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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 님의 서재입니다.

중학인생 역전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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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k2705
작품등록일 :
2018.04.11 21:14
최근연재일 :
2018.08.23 23:39
연재수 :
94 회
조회수 :
410,217
추천수 :
5,849
글자수 :
447,134

작성
18.04.14 11:45
조회
9,705
추천
150
글자
7쪽

4화: 자각몽이냐 현실이냐 (4)

*습작을 겸하고 있으며, 머리 속에 떠오르는 대로 써 볼 생각입니다. 다시 한 번 잘 부탁드립니다.




DUMMY

중학인생 역전 프로젝트

4화: 자각몽이냐 현실이냐 (4)


‘어? 이게 뭐야···?’


재웅은 순간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그리고 곧바로 책상 한 켠에 놓여져 있는 컴퓨터를 킨 뒤, 날짜를 확인했다. 3월 12일, 컴퓨터가 가리키는 날짜는 분명 3월 12일이었다. 잠시 후 재웅은 살짝 떨리는 듯한 손으로 일기장을 들어 마지막으로 쓰여진 일기의 날짜를 확인했다. 3월 11일자 다음에 쓰여진 일기의 날짜는 3월 15일, 다음 주 월요일이었다.


‘내가 중학교때 아무리 생각없이 살았다지만, 이렇게 미래 일기까지 쓸 정도로 병신은 아니었는데. 그리고... 맞아!’


믿을 수 없는 눈으로 일기장을 들여다보던 재웅은 잊어버린 어린 시절의 버릇 하나를 기억해냈다. 학창시절, 그는 웬만하면 일기를 거의 매일 쓰는 편이었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당시 갓 도입 되려 하던 주5일제를 미리 예상이라도 한 마냥, 주말에는 일기를 거의 쓰지 않는 버릇이 있었다.


물론 주5일 수업제도가 제대로 시행 될 것을 알고 그렇게 한 건 아닐 터였다. 일기쓰기가 주말 일정에 포함되지 않았던 이유는 단지 그가 그날 게임을 했기 때문이었다. 기억에 의하면 주말은 입시 공부에 매말라버리게 될 아들에 대한 특별한 배려 차원에서 어머니가 허락하신, 공식적으로 게임을 할 수 있는 날이었다.


‘그래, 나는 주말에 일기를 거의 쓰지 않았어. 현장 학습으로 나가거나, 뭔가 게임 대신 다른 활동을 하지 않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말이지... 그리고 내가 학교 다닐 적에는 놀토가 격주로 시행되었으니까, 이번 주말은 보나마나 게임으로 날려 먹었을 거야. 그러고 그 다음주 월요일에 일기를 썼을 것이고.’


일기장을 접은 채로 한참동안 생각에 잠겨 있던 재웅은 마침내 결정을 내리고 일기장을 다시 펼쳤다. 이런 말도 안되는 상황에서 주변에 벌어지는 일들이 현실인지 아닌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그냥 직접 부딪혀 보는 것 만큼 확실한 방법이 없었다. 그는 눈을 크게 뜨고 일기장에 갑자기 나타난 3월 15일자 내용을 읽어 나갔다.


[3월 15일 월요일, 오늘도 많은 일들이 있었다. 일단 아침부터 나는 영어 선생님께 야단을 맞았다. 아, 나는 왜 이렇게 영어를 못하는 것일까··· 이래서 하버드는 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븅신, 하버드는 무슨··· 이때 아는 학교가 하버드 밖에 없었나 보네. 근데, 이 선생도 진짜 악질이었네. 무슨 챕터 1 문법 하나 모른다고 대학도 못 간다는 소리를 하고 앉아있냐. 지는 뭐 얼마나 대단한 학교 나왔다고···’


아직 벌어지지 않은 일이었기에 사실일지 아닐지 확신할 수는 없었지만, 딱히 신경 쓸 만한 것도 없는 듯 했다. 일기장의 내용은 여느 중학생들이 얼마든지 쓸 법한 별 영양가 없는 내용들로 가득 차 있었다. 다만 어린시절의 자신이 이렇게나 일기를 길게 썼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었다.


‘뭐, 선생이 말을 생각 없이 하긴 했어도, 나도 참 시간 낭비 많이 했다. 그렇게 혼난 게 억울하면 다음에 혼나지 않도록 공부를 했어야지, 이까짓 일기 하나 쓰는데 시간을 허비하고 앉아있냐. 지금 어디 처박혀 있는지도 모르는데. 아주 이 참에 다 갖다 버려야···. 어라? 이것 봐라···?’


