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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크 님의 서재입니다.

온다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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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루크
작품등록일 :
2020.10.26 18:50
최근연재일 :
2021.02.22 00:15
연재수 :
87 회
조회수 :
4,703
추천수 :
380
글자수 :
258,546

작성
21.02.06 19:22
조회
31
추천
2
글자
7쪽

80화. 참회의 시간

DUMMY

“어머니께서 지금 어디로 납시셨는지 빨리 말하거라! 당장 고하지 않으면 이 자리에서 너의 목을 벨 것이다!”


“살려주십시오! 건무왕자님!”


건무는 혜화궁 민씨부인의 처소에 있는 사병들과 상궁, 수발 궁녀 모두 한꺼번에 불러낸다.


“끝까지 입을 열지 않다니 정말 지독한 놈이군!”


“흐으.. 흡...”


카르델의 몰골은 성한 곳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심한 고신을 받은 상태였다. 카르델은 숨을 쉴때마다 극심한 통증이 산발적으로 엄습하여 자기도 모르게 온몸을 사시나무처럼 파르르 떨었고 양 손과 양 발을 얌전히 둘 수 없을 뿐 아니라 무의식적으로 신음소리를 내뱉었다.


갑자기 문이 열리고 건무가 병사들을 데리고 들어온다.


“왕자마마!”


동탁이 건무를 알아보고 앞으로 다가오는데 건무는 온달이 말했던 그 믿기지 않는 진상들을 눈으로 보고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분노 할 수 밖에 없다.


건무는 너무 황당해서 실실 웃다가 대범하게 검을 휘둘러 동탁을 인정사정없이 단칼에 목을 베어 죽인다.


“건무야? 애미 앞에서 이게 무슨 무례야!”


민씨부인이 크게 언성을 높이며 호통을 친다.


“한 마디도 하지 마십시오.”


건무는 모친이 매우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쌀쌀맞게 대했다.


“건무야...”


민씨부인은 눈시울을 붉힌다.


“소자가 언제 어머니께 왕이 되고 싶다고 투정을 부리며 응석을 부린 적이 있습니까? 어머니께서 지금 하려는 일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아십니까! 이것이야 말로 우리 가문의 명성에 먹칠 하는 처사가 아니고 대체 무엇이겠습니까!!”


건무는 눈시울을 붉히며 어머니 앞에서 강하게 도발한다.


“온달 장군이 제 목숨을 구해준 은인이었다는 것은 알고 계십니까!”


민씨부인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건무야? 애미는 널 위해서....”


“그런 말로 소자의 눈과 귀를 막고 소자를 위하는 척 합리화 하지 마십시오! 그것은 순전히 어머니의 독단적인 이기심과 외척 세력들을 부흥하기 위한 욕망 때문입니다.”


건무는 오만한 풍채로 실소를 터트리며 빈정거리는 어투로 말했다.


“하하하, 누가 알면 제가 어머니를 이용해 이번 일을 주도한 줄 알겠습니다!”


연태조가 소리 없이 안으로 들어온다.


“입이 상당히 무거운 줄 알았는데 내가 사람을 잘못 봤구나...”


민씨 부인은 매서운 눈빛으로 노려본다.


“신 연태조 마마께 주청 한 말씀 올리겠습니다. 일전에 뭐라고 말씀 드렸습니까? 적당한 선에서 매듭 짓기를 권유하지 않았습니까! 사태를 이 지경까지 몰아가 키우신 것은 마마의 용렬한 독선 때문이옵니다.”


연태조는 태연자약한 풍채으로 설교했다.


“여기서 파직 당하고 싶지 않으면 대대로님 말을 좀 가려 하세요. 당신도 똑같은 공범이니까...”


건무는 이런 자리가 마냥 편하지 않을 것이다. 건무는 심기가 불편할 수 밖에 없다. 오만하기 짝이 없는 연태조를 따가운 시선으로 노려본다.


“그리고 소신의 무례를 용서하십시오. 어서 마마를 처소로 뫼시거라! 혜경궁을 감시하고 마마가 궐 밖으로 출궁하는 일이 벌어지면 내가 경을 칠 것이다.”


“예!”


사병들이 우르르 달려와서 연태조의 명령대로 민씨부인을 추포하고 밖으로 끌어내 순식간에 사라진다. 건무는 재빨리 카르델이 있는 곳으로 뛰어온다.


카르델은 매우 위중한 상태였다.


“이 자가 온달이 말했던 그 태양의 수호기사단인가? 카르델이 죽으면 외교적으로 고구려에 큰 위기가 닥치고 말겠어.”


“이 사람.. 지금 몸이 많이 상할대로 상해서.. 소생이 불가능 할 것 같습니다.”


연태조는 애석하게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연태조님 답지 않게 어찌하여 내 어머니편에 서지 않은 것입니까?”


“소신은 오래전에 평강공주님께 목숨을 잃을 뻔한 적이 있었습니다. 선대폐하를 빼닮으셔서 그런지 소신의 속셈을 모두 꿰고 계셨습니다. 우리가 장차 큰 대업을 이루기 위해서는 자존심을 세울 때가 아니라 책을 잡히지 않고 고개를 수그려야 할 때입니다. 어찌 되었든 살아남아야 다음을 기약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소신은 평강공주님의 명을 받들기로 했습니다.”


