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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 님의 서재입니다.

중학인생 역전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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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k2705
작품등록일 :
2018.04.11 21:14
최근연재일 :
2018.08.23 23:39
연재수 :
9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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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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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49
글자수 :
447,134

작성
18.04.14 21:36
조회
9,756
추천
156
글자
8쪽

5화: 첫번째 분기점, 3월 15일 (1)

*습작을 겸하고 있으며, 머리 속에 떠오르는 대로 써 볼 생각입니다. 다시 한 번 잘 부탁드립니다.




DUMMY

중학인생 역전 프로젝트

5화: 첫번째 분기점, 3월 15일 (1)


과거로 돌아온 뒤 맞게 된 첫 주말, 역시 과거의 중학생 이재웅이 했던 대로 일기는 쓰지 않았다. 하지만 단지 일기만 쓰지 않았다고 해서, 그 시간에 게임을 했다는 뜻은 아니었다. 운명의 3월 15일이 다가오기 전, 몸과 마음을 차분히 하는 차원에서 그가 현재 무엇을 해야 미래를 바꿀 수 있을 지 궁리 해봤을 뿐이었다.


문제는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신박한 방도가 떠오르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그냥 지금의 나이로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었다. 차라리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어디 로또 당첨 번호 몇 회분이나, 배당이 많이 몰릴 만한 역사적인 스포츠 경기 스코어라도 외우고 다니는 건데, 망할.


재웅은 자신이 3월 15일자 일기가 써진 페이지 윗부분에 새로 남긴 글귀를 바라보았다. ‘중학(中學)인생 역전 프로젝트’, 비록 지금 당장 미래에 먹고 살 걱정 하지 않아도 될 만큼의 돈을 벌 수 있는 건 아니었지만, 어쨌든 그에겐 미래를 바꿀 수 있는 힘이 있었다. 특히 기껏해야 어린애들 밖에 없는 삼산중학교, 기억 저편 속 모교는 이제 그에게 있어 무주공산이나 다름없었다.


“재웅아, 너 어제 왜 안 들어왔어?”


“응? 안 들어오다니 무슨 말이야?”


“어제 보니까 너 접속 안 했었더라고, 너 이번주 내로 ‘진실의 씨앗’ 퀘스트 깬다고 했잖아.”


참 일관적이고 순진하기 짝이 없는 아이구나, 진성훈, 재웅은 또다시 게임 이야기 삼매경에 빠진 옛 친구를 바라보았다. 자신이 오늘 어떤 꼴을 당하게 될지 전혀 모른 채 해맑은 웃음을 짓기만 하는 그가 그저 안타깝고 답답할 따름이었다.


“야, 성훈아.”


“응?”


“넌 김규홍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


무의식적으로 튀어나온 질문이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오늘 이후 평생의 짐을 안겨줄 잊지못할 양아치에 대한 불쌍한 희생자의 시선이 어떠한 지 궁금한 점도 있었다. 잠시 뒤, 단 한 순간으로 자신을 3년간 학교내 욕받이로 전락하게 한 김규홍에 대해 진성훈은 이러한 평을 남겼다.


“글쎄, 걔하고 거의 말을 안 해봐서. 걔 엄청 노는 애잖아. 싸움도 잘하는 거 같던데.”


‘잘하긴 개뿔, 그저 가오에 살고 가오에 죽는 한심한 인생일 뿐이지.’


학교에 들어와서도 재웅의 머릿속은 온통 3월 15일자 일기 내용으로만 가득 차 있었다. 대체 뭐하다가 진성훈과 김규홍 사이에 시비가 붙었을까, 아니 어쩌다가 김규홍이 자신과 별 접점도 없는 진성훈을 타겟으로 삼게 된 걸까? 점심 시간에도 재웅은 밥을 뜨는 둥 마는 둥 하며 진성훈과 김규홍의 움직임에만 자신의 초점을 맞추었다.


특이하게도 그날 그는 진성훈과 점심을 먹지 않았다. 그의 곁에는 진성훈 대신 새로운 얼굴들이 앉아있었다. 물론 지금 시점에서 다 잊어 먹은 얼굴까진 아니었다. 나름 계속 친하게 지낼 수 있을 것이라고 여기고, 고등학교, 심지어 대학교 입학 직후까지 연락하고 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상을 놓고 보면, 그저 중학교 1학년 때의 보잘 것 없는 추억 하나로만 약하게 이어져 있던 얇은 인연줄에 불과했다. 정말 사소한 이유로 그들과 헤어졌고, 이제는 살았는지 죽었는지 조차 모르는 지나가는 행인 A정도의 관계로 바뀌었던 까닭이었다. 지금이야 서로 친해 지기 시작하는 단계라는 핑계로 붙어있지만, 그냥 밥맛 없었다.


밥을 먹고 배식차가 교실 밖으로 나간 이후에도 딱히 특기할 만한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또다시 과거의 자기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그렇게 별 쓸데없는 사족까지 붙여가며 구구절절 썰을 풀어놓았으면서, 정작 언제 때렸는지, 왜 때리게 되었는지, 당시 사건에 대한 어떤 객관적인 분석도 안 하다니, 이러니까 뽑아가는 기업이 없는-


‘쿠당탕!’


