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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 님의 서재입니다.

중학인생 역전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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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k2705
작품등록일 :
2018.04.11 21:14
최근연재일 :
2018.08.23 23:39
연재수 :
94 회
조회수 :
410,213
추천수 :
5,849
글자수 :
447,134

작성
18.04.13 11:18
조회
9,924
추천
139
글자
8쪽

3화: 자각몽이냐 현실이냐 (3)

*습작을 겸하고 있으며, 머리 속에 떠오르는 대로 써 볼 생각입니다. 다시 한 번 잘 부탁드립니다.




DUMMY

중학인생 역전 프로젝트

3화: 자각몽이냐 현실이냐 (3)


과거로 돌아온 걸 정말로 확신하게 된 것은 수학 시간이 아닌 영어 시간에서였다. 중학생 이재웅에게 영어란 본래 최악의 과목이었다. 영어가 내신이든 수능이든 뭐든지 발목잡던 세월... 하지만 절치부심의 재수생활과 해외 연수까지 끝낸 대학생 이재웅에게 중학교 영어는 굳이 주의 깊게 들을 필요도 없었다.


‘참나, 이걸 몰라서 교과서를 통째로 외웠다고? 진짜 한심하게 살았었구나 이재웅.’


애들도 눈길 하나 주지 않을 안데르센 동화전집 스타일 삽화와 큼지막하게 찍힌 영문들을 바라보며 재웅은 혀를 찼다. 확실히 그는 중학교때 공부를 등한시 했던 게 틀림없었다. 이렇게 읽기 쉽게 만들어진 글을 해석 못해서 주눅들고, 부모님 등쌀에 밀려 학원 뺑뺑이를 쳤다니, 돌아보면 참 한심하기 짝이 없는 인생이었다.


“아, 맞다. 재웅아, 나 어제 ‘노란 십자가방패’ 득템 했다.”


“노란 십자가방패? 그게 뭐하는 건데?”


“너 그거 몰라? 너 저번주에 그 방패만 얻으면 소원이 없겠다고 말했잖아. 이거 못해도 25만원에 내다 팔 수 있어!”


“아... 잘 됬네, 그럼.”


짧디 짧은 하교길에서조차 진성훈은 끊임없이 게임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재웅은 그냥 한 귀로 흘려 들었다. 그도 한 때 게임을 좋아하는 편이었으나 수십, 수백 개의 자기 소개서 작성하기에도 벅찬 마당에 게임은 그냥 사치이자, 시간 낭비에 불과했다. 물론 성훈의 나이대에는 게임이 가장 즐거울 수도 있었고, 중학생 이재웅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재웅은 산전수전 예비군, 스펙전까지 다 치르다가 과거로 돌아온 재웅이었다. 어디 판타지 소설에서나 벌어질 일임이 확실했지만, 사실은 사실이었다. 너무나도 선명하게 기억나는 지식들과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 그리고 가끔가다 기억나는 오늘 이후의 일들까지, 그는 분명히 미래에서 과거로 회귀한 게 틀림없었다.


그리고 이건 어쩌면 또다른 기회가 될 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일단 지금 상태로 시험을 친다면 전교권은 볼 것도 없었고, 학생들이 그렇게나 노래 부르는 특목고도 얼마든지 갈 수 있었다. 그 말은 곧 그의 미래를 더 나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는 뜻이었다. 그러니 게임에 관심을 가질래야 가질 수가 없는 게 당연한 거 아니겠는가? 재웅은 게임 삼매경에 빠진 진성훈을 뒤로 하고 집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오늘 학교에서 별 일 없었니?”


소파에 누워 티비를 보고있던 어머니는 재웅을 반갑게 맞이하더니, 이내 그에게 전단지 몇 장과 지역정보지를 주었다.


“너, 이것 좀 봐라. 요즘은 특목고가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한 시작이라더라.”


어머니가 준 전단지는 예상대로 각종 단과 학원 전단지들이었다.


“학원 한 개만 다녀서 좋은 성적 받기는 힘들잖니. 한 번 영어 학원 다녀보는 게 어떻겠어?”


어머니가 말했다. 그가 기억하기로 아들의 학업 성취도에 대한 어머니의 의심은 대충 대학생이 된 이후에나 사그라졌다. 정확히 말하자면 군대에서 전역하고 더 좋은 대학으로의 편입이나 대학원에 대한 생각을 접은 다음이었다. 어차피 대학생 이재웅의 세계에서 대학의 간판이 가지는 효과는 무의미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건 대학교에 들어간 이후의 이야기고 그 전이라면 또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었다.


“어디 등록할래?”


“엄마, 영어 학원은 중간고사 끝나고 알아봐도 괜찮지 않을까? 첫 시험은 내가 혼자서 공부해보고 싶은데, 실력 테스트도 할 겸.”


