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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 님의 서재입니다.

중학인생 역전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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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k2705
작품등록일 :
2018.04.11 21:14
최근연재일 :
2018.08.23 23:39
연재수 :
94 회
조회수 :
410,216
추천수 :
5,849
글자수 :
447,134

작성
18.04.17 18:24
조회
9,270
추천
153
글자
8쪽

8화: 여론전 (1)

*습작을 겸하고 있으며, 머리 속에 떠오르는 대로 써 볼 생각입니다. 다시 한 번 잘 부탁드립니다.




DUMMY

중학인생 역전 프로젝트

8화: 여론전 (1)


다음날, 소문은 삽시간에 퍼졌다. 천 명이 넘는 삼산중학교 1학년 여론이 전날 있었던 김규홍과 재웅의 맞짱 소식을 접하게 된 것이다. 특히 김규홍이 몇 년 동안 자신만의 인지도와 권력 지분을 쌓아왔던 터라, 소문의 파급력은 생각보다 큰 듯 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여론은 김규홍의 편이 아니었다.


하기야 초등학교때도 애들을 정도껏 괴롭혔여야지. 말 한마디로도 천냥 빚을 갚네 마네 하는 마당에 이놈은 행동 하나로 이미 만 냥이 넘는 빚을 진 셈이었다. 게다가 맞고 있던 친구를 대신해서 싸워줬다는 미담까지 더해지니, 그야말로 많은 이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키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이러한 여론을 유일하게 깨닫지 못하는 이가 하나 있었으니, 바로 김규홍이었다. 뭐 당연히 ‘여론’이라는 단어가 뭘 뜻하는 지도 모를 테니 기대하는 게 더 이상하긴 했다. 하지만 단어의 뜻을 아는 여부와 상관없이 분위기라는 게 있지 않은가? 그는 그냥 눈치가 없는 듯 했다.


‘땅! 땅! 땅! 땅!’


“야아아! 모두 입다물고 수업 들을 준비해!!! 공부 안 할 거야??”


또다시 교탁 위로 온몸을 던지기 시작하는 출석부··· 진짜 그렇게 맞았으면 어느정도 정신 차리는 게 정상 아닌가? 설마 얘도 막 하루 단위로 타임슬립하고 그러나? 깽판 치다가 신나게 얻어 맞았으면 좀 자기 반성의 시간도 가지고 해야지, 어쩜 저렇게 입 싹 닦고 깽판 부릴 수 있을까?


참 여러모로 대단한 것 같았다. 마치 전날 겪은 모든 기억을 잊어버린 것 마냥, 15반의 열혈 문제아 역할을 그 어느때보다도 충실하게 해내는 그의 모습에 재웅은 기가 찰 뿐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차라리 잘된 일일수도 있었다. 이미 여론이 재웅에게 기운 이상, 명분을 만들어내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었으니까.


그리고 명분을 만들어내는 능력은 오히려 김규홍이 한 수 위였다. 그 뿐만 아니었다. 그의 사람 보는 능력은 그야말로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그렇게 김규홍은 자신이 직접 점 찍은 새로운 인재를 향해 손바닥을 들어올렸다.


‘탁!’


“야, 조용히 하라고. 어? 이 X발 새끼들이 보자보자 하니까 말을 들어먹지를 않네. 내 말이 말 같지 않냐?”


‘퍼억!’


“악!”


극기훈련때나 나올 법한 구호와 함께 김규홍이 얼굴을 부여잡고 쓰러졌다. 역시 당시 갖고 있던 책 중 집어 던지기 좋은 걸로는 국어 교과서만한 게 없었다. 그러나 15반 교실에서 그에게 괜찮냐고, 다치지 않았냐고 물어보는 아이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제 재웅이 할 일은 그가 뭘 잘못했는지 더도 말고 간단하게 언급만 해주는 것이었다.


“유연아, 괜찮아? 다친 데 없어?”


“어··· 난 괜찮아.”


재웅의 말에 반 아이들 모두 프로젝터 TV 근처에 앉아있는 여자 아이를 쳐다보았다. 그녀의 이름은 ‘이유연’, 진성훈과 마찬가지로 자기만의 세계에 사는 듯 했고, 때문에 어느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았던 어디서나 마주칠 수 있는 그런 아이였다. 다만 한 교실에서 김규홍을 만난 게 불운 중의 불운일 뿐.


이유연은 단지 너무도 정직한 단발머리를 했다는 이유로 김규홍의 두번째 희생양이 되어 악몽 같은 시절을 보내야 했던 또다른 피해자였다. 방금 김규홍에게 책을 집어 던지지 않았다면 그녀는 아마도 이 다음날부터 ‘누랭이 버섯’이라는 말같지도 않은 별명으로 불리기 시작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은 그때와 달랐다.


“야, 김규홍. 교실이 너네 집 안방이냐, 왜 시도때도 없이 방방 떠? 그리고 넌 사내새끼가 되가지고 고작 한다는 게 여자애 머리통 때리는 거냐?”


