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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 님의 서재입니다.

중학인생 역전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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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k2705
작품등록일 :
2018.04.11 21:14
최근연재일 :
2018.08.23 23:39
연재수 :
9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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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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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49
글자수 :
447,134

작성
18.04.12 12:45
조회
11,464
추천
144
글자
8쪽

1화: 자각몽이냐 현실이냐 (1)

*습작을 겸하고 있으며, 머리 속에 떠오르는 대로 써 볼 생각입니다. 다시 한 번 잘 부탁드립니다.




DUMMY

중학인생 역전 프로젝트

1화: 자각몽이냐 현실이냐 (1)


‘말도 안돼··· 이건 분명 꿈이야!’


눈앞에 펼쳐진 현실,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현실이었다. 화장실 거울 속에 서있는 화석 냄새 물씬 풍기는 이십대 청년이 아니었다. 물론 화석 냄새 나는 것도 그리 좋은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렇게 못 봐줄 정도의 액면가를 지닌 어린애보다는 훨씬 나았다. 거울 속의 재웅은 몇 번이고 볼과 다리를 꼬집어보고 손바닥으로 머리를 때려 보기도 했다.


하지만 아무 소용없었다. 꼬집은 자리는 벌겋게 부었고, 가뜩이나 단단한 머리를 내려친 손바닥만 얼얼할 뿐이었다. 결국 물리적 데미지만 받은 거울 속 중학생 재웅은 한 가지 가설을 새로 세우고 행복 회로를 돌려보았다. 그렇다, 이게 바로 말로만 듣던 자각몽이다, 난 지금 이게 꿈인 걸 스스로 알고 있기 때문에 모든 오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그럼 이제 새로운 경험 하나를 했으니 꿈에서 깨고 자소서 소재로 킵 해두기만 하면 된다!


···그러나 그 망할 행복회로마저 몽중몽에 불과했던 것일까, 중학생으로 돌아갔다는 나름 신박한 컨셉의 꿈은 도무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진짜 안되겠다 싶어 샤워기를 틀고 곧바로 냉수 마찰까지 질러보았지만, 그저 부드러운 피부에 오한이 찾아올 뿐이었다. 심지어 머리까지 다 말린 다음 밥상에 앉아서도, 아침밥을 꾸역꾸역 넘기면서도 그는 여전히 꿈 속에 있었다. 아니 적어도 그렇게 믿고 싶었다.


“재웅아, 무슨 일 있니? 왜 그렇게 울상을 짓고 있어.”


“아, 아니에요. 그냥 어제 잠을 설쳐서 그런 거 같아요.”


자상한 아버지의 질문은 고맙지만, 이건 진짜 당연히 울상을 안 지을래야 안 지을 수가 없는 상황이다. 이 시점에서의 재웅의 머릿속으로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기억들은 가히 절망적인 것들 밖에 없었다. 중등, 고등 포함해서 친 중간, 기말, 수행평가, 기타 등등의 것들, 인생의 쓴맛을 처음 보여줬던 대학 입시, 그리고 정말 머리에 총을 들이밀어도 죽음을 선택할 훈련소 입소의 순간까지.


“너 만에 하나 새벽에 몰래 컴퓨터 하다 걸리는 날에는 아주 대학 들어갈 때까지 컴퓨터 못할 줄 알아라.”


“허허, 여보 아침부터 괜히 쓸데없는 이야기를 하고 있어.”


맞아요, 어머니, 전 지금 심각하다구요. 재웅은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하며 눈을 요리조리 돌렸다. 흰 머리가 몇 가닥 밖에 보이지 않는 팔팔한 부모님들의 모습, SNS에 추억 팔이용으로나 가끔 올라오는 촌스럽기 짝이 없는 텔레비전 광고까지··· 집안 속 모든 물건들은 과거 속의 것들이었다. 아무리 봐도 꿈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생생했다.


“잘 먹었습니다.”


재웅은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방으로 돌아와도 이상하긴 매한가지였고, 모든 게 어색하게만 느껴졌다. 분명 몇 시간 동안 자기 소개 소설 몇 편을 쓰고 피곤함에 절어 몸을 던진 게 어젯밤 일이었는데, 단지 아침이 되어 눈을 떴을 뿐인데, 그의 방은 여느 평범한 중학생의 방으로 바뀌어 있었다. 그리고 장롱에 걸려있는 옷을 보았을 때 이 위화감은 극에 달했다.


‘그래, 일단 집 밖으로 나가자, 그럼 꿈에서 깰 지도 몰라.’


재웅은 또다시 행복회로를 돌리며 몸에 교복을 대충 껴입었다. 아득히 오래 전 기억으로만 남아있는 중학교 교복은 작은 몸으로 입기엔 좀 많이 컸다. 대충 중2 여름을 넘긴 시점부터 키가 크기 시작했으므로, 그는 지금 중학교 1학년과 2학년으로 올라 간지 얼마 안된 상태인 듯 했다.


“다녀오겠습니다.”


좋아, 현관문을 나서고 잠에서 깨면 된다, 오늘은 축복받은 금 공강이다. 재웅은 집 밖을 나서면서도 행복회로 가동을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집 밖으로 나서도 그대로였다. 그저 가꾸지 않은 피부로 미세먼지도 없는 차가운 공기가 부딪힐 뿐이었다. 십여 년 전 공기는 이렇게나 추웠던가, 그는 절망스러운 표정으로 집을 나섰다.