일기장을 버리기로 마음을 정할 찰나에 재웅의 시선을 사로잡는 구절이 있었다. 바로 중학교 1학년 1학기 교실에서 벌어진 첫 싸움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리고 그 내용을 읽어갈수록 재웅은 점점 얼굴이 화끈거리기 시작했다.


[오늘 반에서 첫 맞짱이 있었다. 아니다, 맞짱이라고 하기엔 너무 일방적이었다. 어쨌든 여태껏 내가 15반이 된 이래 가장 핫한 사건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마음이 영 불편하기만 하다. 나와 친해진 지 얼마 되지 않는 친구가 맞는 모습을 지켜 보기만 했기 때문이다. 성훈이는 착하고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는데, 대체 왜 김규홍 같은 놈한테 맞은 걸까. 솔직히 마음 같아서는 성훈이에게 헤드락을 걸고 얼굴을 마구 때리는 김규홍의 면상을 발로 까고 싶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그래도 어쨌든 간에 김규홍은 쓰레기 같은 놈이다. 4학년때도 괜히 나한테 소리지르고, 공도 제대로 못 찬다고 꺼지라고 했던 놈 아닌가···]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재웅은 일기를 집중해서 읽을 수 없었다. 과거 까마득히 잊고 있었던 모든 기억, 특히 진성훈과 김규홍에 대한 모든 기억의 조각들이 한꺼번에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그는 일기를 통해 김규홍이 왜 그렇게 기억 속에 각인되어 있는지, 중학교에서 처음 친해진 진성훈이라는 아이가 왜 잊혀졌는지 알 수 있었다.


3월 15일은 진성훈이 김규홍에게 처음으로 맞은 날인 동시에 교실 내에서 왕따로 전락하게 되는 그에게 있어 가장 불행할 수도 있는 날이었다. 그리고 그날 진성훈이 나름 친구라고 생각했을 자기 자신은 그가 맞는 걸 그저 지켜 보기만 했다. 또한 3월 15일의 일이 있고 난 뒤 그는 다른 아이들과 친해지게 되면서 진성훈을 잊어버렸다.


동시에 이 날의 기억도 세월이 흐를수록 재웅에게 있어 잊고 싶은 기억이 된 게 틀림없었다. 분명히 진성훈은 김규홍에게 어떤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유없이 그에게 맞은 이후 진성훈이 얻게 된 학급 내 지위는 이른바 ‘왕따’였다. 그리고 그 아이를 도와준 친구들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렇게 악몽의 1년이 지나고 난 뒤, 재웅은 진성훈과 다른 반이 되었고, 진성훈은 김규홍과 같은 반이 되어 전교생에게 놀림 받는 ‘전따’가 되고 말았다. 단지 같은 서버에 있다는 이유로 해맑은 웃음을 지으며 말 걸어주는 아이가 그런 집단 폭력에 저항할 리는 없었다. 어쨌든 재웅은 중학교 2학년 이후로 그 아이에 대해 전따가 되었다는 것 외에는 아무 소식도 듣지 못했다.


‘면상을 발로 까고 싶었던 게 아니라 그냥 발로 까서라도 이 애 편을 들어줬어야 하는 건데. 기껏해야 중학생 밖에 안되는 놈들이 뭐가 두렵다고······?’


잠시 후 뭔가 기발한 아이디어라도 생각해낸 모양인지, 재웅은 기묘한 미소를 지었다. 어쨌든 과거로 돌아온 그는 이제 몸만 중학생일 뿐, 마음까지 중학생은 아니었다. 이는 곧 일기장에 기록된 3월 15일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의미했다. 이미 다 겪어봤고, 별로 좋지 않았다는 사실도 알고 있는 마당에 굳이 똑같은 길을 되풀이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재웅은 침대 위의 커다란 베개를 바닥에 내려놓고 조심스럽게 발을 내질러 보았다. 늦게 나마 시작한 운동이 새로운 미래를 위한 초석이 되는 구나. 그는 자연스럽게 나오는 발차기 자세에 내심 뿌듯해 지는 자신을 느낄 수 있었다.


‘3월 15일은 이제 잊고 싶은 과거가 아니게 될 거야. 김규홍, 다음주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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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화: 자각몽이냐 현실이냐 (4) +3 18.04.14 9,706 150 7쪽
4 3화: 자각몽이냐 현실이냐 (3) +1 18.04.13 9,925 139 8쪽
3 2화: 자각몽이냐 현실이냐 (2) 18.04.12 10,425 145 8쪽
2 1화: 자각몽이냐 현실이냐 (1) +1 18.04.12 11,464 144 8쪽
1 프롤로그: 잃어버린 금 공강 +4 18.04.12 12,694 142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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