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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

무림공적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초연[硝煙]
작품등록일 :
2019.08.30 00:45
최근연재일 :
2023.12.14 07:00
연재수 :
10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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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431
추천수 :
565
글자수 :
428,469

작성
19.11.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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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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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9쪽

26화. 일촉즉발

DUMMY

무림공적


26화


“좋아, 작전 구상은 완성되었다.”


단장은 나직하게 말을 뱉었다.


수하들과 신교의 연락책들은 반사적으로 고개만 끄덕였다.


“그럼, 열명교에서 이들을 둘로 조각내어 양패구상하면 된다는 겁니까?”


“열명교의 밑은 큰 강이 흐릅니다. 수전에 약한 철혈마전단은 어쩔 수 없이 다리 양 가에 있는 험지에서 우리를 맞이하게 될 겁니다.”


“그리고 진법이라니... 이건 언제까지 완성할 겁니까? 통상적으로 진법이라 함은...”


“열명교 밑에 흐르는 강은 장강의 줄기를 향해 힘차게 흘러내려가는 자리천입니다. 세 가지 방향으로부터 다가오는 물이 합쳐지며 만들어내는 물안개는 이미 그 자체로 천연의 진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지요. 만일, 처음부터 진법을 준비한다 하면 그들을 맞이할 시간이 촉박하겠지만, 이에 조금의 장치만 가하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삼번의 진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훌륭하군요. 좋습니다.”


군더더기 없는 완벽한 설명에, 신교의 연락책은 흡족한 어투로 말을 내뱉었다.


“이제 제가 몇 가지만 여쭤 보아도 되겠습니까?”


“궁금한 점이 있소?”


“예. 철혈마전단을 상대하기 위해 신교 측에서는 얼마의 군세를 지원해주실 생각입니까?”


“지금 세운 작전에 따라 당신들, 혈교가 약 기백이 넘는 인원을 지원할 생각인가본데, 본교는 이것에 더하여 약 170명 정도의 인원을 지원할 생각이오.”


“그렇다면...? 혹시 천마신교대 분들이 직접적으로 나설 생각이시라는 겁니까?”


“그렇지는 않소. 우리 천마신교대와 철혈마전단의 인원들은 모두 같은 원류에서 흘러나온 무공을 배워왔기에, 그들이 우리와 검을 맞대게 된다면 바로 정체를 파악하게 될 거요.”


“그렇다면 대관절 누구를 데려오실 생각이시길래 신교의 최정예인 철혈마전단을 상대하는데 부족함이 없다고 장담하시는 것입니까?”


“자미곡이요.”


“자! 미! 곡!??”


자미곡이라는 말이 가져오는 파급력은 굉장했다! 자미곡이라니!

그들이 누구인가, 무림맹에게 전력의 최후의 수단인 구룡방파가 있다면 신교에는 자미곡이 있다.

수 백 년 도도히 흐르는 장강의 물길위로 새겨지는 핏빛어린 물결이 제 몇 번을 흘러도 그들은 유려한 신형을 제 강호에 잘 드러내지 않는, 베일에 쌓인 조직이 아니던가.


“자미곡의 인원이 170명이나 직접 나선다 하면, 이렇게까지 세밀하게 작전을 구상할 필요도 없지 않겠습니까?”


“설마 철혈마전단을 상대하는데 이 정도의 인원을 대동할 수 있을까. 양단일검께서 자미곡주가 아닌 한, 그건 불가능하오.”


“그렇다면?”


“자네들도 알 수 있듯, 자미곡은 고작 이정도의 하찮은 일로 무림에는 나서지를 않소.”


“동의합니다. 그런데, 대체 어떻게 하시겠다는 말씀이십니까?”


“하지만 자미곡의 가르침을 다 이어받지 못한 파문제자라면 이야기가 달라지오. 우리 신교천마대는 수 십 년 전부터 파문당한 이들에게 은밀한 접촉을 해왔고, 금력과 무력, 그리고 지력을 대가로 수십의 이들을 우리의 편으로 포섭하였소.”


