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

전쟁 게임 속 나혼자 플레이어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이찬솔
작품등록일 :
2022.09.15 01:46
최근연재일 :
2024.04.20 20:15
연재수 :
122 회
조회수 :
53,810
추천수 :
1,137
글자수 :
928,341

작성
23.05.20 09:10
조회
65
추천
2
글자
28쪽

비밀 경매(4)

DUMMY

침중한 YB 백화점 사모가 안타까운 눈으로 경매에 올라온 ‘화병(5)’를 바라보고 있을 때,


누군가 딴죽을 걸었다. 듣기에 따라 초승류 화백의 팬을 자처하는 YB 백화점 사모의 더딘 소식통을 탓하는 것 같기도 한 발언이었다.


“언니, 다섯 번째 화병, 대작 의혹 풀렸다고 하더라고요. 그림 그리는 영상도 있다던데?”


YB 백화점 사모의 눈이 발화자를 찾아 돌아갔다.


이 무리의 2인자이자 사모의 오른팔, 그녀가 가장 믿는 동생이었다.


충청도에 기반을 둔 YY그룹 고명딸이자 영양제과 사장 부인, 41세. YB 백화점 사모 옆에 자못 콧대를 세우고 있는 그녀는 사람 자체에 부티가 나는 사람이었다. 그녀의 옷차림을 보라. 녹색 자켓에 박힌 보석이 큐빅이었다면 그런 빛을 품고 있지도 않았을 것이다.


YB 백화점 사모가 낮게 반문했다.


“진짜?”


“예. 한 번 보실래요? 믿을만한 사람이 보내줬던 소식인데 ”


다른 사람이 그런 말을 했다면 들은 척도 하지 않았겠지. 하지만 이 동생은 그럴 자격이 있는 사람이었다. 자신을 설득할 자격이.


자신을 옆에서 충분히 보필해왔으며, 남편이 남부끄럽지 않은 직업을 가진 데다 본인의 집안 역시 꿀리지 않는다. 어디서 기죽지 않을 재력을 보유한 동생에게 발언권을 주는 건 자신의 권위를 세우는 데도 도움이 됐다.


YB 백화점 사모는 기꺼이 동생이 내미는 핸드폰 화면을 들여다보았다.


너튜브로 연결된 핸드폰 화면에는 늙수그레한 남자의 뒷모습과 그려지고 있는 그림이 보였다.


흰머리가 비죽비죽 난 남자는 축 늘어진 어깨로 그림 앞에 앉아 붓질을 하고 있었는데 그려지고 있는 그림의 모습은 딱 봐도 다섯 번째 화병이었다.

가차 없이 내리긋는 붓질에는 비통한 심정이 절절히 드러났다. 죽 내리긋는 선에서 비틀거리는 떨림은 YB 사모의 눈에 콱 박혀 들었다.


“어머어머, 진짜네. 초 화백 맞네. 뒷모습이 딱 초 화백이네.”


YB 사모는 마음을 굳혔다. 그림의 대작 의혹이 풀리고 저 그림을 그린 이가 초 화백이 맞다면, 초 화백의 가슴 아픈 러브스토리의 상징이 되는 그림을 놓칠 수는 없었다. 사모는 본인의 사재와 백화점 유용할 수 있는 사내 보유금의 한계치를 가늠했다.


경매사는 올라가는 호가에 비명을 지르듯 외치고 있었다.


-“34억! 34억! 34억! 더 없으십니까? 더 없으십니까?”


장근이 35억을 두고 입찰할지 말지 일생일대의 고민을 할 때 YB 백화점 사모가 패널을 들며 경매에 참전했다.


-“35억!”


-“36억!”


-“37억!”


YB 백화점 사모가 참전하자 경매가는 다시 하늘 높이 치솟기 시작했다. 1억씩 올라가는 호가가 마치 1만 원쯤으로 느껴지게 하는 속도였다.


YB 백화점 사모는 그간 못한 호가를 지금 다 하겠다는 듯 손목 운동이라도 하는 것처럼 패널을 들어댔는데 경쟁자인 넥스트 백 이사가 진땀을 흘릴 정도였다.


이쯤에서 오장근은 장대하게 침몰했다. 나라라도 잃은 것처럼 황망한 표정을 지으며 패널까지 손에서 놓치고 말았다. 수십억이 오가는 상황에 이런 미친 호가 속도라니.


장근 역시 30억? 가져올 수 있다. 업장도 팔고 비상금도 끌어오면 40억도 가능했다. 하지만 그렇게 끌어오면 장근은 죽느니 못하게 될 것이다. 당장 밥 먹을 돈도 없을 텐데 굶어 죽지 않고는 쓸 수 없는 돈이니까.


