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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풍남작 님의 서재입니다.

플레이어 시스템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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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새글

허풍선e
작품등록일 :
2024.05.08 15:35
최근연재일 :
2024.06.24 19:00
연재수 :
4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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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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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글자수 :
274,817

작성
24.05.2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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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챕터 3 고유재화

DUMMY


“그러니까 몬스터를 잡으면 레벨이라는 것이 오른다? 그리고 그 레벨이 오르면 스텟이라는 것을 높일 수 있고?”


엔더슨 사령관의 반문에 고개를 끄덕이는 권상혁.


“믿기 어렵군. 그렇다고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도 않고.”

“거짓말이 아닙니다. 지금 바로 확인시켜 드릴 수 있습니다.”

“확인시켜준다? 아! 그렇군. 몬스터를 잡으면 되는군.”

“예.”


권상혁이 플레이어라고 순순히 밝힌 노림수 중에 하나가 이거였다.

이곳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손쉽게 몬스터를 사냥해서 레벨을 높이는 것.


“들었지? 몬스터를 잡아와라.”


엔더슨 사령관의 명령을 받은 부관이 기사들을 출동시켰다.

몬스터는 마경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마하람 장벽 안쪽 그러니까 인간 세상에도 존재했다.

차이점이 있다면 마경의 몬스터보다 약하다는 것이다.

또 여기 저기 넓게 분포되어 있어서 마경에서처럼 쉽게 볼 수 없었다.

그래서인지 기사들이 몬스터를 잡아오는데 제법 시간이 걸렸다.


“이놈은 오크라는 몬스터다. 보다시피 손발을 다 부러뜨려 놨으니 쉽게 잡을 수 있을 거다.”


엔더슨 사령관이 말한 대로, 기사들이 오크의 손과 발을 부러뜨려 놓았다.

그 탓에 오크는 비명만 지를 뿐 몸을 가누지 못했다.


‘오크? 그때 푸른빛을 쓰던 몬스터를 오크라고 하는 구나.’

“태경아. 네가 해라.”

“예? 저보고 저 괴물을 죽이라고요?”


오크를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무섭다는 듯 몸을 떠는 한태경.


“형이 하면 안 돼요?”

“너, 레벨 올리기 싫어?”

“당연히 올리고 싶죠. 근데···.”


무서운 걸 어쩌라고.

사실 한태경의 반응이 당연한 거였다.

사냥은 물론이고 피를 볼 일도 거의 없는 현대의 지구인이라면 오크가 아니라 조금 덩치가 큰 개도 무서울 수밖에 없다.


“난 이미 레벨이 오른 상태라서 오크 한 마리 잡아봤자, 레벨이 안 올라. 그러니까 네가 해야 해.”

“···아, 알겠어요.”


한태경이라고 해서 상황파악이 안 되는 것은 아니다.

플레이어의 능력을 보여주지 않으면 쓸모가 없거나 거짓말을 했다고 감옥으로 보낼 것이다.

집보다 편하지는 않았지만 지금 지내고 있는 공관이 마음에 들었다.

음습하고 불쾌하며 여러모로 불편한 감옥으로 가고 싶지 않았다.

한태경이 마른 침을 삼킨 후 비명 지르는 오크에게 다가갔다.


퍼억!


한태경이 두 눈을 질끈 감으며 몽둥이를 내리쳤다.

엔더슨 사령관이 검을 비롯한 다양한 무기를 늘어놓은 후 마음에 드는 무기를 선택하라고 했다.

검이나 도끼 같은 날이 있는 무기는 괜히 무서웠다.

쇠로 만든 몽둥이는 야구 방망이를 생각나게 해서 그런지 그나마 덜 했다.

또 다루기도 한결 수월했다.


“쿠에엑!”


팔과 다리가 부러져있던 오크는 한방에 죽지 않았다.

그렇지 않아도 죽을 것처럼 아파하던 오크가 더 크게 비명을 질렀다.


“미, 미안해.”


여전히 두 눈을 질끈 감고 있던 한태경이 몽둥이로 오크를 내리치고 또 내리쳤다.

그때마다 오크의 비명소리가 높아졌다.