“이···. X발···”


“괜한 욕설 내뱉지 말고, 빨리 자리로 들어가 이 새끼야. 뭘 잘했다고 구시렁거려? 안 들어가?”


“ㅈ까, 이 개X끼야!!!”


“너 뭐야!!!”


정말 환상적인 타이밍이었다. 김규홍이 재웅의 국어책을 집어 그에게 다시 던지려는 순간, 나이 지긋한 선생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날 이후 한 번도 마주친 적 없었던 그는 몸살이 나서 부득이하게 학교에 나오지 못한 사회 선생을 대신해서 들어오려던 참이었다. 만약 가만히 있었다면 아예 안 들어왔거나 자습을 시켰겠지만, 김규홍의 행동은 얼차려를 주기에 완벽 그 자체였다.


비록 책상 위에 올라가 의자를 들고 있는 건 중학생 나이에 특히 힘든 일이었지만, 덕분에 원인 제공 혐의를 피해 갈 수 있었다. 그리고 이는 오히려 일석이조와 같은 효과를 가져왔다. 그 사건 이후, 김규홍에 대한 반 아이들의 시선이 ‘일진’에서 ‘고문관’ 내지 ‘폐급’으로 바뀌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부족했다. 김규홍의 이미지를 완전히 바닥으로 떨어트리기 위해서는 뭔가 결정적인 한 방을, 그것도 가급적 빨리 터뜨려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론과 가장 가까운 현장에서 그를 제대로 박살내는 방법 밖에 없었다. 문제는 ‘어떻게’와 ‘언제’였다. 차라리 책을 던진 시점에 선생이 들어오지 않는 게 더 나았을 수도-


“야, 이재웅 따라 나와.”


그러나 따로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결정적 한 방을 위해 먼저 다가온 이는 고맙게도 김규홍 자신이었다. 그는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하다못해 한 때 자신이 제압한 적도 있었던 아이의 갑작스러운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정확히 말하면, 이른바 찐따 같이 보이는 놈에게 받은 굴욕을 용납할 수 없는 모양이었다.


“이재웅.”


“말해, 듣고 있으니까.”


“진짜 뒤지고 싶어서 환장했냐? 요즘 많이 나대는 거 같다?”


“나대는 건 내가 아니라, 김규홍 너 아니냐? 하루가 멀다 하고 소리나 처지르지를 않나, 너한테 아무 잘못도 안 한 애 두 명을 다짜고짜 때리지를 않나. 난 그 짓거리가 꼴보기 싫었을 뿐이야.”


“이재웅, 이 씨X새끼가 진짜 뒤지고 싶나, 안 닥쳐? 진짜 나대지 마라, 경고한다.”


“ㅈ까, 이 양아치 새끼야.”


욕을 할 땐 굳이 길게 할 필요가 없다. 할 말 없으면 시간 끌 필요도 없고. 하지만 김규홍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었고, 재웅은 그 이유를 알고 있었다. 한 번 대차게 맞아본 자가 가지는 근원적인 두려움, 그래서 쉽게 나서지 않도록 다시 설계된 반사신경 회로. 이 시대의 열혈남아 김규홍은 이미 놀이터 모래 사장 속으로 파묻힌 지 오래 였다.


‘퍼억!’


그러나 뭘 하든 간에 이 나이대를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점은 망설이지 않고 선빵을 날려야 한다는 점이다. 강자의 여유, 먼저 치게 놔두기? 설사 상대방을 한 두 번 제압한 적이 있더라도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짓이다. 이는 곧 법의 접촉 따위는 전혀 받지 않는 원시 열대우림과 같은 중학교 안에서 잡혀 먹겠다고 하는 거나 다름 없었다.


‘쿠당탕! 퍽! 파악! 퍼억! 콰당!’


몇 번의 주먹이 오가고 재웅과 김규홍은 서로 뒤엉킨 채 책걸상 지대로 파고 들었다. 재웅은 김규홍을 최대한 강하게 밀쳐내며 아무렇게 헤집어진 책걸상 지대로부터 재빨리 빠져나왔다. 그리고 김규홍이 일어날 새도 없이 바로 발길질 세례를 날렸다. 이런 사회에 아무 도움도 안될 양아치에게는 모름지기 매가 약이다.


“네가 깡패야? 조폭이야? 왜 아무 잘못도 안 한 애들을 때리고, 왜 매번 이렇게 교실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어?”


한바탕 발길질 세례가 오간 끝에, 누군가 재웅의 양팔을 붙잡으며 싸움을 말렸다. 재웅의 무자비한 응징을 말린 이들은 바로 심영진과 황진호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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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62 왔쑝
    작성일
    18.05.07 11:51
    No. 1

    규홍이 때릴려고 회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2 별그리고나
    작성일
    18.07.21 12:02
    No. 2

    1990년대이후 책걸상은 가볍죠~
    1980년대 원목으로 만들어진 책걸상은 정말 무겁고 흉기였는데
    그걸 국민학교(초등학교) 애들에게 들고 몇시간을 벌새우고
    몽둥이로 패고, 따귀때리고, 꼬집고, 머리 때리는것이 선생들의 일상이였죠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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