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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베어의 곰굴

EX급 귀농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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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베어
작품등록일 :
2024.05.11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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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1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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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0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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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65화

DUMMY

65화




손안에서 은은하게 빛을 내는 금빛의 환약!


소림 대환단이 이곳에 있는 것은 상당히 황당한 일이었다. 소림으로서는 운이 이보다 더 나쁠 수는 없었고, 제갈이준으로서는 운이 이보다 더 좋기도 힘든 일!


이 환단은 지금의 소림이 원래부터 가지고 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출처를 구태여 따지자면 소림의 것이 맞긴 할 터였다.


지금 제갈이준, 그리고 그 지하의 소림의 보물 창고 같은 이곳이 있는 장소는 원래 지구에 있던 장소가 아니다.


게이트의 힘으로 그 형태와 속성이 완전히 변하고, 없었던 장소가 완전히 새로이 생기기도 하는 변형 지역의 일부가 이곳이었다.


변형 지역에 대한 추측은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이 역시 시스템이 반응하는 서사의 힘이 적용된 장소가 현실에 그대로 나타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주류였다.


말인즉, 각 문파들의 고서 속 기록된 비밀의 보고들은 이 세상 어딘가에 변형 던전이 되어 실존하게 되었을 확률이 높았다.


‘마치 아이스캐슬 코퍼레이션의 빙정처럼.’


아이스캐슬의 전신은 북해빙궁이라고 불리던 설원의 패자들이었다. 옛 기록에 따르면 이들의 지역에서, 깊디깊은 얼음 속에서 보물처럼 나오던 것이 빙정이다.


하지만 발전된 현대 과학 기술로 옛 북해빙궁이 있던 터를 열심히 탐사해 보았지만, 빙정은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난 우연히 아이스캐슬 코퍼레이션에서 비밀리에 꽁꽁 지하 속에 숨겨두었던 빙정을 가지고 나오기도 했었다.


“거기도 아마 변형 지역에서 찾은 것일 거고······.”


북해빙궁이 그러했듯, 소림도 행운으로 자신들의 전설 속에나 있던 보물 창고가 현실에 그대로 재현되어 나타날 것이란 일종의 예언서에 가까운 무언가를 얻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게 하필이면 깡촌 산인 청청리였고, 그래서 최대한 조용히 청청리 자체를 통째로 집어삼키고 싶었을 것이다.


“아마 천천히 유령동네처럼 만들어 두고 자기네 인력만 가득 채운 마을로 만들어 작업을 해내고 싶었겠지.”


그럴 가치가 있을 만한 곳이었으니까!


지금 내 머리 위에, 옆에, 눈을 어디에 두든 번쩍이는 소림의 보물들이 가득했다. 그리고 손안에 있는 대환단. 이건 기록에 따라도 소림에서 조차 매우 귀하게 다뤄지는 물건이었다. 이것 말고 또 다른 환단이 더 있는지도 모르겠고.


“이거 먹으라고 여기까지 오게 만드신 거예요?”


[ 당신의 성좌 ‘어디에도 없는 여신’이 두 손을 꼭 모으고 울먹이는 눈으로 끄덕거립니다! ]


“······.”


나 참.

결국 이 모든 엄청난 소동이 사실은 이 한 알의 알약을 위해서였다니.


“아······.”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소림 대환단은 일반적인 영약이 아니었다. 보통 이러한 종류의 약들을 영약이라고 부르곤 한다. 어마어마하게 희귀한 재료로 만들어진 특별한 약들.


고서에 따르면 마나, 그러니까 고서의 용어로는 내공이 이런 것 하나씩만 먹어도 평생 얻지도 못할 만큼 늘어난다고 하니까.


그중에서도 소림 대환단은 단순히 몸 안의 에너지만 늘려 주는 종류의 영약이 아니었다.


소위 말하는 내상이라고 하는 종류의 부상. 즉 몸의 기운이 제대로 돌지 못하게 되는 경우의 치료에도 아주 탁월한 약이라는 기록이 분명히 있었다.


