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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크 님의 서재입니다.

온다르

웹소설 > 자유연재 > 퓨전, 드라마

완결

이루크
작품등록일 :
2020.10.26 18:50
최근연재일 :
2021.02.22 00:15
연재수 :
87 회
조회수 :
4,712
추천수 :
380
글자수 :
258,546

작성
21.01.25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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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73화. 미끼

DUMMY

“온다르 황자전하께서는 지금 어디 계시오?”


가이우스 부사령관이 다급한 모습으로 말갈족 요새에 있는 사람들에게 온달을 애타게 찾았다.


“지금 쯤이면 고구려 장안성으로 돌아갔을 것이오.”


문덕이 덤덤한 표정으로 말했다.


“제길, 한 발 늦었군...”


“내가 온다르의 형이다. 자네는 누구인데 내 동생을 찾는 거지?”


가이우스가 문덕과 대화를 나누는 것을 엿들은 고우열이 그 사이에 파고들었다.


“경계할 필요 없네? 이 사람이 소그디아나 황족의 피를 이어받은 2황자 온아르 라고 하더군.”


가이우스와 일면식이 있는 문덕이 자연스럽게 고우열을 소개해준다.


가이우스는 고우열 앞에서 빳빳하게 면상을 들고 있었던 것이 황망했는지 매우 난처한 표정으로 얼른 상체를 숙인다.


“이렇게 지척에서 황자전하를 알아보지 못한 소신의 무례를 부디 용서해주십시오.”


“마음 쓰지 말게! 무슨 일이길래.. 온다르를 찾지?”


“고구려에서 사마르칸트까지 원정기간이 한 달 정도 소요되는데 평강공주님과 영수 왕자님께서 한달 보름이 지난 지금도 도착하지 않았다는 전갈입니다.”


“이게 무슨 소리야? 온다르는 공주마마와 영수가 소그드왕국으로 이미 환국이 된 것으로 알고 있을 텐데?”


고우열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그럼 공주마마와 영수를 호위한 군사들도 도착하지 않았다는 뜻인가?”


“비적 떼들에게 습격을 받은 것은 아닌가?”


걸사비우가 말했다.


“온달에게 빨리 이 소식을 전해야겠군...”


“잠깐... 설마...”


돗자리 깔아도 될 만큼 촉이 빠른 문덕은 행동이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공주마마를 호위 했던 군사들을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군. 온달이 가장 믿을만한 사람들을 붙였겠지만 아무도 의심하지 못하게 세작이 섞여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소.”


“문덕 장군? 지금 무슨 뜻으로 말하는 것이오! 그 말뜻은 평강공주님이 어떤 간자들에게 어디론가 납치라도 당해 목숨이 위태롭다는 뜻이오!”


고우열은 한때 마음을 둔 예비정혼자인 평강공주가 위험에 처한 것은 아닌지 평소하고 다르게 초조하고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섣불리 예단은 할 수 없으나 상황이 지금 딱 그럴싸하게 돌아가지 않소? 건무왕자의 외척세력을 의심할 수 밖에 없소.”


“대체 무슨 짓을 벌일 셈이지?”


**


“여기는 어디?”


평강은 낯선 동굴 안에 갇혀 있었다. 낮과 밤을 알 수 없고 깜깜하고 싸늘한 동굴 안에 이제 생후 10개월 된 어린 영수와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평강은 정신을 잃고 깨어난 순간부터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알 수 없었다.


고구려 국경을 넘어 사마르칸트로 가는 도중 자신을 호위했던 군사들 중 뒤에서 따라오던 재장들이 갑자기 기습을 시도를 하여 반항하는 사람들은 죽이고 평강공주와 아들 영수는 결국에 위기에 몰리고 엉뚱한 곳으로 가게 되었다.


평강공주는 출중한 무예실력으로 충분히 그들을 제압하고 빠져나올 수 있으나 혹여라도 자칫 이 자들의 심기를 건드려 어린 영수가 위험에 처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생각을 말끔하게 접었다.


평강도 어쩔 수 없이 아들을 지키기 위해서는 한 없이 약해질 수 밖에 없는 모성을 가진 어머니 였다. 순순히 그들이 원하는 조건대로 움직여야만 했다.


“조용히 하시오!”


“네 이놈들! 대체 누구를 믿고 내 앞에서 이리 오만방자하게 구는 것인지 모르겠으나.. 네 놈들이 이런 짓을 하고도 과연 목숨을 보전하고 무사하길 바라는 것이냐!”


평강은 건조한 눈빛과 대범하고 까칠한 목소리로 언성을 높였다.


“소신 또한 공주마마.. 옥체를 상하게 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승하하신 선대왕께서 온달 장군에게 하사한 ‘금합’ 공주마마께서는 그 유품이 어디에 있는지 필시 알고 계실 것 같은데 어디에 숨겼는지 그것만 말씀하시면 됩니다.”


평강은 배후가 누군지 바로 알아차렸는지 눈빛이 민첩하게 동요한다.


**


“의빈, 대체 지금 동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으셨습니까?”


호위총관 무휼이 궐 안으로 들어오는 온달을 알아보고 걸음이 분주해진다.


