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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

무림공적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초연[硝煙]
작품등록일 :
2019.08.30 00:45
최근연재일 :
2023.12.14 07: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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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28,469

작성
19.09.12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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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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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글자
13쪽

10화. 돌아온 탕아.

DUMMY

무림공적


10화


“이곳이옵니다.”


“여기인가. 고생했다.”


“아니옵니다. 그나저나, 진정 필요하신 건 이게 전부이옵니까?”


“그래 이 가방과 책 몇 권이면 되었다.”


“그럼 진정으로 따로 필요하신 건 없으신 것입니까?


“음... 이 주변의 사람들을 전부 물려줬으면 좋겠군.”


“예? 호위까지도요?”


“내가 아직 내공 운용이 미숙해 이 내공을 끄집어 낼 시 무슨 일이 벌어질지를 알 수가 없다. 혹여나 다칠까봐 그러한다.”


“절정고수의 내공이 마음대로...확실히 호위무사들은 견디기 어려울 수도 있겠사옵니다. 그럼 소녀만 남고 나머지는 나가라고 전하겠습니다.”


“아니, 너도 나가라.”


“예?”


“너가 해줘야 할 일이 있다.”


“어떠한 일을 원하시는지요? 비급의 확보? 아니면 고수 분을 모셔올까요?”


“가서 야식 좀 차려놔라.”


“에... 예?”


***


여차저차 일행들을 모두 보내고 백화영은 홀로 수련을 시작하였다.


‘흠...확실히 아무도 없군. 그렇다면...’


관찰자가 아무도 없음을 확실히 체크한 후, 백화영은 외단전의 기를 한계까지 끌어내었다.


후우웅!


절정고수의 기가 온몸을 감싸고 돌자, 넓은 연무장에 돌풍이 인다.


‘외단전의 힘은 이 정도라...마치 날뛰는 맹수 같군. 그렇다면...’


화아악!


백화영은 내단전의 내공을 끌어내어 외단전의 바깥을 덮었다.

덮은 내단전이 외단전의 내공을 찍어 누르고 외단전의 내공은 파고 올라오는, 내공과 내공의 결투가 연무장을 뒤덮었다.


‘싸우는 양상은 용호상박이군. 그러나...’


외단전의 힘이 대해와 같은 내단전의 것을 이기지 못하고 점점 백기를 들 기미를 보인다.

그런 굴종의 시간이 얼마 더 지나자, 외단전의 것은 언제 맹수 같았는지도 모를 만큼 온순한 반려동물처럼 백화영의 주위를 맴돌았다.


“좋아! 이렇게 쉽게 복종할 줄이야. 그러나...완전한 것은 아닌 것 같네. 몇 번 더 할 필요가 있겠어.”


백화영은 말을 내뱉고 이 단순한 행위를 수십 번 반복한다.

이게 지루할 정도로 지속되자, 마치 외단전의 내공이 ‘따를게! 따를테니 살려줘! 제발...아아아아악!’이러면서 비굴하게 외치는 것과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그러나,


“아직이다!”


백화영은 단호했다. 결국 시간이 좀 더 지난 후.


“후욱...후욱...하아...하하하 성공했다.”


외단전의 내공은 정순하게 바뀌어 그의 명령에 절대 복종하는 충실한 종이 되었다.

이후 백화영은 이 내공들을 같이 사용하며 머릿속에 들어온 몇 가지 무공들을 내공을 사용해 시연해보기 시작했다.


“하아아.....힘들었다. 흐음...이제 돌아가 볼까.”


어느 정도 무공을 수련한 후, 백화영은 주변을 가볍게 정리한 후 땀을 식힐겸 자신의 침소로 발걸음을 기쁘게 옮긴다.


***


“돌아오셨사옵니까?”


“그래. 야식은 준비되었나?”


“예. 이리로 오시옵소서.”


백화영이 산화여지의 뒤를 따라 옆방으로 들어가자, 문자 그대로 상다리 휘어지게 차린 듯한 산해진미가 그를 반긴다.


“이게...다 뭐냐?”


“예? 구원자님을 위한 야식이옵니다.”


“누가 야식을 이렇게나 많이 차려?”