일단 추운 걸 보니 연초 아님 연말인데, 수많은 기억 속으로 파묻어버린 중학교가 다가올 수록 그의 머리속은 점점 더 복잡해졌다. 만약 지금 이 순간이 현실이라면 과거의 기억은 정말로 개꿈이어야 했고, 금방 잊어야만 했다. 결국 문턱에도 가지 못한 특목고를 가니 마니 하며 학원 뺑뺑이를 다시 치곤 싶지 않았기, 적어도 그걸 알고 다시 겪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것 뿐이랴, 만약 지금이 현실이라면 다시는 생각하고 싶지 않은 입시도 다시 치러야 할 판이다. 그리고 군대, 정말 못 볼 꼴 다 보고 나온 그 곳에 다시 들어갔다 나와야 한다. 그것 때문에 라도 지금이든 전날까지의 기억이든 둘 중 하나는 반드시 꿈이어야 했다. 세상 어느 누구도 군대 시절의 기억을 가진 채로 다시 입대하는 건 용납하지 못할 테니까.


‘그래, 그냥 둘 중 하나는 악몽이었던 거야, 데자뷰든 예지몽이든 간에 하나는 오늘 안으로 잊어야만 해.’


“재웅아!”


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 건널목을 건너던 재웅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았고, 곧 그의 옆으로 통통한 남자 아이 하나가 달려오며 반갑게 인사했다. 그리고 그 아이를 보자 마자 그의 머릿속으로 불현듯 그 아이의 이름이 지나갔다. ‘진성훈’, 재웅에게 천진난만하게 웃음 짓는 아이의 이름은 진성훈이었다.


그와 함께 재웅은 복잡하게 뒤엉킨 기억 한 조각이 짜맞춰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진성훈은 재웅이 중학교에 입학한 후 잠깐동안, 정말 아주 잠깐 동안 친하게 지냈었던 기억 저편의 아이였다. 그리고 자세한 내막은 아직 생각나지 않았지만, 그는 입학 한지 얼마 안되어 진성훈과 더 이상 같이 다니지 않았다. 그렇다면···


“성훈아, 우리 교실이 어디였지?”


“엥? 너 교실 아직 어디에 있는 지 못 외웠어? 3층에 있잖아, 그 뭐냐, 학교 멀티 말이야.”


학교 멀티, 뭔 놈의 용어를 지어도 참, 어쨌든, 학교 멀티, 3층, 학교 멀티··· 그래, 지금 난 중학교 1학년으로 돌아온 거야. 방실방실 웃기만 하는 성훈을 바라보며 재웅은 또다른 기억의 조각을 찾아냈다. 중학교에 갓 입학한 그가 첫 수업을 받았던 교실은 넘치는 학생수를 감당하지 못한 학교가 궁여지책으로 지은 부속건물에 있었다.


그리고 그 건물 3층에는 1학년 교실이 두 개 있었다. 좋아, 이제야 뭔가 뚜렷해지는 거 같네. 재웅은 자신이 중학교 1학년임을, 전날까지의 일은 어떤 악몽의 한 조각임을 확신했다. 중학생이면 그냥 별 말 같지도 않은 상상이 일상 아니던가, 분명 그는 어디서 드라마나 영화 같은 걸 보고 전날까지의 일을 상상한 것일 터였다.


이제 남은 일은 악몽의 잔상을 하루 빨리 지워버리고, 재미있는 학교 생활만 하면 그만이었다. 그런데 불현듯 재웅은 또다른 기억의 조각이 자신의 머릿속으로 들어오는 걸 느꼈다.


“성훈아, 우리 오늘 뭐 하는 거 있었나?”


“음··· 아, 맞다! 숙제! 수학선생님이 오늘까지 문제 풀어오라고 했는데, 너 숙제 했어?”


“···어··· 아마 안 했을 거야···. 아닌가? 모르겠다.”


재웅은 수학 숙제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지 못했다. 이러면 안되는데, 만약 수학 숙제가 있었다면 그는 반드시 기억해야 했다. 그래야만 어제까지 자기 소개 소설 쓰던 게 전부 허상이 될 수 있었다. 재웅은 또다시 불안해졌다. 이런 식으로 기억의 조각을 짜맞추는 것 같은 느낌은, 뭔가 좋지 않았다.


“큰일이네, 우리 수학 선생님은 숙제 안 해오면 수업 시간 내내 엎드려 뻗쳐 시킨대잖아. 점심때 친구한테 보여 달라고 해야겠다.”


진성훈이 말했다. 그와 동시에 재웅은 한 가지 묘안을 떠올렸다.


‘점심 시간이라··· 한 번 풀어보자. 그러면 내가 과거로 건너온 건지, 악몽을 꿨던 건지 대충 알 수 있을지도 몰라.’


작가의말

*4월 14일: 문장과 표현을 조금씩 수정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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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4화: 자각몽이냐 현실이냐 (4) +3 18.04.14 9,706 150 7쪽
4 3화: 자각몽이냐 현실이냐 (3) +1 18.04.13 9,925 139 8쪽
3 2화: 자각몽이냐 현실이냐 (2) 18.04.12 10,425 145 8쪽
» 1화: 자각몽이냐 현실이냐 (1) +1 18.04.12 11,465 144 8쪽
1 프롤로그: 잃어버린 금 공강 +4 18.04.12 12,694 142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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