‘형님께 빌려서라도 호가를 좀 더 해볼까? 아니야. 형님께 이런 말씀 드렸다가는 죽고 말 거야.’


장근은 몸을 부르르 떨고는 고개를 저었다. 무서울 것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장근도 무서운 게 있는지 표정이 다 죽어서는 조용해졌다.


장근의 포기는 포기고 경매는 장근의 참전 때보다 활발해져서 경매가가 불이 붙듯 올라갔다. 백 이사와 YB 사모는 장근처럼 고민하다 패널을 드는 게 아니라서 이전과 비교할 수 없는 속도라고 할 수 있었다.


경매가가 올라가는 기세가 무서울 정도라 YB 사모의 일행까지 술렁였다.


“어디까지 쓰시려고요, 언니?”


그 물음에는 걱정도 있었지만 은근한 동경과 존경 역시 담겨있었다.


YB 백화점 사모는 무리의 동경과 존경을 즐기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대답했다. 실제로 YB 백화점에서 그녀가 유용할 수 있는 돈은 대단한 수준이었다. 하물며 그녀는 초 화백의 팬 아니겠는가.


“몰라. 사는 게 중요하지 가격이 중요해? 내가 저걸 갖겠다는데.”


***


초승류 화백의 다섯 번째 화병 경매가 다시 불붙기 시작하는 사이,


이현의 핸드폰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징지이이잉


핸드폰 화면을 확인한 이현은 순간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아주 오래전 저장되었던 번호, 하지만 오랫동안 통화한 적이 없는 번호였기 때문이다.


이현은 홀린 듯 전화를 받아 말했다.


“에밀리?”


에밀리라는 이름을 내뱉은 이현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자신이 이 이름의 주인을 향해 이름 부른 것이 낯설어서. 이런 날이 올 거라고, 온다면 어떻게 해야지 하며 시뮬레이션까지 수십 번을 돌렸건만 막상 그럴 때가 오니 이현은 스스로 당황하고 말았다.


에밀리 정, 이현이 그토록 찾아다니던 여자. 이현의 어린 시절에 흉터 같은 낙인을 남긴 여자.


성진 SDI IR 때 이현이 산만했던 이유가 바로 그녀였다.


이현이 에밀리 정을 찾기 위해 고용했던 탐정으로 왔던 급보.


‘에밀리 정, 강동구 모 클럽에 출몰 예정. 마약 밀매 및 범죄 모의를 위한 것으로 추측.’


이현은 그녀가 올 것이라 예상되는 클럽으로 직접 가기까지 했고 그녀의 손님까지 세심히 챙기지 못했다.


하지만 손님 접대까지 포기해가며 그녀가 얻은 것은 완전한 허탕이었다.


에밀리 정은 강동구 어느 클럽에도 나타나지 않았고 이현은 그녀의 꽁무니도 보지 못했다. 후에 듣기로 그녀의 탐정은 믿을만한 소스를 통해 에밀리 정의 행방을 파악했다고 했다. 게다가 클럽에서의 거래 역시 다른 제3자가 에밀리를 유인하기 위한 함정이었고 이현의 탐정은 그 함정에 묻어가 자신의 의뢰를 완성시키려 한 것.


함정은 완전히 실패했고 며칠 뒤 해당 클럽은 소규모 폭력 사태에 휘말려 문을 닫아야 했다.


이현은 처참하게 문을 닫은 클럽이 자신을 찾으려는 이들에 대한 에밀리의 조롱이라고 생각했다.


에밀리의 방식은 늘 그랬으니까.


전화기 너머로 에밀리의 쾌활한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 목소리를 듣자 이현은 17살, 수줍던 소녀로 돌아간 듯했다.


-‘간만이네? 내가 너희 집에서 나오고부터 못 봤으니까, 15년만인가? 조금 더 됐나?’


마치 그때의 일을 즐거웠던 추억 얘기를 하듯 꺼내는 에밀리의 목소리에 이현의 목소리가 가라앉았다.


“어디야?”


-‘그림 구경은 잘 하고 있니? 마음에 드는 거 있으면 하나 찜해놔. 언니가 가져다줄게.’


분명 이현이 자신을 찾고 있음을 앎에도 그에 대해 언급을 피하며 다른 소리를 하는 에밀리. 이현은 에밀리가 사람을 도발하는 데에 일가견이 있음을 이미 안다.


이현은 언제나 화가 나면 더 차갑게 가라앉았고 더 이성적으로 변했다.


“날 보고 있어?”


