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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

무림공적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초연[硝煙]
작품등록일 :
2019.08.30 00:45
최근연재일 :
2023.12.14 07:00
연재수 :
102 회
조회수 :
53,324
추천수 :
565
글자수 :
428,469

작성
20.03.17 06:00
조회
360
추천
3
글자
8쪽

43화. 이제 우리는 무엇을 믿어야 한다는 말인가.

DUMMY

무림공적


43화


[이제 우리는 무엇을 믿어야 한다는 말인가]


솨아아.....

낙뢰가 내리치고 지나간 전장은 죽음의 기운만이 맴돌았다.


“커...커헙!”


“쿨럭! 쿨럭!”


“다...다들 괜찮나!”


“상황들을 보고해!”


잠시의 시간이 지나고, 시체 속에서 몇몇의 인형이 일어나 생존자들을 찾기 시작하였다.


“두칠아... 재영아...”


“아아아아악!”


몇 명은 죽어 나자빠진 동료들의 갈가리 찢긴 시체를 보고 넋이 나가 이름만 멍하니 부르고 있었으며, 또 다른 몇 몇은 그 광경을 보고 울부짖었다.


‘이 정도 대단위 공격이 가능하다고.....?’


용케 살아남은 백화영 역시도 정신이 혼미한 것은 마찬가지.

혼란한 그의 마음은 이제 완전히 하늘을 드리운 먹구름의 모습처럼 뒤엉켜 갔다.


쏴아아아!


결국, 뒤덮인 검은 하늘의 눈물은 거센 빗줄기가 되어 그들의 머리위에 내린다.


“대체... 어쩌란 말인거지?”


쏟아지는 비가 누군가의 얼굴을 따라 눈에서 흘러내린다.

이미 이들에게는 전장에서 승리할 마음도, 패배할 마음도 없어졌다.

아니, 애초에 싸우고자 하는 그 의지 자체가 꺾어진 것이다.


“수습한다.”


결국, 백화영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은 그것 하나였다.


“...예.”


그들은 다시 움직였다.

땅에 뒤틀려 누운 채 먼저 떠난 이들의 명예를 수습하는 것이 살아남은 자들의 일이었으므로.


***



어느새 소나기는 그쳤다.

언제 그들의 마음을 위로하듯 구슬피 내렸는지도 모른 채, 먹구름은 그 자취를 감췄다.


그러나 지옥 속에 있던 이들은 달랐다.


“여기... 그쪽의 동료인 것 같습니다. 비록 하체는 찾지 못하였지만...”


“그렇...군. 감사하오.”


“아닙니다. 그럼, 저는 또 수습해야 할 동료들이 많은지라...”


복면인 하나가 이제는 상체만 남은 철혈마전단 대원 하나의 시체를 넘겨주고 쓸쓸히 자신들의 동료를 수습했다.


그 이질적인 모습을 본 신범은 무언가가 계속하여 생각이 난다.


“저...그대...”


“...예?”


“그대들은 어이하여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을 한 것이오?”


“...무슨 말씀이십니까?”


“이 작전에 대해서, 아무것도 듣지도 못하였단 말이오?”


“저희는 명령에 따랐을 뿐입니다. 혈마교의 지엄한 교리에, 그런 사사로운 의문을 가질 것이 무에 있겠습니까. 그저 위에서 명을 하달하면, 저희는 이행할 뿐.”


“그 대가가 이것인데도 말이오?”


“본디 저희 교는 붉은 물의 정신아래 뭉친 이들. 그것에 영성을 얻기에.....”


“그래도 마지막 인간됨은 남아있었지. 적어도 작전에 참여한 전사들을 이리 팽하지는 않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후우.....”


그렇다. 이제야 이 자리의 모두가 깨달은 것이다. 자신들이 믿어오던 혈천아수라의 가르침과는 멀고도 먼 일이, 이 작전에서 일어났다는 것을.


“설마...했습니다. 몇 년 전부터 잔혈대마님과 혈마님께서 본교의 신도들과 포로들을 상대로 인체실험을 벌이고 있었다는 괴기한 소문도 돌기는 했었으나... 그것이 사실일 리가 없다고 믿었지요. 적어도 신도를 반하지 말라는 아수라의 가르침과는 멀어지는 일이기에...”


“그것이 사실이라면 어찌 할 건가?”


“음?”


옆에서 갑자기 나타난 백화영에게 신범과 그 남자의 시선이 돌아갔다.


“내가 그 비밀 실험실에서 고문 받았다면? 내가 바로 그 산 증인이라고.”


“...그대는 본 교의 신도가 아니외다. 그 증거로 본교의 무공을 사용할 수 없...”


화악!


그 말을 하던 도중, 백화영의 손에서 일렁이는 붉은 기가 일어났다.


“어...어찌! 그대가 혈수참조를...! 본교의 상승 제 8조의 경지에는 이르러야 가능한...!”


“그대들의 무공을 사용하면, 혈교의 신도 중 하나라고? 그러면 나는 무엇이지?”


그 모습을 본 이의 얼굴은 참혹하게 일그러졌다. 아니, 일그러지다 못해 배신감에 눈에서 핏물이 그렁이고 있었다.


“어...어찌 그런 일을... 당신! 아니, 그대... 본 교는 대체 신의 뜻마저 거역하고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려 하는 것입니까!”


“그걸 왜 내게 묻...나?”


슈우우욱!


백화영이 채 말을 끝내기도 이전, 이번에는 하늘에서 빼곡하게 공들이 날아온다.