그리고는··· 조용해졌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오크의 죽음을 확인시켜주듯 시스템 메시지가 두 번 울렸다.

그때서야 질끈 감았던 두 눈을 뜨는 한태경.


“혀, 형. 정말로 레벨이 올랐어요.”


플레이어란 존재에 강한 흥미를 보이던 엔더슨 사령관이 말했다.


“레벨이 올랐다고? 그렇다면 달라진 모습을 보여라.”


권상혁이 말했다.


“태경아, 힘 스텟을 올려.”

“어? 어.”


보너스 포인트 2개로 힘 스텟을 올리는 한태경.

엔더슨 사령관 등이 있는 곳에는 쇳덩어리가 있었다.

한태경은 오크를 죽이기 전에 그 쇳덩어리를 들어올렸다. 아니 들어 올리려고 했지만 끝내 들어 올리지 못했다.

플레이어가 되면서 힘 스텟이 10이 된 한태경이 들기에는 너무 무거웠다.

한태경이 쇳덩어리를 다시 들어올렸다.


“끄응-”


아까는 꿈쩍을 하지 않던 쇳덩어리가 아주 약간 움직였다.

그 모습을 본 엔더슨 사령관이 말했다.


“겨우 그건가?”


권상혁이 대답했다.


“이제 겨우 2레벨 올려서 그렇습니다. 레벨을 더 올리면 더 높게 들어 올릴 겁니다.”

“그래?”


엔더슨 사령관이 부관에게 신호를 보냈다.

부관이 대기하고 있던 기사들에게 신호를 보냈다.


“쿠아아-”


기사들이 손발을 꺾어 놓은 오크들을 질질 끌고 왔다.

기사들이 비명을 지르는 오크들을 땅바닥에 패대기쳤다.


“태경아.”

“아, 알았어.”


오크를 한번 잡아서 그런가.

아니면 레벨이 오르면서 플레이어 시스템이 영향을 끼친 걸까?

방금 전까지만 해도, 두 눈을 질끈 감고 손을 벌벌 떨면서 오크를 내리치던 한태경이 언제 그랬냐는 듯, 강하게 몽둥이를 내려쳤다.

눈도 감지 않았다.

고통에 몸부림치는 오크를 똑바로 쳐다보며 몽둥이를 정확하게 내리쳤다.


퍼어억! 퍼억! 퍽!


땅바닥에 너부러져 있던 오크 세 마리가 죽었다.

레벨이 오르면서 필요 경험치가 높아졌는지, 오크 세 마리를 죽였지만 1레벨 밖에 오르지 않았다.


“아까는 2레벨이 올랐다고 하지 않았나? 근데 왜 이번에는 1레벨만 오른 거지? 오크를 3마리나 죽였잖아? 그러면 더 올라야 하는 거 아니냐?”


엔더슨 사령관의 말에 바로 대답하는 권상혁.


“레벨이라는 게 원래 이렇습니다. 레벨이 높아질수록 레벨을 올리기 위한 경험치의 양도 늘어납니다. 그래서···.”

“흠-”


자신이 생각하던 것과 많이 다르다고 느꼈는지 뭔가 못마땅하다는 표정을 짓는 엔더슨 사령관.


“잡아온 오크, 다 끌고 와.”

“예.”


엔더슨 사령관의 명령과 함께 다섯 마리의 오크들이 질질 끌려왔다.

이제는 오크 잡는데 익숙해진 한태경이 머뭇거림 없이 몽둥이를 내리쳤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오크 다섯 마리를 잡았는데 레벨은 [1]밖에 오르지 않았다.

한태경은 그렇게 얻은 보너스 포인트로 힘 스텟을 높였다.


“끄응!”


힘 스텟이 또 올라서 그런지 쇳덩어리를 아까보다 높게 들어올렸다.


“그 정도면 됐다. 나중에 다시 부를 테니, 이만 돌아가라.”


엔더슨 사령관의 말에 가벼운 목례를 한 후 기사들과 함께 숙소로 돌아가는 한태경과 권상혁.

엔더슨 사령관이 말했다.


“자네가 보기엔 어떤가?”


부관이 말했다.


