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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 님의 서재입니다.

중학인생 역전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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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k2705
작품등록일 :
2018.04.11 21:14
최근연재일 :
2018.08.23 23:39
연재수 :
9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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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210
추천수 :
5,849
글자수 :
447,134

작성
18.04.18 12:15
조회
9,058
추천
147
글자
8쪽

9화: 여론전 (2)

*습작을 겸하고 있으며, 머리 속에 떠오르는 대로 써 볼 생각입니다. 다시 한 번 잘 부탁드립니다.




DUMMY

중학인생 역전 프로젝트

9화: 여론전 (2)


“너 낮에 완전 살벌하게 때리더라. 야 근데 김규홍 완전 제대로 쫄았던데, 네가 걔 표정을 봤어야 했어.”


황진호가 재웅에게 어묵 국물이 담긴 컵을 넘겨주며 말했다. 진짜 1년 내내 같이 다녔던 3인방이 맞나 싶을 정도로 그는 김규홍에게 눈곱만큼의 애정도 갖고 있지 않은 듯 했다. 비단 그 뿐만 아니라 심영진 역시 먼지 폴폴 날리도록 맞은 친구를 두고 홀랑 집에 가버리는 등, 김규홍에게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특히 그에게 가장 치명적이게 된 것은 자신에 대한 학급내 여론의 악화였다. 방관자적 특성을 지닌 반 아이들 특성상, 본래 왕따로 전락했을 아이들을 때린 건 별 상관 없었다. 하지만 그들의 안위와 직접적으로 관계된 일, 학기 초부터 얼차려를 받게 한 것은 김규홍이 절대 하지 말았어야 할 실수였다. 어느 단체나 연대 책임의 원인을 제공한 사람은 항상 눈초리를 받기 마련이었다.


그러나 거의 나락으로 추락한 김규홍만 애처롭게 바라볼 수만도 없었다. 재웅에 대한 여론 역시 약간 특정한 이미지로 고착되어갔기 때문이었다. 분명 괴롭힘 당했던 아이들을 명분으로 내세웠음에도 불구하고, 웬일인지 반 아이들 사이에서 그의 이미지는 일단 들이받고 보는 싸움꾼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아무래도 너무 대놓고 두들겨 팬 게 원인 인 듯 했다. 반 아이들은 매번 깽판만 치던 김규홍에 대한 응징을 나름 통쾌하게 여겼지만, 동시에 나타난 새로운 싸움꾼에게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알게 모르게 재웅과 마주하기를 꺼렸고, 되도록이면 그와 말을 섞지 않으려 했다.


“개학 주간에도 공지했지만, 다음 주에 우리 학교 주관 학력 측정 평가가 있는 거 다 알고 있지? 너희들 내신에는 안 들어가지만, 각자 그동안 쌓아온 학업 성취도를 종합적으로 테스트 하는 시험이니까 준비 잘 하도록 해라.”


중간 고사 전에 또다른 시험을 본다는 말에 학급 아이들 대부분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별 거 아니었지만, 당시 삼산중학교 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상당히 중요하게 작용하는 요소 중 하나였다. 주먹이나 깡과 달리 숫자는 학생들 간의 서열을 거짓없이 정확하게 나눠주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이 학력 측정 평가의 결과에 따라 당사자의 3년 간 학교내 지위가 결정되는 것이었다. 만약 주먹 지분도 거의 없는 어떤 아이가 이 시험까지 망치게 된다면, 그 아이는 존재감 없는 이도 저도 아닌 놈이 되는 것이다. 굳이 예시를 들자면 더 멀리 갈 것도 없이 당시의 중학생 이재웅이 딱 그런 놈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그럴 생각은 없었다. 애당초 재입대까지 각오해가며 재웅이 세운 목표는 초라하기 그지 없었던 자신의 과거를 바꾸고 찬란하게 빛나는 새 미래를 위한 발판을 만들어내는 것이었다. 학창 시절 누구나 꿈꾸는 무용담 같은 이야기, [난 항상 1등을 놓치지 않았어, 교과서만 열심히 읽었거든], 이왕이면 이런 썰들로 학교 생활을 추억하는 게 훨씬 낫지 않겠는가.


어쨌든 이러한 대승적인 목표의 한 발판을 이룩하기 위해 재웅은 시험이 끝날 때까지 김규홍에 대해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하기야 그 정도로 맞았으면 이제 더 이상 기어오를 일도 없겠지, 그 놈도 나름 생존 본능이 있을 텐데. 이제 지금부터 정말로 해야 할 일은 그 시험을 통해 모든 잉여들 위에 군림하는 것 뿐이야. 그때였다.


“이재웅, 너도 이 학원 다녀? 너 무슨 반이니?”


너무나도 익숙하게 들려오는 물음에 재웅은 절로 눈이 크게 떠졌다. 강산이 변할 만큼의 세월이 흘러도 잊을 수 없는 저 질문. 본인이 학원 내 최상위권 반에 다니고 있음을 은연 중에 자랑하기 위해 날린 그야말로 가소롭기 짝이 없는 질문이었다. 하지만 여론 관리를 내다 버릴 수는 없는 노릇이니 그때 그랬던 대로 순진하게 대응하도록 하자.