-‘일하는데 겸사겸사. 예뻐졌다, 얘. 사랑을 받나? 누가 우리 이현이를 사랑할까?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옆에는 남자친구?’


이 대목에서 화를 버럭 낼 뻔한 이현은 간신히 숨을 골라 참아낼 수 있었다.


“어딨냐고, 너.”


-‘언니, 언니, 따르던 애가 이제 너라고 막 부르네. 언니 서운하다. 기분 안 좋아 보이니 나중에 전화할게. 오늘 날이 좀 별로야. 구경 조금만 하다가 가고. 조심히 가, 쪽!’


그렇게 끊어진 전화는 다시 걸려오지 않았고 이현이 그 번호로 전화를 걸어봐도 다시 통화가 연결되는 일은 없었다.


본의 아니게 통화를 엿듣게 된 동훈은 격한 표정 변화-남들에게는 그저 평범한 수준의 표정 변화겠지만-를 보이는 이현을 걱정스럽게 쳐다보았다.


에밀리? 15년? 알 수 없는 키워드들뿐이고 이현의 개인적인 일에 불과하겠지만 동훈은 괜스레 마음이 쓰였다. 이현이 동훈에게 빚을 갚겠다며 애쓰는 모습이 동훈의 마음을 움직여서일까.


동훈은 저 에밀리라는 여자에 관한 일을 이현과 같이 고민하게 될 거라는 막연한 예감이 들었다.


***


소닉은 다정하게 통화한 여인의 모습에 혹시, 하여 물었다. 저 여자가 그럴 리 없겠지만... 하면서도 어딘가에는 인간적인 면모가 숨겨져 있지 않을까 하는 물음이었다.


“변동사항 있습니까?”


동남아풍의 여인, 에밀리 정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없어. 그대로 진행해.”


소닉의 표정에는 그러면 그렇지, 하는 표정이 스쳐 지나가고 눈동자에는 두려움이 어른거렸다. 무서운 짓을 해서 무서운 게 아니라 사람 자체가 무서운 사람을 보는 눈동자였다.


소닉은 에밀리 정이 두려웠다.


뒷골목에서 보는 악한들이 사람을 협박하고 강도질하는 건 나쁜 짓이다. 소닉은 그런 인간을 많이 봐왔고 심지어는 사람 죽인 일을 자랑하는 악한도 가끔 보았다.


그런 악한들은 자신들이 나쁜 짓을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사람을 해치고 괴롭히는 건 나쁜 짓임을 알고 있음에도 그들은 양심을 이겨내고 나쁜 짓을 하고야 마는 것이다.


에밀리 정은 달랐다.


그녀는 뭐가 나쁜 짓이고 좋은 짓인지 구분하는 선이 없었다. 그녀는 모든 행동을 ‘그냥’ 했고, 하고 나면 나쁜 짓이었다.

한 번은 길거리에서 채소를 놓고 파는 할머니의 가판을 발로 차서 엉망으로 만든 뒤 태연하게 가길래 누가 왜 그러냐고 물었다. 에밀리의 답은 ‘재밌으니까’였다.


소닉은 에밀리를 처음 만났을 때를 회상했다.


사이버 도박장과 성인 오락실에서 이중으로 코딩해주며 푼돈을 벌던 소닉을 아는 형이 큰 건이 있다며 불렀고 그 자리에서 에밀리를 만났다. 강남의 길거리에서 볼 수 있을 것 같은 명품 옷을 걸친 에밀리는 흡사 쩐주처럼 나타났고 두당 3천만원의 수익을 보장하며


소닉은 그때 했던 일을 기억하고 싶지 않았다. 에밀리 정은 항상 가장 나쁜 방향으로 일을 이끌었고 잔혹한 방식으로 일을 끝맺었다.


그럼에도 소닉이 이번 일에 또 참여한 것은 돈이 웬수라고 할 수밖에.


***


수상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온 두 예술인, 나은과 희연.


이들이 도착한 곳은 웬 창고 같은 곳이었다. 윙윙 돌아가는 습도 유지 장치, 온도 조절 장치는 이곳을 건조하고 선선한 공간으로 만들어놓았다.


베일에 가려진 그림, 조각품은 문을 닫은 미술관을 보는 듯했다. 작품의 수가 한두개가 아닌 데다 문을 닫고 정리라도 하려는 듯 어떤 것은 저기 모여있고 어떤 것은 구석에 모여있는 등 구분 없이 놓여있었기 때문이었다.


갤러리의 임시 소장고도 아니고, 정식 소장고도 아닌데 소장고처럼 작품 보존에 열심인 장소. 그저 전기세나 더 내자고 이런 장소를 조성해놓은 건 아닐 것이다.