“몬스터를 잡을 때마다 강해진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우리 루소 왕국의 아니 우리 세상의 근간이 흔들릴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만··· 실제로 직접 보니···.”

“생각보다 별로지?”

“···예.”


마경이 아닌 곳에서는 몬스터를 구경하기 어렵다.

권상혁이 말한 대로, 레벨이 오를 때마다 잡아야 하는 몬스터의 수가 늘어난다면··· 기사 수준의 무력을 발휘할 정도의 레벨이 되는데 한세월이 걸릴 수도 있다.


“그렇다고 마경에 몰아넣을 수도 없고.”


몬스터들이 득시글거리는 곳이 마경이다. 몬스터가 많은 만큼 레벨을 빨리 올릴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전제조건이 따른다.

플레이어가 죽지 않는다는 전제조건이.


베테랑 용병은 물론이고 실력이 뛰어난 기사도 ‘아차!’ 하는 순간 죽는 곳이 마경이다.

레벨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높이기전까지는 일반인과 큰 차이가 없는 플레이어는 마경에서 살아남기 힘들다.

플레이어가 일정 수준의 레벨이 될 때까지 기사를 붙여서 보호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기사 한두 명 붙여서 될 일이 아니다.

기사 십여 명을 붙여도 안전을 장담할 수 없는 곳이 마경이다.

플레이어를 키우려고 하다가 기사들이 몰살당할 수도 있다.

또 그런 식으로 레벨을 높인 플레이어가 순순히 명령을 따른다는 보장도 없다.

원래 이쪽 세상 사람도 아니고 이곳에 가족이 있는 것도 아니다.

힘이 없을 때야 억지로라도 명령을 따르는 모습을 보이겠지만···.

레벨이 올라 힘이 생기면 명령을 거부하거나 하극상을 저지를 수도 있다.

굳이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플레이어를 키워줄 메리트가 없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또 그냥 방치하기에는···.”


살다보면 내가 갖기는 그렇고 남 주기는 아까운 경우가 생긴다.

한태경과 권상혁이 딱 그런 경우였다.


“마탑과 거래하는 것은 어떻습니까?

“마탑과?”

“예. 새로운 것에 환장하는 것이 마법사들 아닙니까. 플레이어라고 하는 다른 세상에서 온 사람들을 보여주면···. 사령관님이 원하시는 게 뭐든, 다 들어주려고 할 겁니다.”

“음- 나쁘지 않은 생각이야.”


국왕도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곳이 마탑이다.

그 마탑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다면 더 높은 자리로 올라가는 것은 일도 아니다.


“마탑에 연락 넣어. 혹시 모르니까. 크로우라는 플레이어는 숨겨두고 한태경이라는 플레이어만 보여줘.”


한태경의 경우, 마경에서 도망만 치느라 몬스터를 단 한 마리도 잡지 못했다.

그래서 레벨이 1이었다.

지금이야 기사들이 잡아온 오크들을 마무리 지어 4레벨이 되었지만.


그런 한태경과 달리 권상혁은 싸워서 이길 수 있겠다싶으면 몬스터를 사냥했다.

비록 고블린이었지만···.

어쨌든 몬스터를 잡아서 10레벨에 올랐다.

권상혁의 주장이지만.


어쨌든 한태경보다 레벨이 높다. 또 한태경보다 사태파악이 빨랐다.

그게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누가 봐도 한태경보다 권상혁 쪽의 가치가 더 높았다.

일단 변변치 않아 보이는 한태경으로 거래를 해본 후 권상혁을 데리고 있든가 아니면 또 다른 거래에 이용할지를 결정할 생각이다.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마하람 장벽에서 수도에 있는 마탑까지 가는 데는 제법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마법 통신 수정을 이용한 통신은 금방이다.

부관은 곧바로 마탑에 통신을 넣었다.


“젠장.”


마탑과의 통신을 마친 부관이 얼굴을 찡그린 채로, 돌아왔다.


“사령관님.”

“그래, 마탑에서 뭐라고 하던가?”

“그게···.”

“왜? 생각만큼 흥미를 보이지 않던가?”

“그게 아니라···.”

“사람 답답하게 만들지 말고 그냥 다 말하게.”

“수도에서도 플레이어라고 하는 이계인들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뭐?!”