[ 소림 대환단 ]

- 전설속의 대환단.

- 복용 시 마나를 크게 증진시킨다.

- 사용자 신체의 손상된 마나로드를 수복해 준다.


그리고 그것은 시스템으로 완전히 재해석 되어 정보창 속의 정보로도 적혀 있기도 했다.


손상된 마나로드의 수복.


고등급 던전의 파장에 얻어맞고 마나 로드를 다친 나 같은 사람에게 아주 탁월한 종류의 약이다.


“후우. 좋습니다.”


난 고개를 끄덕였다.

단순히 퀘스트 때문에 먹으려는 게 아니었다. 여기까지 날 오게 만든 여신님의 배려가 절절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언제서부터였을까? 여신님이 여기까지 계획한 건.


“수아야.”


“선배. 안심하고 복용하세요. 이곳은 제가 지킬게요!”


별다른 말도 없었지만 이미 눈 안에 별빛이 흐르는 듯한 정수아는 얼른 내가 대환단을 먹기를 바랐다.


사실 이런 수준의 영약이라면 이 세상 어떤 헌터라 해도 욕심을 낼 법한 물건이었다. 더 강해지고 싶어 하는 욕심이 가득한 수아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선배. 어서 드세요. 나 이상하게 기대가 되네요.”


“······.”


슬쩍, 문 앞에 보초를 서듯이 칼을 뽑아 든 정수아가 한 손을 들어 얼굴을 티 나지 않게 살짝 훔친다. 아마 티를 안 내려 한 걸 텐데, 뒤에서 봐도 눈물을 훔친 것이란 걸 알 수 있었다.


‘내가 널 본 세월이 얼만데.’


모두의 간절한 바람이 느껴졌다.

비록, 이걸 먹고 내 몸이 완전히 낫는다고 해서 우리가 예전 그 시절로 돌아갈 수야 없겠다만.


“감사합니다 여신님. 고맙다 수아야.”


난 대환단을 먹고, 바로 가부좌를 틀고 명상에 들어갔다.


기록에는 내공심법이라는 기술들이 존재한다. 자연이나 각종 영약 등에서 얻은 신비한 에너지들을 가공하여 자신의 힘으로 만드는 과정 일체가 담겨 있는 기술들이다.


현대에는 그런 것 대부분이 듣기에도 황당한 기술들이 되었지만, 일부 수법은 지금도 마나 로드에 관련된 상황에서 쓰이곤 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지금처럼 전설 속의 영약을 우연히 얻게 되었을 때.


“후우우우우······.”


모든 마나 인도의 방식은 비슷한 맥락이 있다. 몸속의 마나 로드들을 천천히 거쳐 최대한 정갈한 상태의 마나를 모으는 것. 그리고 이렇게 막대한 에너지가 담긴 영약은 그 기운을 잘 인도하는 것만으로도 몸에 각종 이로운 효과가 생긴다.


“끄으으으······.”


제갈이준이 두 눈을 감고 가부좌를 틀고 더더욱 내면의 소리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소림의 보물인 대환단은 가히 어마어마한 힘을 담고 있었다. 금빛으로 느껴지는 그 기운이 서서히 제갈이준의 마나로드 곳곳으로 인도된다.


제갈이준이 온 몸에서 식은땀을 흘린다.


“선배······!”


이런 상태의 제갈이준이 행여 적에게 공격이라도 받으면 큰일이 날 수도 있기에 정수아는 더더욱 신경을 곤추세우고 보초를 섰다.


휘잉, 휘이이이이잉!!


이변이 일어나기 시작한 것은 그때였다.


“어?”


제갈이준이 놀라서 실눈을 뜬다. 본디 있어선 안 될 일이다. 하지만 주변이 난리가 나 있다.


옹알 옹아아알!!


“크르러러러렁!!”


“꽈아아아아악!!”


“뀨뀨뀨뀽!!”


제갈이준의 주변에 진을 친 정령들이 난리가 난다. 마치 홀린 듯이, 서커스라도 하듯이 제갈이준의 주변을 뛰어다닌다.