“이런! 저건 또 뭐야?”


“일단 피해라! 내가 뒤를 맡으마!”


“저는 아직까지는 쌩쌩합니다! 먼저 들어가서 연화를 부탁드립니다!”


“아! 그것이 더 중요하군... 좋아, 부탁하네! 이번 처럼 자네라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항상 믿네. 남은 인원을 통솔해서 차륜부대로 이끌어주게나!”


“예!”


신범은 혹시 모를 이연화의 안위를 지키기 위해 안으로 달려 들어갔다.


“...애초에 저게 뭔지도 모르고 말이지. 일단 부숴보면 알겠지?”


쇄액!

백화영은 뜨거운 핏빛 기를 불어넣어 공을 향해 날렸다.

그러자,


퍼어엉!


콰직, 콰지지직!


“터...졌다?”


“으...으아악!”


쾅! 콰앙!


그 공들은 땅에 닿자마자 어찌할 새도 없이 터져나갔다.


‘미...친! 이건... 박격포? 아니면 설마 야포 같은 것이 저놈들 손에 있나?’


그렇다.

이건 포탄이었던 것이다.

화경이고 나발이고 피아의 구분 없이 저렇게 쏟아져 내리는 무차별 정밀 포격에는 대책이 없다.


“다들 전차로 들어가! 아니면 아까 그 낙뢰 구덩이에 엄폐해! 엄폐!”


그저 살아있는 이를 구덩이에 집어넣거나, 전차로 후퇴하라고 목놓아 외칠 뿐.


“하....하하....”


그리고 그 와중에 떨어지는 포탄의 비를 보며 허탈한 듯이 웃고 있는 한 남자가 있었다.


“혈천아수라시여... 우리는... 이제 무엇을 믿어야 합니까...?”


그 남자의 눈에 참았던 핏물이 흘러내린다.

그리고, 필연처럼 근처에 포격이 떨어진다.


.....콰앙!


해일처럼 덮치는 흙먼지에, 그의 신형이 휩쓸려 사라졌다.


***


“흐음, 원래 비뢰탄은 그 파편의 위력 때문에 유목 기마부대를 사용하는데 쓰는 것이지만...”


그런 말을 하면서도, 그 효과가 제대로 발휘되는 모습에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가는 패곡자였다.


“흠, 그래도 꽤나 쓸 만하군. 특히 이번 지연신관의 개발이 꽤 도움이 되었어.”


그렇다.

패곡자는 일반 폭탄처럼 한 번에 터지는 비뢰탄을 개인이 여러 방향에서 한 타격점을 향해 연속적으로 발사하기 위해서 지연신관을 달아놓은 것이다.


으득!


“분명 서책, 그놈이 최정예를 붙여주겠다고 하여놓고... 적어도 ‘묵혈친위대’ 정도는 내어주었어야지! 이 작전의 중요성도 모르고 그런 멍청한 짓을!”


이건 서책 입장에서도 좀 억울할 만 하다.

혈마가 직접 길러낸 후계자들이 단장으로 있으면서, 혈교 본단을 경호하는 최일선에 투입되는 이들을 전장에 배치시켜달라고?


이건 좀...


각설하고, 패곡자는 뭔가 억울했는지 계속해서 혼잣말만을 지껄였다.


“어차피 곡에서 배신당한 저 쓰레기들을 이정도 먹여살려줬으면 내 할 일은 다한 것이지. 음. 그리고 이제 저들에게 눈도장도 찍어놓았고 말이야, 후후, 이 정도만 되었어도 다행인가?”


애초에 패곡자, 그에게는 작전에 투입된 이들의 목숨은 그저 버리는 패에 불과했었던 것이다.

그들 한 명 한 명이 무림에서 초절정이라고 불리며 장로급의 대우를 받을 미래의 기재들을 한 번에 갈아 넣고, 그렇게 무리하게 만들어낸 결과임에도 저리 억울하게 이를 가는 것을 보면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43화


완.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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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3화. 이제 우리는 무엇을 믿어야 한다는 말인가. 20.03.17 361 3 8쪽
42 42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던 거야? 20.03.13 377 3 8쪽
41 41화. 조졌네. 20.03.10 381 4 8쪽
40 40화. 전세역전. 20.03.06 381 4 7쪽
39 39화. 드디어 참전하나? 20.03.03 391 3 8쪽
38 38화. 가즈아! 20.03.01 400 3 7쪽
37 37화. 무시무시한 계획! 20.02.28 417 3 8쪽
36 36화. 끝인가요. 20.02.25 442 3 8쪽
35 35화. 거 장난이 너무 심한거 아니요! 20.02.21 444 3 8쪽
34 34화. 뭐 이렇게 혓바닥이 길어? 20.02.14 475 4 10쪽
33 33화. 그게 다가 아닐텐데? 20.02.12 502 4 8쪽
32 32화. 뭔가 앞 뒤가 안 맞는다. 20.02.10 499 4 8쪽
31 31화. 저건... 뭐냐? 20.02.05 507 5 8쪽
30 30. 잘 가시게. 20.02.02 564 5 7쪽
29 29화. 감내하지. 20.01.31 531 5 9쪽
28 28. 어이쿠 실수! 20.01.30 579 5 8쪽
27 27화. 아니 이게 대체 뭐야? +1 20.01.28 623 6 8쪽
26 26화. 일촉즉발 19.11.19 673 6 9쪽
25 25화. 음모 19.11.01 718 9 12쪽
24 24화. 등장 19.10.25 746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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