“제일 처음 플레이어의 존재를 안 사람이··· 후케인 공작님이시랍니다.”

“후케인 공작이면 왕세자 저하의 장인?”

“예.”

“쯧-”


한태경과 권상혁이 뜬금없이 나타났던 것처럼.

후케인 공작이 다스리는 영지에서도 플레이어가 뜬금없이 나타났다.

그 플레이어는 이런 저런 과정을 거쳐서 후케인 공작에게 보고되었다.

엔더슨 사령관처럼 플레이어의 능력을 확인한 후케인 공작은 왕세자와 국왕에게 보고를 올렸다.


“알고 보니 플레이어를 확보한 것이 후케인 공작님만이 아니랍니다. 몇 몇 귀족들도 플레이어를 확보한 상태랍니다.”


한태경과 권상혁을 확보한 엔더슨 사령관은 그 사실을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다.

한태경과 권상혁을 개인적으로 이용하려고 했다.

다른 귀족들도 마찬가지였다.

다들 어떻게 이용해 먹을까 고심하는 사이, 후케인 공작이 플레이어에 대한 보고를 한 것이다.

몬스터를 잡을수록 강해진다는 플레이어에 대해서 알게 된 국왕이 명령을 내렸다.

플레이어들을 확보해서 왕궁으로 보내라고.


플레이어를 당장 이용해 먹을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괜히 숨기고 있다가 들키기라도 하면 입장만 곤란해진다.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던 반대파벌이 국왕의 명령을 거역했다는 명분을 내세워 공격해올 수도 있다.

간이 좁쌀만 하거나 머리 회전이 빠른 귀족 일부가 그런 최악의 상황이 펼쳐지기 전에 플레이어들을 내놓았다.


“조만간에 이쪽으로도 연락이 오겠군?”

“···예.”


아니나 다를까.

몇 시간 지나지 않아서 군부의 마법 통신 수정으로, 국왕의 명령이 하달되었다.

혹시라도 플레이어라고 하는 다른 세상에서 온 이방인들이 발견되면 무조건 확보하여 수도의 왕궁으로 보내라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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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챕터 8 오크의 계획Ⅱ 24.06.21 30 1 12쪽
44 챕터 8 오크의 계획Ⅱ 24.06.20 36 2 13쪽
43 챕터 8 오크의 계획Ⅱ 24.06.19 42 2 14쪽
42 챕터 7 오크의 계획 24.06.18 44 1 11쪽
41 챕터 7 오크의 계획 24.06.17 48 1 12쪽
40 챕터 7 오크의 계획 24.06.16 50 1 12쪽
39 챕터 7 오크의 계획 24.06.15 52 3 17쪽
38 챕터 7 오크의 계획 24.06.14 56 1 16쪽
37 챕터 7 오크의 계획 +1 24.06.13 58 3 17쪽
36 챕터 7 오크의 계획 24.06.12 69 3 13쪽
35 챕터 7 오크의 계획 +1 24.06.11 72 2 11쪽
34 챕터 6 2차 테스터 24.06.10 73 2 12쪽
33 챕터 6 2차 테스터 24.06.09 71 2 12쪽
32 챕터 6 2차 테스터 24.06.08 77 2 13쪽
31 챕터 5 스킬Ⅱ 24.06.07 81 2 12쪽
30 챕터 5 스킬Ⅱ 24.06.06 76 3 11쪽
29 챕터 5 스킬Ⅱ 24.06.05 74 2 12쪽
28 챕터 5 스킬Ⅱ 24.06.04 79 2 12쪽
27 챕터 5 스킬Ⅱ 24.06.03 80 1 13쪽
26 챕터 5 스킬Ⅱ 24.06.02 83 2 12쪽
25 챕터 4 스킬 24.06.01 88 2 12쪽
24 챕터 4 스킬 24.05.31 86 1 13쪽
23 챕터 4 스킬 24.05.30 95 1 11쪽
22 챕터 4 스킬 +1 24.05.29 91 1 13쪽
21 챕터 4 스킬 24.05.28 92 2 12쪽
20 챕터 4 스킬 24.05.27 92 2 11쪽
19 챕터 4 스킬 24.05.26 101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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