“연해주에 잠시 볼일 있어서 다녀왔습니다. 무슨 일 있으십니까?”


“태왕 폐하께서 위중한 병을 앓고 계십니다. 어제부터 눈만 뜨시면 의빈을 애타게 찾으셨습니까?”


무휼은 침통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태왕 폐하께서는 어릴때 부터 선천적으로 심장이 매우 안 놓으셨습니다. 진심통이라는 지병이 있으셨습니다. 선대폐하께서 진심통 치료에 매우 전념하셨던 적이 있으셨죠. 이른 나이에 태자 책봉을 받으시고 한 동안 병환 증상이 없으셨다가 태왕으로 보위에 오르신 후 지속된 격무 탓인지 갑자기 얼마 전에 진심통이 다시 돋으셨습니다.”


“그런 일이 있으셨군요.”


온달은 애석한 표정을 짓는다.


“태왕 폐하께서 이 황궁 안에서 그나마 제일 믿고 의지 하는 사람은 의빈 밖에 없습니다.”


무휼은 넌지시


“태왕 폐하께서 계시는 이곳 경계를 더욱 강화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예, 잘 알겠습니다.”


온달은 영양태왕의 침소로 들어간다.


마침 태의가 들어섰고 탕제를 한쪽에 내려 놓고 영양태왕 머리 맡에 앉아 진맥을 하고 있었다.


“태왕 폐하...”


“의빈...”


영양태왕은 며칠 심하게 앓았는지 눈은 쏙 들어가고 몹시 야위었는데 혈색이 좋지 않았다.


선한 마음을 가진 온달의 다정한 손길 덕분에 누워서 온달을 맞이 하지 않고 일어나 온달을 마주 보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건무왕자 외척세력들이 온달의 사가에 찾아와 왜 그토록 ‘금합’을 찾으려 하는 지 온달의 목숨을 왜 위협하려고 하는지 그들의 속셈을 이제 알 것 같았다.


누구봐도 영양왕 다음 황위에 오를 사람은 건무왕자가 틀림이 없는데 건무왕자 보다 버금가는 라이벌, 온달로 하여금 작은 파문이 일어나고 있었다.


건무왕자의 외척세력들이 온달을 견제하는 이유는 불안하기 때문이다. 고구려 왕실 권력의 핵심 주도권은 연씨 가문이 장악하고 있었다.


평원왕이 온달에게 유명으로 전한 ‘금합’에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후계자 이름이 암암리에 명시 되어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온달은 장차 고구려 황위에 오를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지만 평강공주는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평원왕과 평강공주는 신흥세력의 하나인 연씨 가문이 주축이 되어 권력을 좌지우지 하지 못 하도록 강력한 무기가 필요했다.


그 무기가 바로 새로운 권문세족, 고우열이나 선비족 출신 을지문덕, 이민족 출신 온달이 거기에 해당 된다.


온달의 인맥을 좌시 할 수 없다. 지방 호족들과 5부족장, 힘있는 조력자들이 알아서 온달에게 충성하고 입지가 단단하게 굳어진 상태였다.


온달이 소그드왕국에 황제가 된다면 고구려 문벌귀족과 말갈족이 고구려에 동맹을 맺는 것이 아니라 소그드왕국과 합병이 되는 것은 곧 시간 문제 였다.


어쩌면 오랫동안 고구려 실세로 자리매김 했던 연씨 가문이 대막리지로 개혁을 꿈꾸며 왕권을 호시탐탐 노렸을 것이다.


건무왕자의 외척세력들이 두려워 하는 것은 현재 영양왕이 아니라 평강공주와 온달의 하나뿐인 아들, 적통 후계자, 온영수가 연씨 가문으로 부터는 엄청난 걸림돌이 될 것이다. 장차 상대하기 너무 벅찬 대호가 되기 전에 힘없는 새끼 고양이 일때 싹을 잘라내야 한다. 그래야 후한이 없을 것이다.


“매제...”


“태왕 폐하.. 어서 병환을 떨치고 쾌차 하십시오.”


온달은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


“의빈이 짐을 이토록 생각해주는데 어찌 병상에 계속 오래 눌러 있겠느냐? 반드시 툴툴 털고 일어날 것이다.”


영양태왕은 자상하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소신, 태왕 폐하께 부디 간언 드릴게 있사옵니다.”


“혹시 그것이 내 동생 평강공주와 아들이 있는 사마르칸트로 보내달라는 청인가? 자네 사정은 무휼에게 대충 들어서 알고 있다. 그래서 별수 없이 윤허 한 것이지만 매제 마저 짐의 곁에서 떠나면 짐은 누구를 믿고 의지할 사람이 없네! 유감스럽게도 청이 그것이라면 짐은 윤허 할 수 없네.”


“태왕 폐하, 아닙니다! 소신의 청은 그것이 아닙니다.”


“그럼.”


“태왕 폐하의 심중의 고단함과 어깨에 가득 올린 짐을 소신에게도 조금 나눠 주십사 청을 드리는 것입니다. 남진정책을 이번에 성사 시킨다면 더이상 수나라 황제가 태왕 폐하께 함부로 무례하게 굴거나 모욕하는 짓은 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 방도라면...”