“이, 이것들아! 뭐 하는 거야 신경 쓰이게!”


본디 이런 치료는 초집중 상태에서 이뤄져야 한다. 그만큼이나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제갈이준은 이런 방면에서 실전 경험이 적다. 아니 지금 시대의 모든 헌터들이 이런 경험이 적다. 누구도 심법이나 심공따위를 진심으로 익히지 않기 때문이었다. 던전에 드나들고 몬스터를 잡는것이 가장 빨리 강해지는 방법이니 그런것에 신경 쓸 이유도 없었다.


옹알 옹알!!!


“이, 이것들이 진짜 왜 이래?!”


“선배 괜찮아요?!?!”


“응? 괜찮은데 왜.”


“서, 선배 선배 지금!!”


정수아가 화들짝 놀라서 소리를 친다. 그러고 보니, 제갈이준의 몸이 3미터 이상 허공위에 떠 있다.


“이, 이게 무, 무슨!!”


제갈이준이 당황해서 가부좌를 풀려고 하자, 하급 정령들이 날아와 말린다.


옹알~ 옹알!


단발이가 단호하게 제갈이준의 코에 손바닥을 탁탁 친다. 꼭 개에게 멈추라고, 가만히 있으라고 명령하는 거처럼 말이다.


“······.내가 개냐고.”


옹알!


심지어 달려든 정령들이 제갈이준의 눈 까지 다시 감긴다.


“······. 알았어. 믿어 본다.”


휘리리리리릭!!


허공에서 제갈이준을 중심으로 하급 정령들 수십 명이 빙글빙글 춤을 추듯 돌아간다. 거대한 백색의 파장이 온 지하에 퍼진다.


“캬후우우!”


“꽈아아아악!”


“뀨규귱!”


하늘에서 무지갯빛의 무리가 내려온다. 그것이 제갈이준의 주변에 몰려든다. 제갈이준을 중심으로 퍼진 백색의 빛 속의 제갈 이준이 천천히 돌아가고, 소림대환단이 품고 있던 금빛의 서광이 온몸에 어린다.


콰콰콰콰콰!! 꾸웅!!


“히, 히이익!”


정수아가 도망친다.

엄청나게 일어난 기운의 폭풍에 주변의 거대한 금불상들이 정수아 쪽으로 쓰러진다.


쿠구구구구!


소림의 보물 창고가 거의 생매장될 듯 무너져 내린다.


마치 태양을 배경으로 떠오른 금불상같이, 금빛으로 온몸이 변한 제갈이준에게서 후광이 쏟아진다.


촤아아아아악!


갑작스럽게, 금빛으로 변했던 제갈이준의 겉 피부가 짙은 보랏빛이 되어 사방으로 흩뿌려진다.


“휴우우우······.”


이준의 몸이 서서히 땅으로 다시 내려왔을 때, 주변 풍경은 누군가 미사일 몇 발 터뜨린 듯 엉망이 되어 있었다.


“······. 개운하네.”


온몸 곳곳에 박혀 있던 뒤틀린 기운의 흔적들이 말끔하게 사라졌다. 분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저게 빠져나온 건가.”


바닥 한쪽에 검 보랏빛 불온한 액체가 잔뜩 뿌려져 있었다.


치이이익······.


그 검 보랏빛 액체는 마치 산성이라도 되는 양 주변의 것들을 녹이고 있었다.


마나 로드는 전에 없이 깨끗해진 느낌이었고 전신에선 기운이 솟았다.

제갈이준은 이 현상을 가리키는 말을 떠올렸다.


벌모세수!


“허······.”


어이가 없어서 유난히 깨끗해진 자신의 팔다리를 자꾸만 내려다보는 제갈이준은 얼굴조차도 이전보다 훨씬 맑고 빛이 나는 듯했다.


벌모세수.

그것은 몸 안에 쌓여있는 탁기를 몰아내고 기혈을 깨끗한 상태로 만들어 준다는 고서 속의 기술이자 현상의 이름이었다.