희연이 이 의문의 공간에 의문을 표했다.


“여긴 어디야?”


“나도 몰라. 작가가 갤러리에서 초대전한다는데 안 와본 거야?”


“초대받은 손님이 집을 구석구석 들쑤시고 다닐 수는 없잖아. 난 위에서만 돌아다녔지. 그리고 앞으로도 갤러리에서 안 보여준 곳을 가볼 생각은 없었는데.”


희연의 정론에 나은은 할 말이 없어졌다.


나은은 희연에게 장난치기를 그만하고 진지해졌다. 승화 갤러리의 소유주가 특이한 사람이라더니 무슨 짓을 꾸미는 사람인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나은은 조심스럽게 그림 하나에 다가가 베일을 들춰보고는 흠칫 놀랐다.


“희연아, 이거 그림 봐봐.”


“어? 이거?”


나은과 희연이라고 모든 작가의 모든 그림을 다 아는 건 아니었다. 세상에는 정말 많은 화가가 있고 화가들은 정말 많은 그림을 그리니까.


하지만 나은과 희연은 남들보다는 많은 작품을 알고 있었고 그들에게 유명하다면 유명한 작품은 슬쩍 보기만 해도 그게 어떤 작품인지, 마지막으로 얼마 정도에 거래됐으며 어느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지 정도는 알 수 있었다.


하물며 그것이 미심쩍은 소유권 변동이 일어났음에야.


“이거 재작년엔가 도난당한 그림 아니야?”


“어, 그러네. 작가 집에서 도둑맞았다고 그랬지.”


“그때 그거 잡겠다고 탐정 부르고 경찰 닦달하고 말도 아니었잖아.”


그때 업계에서 시끄러웠던 일은 두 사람의 기억 속에 선명했다.


이 창고에는 그런 식의 작품들이 이것뿐만 아니었다. 베일을 들춰보는 것마다 수상쩍은 작품들뿐이었다. 장물이거나 구설이 있는 작품이라 드러내놓고 팔 수 없는 작품들이 즐비했다.


나은과 희연은 꼭 약탈 문화재를 전시해놓은 전시관을 보는 것처럼 기분이 싸해지는 것을 느꼈다.


도둑질하는 걸 두 눈으로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아주 조직적인 범죄행각의 편린을 보는 것도 같았다.


나은이 제안했다.


“우리 그만 올라갈까? 아직 아무도 못 만나서 우리 내려온 지 모를 거 아니야.”


“그래, 그러자.”


두 사람이 의기투합하여 다시 엘리베이터로 돌아가려는데,


웅성웅성


...9억!...


어디선가 소란스러운 소음이 들려왔는데 방음이 잘 되어서 그런 건지 이제야 두 사람의 귀에 들려왔다.


소음은 철문 뒤에서 들려왔는데, 철문은 잠기지 않은 상태로 굳게 닫혀있을 뿐이었다.


나은은 갈등하다 호기심을 이기지 못했다. 장물이 널려 있고 억 소리가 오고가는데 구경을 참을 수 있겠나.


“우리 저것만 확인하고 올라갈까? 야, 분명 들었는데 밖에서 억 소리 나더라. 안 궁금해?”


“안 궁금해. 올라가자, 나은아.”


나은의 팔을 끌어내려던 희연이었지만 나은은 다년간의 필라테스와 요가로 단련된 몸이었다. 운동과는 담을 쌓은 희연이 이겨낼 수 없는 힘이었다.


나은이 아주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고 희연은 침을 꼴깍 삼키며 뒤에 섰다.


말리긴 했지만 나은이 보겠다면 자신은 절대 안 보겠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나은 혼자 걸리나 희연과 같이 걸리나 상황은 비슷하게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흐를 것이다. 그럴 거면 구경도 같이 하는 게 낫지.


나은이 살짝 문을 열어 틈을 내고 두 사람은 틈 사이로 훔쳐보듯 가만히 눈을 가져다 댔다.


틈 사이로 소음이 파도처럼 몰려왔고 두 사람은 바깥의 전경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 남자가 단상 위에 올라서서 그림을 보이며 큰 소리로 떠들어대고 나머지 사람들은 의자에 앉아 하얀 패널을 들어 올리고 있었다.


“경매, 경매 같은데? 미술품 경매를 왜 지하에서 숨어서 하지? 설마 아까 그 장물?”


“저, 저 그림. 누구한테 있는지 모른다는 작품이잖아. 초승류 화백. 다섯 번째 화병. 맞지.”


나은의 눈에 비치는 단상 위의 그림, 초승류 화백의 ‘화병(5)’.


