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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

무림공적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초연[硝煙]
작품등록일 :
2019.08.30 00:45
최근연재일 :
2023.12.14 07:00
연재수 :
102 회
조회수 :
53,434
추천수 :
565
글자수 :
428,469

작성
20.01.31 06:34
조회
531
추천
5
글자
9쪽

29화. 감내하지.

DUMMY

무림공적


29화


신범은 그 말을 끝으로 날아오는 초식을 향해 몸을 날렸다.


그와 동시에 그는 자신의 검에 기를 불어넣기 시작한다.


우웅!

날아오는 기의 색과 유사한 연녹색 기가 검결이 되어 그의 검속으로 스며들기 시작하였다.


‘내 불찰이다.’

“전원 충격에 대비하라!”


“저건!”


아무도 이를 알아채지 못하였지만, 오로지 한 명만은 그가 무슨 짓을 할지 알아채었다.


“부단장! 뭔가를 아시... 이런 젠장!”


챙!

부단장이 무언가를 눈치챈 것을 알아본 단원 중 하나가 말을 건네보려 하지만, 계속되는 혼전에서 그럴 여유는 없었다.


“일단 전투에 집중해라. 지금 당장이 급박하다!”


부단장 역시도 무언가를 준비하는 낌새를 보이며 잠시 그와 등을 맞대고는 전투를 이어간다.


‘단장...’


한편, 신범은 이제 막 완성한 초식을 일검에 담아 내지른다.


“명상수검, 창패천!”


일순간.

하늘을 가릴 듯 휘날리던 흙먼지가 두 기파의 충돌에 휑하니 사라진다.


연녹색의 기는 진한 청녹의 기를 집어 삼키며 마치 두 마리의 용이 다툼을 하듯 서로 얽혀 들어가기 시작하였다.


쿠웅!

충격이 전장의 모두를 덮쳐오기 시작하였다.


‘지금인가!’

“산일귀검! 산충!”


이미 무언가를 준비하는 낌새이던 부단장은 바로 충격파를 상쇄시킬 기막을 펼쳐 난전 속에서도 아군을 보호한다.

신범과 부단장은 그 흔한 전음 한 번 나누지 않고 행동을 행했지만, 수 십 년의 세월이 만든 작품처럼, 이미 그들은 일심동체인 양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 아직 흙먼지가 채 걷히기도 이전,


“도천검! 간일천문!”


신범은 두 번 째 검을 출수한다.

이에 질세라, 상대 역시도 검을 빼들어 응수한다.


“제룡산검, 산천식!”


콰앙!

두 검결이 교차한다.


‘이 정도 인재가 고작 암살을 위해 쓰이다니, 저들은 대체 무엇인고?’


신범은 놀라운 표정을 감추지 못한 채로 곧바로 검기를 일으켜 상대의 검과 부딪힌다.


“내 아무리 보는 눈이 없어도 그렇지, 나름 화경인 내 6할 공력을 3합이나 받아내다니. 자네, 정체가 대체 무언가?”


“그대는 알 필요가 없소이다. 절마검 신범.”


“호오, 내가 누군지도 알고! 이러니 노부도 그대의 정체가 더더욱 궁금해 지는구려!”


“정 그러하시다면 내 목을 따고 알면 될 것을!”


후웅!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둘은 자신들이 들고 있던 검에 기를 더한다.


기파가 다시 한 번 흙먼지를 날리며 강한 충격파를 발산하였다.


‘시작되었나.’


이미 저 둘의 승패에 따라 이 작전의 첫 단추가 꿰어질 것이다.

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그것을 아는 듯, 어느새 혼란하던 전투는 잠잠해 진지 오래. 그저 모두가 그 둘의 전투를 숨죽이고 보고 있었다.

한편, 신범은 이 검의 맞부딪힘에서 한 걸음 더 놀라움을 속으로 애써 삼키는 중이었다.


‘저 자는 검기를 일으키지 못한다. 그저 미약하게나마 기를 두를 뿐인데 어찌...!’


“크... 크으윽!”


이름을 밝히지 않은 상대의 입에서 침읍이 흘러나온다.


“호오, 고작 이정도인가? 노부는 이제 좀 놀아볼 마음이 생기네만?”


“그대는 기고만장하지 마시오! 하압! 철전검결 3식!”


“뭐라?”


콰앙!

그의 손에서 사파 6대 세력 중 일좌를 꿰고 있는 철제문의 장문무공, 철전검결이 펼쳐진다.


‘정파의... 습격이 아니었었나?’


그 초식에 밀려 잠시 뒤로 몸을 내뺀 신범은 알 수 없는 혼란함에 잠시 멍해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자네. 정말이지, 지금 무슨 짓을 했는지 알고 있는가?”


“후우, 이 철전검결을 말입니까?”


“정파와 사파의 금식과 장문무공을 동시에 쓰다니... 그 정도 실력이라면 제 무림 어디에 내놓아도 내로라 할 실력일 터인데, 고작 하는 짓이 암살이란 말인가?”


“검을 든 자가 검을 든 자와 맞서는 것일 뿐. 그 행위에는 어떠한 명예도, 실리도 없소이다.”


“그렇지. 그런데 말이야...”


신범은 잠시 말을 한 번 삼키더니,


“이는 곧 정파와 사파 모두의 개입을 예견하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한데. 어떻게, 자네는 지금 제 3차 무림대전이라도 벌이고 싶은 겐가?”


나름의 추리를 내뱉었다. 실제로, 만일 최악의 상황이 벌어진다면 이는 꽤 그럴싸한 근거가 된다. 마교 교주의 딸이 누군가에게 암살당한다? 그것도 정파와 사파의 초식이 출수된 흔적을 남기고서? 이는 마교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전쟁의 명분이 될 수 있다.