“어? 아··· 난 그냥 일반반 다녀. 너도 여기 다니니?”


“어, 난 IBT반이야.”


같은 학원 다니네, 반갑네 같은 통상적인 대답을 할 틈도 없이 옅은 미소와 함께 떠나버리는 그녀, 그래, 네 얼굴이랑 이름은 까먹었지만, 그 반 이름만큼은 똑똑히 기억한다. 아예 그냥 오픽반이나, 토스반, 만점유학 아이비리그반도 다니지 그러냐. 그 짧은 순간에도 서열을 나누려는 같잖은 행동에 그저 한숨만 나올 따름이다.


“송유선이 IBT반이었다면서?”


“IBT? 걔가 IBT반이었어? 이야, 우리반에 공부 잘하는 애들 생각보다 많네. 대충 들어보니까 우리반에 외고반, 과고반 다니는 애도 있다던데.”


어느 정도 높은 수준의 학원반을 수강하고 있던 황진호가 말했다. 황진호와 재웅은 이제 하교길에도 포장마차에 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들 옆에는 새로운 멤버로 합류한 진성훈도 있었다. 그도 IBT반의 존재에 대해 알고 있는 모양이었다.


“IBT라면 그 학원에서 가장 높은 반 아니야? 완전 전교권들만 있겠네?”


“IBT반이라고 꼭 전교권만 있는 건 아니지. 굳이 전교권이 아니어도 IBT시험은 칠 수 있으니까.”


진성훈은 그냥 처음부터 IBT가 정확히 뭘 뜻하는 지 모르는 것 같았다.


“재웅아, 근데 송유선이 IBT반이라는 건 어떻게 알았냐?”


“몰라, 그냥 학원 문제집 풀고 있었는데 지가 갑자기 와서는 말해주고 가던데? 일반반 중생한테 자랑하고 싶었나 보지 뭐.”


“크크크, 그럴지도 모르겠다. 걔 원래 자기 자랑 많이 한다고 그랬어. 6학년때 우리 옆 반 이었거든.”


“IBT반이라··· 참나.. 진호야, 걔 영어 좀 하냐?”


“영어? 모르겠는데? 수학은 잘했던 걸로 알고 있어. 막 경시대회 같은 데도 나가고.”


황진호 역시 IBT를 모르는 모양이었다. 둘과 헤어지고 난 뒤 집으로 돌아온 재웅은 티비에 눈길도 주지 않고, 방으로 바로 들어왔다. 옛날 같았으면 뉴스를 보는 아이는 얼마 없다는 말같지도 않은 정신승리와 함께 기어이 저녁 뉴스까지 보았겠지만, 많은 걸 깨달은 지금은 뉴스에 신경 쓸 필요가 전혀 없었다. 굳이 지금 보지 않아도 한 십 년 흐른 뒤에 매일 같이 볼 때가 있을 터였다.


재웅은 의자에 앉자 마자 미처 확인하지 못했던 일기장을 폈다. 그런데 예상 외로 저절로 쓰일 줄 알았던 16일자와 17일자 일기는 쓰여져 있지 않았다.


‘뭐야··· 무슨 미리보기 서비스야? 이 날 일기를 쓰지 않으면 보여주지 않는다는 건가? 김규홍 팬 거 말고는 딱히 한 일도 없는데. 그냥 대충 한 두 줄 쓰지 뭐.’


재웅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일기장에 16일날과 17일날 있었던 일을 대충 한 두 줄만 휘갈겼다. 정말 한 두 줄만 쓰기로 마음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쓸 게 마땅치 않았다.


‘3월 16일, 김규홍이 이유연이라는 애의 뒤통수를 때려서 내가 책을 집어 던졌고, 그 다음 불러내서 발로 짓밟았음. 황진호가 어묵을 먹으면서 꼴 좋다고 말함. 17일, 송유선이 괜히 나에게 와서는 IBT반이라고 자랑질, 황진호에게 물어보니 옛날부터 자랑 많이 했다고 함. 다음주 학력 측정 평가 있음. 이러면 되겠지?’


마냥 일기가 쓰여지는 것만 기다릴 수는 없었기에 재웅은 일기장을 덮고 학원 문제집과 교과서를 폈다. 당장 이 시험 한 번으로 학교 내 지분율이 결정되는 판에, 고작 하루치 사건이나 미리 알려주는 일기장에 매달릴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몇 시간이 흐른 뒤, 재웅은 하루 치 이야기라도 가벼이 넘겨서는 안된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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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4화: 자각몽이냐 현실이냐 (4) +3 18.04.14 9,705 150 7쪽
4 3화: 자각몽이냐 현실이냐 (3) +1 18.04.13 9,924 139 8쪽
3 2화: 자각몽이냐 현실이냐 (2) 18.04.12 10,425 14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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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롤로그: 잃어버린 금 공강 +4 18.04.12 12,693 142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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