“신라가 우리 한수 이북의 땅을 빼앗아 군현을 삼았으니, 백성들이 통분하게 생각하여 일찍이 부모의 나라를 잊은 적이 없사옵니다. 바라옵건대.. 폐하께서는 소신이 어리석고 변변치 못하다 하지 마시고 군사를 주신다면 한번 걸음에 우리 땅을 도로 찾아오겠습니다"


“매제, 자네가 무슨 뜻으로 그런 무리한 요구를 하는지 모르겠지만.. 당장 계립령(鷄立峴)과 죽령(竹嶺) 서쪽의 영토를 회복할 필요가 없다.”


“이번 아단성 전투에 소신이 직접 선봉장이 되어 군사들을 이끌고 출정을 할 수 있게 윤허해 주십시오. 계립령(鷄立峴)과 죽령(竹嶺) 서쪽의 땅을 회복하지 않으면 돌아오지 않겠습니다.”


백전백승 한 번도 전투에서 패한 적인 없고 그의 활솜씨는 자타가 공인하는 신궁 중의 신궁이다.

모 아니면 도가 아니라 영양태왕은 어쩌면 승산이 있는 전투라고 판단했다.


**


엄마 옆에서 곤히 잠든 영수를 평강은 어여쁘게 가만히 내려다보다가 뭔가 이상한지 평강의 안색이 급속도로 하얗게 질리며 덜컥 겁을 먹은 표정으로 당황한다.


평강은 재빨리 아들을 따뜻하게 품에 꼭 껴안다가 얼굴 뺨과 목과 가슴을 손으로 매만진다.


“아가.. 아가... 왜 이러는 것이냐?”


동굴 안이 유난히 찬 냉골 바닥이라 어린 영수가 심한 몸살에 걸린 것 같았다. 영수는 신열이 매우 높고 몹시 위중한 상태였다.


“이보시오! 왕자의 몸이 불덩이오! 숨을 쉬지 않소! 의식이 없소! 의원을 당장 불러 주시오!”


평강은 눈물을 떨어뜨리며 절박한 목소리로 도움을 청했다.


“얘가 죽던지 말던지 우리가 알바 아니지? 우리 같은 미천한 놈들 상전이 시키는 대로 그저 복종하고 돈이나 받아 먹는 보잘 것 없는 하류 인생 아니오!”


키가 큰 용병이 심드렁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와 거래를 합시다! 책임자를 직접 만날 수 있게 자리를 주선하시오! 당신이 원하는 요구를 들어주겠소! 내 요구 조건 딱 하나, 당장 의원을 데려오시오! 그러면 ‘금합’이 지금 어디에 있는 지 바로 알려드리지.”


평강은 눈물을 거두고 다시 감정을 추스리고 배포 두둑한 여장부처럼 태연한 모습을 갖추며 엄숙하고 냉철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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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86화. 별이 떨어지다(1부 완결) +7 21.02.22 75 2 7쪽
86 85화. 함정 +4 21.02.19 43 2 8쪽
85 84화. 트릭 +4 21.02.17 30 2 5쪽
84 83화. 아단성 +4 21.02.13 35 2 8쪽
83 82화. 사랑 +2 21.02.11 39 2 7쪽
82 81화. 건무의 활약 +2 21.02.09 41 2 6쪽
81 80화. 참회의 시간 +2 21.02.06 33 2 7쪽
80 79화. 남자의 순애보 +4 21.02.05 34 2 7쪽
79 78화. 카르델의 위기 +6 21.02.04 34 3 7쪽
78 77화. 숨은 전략 +6 21.02.03 43 3 7쪽
77 76화. 가짜 금합 +4 21.02.02 31 2 6쪽
76 75화. 추격 +6 21.01.29 47 3 10쪽
75 74화. 선전포고 +6 21.01.28 42 3 5쪽
» 73화. 미끼 +6 21.01.25 40 3 11쪽
73 72화. 고우열의 분노 +8 21.01.21 48 4 6쪽
72 71화. 고민상담 +8 21.01.21 38 4 5쪽
71 70화. 형제의 동침 +9 21.01.19 48 4 12쪽
70 69화. 필연적인 조우 +7 21.01.18 39 3 11쪽
69 68화. 진정한 위엄 +8 21.01.15 35 4 5쪽
68 67화. 양견의 권세 +8 21.01.13 36 4 9쪽
67 66화. 설득 +8 21.01.11 42 4 9쪽
66 65화. 비상하는 고구려 +7 21.01.09 41 3 6쪽
65 64화. 마성의 귀공자 +7 21.01.08 53 5 4쪽
64 63화. 숙명 +7 21.01.06 42 4 7쪽
63 62화. 도피처 +10 21.01.04 47 5 5쪽
62 61화. 견제 +10 21.01.04 42 5 7쪽
61 60화. 벼슬자리 +8 21.01.01 55 4 5쪽
60 59화. 연인 +7 21.01.01 44 5 5쪽
59 58화. 유일한 안식처 +9 20.12.31 47 5 9쪽
58 57화. 음해 +10 20.12.28 52 5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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