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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

무림공적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초연[硝煙]
작품등록일 :
2019.08.30 00:45
최근연재일 :
2023.12.14 07:00
연재수 :
102 회
조회수 :
53,432
추천수 :
565
글자수 :
428,469

작성
20.02.10 06:00
조회
502
추천
4
글자
8쪽

32화. 뭔가 앞 뒤가 안 맞는다.

DUMMY

무림공적


32화


“하아아!”


그들의 당황한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백화영은 정신없이 절벽의 공터로 뛰어올라왔다.


쿵!


“휴우, 도착했...다?”


“응?”


이제야 백화영의 눈에도 너른 막사와 수많은 복면인들이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쳐라!”


“와아아아!”


조장이 당황한 기색을 접고 공격 명령을 내렸다. 그에 맞춰 무기를 정비하던 인원들은 곧바로 백화영에게 쇄도하였다.


“갑자기... 이게 뭐냐고!”


일단 가만히 상황을 파악하던 백화영도 이를 무시할 수는 없었는지, 우선 출수하기로 결심한다.


챙! 챙!


푸욱!


검과 검이 교차하고 사람들의 몸이 겹친다.


그러다가


“아우 씨!”


백화영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랐다.

애초에 예비대로 편성된 그들의 전력은 아무리 높게 쳐도 일류, 혹은 절정의 초입정도. 화경의 경지에서는 어린아이의 팔을 비틀 듯 그들의 목숨을 취할 수도 있는 수준이다.


결국


퍽! 퍼퍼퍽!


“으..아아아악!”


백화영에게 덤벼든 이들이 하늘로 솟구친다.

마치 지난 2000년대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만 같은 기괴한 모습에, 막사는 완전히 엉망이 되어갔다.


“마... 막아라! 2조 투입!”


“저걸 어떻게 막습니까!”


“어떻게든 해봐! 산광검진을 준비한다!”


“... 고작 그런 하급검진으로 저런 미친놈을 막을 수 있을 리가 없지 않습니까!”


“에라이 이놈아! 까라면 깔 것이지 말이 많아!”


“까다가 다 죽습니다요! 저 분이라도 좀 불러주시는게...!”


그러면서 2조의 조원 중 하나가 급하게 막사를 가리킨다.


“저 분이 고작 이런 일에 나서시려고 나온 줄 알아!”


“아니, 지금 우리가 다 전멸할 판인데 그 무슨 개소...리!”


“으악?”


“... 설마 그대들은 지금 나를 찾는 것인가? 감히?”


“그런 것이 아니오라!”


그들이 채 말을 다 이어가기도 전에, 막사안의 그 남자는 이미 밖으로 나와 상황을 관조하고 있었다.


“흐음, 꽤나 흥미로운 놈이로군. 나름 일류에서 절정사이의 것들을 홀 몸으로 상대해내다니.”


“지금 2조 조원들이 다 죽어가고 있습니다! 혹시 지원이 불가하신지...?”


“기다려 봐라.”


남자는 조장의 말을 짧게 끊어버리고는 속으로 골똘히 생각을 하기 시작하였다.


‘X됐다.’


...엥?


아니 나름 초절정의 초입에 이른 경지면 무림 어디에 내놓아도 크게 꿇릴 정도는 아니다. 그런 그가 왜 쫄아 있는 것인가?


‘...저 경지, 그리고 저 기도는 화경이 아니고서는 도저히 불가능한 경지인데... 내가 아는 화경의 고수 중에는 저런 얼굴이 없다. 뭐냐...? 설마 반로환동한 전대의 은둔기인이라도 다시 나왔단 말인가?’


아무리 초절정이라도 자신이 가늠할 수 없는 아득한 경지에 있는 자를 알아보는 법. 그렇다. 이 남자도 이미 먼 발치에서 백화영의 기도를 알아본 채 쫄아 있었던 것이다.


“저... 부디 제압을 부탁드리겠습니다!”


꾸벅.

그런 그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조장은 그가 아직 동할 만큼의 흥미가 없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결국, 고개를 숙여가며 모든 자존심을 다 내팽개치고 자신의 부하들을 위해 그에게 간곡히 부탁하였다.


“... 내 검을 가져오라.”


그런 모습을 본 남자는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하며 자신의 검을 찾기 시작한다.


‘오늘 내 죽을 곳이 여기인가. 그래도, 화경의 검을 받아내고 죽는다면. 여한은 없다.’


남자는 굳게 다짐하며 검을 들고 검진을 깨러 다가온 백화영의 앞으로 날아간다.


쿠웅!


육중한 그의 몸이 착지하면서 땅에 구덩이가 살짝 파인다.

최대한 기선을 제압함과 동시에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검진을 펼치는 인원들이 큰 피해를 보지 않고 떨어뜨리게 하려는 그의 의도인 것이다.


‘후우... 가까이서 보니, 이건 무슨...이런 괴물이...’


남자는 속으로 한 숨을 내쉰다.

그의 앞에 선 백화영은 거대한 벽으로 다가왔다.


‘겁먹지 말자! 이미 죽기로 결심한 몸, 무슨 미련이 있단 말이냐!’


“본인은 창검문 2대 제자, 벽사창이라고 하오! 그대는 정체를 밝히시오!”


