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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 님의 서재입니다.

중학인생 역전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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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k2705
작품등록일 :
2018.04.11 21:14
최근연재일 :
2018.08.23 23:39
연재수 :
94 회
조회수 :
410,214
추천수 :
5,849
글자수 :
447,134

작성
18.04.18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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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8
추천
136
글자
7쪽

10화: 서열 정리 전 정리하는 시간

*습작을 겸하고 있으며, 머리 속에 떠오르는 대로 써 볼 생각입니다. 다시 한 번 잘 부탁드립니다.




DUMMY

중학인생 역전 프로젝트

10화: 서열 정리 전 정리하는 시간


24시간, 많은 사람들은 결코 적다고 할 수 없는 이 시간의 진정한 가치를 종종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잡일에 수면 시간까지 제하면 그까짓 열 다섯 시간도 되지 않을 거, 다음 날까지 하면 그만이라는 명분 하에 말이다. 그리고 늘 그 시간의 효용성을 놓친 다음에야 자괴감에 가까운 후회를 하며 다음 24시간을 다짐하게 된다.


왜 갑자기 이런 현학적인 말을 늘어놓느냐고? 바로 언젠가 누구든지 가질 수 있는 이 마음가짐 덕분에 아주 소중한 정보 하나를 날렸기 때문이다. 만약 마법의 일기장이 전해주는 복음과도 같은 소식을 무시하지 않았더라면, 하다못해 한 글자라도 읽어 볼 요량이 있었더라면, 앞으로의 일들을 더 수월하게 처리할 수 있었을 터였다.


사건은 이러했다. 점심시간, 재웅이 학력 측정 평가 대비를 위해 교내 도서실에 간 사이, 15반 3인방 사이에 작지 않은 갈등이 있었다. 이 나이 대 아이들이 늘 그렇듯이, 갈등은 별거 아닌 장난에서 시작되었다. 뭐 어떻게 보면 개인정보를 걸고 게임 하는 게 별 거 아니라고 할 수 있겠냐만... 빌어먹을 중학교 다닌다고 하면 다 그런 가 보다 하지 않는가.


어쨌든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게임의 타겟이 이미 내정 되어 있었다는 점, 그리고 그 불쌍하기 그지없는 희생양이 바로 김규홍이었다는 것이다. 교실 내에서 김규홍이 깽판 벌이는 걸 나름 지지 및 지원해주던 이들은 어쩐 일인지, 아예 처음부터 그를 골려 먹을 작정이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게임을 했는 지 까지는 전혀 관심 없지만, 심영진과 황진호는 사전에 나름대로의 트릭을 짜고, 김규홍의 패배를 유도했다. 물론 트릭이라는 단어가 뭔 지도 모를 김규홍이 그걸 눈치챌 리가 없으니 패자는 당연히 김규홍이 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그는 하는 수 없이 벌칙을 수행하게 되었다.


그러나 김규홍이 누구였던가, 앞뒤 안 보고 달려드는 그 시대의 상남자, 깡과 빽으로 이룩한 삼산초등학교 열혈마초 타이틀의 보유자 아니던가. 이틀동안 신나게 두들겨 맞으면서 갖은 망신을 당한 판에 나름 대등한 관계라 생각했던 이들에게 까지 굴욕을 겪고 싶지는 않았을 것이다.


결국 그는 벌칙 수행에 순순히 응대하지 않았고, 또다시 만만한 희생자를 물색했다. 그날 점심이 맛있었는지 아님 전날 레어탬이라도 건진 것인지, 그들을 바라보며 해맑게 웃고 있는 진성훈은 김규홍의 영원한 타겟 1순위였다. 그러나 그가 한 가지 간과하고 있는 게 있었다.


뭐 꼭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진성훈은 이미 포장마차 멤버로서 황진호와 안면을 튼 사이였다. 게다가 그날도 하교길에 오뎅 국물 한 사발 할 예정이었으니, 황진호는 진성훈에게 벌칙을 대신 수행하게 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리고 서슴없이 그런 짓을 할 아이도 아니었다.


그래도 사실상 최고권력자인 심영진을 어떻게 구워삶으면 되지 않았을까? 불행하게도 심영진은 중앙 정치에 뜻을 두고 있었다. 즉, 이미 대외적 이미지가 많이 추락한 김규홍을 편들어 줄 생각이 없다는 말이었다. 또한 그는 황진호와 딱히 서열을 나누지 않았기 때문에 진성훈을 끌어들일 생각 자체를 하지 못했다.


결국 김규홍의 어설픈 큰 그림은 그저 의미 없는 화장실 낙서가 되어버렸다. 그 어느 누구의 협조도 구하지 못한 채, 그는 꼼짝 없이 칠판에 자신의 주민등록번호와 SNS 아이디까지 쓰고 만 것이다. ‘친구신청 및 기념선물도 적극 환영합니다’라는 어디서 볼 법한 영업성 문구도 함께.