“현재로서는 온달 장군을 자극하는 것은 매우 좋지 않소. 이 고구려에 온달 장군 만큼 독보적인 뛰어난 인재가 없소. 내가 예전에 말하지 않았소? 온달 장군이 남들 앞에서 바보처럼 어리숙하게 보이는 것이 그의 전략적인 처세술이고 모든 사람들이 그가 설계한 가면극에 철저하게 속고 있는 것이지. 절대로 우리가 함부로 만만히 보면 안 될 사람이오.”


“이제 어찌 하실 생각이십니까?”


“수문제가 이번에 소금 십만석에 개갑무사 1천명 원군을 상납하지 않으면 그 대가로 온달 장군을 볼모로 잡아간다고 하지 않았소? 내가 폐하께 주청하여 온달 장군을 대신하여 볼모로 갈 생각이오. 그렇게 해서 내 어머니가 저지른 그 참담한 죄를 씻어낼 수 있었으면 좋겠소.”


건무는 서글픈 미소를 지었다.


“왕자마마...”


연태조는 매우 당황한다.


“태의는 지금 당도하였느냐! 이 사람이 잘못 되면 내가 너희들 모두를 숙청할 것이다! 그러니 무슨 일이 있어도 살려내야 할 것이다.”


카르델을 납치했던 군사들에게 건무는 강력히 엄포했다.


“태의가 지금 막 당도하였습니다.”


“형님, 물러나세요?”


“젠장... 이거 큰 일이군...”


건무는 어떻게서든 이번 일을 수습하고 크게 키우고 싶지 않았는데 하필이면 온달을 앞에서 맞닥뜨리게 된다. 온달은 처음부터 이렇게 될 거라는 것을 전부 예상했다.


“매제...”


온달은 어느때 보다 전율이 흐를정도로 냉담한 카리스마를 발산하며 목석처럼 굳어졌다. 혹독한 고신을 받아 머리에서 발끝까지 피로 얼룩져 있고 얼굴은 형태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만신창이가 된 카르델 앞으로 저벅저벅 다가온다. 온달에게 지금은 그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고 온달의 귀에는 지금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을 것이다.


“카르델.... 늦게 와서 미안해...”


온달은 눈물을 글썽이며 애처로운 표정을 지으며 서로 소통이 제일 편한 자국어(소그드어)로 의미심장한 발언을 카르델 귓가에 작게 속삭이듯 읊조렸다.


“용서 못해...”


온달은 현재 저기압골이고 건드리지 않는 게 상책이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산 같았다.


“형님. 이 사람한테 손끝 하나 건드리지 마십시오. 제가 데려가겠습니다.”


“미안해.. 온달.”


건무는 침통한 표정으로 고개를 조아리며 조심스럽게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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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86화. 별이 떨어지다(1부 완결) +7 21.02.22 75 2 7쪽
86 85화. 함정 +4 21.02.19 43 2 8쪽
85 84화. 트릭 +4 21.02.17 29 2 5쪽
84 83화. 아단성 +4 21.02.13 35 2 8쪽
83 82화. 사랑 +2 21.02.11 39 2 7쪽
82 81화. 건무의 활약 +2 21.02.09 41 2 6쪽
» 80화. 참회의 시간 +2 21.02.06 32 2 7쪽
80 79화. 남자의 순애보 +4 21.02.05 34 2 7쪽
79 78화. 카르델의 위기 +6 21.02.04 34 3 7쪽
78 77화. 숨은 전략 +6 21.02.03 43 3 7쪽
77 76화. 가짜 금합 +4 21.02.02 31 2 6쪽
76 75화. 추격 +6 21.01.29 46 3 10쪽
75 74화. 선전포고 +6 21.01.28 42 3 5쪽
74 73화. 미끼 +6 21.01.25 39 3 11쪽
73 72화. 고우열의 분노 +8 21.01.21 47 4 6쪽
72 71화. 고민상담 +8 21.01.21 38 4 5쪽
71 70화. 형제의 동침 +9 21.01.19 48 4 12쪽
70 69화. 필연적인 조우 +7 21.01.18 39 3 11쪽
69 68화. 진정한 위엄 +8 21.01.15 35 4 5쪽
68 67화. 양견의 권세 +8 21.01.13 36 4 9쪽
67 66화. 설득 +8 21.01.11 41 4 9쪽
66 65화. 비상하는 고구려 +7 21.01.09 41 3 6쪽
65 64화. 마성의 귀공자 +7 21.01.08 52 5 4쪽
64 63화. 숙명 +7 21.01.06 42 4 7쪽
63 62화. 도피처 +10 21.01.04 47 5 5쪽
62 61화. 견제 +10 21.01.04 41 5 7쪽
61 60화. 벼슬자리 +8 21.01.01 55 4 5쪽
60 59화. 연인 +7 21.01.01 44 5 5쪽
59 58화. 유일한 안식처 +9 20.12.31 46 5 9쪽
58 57화. 음해 +10 20.12.28 52 5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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