이제는 완벽하게 예전의 신체로 돌아왔다고 할 수 있었다. 아니, 오히려 그 이상이었다. 예전에는, 현역 S급 헌터 시절에도 느껴본 적 없는 깨끗한 마나의 감각이 온몸을 흐르고 있었다.


정통적인 기록 속에서의 벌모세수와 과정은 조금 많이 다르지만, 결과적으로 비슷한 효과를 얻은 듯했다.


“······. 고맙다 얘들아.”


이게 다 정령들 덕분이란 건 별도의 설명이 없어도 알 수 있었다.


옹알 옹알!!


“꽈아아아!”

“뀨뀨뀽!!”


정령들이 전부 내 품으로 몰려들어 안겼다.


“선배!”


정수아도 달려와서 안겼다.


“크르르르르릉!”


아이고 그래. 너도.

한참이나 온몸이 뿌듯해지는 감각을 느끼고 있다가. 정수아가 살짝 머리를 뺀다.


“선배······. 냄새나요.”


“······. 그렇지?”


“꽉······.”


옹알······.


정령들도 슬슬 몸을 뺀다.

어쩔 수 없었다.

벌모세수를 통해 내 온몸의 피부로 내뿜어진 오염물질이 옷을 건드리지 않고 나갔을 리가 없으니까. 옷에도 오염 물질들이 묻어 있었고 냄새가 고약했다.


“······. 가자.”


“넹 성뱅.”


그렇게 코 막고 대답할 필요까진 없잖아. 상처받는다고.




* * *




“우, 우욱! 형님 냄새가······.”


“······. 다시 집어넣어 줄까?”


“아, 아닙니다 형님!”


법진이 눈을 끔벅였다.

제갈이준은 친절하게도 99층에 생매장당했던 소림의 인원들을 하나하나 꺼내주고 있었다.


“형님······. 혹시 다 나으신 겁니까??”


법진의 두 눈이 흔들렸다.

혹시 그럴 가능성을 생각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것이 현실로 일어나니 어리둥절했다. 지금 법진 눈앞의 제갈이준은, 상처를 입고 낙향한 헌터가 아닌, 오히려 유황숙이 죽기도 전, 전성기 시절의 제갈이준처럼 보였다. 아니, 오히려 더 좋아 보였다.


제갈이준이 물끄러미 법진을 보더니 대답했다.


“배신자에게 알려 줄 건 없는데?”


“아 진짜!”


이준은 법진을 내버려두고 다른 스님들을 꺼내주고 있었다.


법진은 이상하게 살짝 웃음이 나오는 것을 남몰래 훔쳤다.


“······.이것도 나쁘진 않겠지요.”


지도에 따르면 이 창고에 있을 소림 대환단은 딱 한 개였다. 그 딱 한 개 있는 귀한 약을 제갈이준이 홀랑 먹어버린 것이다. 소림으로선 막대한 손실이다. 하지만······.


“비로서 마음이 편해지니······. 아미타불······.”


인생사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얼굴에서 환하게 빛이 나는 듯한 제갈이준을 보니, 근심이 없어지는 듯한 법진이었다.


“형님! 그래도 나머지 보물은 소림에게 넘겨주실 거죠??”


제갈이준이 법진을 향해서 눈썹 한쪽을 올려 보이더니 말했다.


“제시요.”


“······.”


아주 악독한 장사꾼에게 걸린 듯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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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5화 +5 24.06.20 1,800 72 13쪽
65 64화 +5 24.06.19 1,770 73 14쪽
64 63화 +5 24.06.18 1,848 72 16쪽
63 62화 +2 24.06.17 1,920 60 19쪽
62 61화 +3 24.06.16 2,044 68 17쪽
61 60화 +5 24.06.15 2,150 64 13쪽
60 59화 +5 24.06.14 2,100 72 15쪽
59 58화 +2 24.06.13 2,207 62 13쪽
58 57화 +3 24.06.12 2,252 68 18쪽
57 56화 +2 24.06.11 2,337 69 17쪽
56 55화 +3 24.06.10 2,393 68 13쪽
55 54화 +2 24.06.09 2,538 6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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