으니 따로 말을 할 필요가 없지.”
“크로세아 세기도 벌써 4690년, 신원기 이전까지 합치면 약 2만년에 가깝게 살아있는 그들이 있으니 그것은 우리들의 역사와는 다른 영역이라고 인정을 해야 하겠지요.”
“하지만 고대신들도 전부 불멸성을 가진 것은 아니었어. 결국 지금까지도 우리들 시대와 함께하고 있는 신들은 몇 되지 않잖아. 과거 수천 년간 수없이 많은 전설과 이야기를 남겼던 그들 중 지금까지도 우리와 같은 장소에서 숨을 쉬고 물을 마시면서 이 시간대에서 살아가고 있는 신들은 얼마 되지 않는다고. 그들은 완전히 소멸한 것일까? 그렇다고 한다면 신들은 자신들의 의지로 자신들의 생을 마감할 수 있다는 소리인가? 자신 말고도 다른 생을 자신들과 같은 불멸의 존재로 만들 수 있는 그들은 어떤 형태로 그 생을 유지하고 또 나누는 것일까? 이것은 크로세아 시대의 유일한 궁극의 문제이면서 풀리지 않은 답이라고.”
그리고 소녀는 붉게 타오르는 호기심 충만한 시선을 밖으로 돌린다. 초월비행법에 따라 달리고 있기 때문에 밖은 일반적인 우주의 모습이 아니지만 그것은 언제 보아도 재미있는 모습이었다.
“아직까지도 그것을 알지 못하는 지금, 신들의 영혼결합이 기록되지 않은 것도 2000년이 넘어가. 그런데 지금 그 영혼결합 때 나타난다는 시공간 차원의 문 현상이 발생했다고. 그러니까 확인하러 가지 않는 것은 죄라고 죄!”
“아씨는 영원히 살고 싶으십니까?”
“아니, 꼭 그런 것은 아니야. 지금도 충분히 인간의 수명은 긴 것이라고 생각을 해. 200년이라는 수치는 짧은 것이 아니야. 그것도 어디까지나 평균치일 뿐이고 조금 공을 들이면 350년까지도 살 수 있는 것이 현실이잖아. 하지만 그들처럼 영원한 것은 아니지. 초인들도 겨우 그 당시에 300년 정도만 살았다는 것만이 기록되어 있으니 사실 오히려 지금 시대의 크로세아 인들이 초인들보다도 더 오래 살고 있다는 말을 할 수 있겠지.”
“그런데 왜 그런 시공간 차원의 문에 관심을 가지시는 것인지요? 게다가 그것은 극한에 이른 마법파동에 의해서 일어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어쩌면 아씨가 원하시는 그 현상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신역이 아닌 지역에서 그런 경우가 발생하는 것은 대부분 대규모 무력충돌이나 초영자(招靈子)엔진 폭주, 그리고 신들의 발작 정도일 뿐이라고. 게다가 지금은 대부분의 제국들에서 그들이 놀 장소를 따로 마련하고 간섭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우리들이 감지할 수 있는 곳에서 그런 현상이 발생되고 관측되는 경우는 정말로 드문 일이라고. 그러니 그것을 그냥 무시하고 넘어갈 수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야.”
“그러면 왜 신들의 영혼결합을 제일 먼저 말씀하셨는지요?”
“따분하잖아. 고대신들이 벌였다는 그런 거대하고 엄청난 스케일의 만남이라는 것을 나도 한 번 맛보고 싶어졌다고.”
“……그러기에는 너무 큰일들을 많이 하셨는데요. 아씨께서는.”
“내가? 나는 아직 나 스스로 만족했다고 할 수 있는 시간을 만나보지 못했어. 대부분 내가 상상한 정도였을 뿐이었어. 난 그 이상을, 내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그런 시간을 만나기를 원한다고.”
“그런 규모라고 말씀하시면 ‘신들의 전쟁’정도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만……”
“아하하하하. 할아범은 너무 과장이 심해, 그런 소리를 하면 내가 무슨 ‘시바 드 스타디스트로이어’나 ‘퀸 헬’같은 악명높은 말썽꾼인 것 같잖아.”
“‘배신의 이자벨’이라는 가명을 이어받으신 아씨께서 하실 말씀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선조 때 이야기는 넘어가라고. 게다가 나는 그 선조처럼 본의 아니게 배신을 하는 것이 아니라 목적을 두고하는 것이라고. 그러니까 엄밀하게 말한다면 이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라고.”
언제나 남들의 의도를 역으로 찔러서 일을 벌이고 그것 때문에 놀라하는 모습을 보기 좋아하는 아씨의 행동을 기억하고 있는 로드리오는 부디 이번에도 얌전한 결말을 보기 힘든 여행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제국 행정을 그대로 놓아두시는 것도 조금 생각을 해야 합니다. 못해도 4주기 안에는 돌아오셔야 할 것입니다.”
“할아범 말대로 별일 아닌 거라면 1주기도 안 걸릴 걸. 걱정하지 말라고”
아씨는 털털하게 웃으면서 집사 로드리오의 등을 쳐가면서 안심하라고 다짐을 한다. 그러나 아씨가 그런 행동을 보일 때마다 언제나 배신 배반을 때리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로드리오는 그저 헛웃음을 지어보일 뿐이다.
크로세아 제국세기 4690년.
제 2제국 헬바이드 최고행정위원 헬바이드 온리 스탠드 가문의 아가씨.
이자벨 HOS(Hellbide Only Stand)는 제 11제국 으로 날아가는 직행 우주선 데스티니 버스 안에서 이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물론 이것은 역사에 기록되기 난처한 괴상한 사건의 시작이었을 뿐이라고 누구도 짐작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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