“하지만 그건 반쪽짜리 이들 아닙니까?”


“아무리 반쪽짜리라 하더라도 자미곡이 인정한 그릇, 우리는 그 그릇을 따라 상승무공을 부어 가르쳤지.” “그래도 신교의 무공을 배우게 하였을 터인데...”


“아니오. 본교에는 정파와 이제는 몰락한 사파의 무공을 따로 수집하는 정보부가 있소이다. 이에 우리는 그 무공을 그들에게 가르쳤지. 아마 직접적으로 부딪힌다 하더라도 그들은 이들이 우리가 보낸 자들인지는 눈치채지 못할 것이외다.”


“그런 명안이!”


“음, 그러니 그쪽도 알아서 잘 대처하리라 믿소이다.”


“예!”


***


한편, 최상급의 정보를 실은 전서응은 빠르게 날아가 혈교의 본단에 이 사실을 전달하였다.


“하하! 하늘이 버린 본교에게 드디어 기회가 오는구나!”


“무슨... 일이십니까 혈마님?”


“오호, 잔혈대마. 이 전서응이 담고 있는 서찰을 한 번 보게.”


그러면서 혈마는 자신이 손에 들고 있던 서찰을 잔혈대마에게 넘겨주었다. 금인이 새겨진 서찰을 받아본 잔혈대마의 눈동자가 화등잔 만하게 커졌다.


“보... 본좌이시여!”


“이번 정찰대의 최신 보고다. 만일 작전이 이대로만 이어진다면 과거, 본교의 영화를 되찾는 것은 물론이고 앞으로 무림 패권을 위한 길에 마도(馬道)가 깔리겠군.”


“예. 그리고 이 작전 구상은 대체... 대체 본교의 정책방도 아니고서야 누가 이 정도의 작전을 구상했다는 말입니까?”


“이번 침투조의 단장 중 하나라는 군. 이름이... 서책...? 이랬던가.”


“서책... 이란 자군요. 이번 작전이 성공으로 끝나면 꼭 제 밑으로 들여야겠습니다. 작전 구사에다가 심지어 일시적이지만 마교와의 연합 작전이라니...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대관절 일개 단장 따위가 생각해 낼 수 있는 것이 아니란 말입니다.”


“그래? 호오, 이후대. 자네가 그렇게까지 말하니 나도 흥미가 동하는군. 그렇다면 그대 말대로 이번 일이 끝나면 본궁으로 한 번 부르는 걸로 하지.”


“예. 어차피 이번 작전의 총 책임자 중 한명이니 당연히 부를 생각이었습니다.”


“그래. 그럼 이 건은 그렇게 처리하고...”


혈마는 서책에 관한 건은 그렇게 처리하고, 마교에 관한 안건으로 자연스레 주제를 넘겼다.


“혈마님. 이건 큰 기회입니다. 이번 작전 내용의 핵심인 양패구상처럼, 마교 내부의 권력다툼이 벌어진다면 이건 우리에게 무엇보다 큰 기회로 다가올 것입니다.


“그렇겠지. 어차피 정파 놈들이야 우리가 먼저 선제공격을 하지 않는 이상 그놈의 의니, 협이니 떠들며 우리를 공격하지 않을테고...”


“예. 그렇습니다. 어차피 정파의 경우는 거의 암묵적인 불가침조약을 맺은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특히 이번 혈정대전을 통해 저들의 머릿속에는 본교에 대한 두려움이 가득 차 있을 것이니 더더욱 그러하겠지요.”


“음, 내 기분 탓인가? 내 머릿속에서 그 말은 마교만 제끼면 우리가 천하를 재패할 수 있다는 소리로 해석되는데.”


“예! 그렇사옵니다.”


“그래서, 이제 마교의 소천주 중 하나와 어떻게든 연이 닿았으니... 이걸 가지고 마교를 어떻게 집어삼킬지 구상해 볼까?”