대작 의혹이 있었고 초 화백은 답변을 거부하는 작품. 구설이 있는 데다 그림 자체도 이렇다 할 주목을 많이 받았고, 그 행방이 묘연했던 작품인데 바로 이곳에 있었다.


“그러네. 초승류 화백님이 저 그림 이후로 화병 연작을 안 하셔서 시끄러웠지. 진짜 자기 작품이 아니라서 더 안 그리는 거냐, 아니면 자기 작품이라 저걸 마지막으로 그린 거냐.”


나은과 희연이 구경하기 시작한 건 경매가 거의 끝나갈 때였다. 경매 진행자가 연신 최종 입찰가를 부르며 경매가 끝났음을 알렸고 경매가 누군가의 승리로 끝났음에도 분위기는 괜찮아 보였다.


경매가 끝나고 어느 명품으로 둘둘 두른 중년 여인이 낙찰 계약서에 서명하는 모습이 보였다.


나은과 희연은 사람들이 앉은 방향의 약 45도쯤 기운 우측에 있어서 경매 참여자들의 면면이 절묘하게 잘 보였다.


나은의 눈이 빠르게 사람들을 스캔했고 나은은 의외로 자신이 찾던 인물이 여기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어, 저깄다. 손동훈, 여기서 뭐 하는 거야?”


나은의 레이더에 걸린 동훈.


동훈은 경매 참여자인 듯 다소곳하게 앉아서 옆에 앉은 여자랑 간간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나은은 여자를 만난다더니, 여기까지 와서 만나고 있었구만, 하는 생각을 하며 아무리 꼭꼭 숨어도 이 누님의 눈을 피할 수는 없다는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다.


다만 동훈의 옆에 앉은 여자의 얼굴을 확인하고는 중얼거렸다.


“옆에 저 여자는 누구지? 엄청 예쁘네.”


“미래조선 외동딸이야. 회사 일이랑 공부에 빠져서 이런 데는 안 오는 걸로 알고 있는데.”


희연 역시 나은이 알려줘서 동훈이 있다는 걸 파악하고는 그 옆의 여자, 나은이 정체에 의구심을 갖는 여인의 정체에 대해 일러줬다.


희연의 말에 나은은 음흉하게 실눈을 뜨며 희연을 놀려댔다.


“얘는 아닌 척하더니 VIP 다 아네? 고객 관리하는 거야? 잠재고객?”


희연은 아직도 장난기가 남아있는 나은을 향해 고개를 젓고는 대답했다.


“우리 언니 친구야.”


“언니? 그럼 우리보다 연상이야?”


“두 살 많을걸?”


“어머, 어머?”


연상이라. 그것도 재벌집 따님? 가치가 엄청 급상승해서 동훈에게는 능력이 먹히지 않는 걸까? 나은은 속으로 고개를 저었다.


나은은 예술계 종사자고, 예술은 상류층의 전유물이라는 흔한 편견이 있듯 상류층 인사들을 유학 시절에 꽤 만나보았다.

예술을 즐기는 사람들의 분포는 꼭 돈 있는 사람들 쪽으로만 몰리지 않았지만 직접적으로 예술가를 후원하고 작품을 구매해주는 건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사람일 수밖에 없잖은가.


어느 회사 사장이니 대기업 임원이니 하는 사람들을 파티에서 만나보면 그들도 더없이 평범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특히나 초능력자인 나은에게는 더욱 그랬다. 그들에게서 나는 액수가 다른 이들보다 더 클뿐.


나은이 느꼈던 가장 큰 액수는 수천억 단위였고 그 주인공은 프랑스 패션 회사의 오너였다. 가장 작은 액수는 자산 없이 빚을 지고 있는 사람이었는데 음수로 수억대였다.


나은의 능력은 수천억 단위도 무리 없이 소화했고 설사 빚만 지고 있는 체납자라고 해도 파악할 수 있었다.


그런데도 동훈을 파악할 수 없는 건 금액의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나은이 동훈에 대해 더 궁구하고 있을 때,


뒤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거기 누구십니까?”


희연이 화들짝 놀라 뒤를 돌아보니 경비 옷을 입은 나이 차이가 나는 남자 둘이 아직 나은과 희연을 발견하지 못하고 인기척만 느껴 이곳을 향해 다가오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한 명은 베일로 가린 캔버스를 들고 있었고 한 명은 탁한 색의 페인트 통과 붓을 들고 있었다.