“구원자님의 첫 수련을 기념하여 본교에서 은혜를 내리셨사옵니다. 앞으로도 원하신다면 이렇게 준비할 것이니 부담 없이 드시옵소서.”


“그럼...사양않고...먹어볼까?”


백화영은 말을 마치자마자 걸신들린 것과 같은 속도로 음식을 먹어치우기 시작한다. 그런데, 그는 술과 야채는 딱 한입만 먹어보고 이후로는 손도 대지 않은 채 오로지 고기와 음료만을 먹는다.


“야채와...술은 입맛에 맞지 않으신 겁니까?”


“응? 아닌데? 다 맛있어.”


“그런데...어이하여 고기만 드시는 겁니까?”


“음...? 아아, 땀 흘리며 벌크업한 뒤에는 역시 프로틴을 먹어줘야지. 암암. 운동은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식단관리도 중요하다고.”


“프로...예?”


“아아, 그런게 있어. 너는 몰라도 되는..데...어어어?”


“예? 무슨 일이시옵니까?


“이...이건? 이곳에 이게 있다고?”


“예? 무슨...설마 이 음식 말이시옵니까?”


“그래! 이거! 이거 설마...?”


“이 음식은 봉조수라 부르는 음식이옵니다. 봉황을 기름에 튀겨 만든 후, 양념을 얹어 내린 음식이란 뜻이지요. 물론 실제로는 닭을 사용하지만 말이옵니다.”


“아니야! 이건 그따위 저열한 이름으로 불릴 게 아니란 말이다!”


“예?”


“따라해라! 이 음식의 이름은!”


“예...?”


“치! 킨! 이라는 것이다. 그것도 양념이 좔좔 발라 윤기가 흐르며 이에 범인들은 은총을 찬양하여 신이라고까지 모시는! 우리 맥주의 영원한 친구! 양! 념! 치! 킨!”


“치...키이인이요?”


“그래 치킨! 물론 이 은총은 봉황의 그것과 마찬가지이기는 하지. 음음. 좋아. 다음부터 내 야식은 오로지 이것만 내면 된다. 흐그극....이 세상에서 치킨을 만나게 될 줄이야.”


“이것 만요? 하나만 계속해서 드시면 질리시지...않으시겠습니..까?”


“어딜 그런 불경스러운 말을! 감히! 그따위 생각은 접고 잔말 말고 까라면 까!”


“에....예, 알겠사옵니다.


이후 혈교의 교리는 개무시해도 1인 1닭의 교리는 충실하게 지킨 백화영은, 가볍게 위장 속으로 봉조수, 아니 양념치킨을 밀어넣고 부른 배를 두드리며 자리에 누웠다.


“꺼어억! 잘 먹었다.”


“구원자님? 잠시 실례하겠사옵니다.”


“음?”


자리에 누운 백화영에게 산화여지가 잘그락 거리는 사슬을 들고 다가온다.


“그건...뭔가?”


“족쇄...는 아니고 구원자님의 안정을 도와줄 도구이옵니다. 혹시 모를 내공의 흘러넘침을 방지하여 줄 것이옵니다.”


‘호오...이것들 봐라? 아직까지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다 이거지?’


백화영은 그들의 철두철미함에 감탄하며 일단 시키는 대로 족쇄를 찬다.


‘어어? 뭐야 이게?’


백화영이 그 족쇄를 팔에 차자마자, 그의 몸에 자연스레 흐르던 내공의 흐름이 사라진다.


“내공이 느껴지지 않는데? 뭐하자는 거지?”


백화영은 분노한 표정으로 말을 건넨다. 그러나 산화여지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태연하게 말을 받는다.


“본교의 뜻이옵니다. 구원자님의 내공이 밤에 폭주할 수 있기에, 이를 막고자 부득이하게 이를 채우게 되었사옵니다. 만일 후에 내공을 잘 제어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면, 그때 이를 풀어드리겠사옵니다.”


“난 이미 내 내공을 잘 제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만?”


“아뢰기가 매우 실례되는 줄은 압니다만, 구원자님께서는 아직 내공 운용이 미숙하십니다. 이에 부득이하게 하는 행위이니 삼가 심려치 마시기를 바라옵니다.”


“하아.....”


“그럼 이해하신 줄로 알고 나가보겠사옵니다. 숙면에 편안한 향을 피워드릴 것이니 심려치 말고 푹 주무시길.”