“예! 이것에 대해서는 정책방에 1급 기밀로 맡기고 구상을 진행하라고 넣어놓겠습니다.”


“좋아. 예산은 얼마가 들던 허락하지. 완벽한 작전을 만들라고 전하게. 그리고 이 작전도 마찬가지야.”


“천교만세 지유혈교! 혈교의 앞날에 영광있으라!”


***


한편, 백화영이 화경의 고수임을 알리고 성대한 연회가 벌어진 다음날.


“다들 일어납시다!!!”

이제 백화영은 신범이 처음에 사용하던 기를 담은 외침으로 전 철혈마전단을 깨우는 인간 기상나팔의 역할을 흔쾌히 맡았다.


“흐음, 좋은 아침일세.”


“예. 좋은 아침입니다!”


“호오, 뭔가 기합이 잔뜩 들어간 모습인걸? 확실히 몸이 좀 나아졌나 보지?”


“이거... 확실히 달라진 걸 느낀다니까요?”


“좋구만! 자, 그럼 이제 슬슬 출발해 볼까?”


신범의 말을 끝으로, 일행은 다시 바삐 여정의 길에 오르기 시작하였다.


***


그들이 말을 몰아 떠나기 시작한지 약 4다경이 지나고, 어느 계곡이 이들을 반기고 있었다.


“여기는...? 뭔가 음산한 기운이 감돌고 있는 거 같군요. 아직 낮인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어둑할 줄은.....”


“자네는 처음 와 보겠구만. 이곳이 바로 열명교일세. 이곳은 저 밑에 흐르는 자리천이 뿜어내는 물안개와 사기에 뒤덮여 항상 이렇게 음산한 기운을 뿜어내고는 하지.”


“아... 그렇습니까? 하지만 이건 뭔가 느낌이.....”


“음?”

‘이 느낌은 음산을 넘어... 살기가 느껴지는데.’


하지만 신범을 믿었는지, 백화영은 더 이상 아무 말을 하지 않고 단지 정면만을 응시할 뿐이었다.


“뭘 걱정하는 건가? 뭐, 이전과는 달리 기감이 발달하여 더 민감하게 느낄 수 있겠지만! 별로 걱정할 건 없다네. 자, 그럼 출발하자고!”


“예... 알겠습니다. 끼랴!”


다그닥 다그닥

결국, 일행은 말을 몰아 열명교를 건너기 시작하였다.


“그나저나 이 다리... 꽤 길지 않습니까?”


“음! 확실히 현 중원의 다리 중 세 손가락 안에 드는 다리라고 할 수 있지. 예전에는 세외세력이 국내로 접근하는 것을 막는 천혜의 요충지로서 사용되었으니 말이야.”


“흐음 그렇군요... 근데 저 사람은 뭡니까?”


“응?”


신범은 그 말을 듣자마자 고개를 앞으로 돌린다. 그리고는


끼익... 끼이익...


“엥?”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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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35화. 거 장난이 너무 심한거 아니요! 20.02.21 444 3 8쪽
34 34화. 뭐 이렇게 혓바닥이 길어? 20.02.14 475 4 10쪽
33 33화. 그게 다가 아닐텐데? 20.02.12 502 4 8쪽
32 32화. 뭔가 앞 뒤가 안 맞는다. 20.02.10 502 4 8쪽
31 31화. 저건... 뭐냐? 20.02.05 507 5 8쪽
30 30. 잘 가시게. 20.02.02 564 5 7쪽
29 29화. 감내하지. 20.01.31 531 5 9쪽
28 28. 어이쿠 실수! 20.01.30 579 5 8쪽
27 27화. 아니 이게 대체 뭐야? +1 20.01.28 623 6 8쪽
» 26화. 일촉즉발 19.11.19 674 6 9쪽
25 25화. 음모 19.11.01 718 9 12쪽
24 24화. 등장 19.10.25 746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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