주변에 앉아있던 친구들, 이제는 별로 친하지 않은 그 아이들로부터 점심시간 김규홍 굴욕썰을 듣고 난 뒤, 재웅은 도서실에 갔던 자신을 책망했다. 어떤 용도로 쓰이던지 간에 최상급 품질의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자료이거늘, 그깟 학력 뭐시기 따위 공부한다고 날려 버리다니. 도대체 두번째 기회를 얻고도 왜 그렇게 대승적인 일처리를 하지 못하는 지 스스로 이해 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한편으로 뭔가 이상한 게 느껴졌다. 분명 오늘 알게 된 따끈따끈한 핫 이슈임이 틀림없는데, 뭔가 오래전 비슷한 사건을 겪은 듯한 느낌. 하지만 그 기억 속 모두에게 굴욕을 당한 건 김규홍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 사건을 주도한 사람이 김규홍이었던 것 같았다.


‘이상하다, 예전에 이런 일이 있었던 거 같은데... 근데 암만 생각해도 신상을 깐 사람이 김규홍은 아니었는데 말이지. 망할, 아무래도 일기는 매일 확인 해야겠어.’


희토류 뺨치는 자원을 어이없게 놓쳐버린 재웅은 다시는 일기의 가치를 날리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비록 접수 되자 마자 머리부터 발끝까지 싹 바꿔버릴 미래였지만, 적어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라서 손해 볼 필요는 없었다. 게다가 지금은 아직 정보화시대 아닌가. 기술 이전에 정보야 말로 최고의 가치가 될 수 있었다.


결과가 어찌되었든 그 사건 이후 김규홍은 15반 교실에 잘 머물지 않으려 했다. 그가 무슨 꿍꿍이라도 꾸미는 건지 자세히 알 길은 없었지만, 어쨌든 지금 시점에 중요한 건 그의 동태나 파악하는 게 아니었다. 재수없이 주먹이나 날려 대는 싸움꾼으로 낙인 찍히지 않는 게 더 중요했다.


그렇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대학교 열람실 생활 하듯이 산 며칠, 마침내 삼산중학교 주관 학력 측정 평가의 날이 다가왔다.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 이 시험은 마치 서버점검과 같은 짜증만 유발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두번째로 맞이한 오늘은 달랐다. 이 시험은 향후 3년 동안 누릴 학교 내 권력의 크기를, 미래를 뒤바꿀 중학인생 역전 프로젝트의 첫 장이었다.


“오늘 시험은 너희들이 초등학교때부터 해온 학업 성취도를 점검하는 시험이야. 괜히 내신 안 들어간다고 대충 볼 생각 말고, 열심히 봐라.”


늘 그렇듯, 시니컬한 말투, 무심한 표정과 함께 신소영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시험지를 나눠주었다. 지금 보면 그녀는 그냥 냉정한 여자였다.


“분명히 말하는 데 대충 치지 마라. 중1때부터 꼬이면 너네 고등학교 뿐만 아니라 대학교까지 다 꼬이는 거야. 점수 낮게 나오면 알아서 해.”


그때만 해도 참 밥맛 없는 소리로만 들렸는데, 지금 보면 딱히 틀린 이야기가 아니었다. 이 시험을 그저 구타유발대상으로 보고 가볍게 본 시절, 그 대가는 실로 참혹했다. 중, 고등학교 6년 동안 그는 단 한 번도 성적 자랑을 할 수 없었고, 고등학교 졸업 후 획득한 첫 타이틀은 대학생이 아닌 ‘재수생’이었다.


그 뿐만이랴, 한 번 꼬여버린 실타래는 해가 갈 수록 최악으로 치닫게 되었고, 결국 최종적으로 얻은 신분은 실업자(진)이었다. 그렇게 인생 역전도 못하고 인생 역적으로 전락한 것이다. 하지만, 갑자기 찾아온 두번째 기회, 절대 날려 먹을 수 없었다. 이 시험 이후 여론은 언제나 이재웅을 주목하게 될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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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화: 서열 정리 전 정리하는 시간 +2 18.04.18 9,009 136 7쪽
10 9화: 여론전 (2) +1 18.04.18 9,059 147 8쪽
9 8화: 여론전 (1) +2 18.04.17 9,270 153 8쪽
8 7화: 첫번째 분기점, 3월 15일 (3) +1 18.04.16 9,444 151 8쪽
7 6화: 첫번째 분기점, 3월 15일 (2) +2 18.04.15 9,476 154 7쪽
6 5화: 첫번째 분기점, 3월 15일 (1) +1 18.04.14 9,756 156 8쪽
5 4화: 자각몽이냐 현실이냐 (4) +3 18.04.14 9,705 150 7쪽
4 3화: 자각몽이냐 현실이냐 (3) +1 18.04.13 9,925 139 8쪽
3 2화: 자각몽이냐 현실이냐 (2) 18.04.12 10,425 145 8쪽
2 1화: 자각몽이냐 현실이냐 (1) +1 18.04.12 11,464 144 8쪽
1 프롤로그: 잃어버린 금 공강 +4 18.04.12 12,694 142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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