그 말을 듣는 도중 백화영은 잠에 빠져들었고, 산화여지는 웃는 얼굴로 향을 피우며 방을 나섰다. 한편, 그녀가 나가고 약 이각쯤 지났을까, 갑자기 잠든 백화영의 눈이 번쩍 떠진다.


“이런 썩을 것들. 끝까지 발악을 해?”


그 말을 마치고 백화영은 시녀가 피우고 나간 향을 바로 꺼버린다.


“내가 무공을 강제로 주입받으며 이 세상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도 강제로 전수받게 된 건 모르는가 보군. 감히 세뇌용 몽연향을 수면향이라 속이고 피우면 내가 모를 줄 알았나?”


혼자 분노를 삭이기 위한 혼잣말을 내뱉는 백화영이었다. 그러면서도 밖의 무사들이 듣지 못하게 목소리를 줄이는 철두철미함도 잊지 않는다.


‘흐음...일단 내공이 아예 느껴지지 못하게 막는 것을 보니 이건 혹시 모를 내 탈출을 대비하기 위함인가.’


눈치 빠른 백화영은 이들의 목적을 바로 파악해 냈다. 그러자 마자 그의 머리는 냉철하게 그 다음을 생각하기 시작한다.


‘우선은 내공의 운용이 안 되니 지식이 우선이다. 그렇다면?’


백화영은 빠르게 가방을 뒤져 강호무림역사서를 읽기 시작한다. 비록 칠흙 같은 밤이었지만, 그의 눈은 그런 것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책을 읽어내려간다.


“허어어...”


책을 읽기 시작한지 몇 다경이 지났을까, 백화영의 입에서는 자연스럽게 탄식이 흘러나온다.


“왜 이게 금서목록에 있는지 알겠군. 이런 미친놈들...이젠 하다하다 역사까지 왜곡해?”


강호무림역사서에는 혈교에 의해 조작된 것이 아닌 비교적 객관적이고 논리적인 흐름의 무림역사가 적혀 있었다.

이를 보다보니, 백화영은 대략적인 무림의 세력구도와 기본적인 흐름의 파악을 한눈에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일단 이건 숨겨야 한다. 차라리 저 한글 책들은 보여도 해석을 못할 것이니 상관없겠지만 이건 들키면 문제가 심각해. 심한 경우는 다시 그곳에 갈지도.....”


상상만으로도 몸을 분노에 부르르 떠는 백화영. 그는 일단 침대 밑 공간에 이를 조심히 숨겨놓고 자리에 누웠다.


“여기는 아무리 생각해도 정이 안가는 곳이야.”


백화영은 한탄을 내뱉으며 애써 정신을 달래려 잠을 청한다.


***


다음날.


“기침하시었사옵니까?”


“으...으응?”


절그럭.


절걱. 착!


손을 감싸던 수갑이 산화여지의 손에 의해 풀린다.


“기침하셨다면 어서 몸을 단정히 하시지요. 혈마님께서 수련장에서 기다리고 계시옵니다.”


“으...응.”


백화영은 씻고 바쁘게 연무장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가 어제의 그 연무장 앞에 슬슬 도착했을 때쯤 굵은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왔는가?”


“예.”


“아마 이곳에 온 목적은 어제 전해들었을 걸세. 목적을 알았다면 시행하는 것이 인지상정! 자 그럼 이 검을 뽑게나.”


말을 하는 도중에 혈마는 한 쪽 손에 들고 있던 검을 백화영에게 던진다. 그 검을 받은 백화영은 바로 검을 뽑아본다.


스르릉!


날카로운 검신이 그의 눈에 잡힌다. 그 매끄러운 검신위로 백화영의 얼굴이 빛에 비춰보인다.


“좋은 검이군요. 훈련용으로는 아까울 정도입니다.”


“훈련용? 흠! 이 명검을 훈련용이라...어림도 없지. 이건 과거 요순시대 청해의 백룡과 태산의 봉황을 봉인하여 만들었다고 전해지는 백매검일세. 세간에서는 이를 천하 50대 보검 중 하나라 부른다더군.”


“제가 이렇게 귀한 검을 막 써도 되는 겁니까?”