하지만 어머니는 재웅의 말에 동의하지 않는 듯 했다. 그리고 그녀의 일갈을 한바탕 듣고 난 후에야 재웅은 자신이 학원 일반반을 수강하고 있다는 걸 기억해냈다. 하지만 학원 일반반을 다닌다고 해서 굳이 꽁돈을 날릴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까짓거, 시험 좀 대충 잘 치고 특수반 들어가면 그만이지. 그런데 어떻게 해야 어머니를 설득할 수 있을까?


스슥스슥스슥, 저녁 식사 때까지 재웅은 학원에서 사라고 한 문법책을 펴고 공책에 정리했다. 스스로 공부하겠다는 자식의 말을 못 믿는 부모의 마음을 돌리는 방법은 그들에게 보여주는 것이었다. 아마 부보님은 자식이 대단하다고 느낄 것이다. 하지만 대학에 들어간 이후로 매 시험마다 열람실에서 밤을 새왔던 그에게 고작 두 세시간 앉아있는 건 그야말로 식은죽 먹기였다.


그리고 예상대로 항상 재웅을 못 미더워 하던 어머니는 그가 정말로 두 시간 넘게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자 꽤 놀란 듯 했다. 재웅은 대견해 하는 어머니를 보며 나름 뿌듯했지만, 자신이 얼마나 의자를 멀리했으면 저럴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사실 중학교 시절의 재웅의 일상은 게임 이야기에만 빠져 있는 진성훈의 하루와 별반 다르지 않았던 것 같았다. 하도 오래되서 그것조차 희미한 기억으로 남아있을 뿐.


그런데 진성훈하고는 어쩌다가 멀어졌고, 왜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걸까? 말없이 영어책을 정리하던 재웅은 펜을 잠시 내려놓고 자신에게 해맑게 이야기 하던 기억 저편의 동창을 생각했다. 하물며 김규홍 같은 놈도 잘 기억하는 마당에, 그는 진성훈이 왜 지나가는 기억의 한 조각에 불과한지 이해 할 수 없었다.


게임을 많이 해서? 아니었다. 게임 많이 하는 것만 따지면 그도 만만치 않았다. 그는 사실 진성훈이 자랑한 노란 십자가방패를 알고 있었다. 그에 대해 모른 척했던 이유는 어떻게 보면 소름 돋는 것일수도 있는데, 그의 대학 시절 버릇이 나온 거였다. 그는 대학생이 된 후 언제부터인가 게임 이야기만 하는 사람들을 멀리 했다.


그럼 공부를 못해서? 당연히 아니었다. 진성훈이 진짜 공부를 못하는 아이일수도 있지만, 중요한 건 재웅도 성적이 좋은 편은 아니었다. 그는 나름 명문으로 알려진 삼산중학교에서 단 한번도 전교 100등안에 들어본 적이 없었고, 한때 전과목 평균 90점을 넘는 게 소원, 사실 어머니의 소원이나 마찬가지였지만, 어쨌든 그 시절 재웅의 지상목표이기도 했다.


“하, 대체 얘랑 어쩌다가 멀어진 거지? 중학교 2학년때부터 아예 얼굴도 안 봤던 거 같은데. 아니 생각도 안나는 놈이랑은 대체 왜 같이 다녔던 거야?”


그때 갑자기 재웅의 머리속을 스쳐가는 게 한 가지 있었다. 일기장, 그에겐 흩어진 기억 조각들을 짜맞춰줄 일기장이 있었다. 맞아, 중학교를 다닐 무렵의 나는 일기장을 거의 매일 쓰다시피 했었어. 재웅은 본능적으로 책장 부속 서랍 구석에 있는 열쇠를 찾아낸 다음, 컴퓨터 책상에 딸린 서랍을 열었다. 그리고 생각했던 대로, 서랍 안에는 작은 일기장들이 있었다. 그가 거의 초등학교 때부터 써왔던 것들이었다.


‘좋아, 이제 잃어버린 기억들을 찾을 수 있겠구만.’


재웅은 일기장을 조금씩 넘겨가며 과거의 기록들을 보았다. 일기의 내용은 대부분 게임에서 무슨 아이템을 얻었다는 것과 삼산중학교에 입학한 직후 겪은 여러가지 소소한 일들이 적혀 있었다.


‘얘가 청내 초등학교에서 왔었구나. 그리고 나랑 같은 게임을 했었고, 아, 서버까지 같았네. 뭐 이러면 학기 초에 친해질 만도 하지. 그래도 대충 열흘 밖에 안 지났는데 그렇게 친해질 수가 있나?’


재웅은 일기장을 유심히 읽어보려 했지만, 개강, 아니 입학한 지 대략 열흘 남짓 밖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딱히 읽을 거리가 얼마 없었다. 그렇게 3월 11일자를 끝으로 일기를 접으려는 순간, 그는 뭔가 이상한 걸 발견했다.


‘어? 이게 뭐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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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62 왔쑝
    작성일
    18.05.07 11:33
    No. 1

    회귀전에도 그닥 똑똑하지 못한 사람이 회귀해서도 시스템 도움없이 똑똑해질까??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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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4화: 자각몽이냐 현실이냐 (4) +3 18.04.14 9,705 15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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