그의 말을 듣고, 백화영은 잠시 멈춰 있다가 말을 받는다.


“아니, 뭐 이 동네는 싸우기 전에 통성명 안하면 나가 뒤지는 병이라도 있냐?”


“뭐요?”


“뭐 이리 보는 놈들마다 쫑알 쫑알 이름을 물어봐, 물어보긴. 빨리 들어오기나 해!”


“지금 그게 무슨 무례인 것이오! 응당 검을 맞대는 이의 이름과 문파를 아는 것은 당연...!”


벽사창의 혓바닥은 그 이상 나불댈 수 없었다.

콰앙!


듣다 듣다 질린 백화영은 그냥 일검을 그를 향해 내질렀다.


“크아악!”


벽사창은 그저 꼴사납게 날아가 쳐박힌다.


나름 그의 문파의 비급 중 하나인 파창검을 펼쳐보았지만, 상대가 상대였다.


“처음 보는 초식이군.”


“크윽... 그대야 말로 신교의 영역에서 대놓고 혈교의 혈라막천을 사용하다니, 무슨 짓거리인가?”


“신교든, 혈교든, 정파든, 사파든, 그것이 중요한가?”


“뭐야?”


“그럼 나도 물어보지. 왜 너희들은 신교의 영역에서 사파의 검진을 펼치며, 정파의 초식으로 사용하고, 이제는 신교의 사람들이라고 소개하는 거냐?”


“.....”


“답이 없는 걸 보니, 니들도 니들이 무슨 짓을 하는 중인지는 아나보군.”


“우리는 이번 정파 침공의 교두보가 될 중요한 작전을 수행중이다. 그것에 타 세력의 무공을 쓰는 것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뻔뻔하기 그지없군. 거기에 이따위 속이 다 보이는 거짓으로 상황을 무마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나는 그런 것에는 인내심이 없어서 말이야!”


쇄액!

백화영은 그 말을 끝마침과 동시에 검이 아닌 신교의 권법 일장을 벽사창에게 내지른다.


쿠아앙!

벽사창은 공터의 바닥에 쳐박힌다.


후우우.....


흙먼지가 인다.

그 날리는 먼지의 안개 속에서 복면인들은 모두가 두려움에 가득 찬 눈으로 백화영을 응시하였다.


이제야 그들의 눈에도 확실히 보였다. 단 두 합 만에 초절정의 고수가, 자신들의 마지막 희망이 박살났다는 것을, 자신들을 습격한 남자가 신교와 혈교의 일류 고급 무공을 동시에 사용하였다는 것을...


...


이제 그들의 머릿속에는 단 한가지의 생각만이 가득 차 있었다.


공포.

생명이 자신의 생명을 빼앗길 수 있다는 가장 근원적인 박탈에 따른 공포가 그들을 지배하고 있었다.


저벅, 저벅.

이 공간의 가장 최상위 포식자가 그들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온다.


그러던 와중,


턱.


“으... 갈... 수 없...다...”


벽사창이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백화영의 발목을 붙잡는다.


침묵을 깨는 한 마디였다.


“왜...그러는 거냐. 이미 끝난 전투인데.”


“갈 수 없..다... 내 숨이 붙어있기 전 까지는...”


쿨럭.

그 말을 끝으로 벽사창은 각혈한다.

그런 모습을 바라본 백화영의 눈에는 의아함이 어린다.


“승자가 모든 것을 가져가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그것이 너희들의 규칙이라 하지 않았나!”


백화영은 머릿속에 강한 울분이 솟구친다.


“대체 왜! 내가 뭐 피와 투쟁을 원하는 전쟁광인줄 알아! 나는 그딴 사람이 아니란 말이다! 이 상황을 만든 이들이 누군데 내게 이러는 거야! 으아아!”


갈 곳 없는 백화영의 울분만이 자리천의 절벽에 메아리친다.


32화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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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40화. 전세역전. 20.03.06 381 4 7쪽
39 39화. 드디어 참전하나? 20.03.03 391 3 8쪽
38 38화. 가즈아! 20.03.01 402 3 7쪽
37 37화. 무시무시한 계획! 20.02.28 417 3 8쪽
36 36화. 끝인가요. 20.02.25 442 3 8쪽
35 35화. 거 장난이 너무 심한거 아니요! 20.02.21 444 3 8쪽
34 34화. 뭐 이렇게 혓바닥이 길어? 20.02.14 475 4 10쪽
33 33화. 그게 다가 아닐텐데? 20.02.12 502 4 8쪽
» 32화. 뭔가 앞 뒤가 안 맞는다. 20.02.10 503 4 8쪽
31 31화. 저건... 뭐냐? 20.02.05 507 5 8쪽
30 30. 잘 가시게. 20.02.02 564 5 7쪽
29 29화. 감내하지. 20.01.31 531 5 9쪽
28 28. 어이쿠 실수! 20.01.30 579 5 8쪽
27 27화. 아니 이게 대체 뭐야? +1 20.01.28 623 6 8쪽
26 26화. 일촉즉발 19.11.19 674 6 9쪽
25 25화. 음모 19.11.01 718 9 12쪽
24 24화. 등장 19.10.25 746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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