“자네니까 써야 하는 걸세! 원래 검을 포함한 모든 병장기는 길들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마련. 자네가 지금부터 길들이기 시작해야 이 검이 후에 곧 자네의 몸과 같이 느껴지는 검아일체의 경지를 만들어 낼 것이네.”



“흐음...일단 알겠습니다.”


“화경의 경지에 오른 내 말이니 믿어도 손해 볼 건 없을 걸세. 자, 그럼 잡담이 길어진 것 같으니 수행을 시작해 볼까?”


“그러시지요. 그럼...수행은 어떻게 진행되는 겁니까?”


“가장 빠른 수행은...뭐니뭐니 해도 대련이지! 가겠네!”


“하...하압!”


혈마는 말을 마치자마자 백화영에게 돌진한다. 그런 그의 기세를 당황하지만 당당하게 받아내며 백화영도 머릿속의 무공을 떠올리기 시작한다.


“혈전파친장 2식! 개결도천!”


혈마가 첫 초식을 펼친다. 개결도천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넓게 퍼진 기는 하늘로 올라가갈라지는 여섯개의 강의 모양을 띄더니 곧 하나로 합쳐져 마치 핏물이 흐르는 폭포수처럼 백화영의 머리위로 떨어진다.


“흐읍! 혈전파친장 6식 혈추지개!”


백화영은 그 공격을 보며 마음을 가다듬고 6식을 펼친다.

그가 뻗어낸 기는 뱀처럼 구불거리며 불규칙적인 모습으로 혈마의 초식을 향해 날아갔다.

그의 검에 맺힌 기의 형상이 구현화되는 점에서 일견 어수룩한 면이 아직은 보이지만 그래도 누구보다 강건한 형상으로 쏟아져 나아가 정면으로 부딪힌다.


콰앙! 콰과광!


두 기가 충돌해 나온 기파가 연무장을 휩쓸었다. 휩쓴 기파로 인해 앞도 보이지 않는 뿌연 연기사이로 혈마는 공격을 이어간다.


“자혈지 1식! 추혈!”


혈마의 손가락에서 핏방울이 뽑혀 빠르게 날아간다. 기로 인해 응축된 피는 마치 발사된 총알처럼 백화영을 찔러 들어간다.


“기..기막! 기막이!”


백화영이 갑작스러운 공격에 기막을 본능적으로 펼쳤지만, 곧 추혈을 뚫지 못하고 깨져나간다.


콰장창!


결국 기막은 깨져버렸지만, 쇄도하는 핏덩이는 멈출 생각이 없다.


퍼억!


핏덩이가 백화영의 심장에 정확히 명중하며 터져나간다. 백화영은 짧은 초식의 겨룸을 뒤로한 채 꼴사납게 날아가 땅바닥에 엉덩방아를 찧은 채 넘어진다.


10화 完


작가의말

어느덧 10화입니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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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3화. 화경. 19.10.15 797 8 16쪽
22 22화. 대법원장. 19.10.11 791 12 13쪽
21 21화. 함정속으로. 19.10.08 793 11 13쪽
20 20화. 달라 달라. 19.10.04 815 13 14쪽
19 19. 망했어요. 19.10.01 855 11 13쪽
18 18. 딜! 19.09.29 862 13 15쪽
17 17화. 난장판 19.09.27 927 13 14쪽
16 16화. 신범 19.09.25 949 13 13쪽
15 15화. 일 대 일. 19.09.24 970 13 13쪽
14 14화. 신교인들과. 19.09.20 1,136 14 13쪽
13 13화. 구출. 19.09.17 1,068 13 14쪽
12 12화. 철명곡. +1 19.09.15 1,161 16 21쪽
11 11화. 탈출. 19.09.13 1,190 15 14쪽
» 10화. 돌아온 탕아. 19.09.12 1,345 16 13쪽
9 9화. 협성대법 19.09.11 1,294 17 14쪽
8 8화. 고문실에서 19.09.08 1,313 18 15쪽
7 7화. 고문. 19.09.06 1,322 17 13쪽
6 6화. 배신. 19.09.03 1,490 21 14쪽
5 5화. 깨달음과 면담. 19.09.02 1,743 23 14쪽
4 4화. 서고에서. 19.08.31 1,905 2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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