페인트 통을 든 남자 쪽은 젊었는데 퉁방울 같은 눈에 눈동자가 작아 사백안이었다. 툭 튀어나온 눈 아래로 그늘진 다크서클은 얼굴 전체를 어두침침하게 만들었다. 어딘지 음험한 구석이 있는 듯한 남자는 보고 있자면 소름이 끼치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반면 캔버스를 든 남자는 중년의 나이에 능글능글한 표정이 잘 어울리는 유한 인상의 남자였다. 그러나 그에게서도 무언가 본능적인 거리낌이 느껴지는 건 그 능글능글한 표정 안에 숨긴 음흉한 미소 때문일 것이다.


캔버스를 든 남자는 나은과 희연을 먼저 발견했다. 남자는 이곳에서 외부인을 발견할 줄은 몰랐다는 표정을 지으며 잔뜩 경계한 채 물었다.


“누구세요? 여기 어떻게 오셨어요?”


희연이 당황해서 무어라 설명해야 할지 모르는 사이에 나은이 불쑥 나서 고개를 숙이며 변명했다.


“아, 죄송해요. 여기 초대전하는 작가인데, 길을 잘못 들어서요. 갤러리 임시 수장고가 여기 지하가 아니었나요?”


나은의 천연덕스러운 반응은 같이 들어온 희연 역시 이곳에 그저 잘못 들어온 거구나, 하고 착각하게 만들었다. 순간이지만 그럴 정도로 나은은 태연하게 연기했다.


나은의 말을 들은 중년의 경비도 그것을 믿었는지 미간을 찌푸리면서도 손을 내저어 그들을 쫓아냈다.


“아닙니다. 여기 출입 금지 구역입니다. 돌아가세요.”


“예, 죄송합니다.”


나은과 희연이 고개를 꾸벅 숙이며 경비들을 지나쳤고, 경비들도 일이 바쁜 건지 각자 짊어진 짐을 들고 교차해 지나갔다.


그들이 지나가고,


나은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중얼거렸다.


“누구지?”


“누구긴 뭘 누구야. 갤러리 경비겠지. 옷 봤잖아.”


나은은 베일로 감싼 캔버스가 비어 있는 캔버스가 아니라 그림이 그려져 있다는 걸 보았다. 베일이 살짝 들춰졌을 때 드러난 그림을 보고 나은은 확신할 수 있었다.


캔버스에 그려진 그림이 초승류 화백의 ‘화병(5)’라는 사실을.


나은과 희연은 프랑스에서 예술 공부를 하던 시절 잘라놓은 그림, 혹은 아주 작게 보여주는 그림만 보고 전체 그림의 제목을 알아맞히는 퀴즈를 종종 하곤 했다.


직업과 결부된 취미는 놀라운 시너지를 발생시켰으니.


나은과 희연은 아주 잠깐 그림의 일부분만 보고 그림을 맞출 수 있는 지경에 이르렀다.


퀴즈로 단련된 두 사람이 살짝 들춰진 베일 아래로 드러난 그림 일부를 보고 그 그림의 정체가 ‘화병(5)’라는 걸 알아챈 건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화병(5)가 2개?’


경매품으로 나온 ‘화병(5)’와 갤러리 경비 옷을 입은 남자가 베일로 가린 캔버스에 들고 간 ‘화병(5)’.


“경비라고? 경비가 저기 경매 진행하고 있는 다섯 번째 화병 모작을 들고 있어? 이상하잖아. 한 갤러리에 같은 그림이 2개가 돌아다녀.”


나은의 의심은 타당했다. 작품 보존을 위해 진품은 소장고에 두고 모작을 전시장에 내보이는 경우는 있어도 그게 경매작에도 적용된다는 뜻은 아니었다. 경매에 올렸다는 건 진품을 팔기 위해 올렸다는 건데 모작을 따로 준비할 이유가 없지 않겠는가. 갤러리가 사기를 치고 싶은 게 아니라면 말이다.


승화 갤러리는 사기를 칠 위치가 절대 아니었으므로 모작이 돌아다닌다는 건 갤러리 차원이 아닌 다른 쪽에서 일이 굴러가고 있다는 건데....


나은이 추측을 이야기하자 희연이 손뼉을 쳤다.


“나 그거 들었어. 요즘 한국에서 그림 경매로 그림을 받아보면 그림이 모작인 경우가 부쩍 늘었대. 문제는 경매 진행 전에는 그 그림이 진품이 맞았다는 거야.”


이런 쪽의 소식은 작가인 희연 쪽이 더 빨랐다. 나은도 업계인이긴 하지만 초능력이라던지, 초능력이라던지 하는 것에 관심이 분산되어 있어서 업계 소식이 늦은 편이었다.


나은은 의아하다는 듯 희연에게 되물었다.


“경매로 받은 그림이 모작이라고? 경매 전에 진품 감정 했을 거 아냐. 경매 단계에서 실수가 그렇게 많을 리 없는데.”