그러나 운명의 순간은 정말 말 그대로 아무 예고없이 찾아왔다. 그래도 친해지려 접근한 아이들에게 예의상 응대를 해주던 와중이었다.


“야, 말려!”


“말리긴 뭘 말려? 말리지 마라!”


싸움을 말리니 마니 하는 급우들 목소리 속 단연 가장 크게 들리는 것은 예상했던 대로 김규홍의 목소리였다. 그는 자신이 교실에서 향후 1년 간 누리게 될 권력을 과시하듯, 못생긴 얼굴을 구겨 대며 말리려는 학우들을 향해 마구 소리를 질러 댔다. 그리고 일기에 써진 내용 그대로, 진성훈은 그에게 헤드락이 걸린 채 일방적으로 맞고 있었다.


“쟤 갑자기 왜 저런데?”


“뭔데, 갑자기 왜 싸우는 거야?”


“말려야 하는 거 아냐?”


아이들은 ‘어떻게 되든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라는 속마음을 얼굴에 그대로 내비치며 의례적으로 할 말만 쏟아낼 뿐, 아무도 진성훈을 도와주려 하지 않았다. 물론 그들도 진성훈이 별 이유 없이 맞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게 분명했다. 저런 양아치 면상을 까버리지는 못 할 망정, 그저 지켜 보고만 있다니.


재웅은 일기에 기록된 그 작은 순간, 김규홍과 진성훈이 한 눈에 들어오길 기다렸다. 분명 나는 걔네 두 명이 동시에 눈에 들어왔을 때, 그렇게 생각을 했었지, ‘김규홍이 면상 까버리고 싶다’. 그리고 두번째 기회를 얻은 지금 이 순간, 이를 또다시 생각으로만 담아둘 필요는 없었다. 그는 마음을 가다듬고 자리에서 일어나 싸움 현장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빠아악!’


단 한 방의 발차기 한 방에 왁자지껄하던 교실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못생긴 면상에 묵직한 발바닥 한 방,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에게 분명 효과적인 한 방임이 틀림없었다. 5교시 시작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에서 이제 그가 해야 할 일은 모든 아이들이 동의할 만한, 이른바 정치적으로 올바른 발언만 딱 던져주면 되는 것이었다.


“이 양아치 같은 게, 네가 무슨 조폭이야? 왜 죄 없는 애들은 패고 앉아있어?”


아, 이걸 생각한 게 아닌데, 뭐, 상관없다. 어차피 지금 나이 또래 애들에게 고급 어휘는 그저 샌님으로만 보이게 만들 뿐이니까. 이왕 이렇게 된 거 그냥 군대에서 하던 대로만 하자. 물론 병영 체험 효과를 위해서는 한번의 폭력이 더 필요했다. 두 세 대도 필요치 않다, 딱 한 대면 된다.


‘찰싹!’


“야, 김규홍, 앞으로 조심해라. 한 번만 더 교실에서 깽판 치면 그때는 이걸로 안 끝나, 아주 그냥 반병신으로 만들어줄 테니까. 알겠냐?”


“······”


“이 새끼가, 대답 안 하지? 하게 만들어줘?”


손을 다시 들어올렸지만, 김규홍은 끝내 대답하지 않고 말없이 눈물만 흘렸다. 게다가 하필 그때 수업종이 울리는 바람에 더 때릴 수도 없었다. 그리고 그날 수업이 끝날 때까지 김규홍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재웅도 딱히 특별한 승리를 거두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일을 시원하게 저질렀고도 왜 개운하지 않은 걸까, 이 뭔가 급한 일 처리하다 중간에 부리나케 끊고 나온 듯한 이 느낌은 뭐지? 무언가 불길한 예감에 재웅은 김규홍의 작은 행동 하나까지도 주의 깊게 지켜보았다. 분명 저놈에게서 뭔가 냄새가 나, 뭔가 자신이 당했다는 걸 도저히 인정 못하겠다는, 그래서 2차전을 해보겠다는 결의 같은···?


그리고 역시나 그의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담임의 종례가 끝나고 진성훈과 함께 집으로 가려던 재웅의 앞길을 막은 인물은 역시나 김규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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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6화: 첫번째 분기점, 3월 15일 (2) +2 18.04.15 9,476 154 7쪽
» 5화: 첫번째 분기점, 3월 15일 (1) +1 18.04.14 9,757 156 8쪽
5 4화: 자각몽이냐 현실이냐 (4) +3 18.04.14 9,706 150 7쪽
4 3화: 자각몽이냐 현실이냐 (3) +1 18.04.13 9,925 139 8쪽
3 2화: 자각몽이냐 현실이냐 (2) 18.04.12 10,425 145 8쪽
2 1화: 자각몽이냐 현실이냐 (1) +1 18.04.12 11,465 144 8쪽
1 프롤로그: 잃어버린 금 공강 +4 18.04.12 12,694 142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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