“절마검께서 설마 화경의 경지를 말빨로 도달하셨는지는 몰랐소.”


“유치한 도발인가?”


“아니오. 그딴 것 보다는 오히려 크나큰 실망감에 따른 역설적 배신감이랄까.”


“대관절 무슨 말을 하는겐가?”


“...산혈곡 전투를 잊으셨소?”


쿵.

무언가가 신범의 뒷목을 강하게 강타하는 느낌이다.


“설마... 그때의 생존자인가. 설마 그 전투를 이곳에서 들을 줄은 몰랐군.”


“호오, 그걸 아직 기억하신다니. 제 기억속의 그 분이 맞기는 하신가 봅니다?”


“잊어버릴 수가 있나... 그래, 혹시 그때의 복수인가? 그렇다면 이 늙은이의 목만 가져가려 했었으면 될 것을.”


신범은 자신이 저지른 젊은 날의 과오가 자신을 덮쳐옴을 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허어, 어찌 그러합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빼앗긴 것이 있으면 빼앗는 것이 승자로서 당연할진데.

아, 그렇다고 해서 지금이 그런 상황이란 것은 아닙니다.“


“그러하지 않다면? 무엇을 더 원하는가?”


“기억나지 않으십니까? 그때 당신의 그 말을.”


“기억나지 않네만.”


“나는 명예와 돈을 바란 것이 아니다! 그저 순수한 호승심을 원할 뿐! 하압!


“큭!”


그는 말을 마치고 신범이 산혈곡 전투에서 내뱉었던 말을 그대로 돌려준 뒤 일초를 완성하며 그에게 달려들었다.


...


한편, 어느 외딴 곳의 한 오두막.


“저런 미친! 작전과는 아무런 관계없는 인적 감정을!”


누군가가 그의 돌발적인 행위에 크게 분노하고 있었다.


“그러지 마시지요 양단일검. 이미 저 자들을 데려올 때부터 다 예상한 일 아닙니까.”


“하지만 도련님! 이건 완벽하게 처리되어야만 하는...!”


“아무리 파문되었다고는 하나, 그래도 자미곡의 일원이었던 자들입니다. 그곳의 입단기준을 잊으신 겁니까?”


“하... 하지만! 이건 엄연히 작전일진대!”


“이미 벌어진 상황입니다. 그리고 이건 고작 1차 격돌일 뿐이고요. 애초에 고작 초절정일 뿐인 자가 화경인 절마검을 꺾는다는 것이 더 어불성설 아닙니까. 잠시 지켜봅시다.”


“예... 알겠습니다.”


그렇다. 사실 양단일검 각뢰도 자신의 오랜 친우인, 아니 이제는 오랜 친우였던 신범이 고작 저런 자에게 꺾이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자신이 인정한 호적수이자 숱한 전장의 검귀라 불리던 그를 옆에서 계속하여 지켜봐 왔으니 말이다.


...


한편, 신범과 산혈곡의 생존자를 자처하는 복면인의 전투는 계속되고 있었다.


“철전검결 6식...!”


“그만하지.”


쾅!


복면인의 검이 막힌다.

애초에 화경과 초절정의 격차는 넘을 수 없는 까마득한 벽.

이러한 전투의 끝은 이미 예견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그대도 무인이라면, 남의 초식을 빌려쓰는 헛된 행위는 그만하도록 하게. 언제까지 그리 정체를 숨길건가?”


“시끄럽소!”


이제는 상황이 역전된 듯, 여유를 찾은 신범과 반대로 초조한 복면인의 모습이 반전되어 모두의 뇌리에 박히고 있었다.


“이미 승부는 결정된 것이 확실하네만. 하지만, 자네가 원한 것은 고작 이런 것이 아니겠지?”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군! 그쪽에서 오지 않으면 이쪽에서 가겠소!”


화악!

신범은 갑자기 강대한 기를 발산해 그의 움직임을 잠시 멈추게 하였다.


“그리 경거망동하지 말라. 자네의 기를 보아하니, 이번 초식이 그대가 내지를 수 있는 마지막 초식일걸세. 그대의 모든 것을 전력을 다해 덤비라!”


“당신의 과오에 맞설 셈이오?”


“그것이 운명이라면, 기꺼이 감내하겠네.”


신범의 말을 듣고서야, 복면인의 진중해진 표정이 복면 넘어로 전해져 온다.


“가겠소.”


그의 온 몸에 선천진기를 포함한 모든 기가 쏘아 올려진다.


그리고 이를 지켜보는 저 멀리 멀리 어느 외딴 오두막.


“호오... 이것은 생각지도 못한 전개인데?”


29화


완.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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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36화. 끝인가요. 20.02.25 442 3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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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33화. 그게 다가 아닐텐데? 20.02.12 502 4 8쪽
32 32화. 뭔가 앞 뒤가 안 맞는다. 20.02.10 503 4 8쪽
31 31화. 저건... 뭐냐? 20.02.05 507 5 8쪽
30 30. 잘 가시게. 20.02.02 564 5 7쪽
» 29화. 감내하지. 20.01.31 532 5 9쪽
28 28. 어이쿠 실수! 20.01.30 579 5 8쪽
27 27화. 아니 이게 대체 뭐야? +1 20.01.28 623 6 8쪽
26 26화. 일촉즉발 19.11.19 674 6 9쪽
25 25화. 음모 19.11.01 718 9 12쪽
24 24화. 등장 19.10.25 746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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