“경매업체에서는 당연히 진품 감정했지. 감정사까지 껴서. 그걸로 돈 버는 쪽이니까. 낙찰받은 그림을 누군지 몰라도 바꿔 치고 있다는 거지.”


여기까지 듣자 나은도 떠오르는 게 있었다. 아무리 관심이 분산되어 있어도 귀에 들리는 건 있었던 모양이었다.


“아, 아! 들어본 거 같아. 요즘 시끄럽다는 그림 뤼팽?”


희연이 고개를 끄덕이며 설명을 덧붙였다.


“맞아. 모작을 뜯어보면 뒤쪽에 이렇게 적혀있다잖아. ‘진품과 가품을 구분하는 것은 무엇인가.’”


유명한 소설 속 대도 뤼팽의 이름을 딴 도둑들의 별명은 한 국내 언론사가 붙인 것으로 그들의 신출귀몰함과 연이은 범죄에도 수사에 갈피를 잡지 못하는 경찰에 대한 비판을 은연중에 내포해서 많은 언론사가 이를 인용했다.

하지만 범죄 사실을 쉬쉬하는 상류층 분위기 탓에 이 연쇄 미술품 도난 사건은 그다지 주목 받지 못했고 이렇듯 아는 사람만 아는 이야기가 되었다.


진품과 가품을 구분하는 것은 무엇인가.


도둑질이나 하면서 철학적인 논쟁을 끌어오는 게 같잖다고 할 수 있지만 그것이 그들을 평범한 도둑으로 보이지 않게 한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었다.


그리고 나은은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아까 경비 옷을 입은 남자들이 들고 가던 ‘화병(5)’에는 그 문구가 적혀있으리라고.


***


갤러리 주차장, 액자에 담긴 그림을 옮기는 두 남자는 한 트럭 뒤에 멈춰섰다. 갤러리 시큐리티 복장의 남자 둘은 가져온 캔버스를 조심히 놓고 트럭 화물칸을 열었다.


YB 택배.


트럭 옆면에 쓰인 짤막한 문구가 트럭이 소유주가 누구인지 보여줬다.


YB 백화점의 자회사인 YB 택배 트럭 중 하나를 빼서 오로지 미술품 배달만을 위해 개조한 물건으로 트럭에 실을 수 있는 실질 용량을 줄인 대신 화물 온도 조절, 습기 조절, 광량 조절까지 오히려 사람이 타는 곳보다도 관리가 잘 되는 화물칸을 뒀다.


과연 활짝 연 트럭의 화물칸은 온갖 기계장치와 환풍구로 둘러싸여 꼭 실험실 같은 느낌을 줬다. 열자마자 적당한 온도의 건조한 공기가 훅 불어오는 게 갤러리에서 일한 지 몇 달 된 이들에게도 미술품 창고 같은 냄새가 난다고 여길 정도였다.


비슷한 연배의 두 남자는 직책의 차이가 없는 듯 편하게 이야기하며 궁시렁거렸다.


“사모님께서 먼저 화물칸으로 옮기라고 하셨지? 이거 아직 대금 결제 안 끝난 건데 이렇게 옮겨도 되는 거야? 갤러리에서 뭐라고 하는 거 아니야?”


“하라면 하는 거지. YB 백화점 사모님이 얼마나 까탈스러운지 몰라? 자기꺼니까 다른 사람들 그림하고 섞이는 게 싫다잖아. 갤러리에서도 허락했을 거야. YB 백화점 사모님이 여기 보통 단골이냐? 대금 안 치를 VIP도 아니고 좋게좋게 가자는 거지. 거기 들어! 끙차. 거기 조심! 찍히기라도 하면 큰일이야.”


그림을 들어 트럭에 올린 두 남자는 화물칸 문을 닫았다.


텅!


장갑을 벗고 손을 탁탁 턴 남자는 긴장으로 흘린 땀을 조금 닦았다. 수천에서 수억까지 나가는 그림을 옮기다 보면 실수를 했다가 막대한 돈을 물어줘야 한다는 부담감에 긴장이 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래도 다 옮기고 나니 후련함에 허리를 펴곤 퇴근 이야기를 꺼내는 게 일하는 재미랄까.


“가자고. 오늘 끝나고 소주 한잔해야지. 요 앞에 전골이 끝내주더라니까? 뜨끈하게 한잔하러 가자.”


“집에 좀 들어가. 어제 마시고 또 마신다고? 어제도 새벽에 들어갔잖아.”


“이 사람이, 어제는 어제고! 나한테 소주 거르는 날 있는 거 봤어? 술 살 거 남았잖아. 오늘까지 하면 다 갚는 걸로 할게.”


“오케이, 오늘까지만이야....”


두 남자는 술 약속을 잡으며 다시 갤러리로 돌아갔다.


잠시 뒤, 검은 그림자들이 트럭으로 접근했다.


방금 나은과 마주쳤던 경비 복색의 남자들이었다. 베일로 가린 캔버스를 들고 있는 남자가 잠긴 트럭 화물칸을 이리저리 보더니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 여차저차 하더니 툭 하고 잠금을 풀어냈다.


페인트 통을 든 젊은 남자, 사백안에 음험한 구석이 있는 퉁방울눈의 남자는 잠시 고민하다 화물칸을 여는 남자에게 물었다.


“정말 아까 그 여자 둘 보내주는 게 맞았을까요? 괜히 어디 가서 떠벌거리기라도 하면 계획 다 빠그라지는 거 아닙니까?”


“그럼 어쩌게. 죽여? 그 시체는 어쩌려고. 우리가 경비인지 그림 훔치러 온 사람인지 그 여자들이 어떻게 알아. 여기 작가들이 경비 얼굴 다 외우고 있을 것 같아?”


능글능글한 중년 남자가 젊은 남자를 한심하게 보고는 화물칸 문을 열었다. 화물칸의 건조하고 선선한 공기가 두 남자의 얼굴을 스쳤다. 아까 갤러리 직원들이 옮긴 ‘화병(5)’가 얌전히 놓여있었다.


이때쯤 경매장에서는 트럭의 화물칸이 두 번째 열렸다가 닫히는 것을 핸드폰으로 확인한 YB 백화점 사모가 짜증을 부리고 있었다. ‘일 한 번에 똑바로 해야지, 무슨 두 번씩이나 문을 여닫냐’면서.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그녀는 화물칸 문을 두 번째 연 사람들이 갤러리 직원이 아닐 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퉁방울눈의 사내는 의기소침한 표정으로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그건 그렇지만요.”


“닥치고 들어와서 액자 교체부터 해. 시간 없으니까. 출신 드러븐 놈 아니랄까 봐 사람 보자마자 죽이자고 그러네.”


***


경매가 종료되고 모든 VIP가 귀가한 뒤,


YB 백화점 사모는 평소처럼 저녁 미술품 감상을 하러 본인만의 소장고에 들어갔다가 비명을 질렀다.


“꺄아아아악!”


***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전쟁 게임 속 나혼자 플레이어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22 나를 따르라 +1 24.04.20 19 3 12쪽
121 지저족 +1 24.04.16 20 2 14쪽
120 옳은 쪽에 서라. 천문을 짚고, 지문을 훑어라. +1 24.03.18 24 2 15쪽
119 위대한 탐험가 벨로페스트 +1 24.02.14 26 2 12쪽
118 용병대의 의뢰 +1 23.09.03 37 2 14쪽
117 잔비어 요새의 풍운 +1 23.06.24 58 2 20쪽
116 왕의 축복과 장군 자넷싱 23.06.18 58 2 19쪽
115 잔비어 요새 +1 23.06.16 66 3 19쪽
» 비밀 경매(4) +1 23.05.20 66 2 28쪽
113 비밀 경매(3) 23.05.13 65 2 15쪽
112 비밀 경매(2) 23.05.07 85 2 20쪽
111 비밀 경매 23.05.05 91 2 23쪽
110 갤러리의 비밀 모임(2) 23.04.28 94 2 16쪽
109 갤러리의 비밀 모임 23.04.20 134 2 22쪽
108 나은과 희연 23.04.18 111 2 19쪽
107 승화 갤러리 23.04.13 115 2 14쪽
106 그린드래곤 갈라그루드(2) +1 23.04.08 115 2 22쪽
105 그린드래곤 갈라그루드 +1 23.04.04 122 3 20쪽
104 용종(龍種) 몬스터(2) +1 23.03.30 117 3 14쪽
103 용종(龍種) 몬스터 23.03.25 129 3 20쪽
102 전쟁무새 23.03.22 128 3 19쪽
101 무기 강화 23.03.19 135 3 13쪽
100 기사 라피드 23.03.12 162 3 15쪽
99 약탈 허가증서 23.03.11 143 3 15쪽
98 반왕의 영지 23.03.09 161 3 13쪽
97 중앙지대와 여기사 23.03.05 149 3 20쪽
96 전(前) 군주 형님 23.03.04 159 2 14쪽
95 세원휴먼테크 23.02.26 172 2 16쪽
94 다른 돈벌이 23.02.22 172 1 18쪽
93 보스 컷! +1 23.02.12 216 5 1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