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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 (Swo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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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Star
작품등록일 :
2017.12.20 21:53
최근연재일 :
2019.02.07 20:54
연재수 :
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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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61
추천수 :
100
글자수 :
79,452

작성
18.05.10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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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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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7쪽

라마르 (4)

.




DUMMY

레이트라는 놈이 활개치고 다닌 후로 이틀이 지났다. 그간 출동이라고는 밤에 술주정 부리는 자들을 제압하거나 아니면 간단한 싸움을 말리는 것이었다.

하지만 오늘 출동은 달랐다.


"출동입니다. 카이르 교 녀석들의 시위입니다."

"어디?"

"바로 앞입니다. 여기 관청 앞에서 시위하고 있습니다."

"갑시다."


우리 치안부대는 나까지 6명이 나갔다.

이미 다른 치안부대가 방패로 벽을 치고 있었다. 그리고 곳곳에 사복 차림의 병사의 기운이 느껴졌다. 근위병인가. 아니면 종교계의 병사인가. 아니면 누군가의 호위병인가.


"어이 여기야 여기!"


테스 장군이 나를 불렀다.

테스 장군 쪽으로 향했다.


"여기를 막으면 됩니까?"

"그래. 내가 다른 치안부대 지휘까지 맡았어. 여긴 백인대장이 없나 봐. 치안대장 같은 건 있나 본 데, 현장에서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그렇습니까."

"그리고 오늘은 카이르 교 뿐만 아니라 다른 종교집단 애들도 시위한데."

"서로 시위하는 겁니까?"

"어, 그러니까 두 집단이 충돌하지 않게 하라고 하더라. 치안대장한테 직접 들은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렇게 해 왔다고 하더라고."

"자,자 일단 방패로 막아. 시위대가 관청 안으로 들어오게 하면 안 돼."


치안부대가 나를 따라 일렬로 방패를 들고 시위대를 막았다.

시위대도 그게 익숙한 듯 깊게 들어오겠다는 생각보다는 앞에서 농성하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겠다는 의지가 강해 보였다.


"존 행정관은 들어라! 카이르 교는 절대적이고 사실이다! 마법사들이 말하는 세계의 진실은 전부 거짓이다!"

"뭔 개소립니까 저게."

"나도 몰라."

"위대한 카이르 님은 이곳에 우리를 구원하러 오셨다! 우린 모두 그분의 말씀을 듣고 구원받아야 한다!"


그러니까 카이르 교를 믿어라 이 소린가?


"카이르 교를 국교로 인정해야 한다! 우리의 위대한 카이르 님은 과거에 우리의 죄를 모두 가지고 가셨다! 그분은 절대적이다."

"카이르가 누구랍니까? 대단한 사람입니까?"


잭이 대답했다.


"예전에 우리 제국이 다른 곳들을 병합할 때, 다른 숲 너머의 사람들을 안전하게 제국으로 데리고 온 자입니다. 그자는 모든 병을 고치고 모든 사람을 굶지 않게 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마법사인가?"

"글쎄요, 워낙 좀 오래된 이야기라 사실이 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한참 동안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믿는 종교가 절대적이며 다른 종교를 믿는 인간들의 행태에 신이 분노하여 곧 세계에 멸망을 내릴 것이라고 했다.


"그럼 우리도 신에게 심판받아 죽나! 이 미개한 것들아!"


다른 곳에서 시위대가 등장했다. 한눈에 봐도 다른 종교계의 사람들이었다.


"무엄하다! 죽고 나서 카이르 님과 유일한 신께서 너희를 심판할 것이다!"

"심판은 무슨! 너희 종교가 다른 사람의 종교를 차별하고, 또한 탄압하고 압박하며, 인간이 자유롭지 못하게 하는 너희야말로 죽은 뒤에, 아니 여기서 황제와 다른 신께서 너희를 용서치 않을 것이다!"

"거짓말이다! 신은 우리의 신이 유일한데, 어떻게 다른 신이 우리를 심판한다는 것이냐? 또한, 황제가 신이냐? 황제가 우리의 세상을 만들었나? 그분과 카이르 님 앞에서는 모두 한낱 인간일 뿐이다!"

"아 씨. 저쪽 막아! 충돌 나지 않게 해! 반으로 가르라고! 저기 저 건물부터 여기까지 두 줄로 막아!"


테스 장군과 나는 분주하게 움직여서 두 시위대 사이를 막았다. 조금만 늦었으면 시위대끼리 격돌할 뻔했다.


"현재의 삶이 중요한 게 아니다! 죽어서 신 앞에서 떳떳할 수 있겠느냐!"

"인간이 죽은 뒤에 무엇이 있다는 것이냐!"

"죽은 뒤에 인간은 지옥과 천국으로 갈리게 될 것이다!"

"그걸 왜 너희 신이 심판하는가? 듣자 하니 너희 교는 사람을 죽여도 카이르를 믿으면 천국에 가고, 한평생 자신의 업적을 위해 살아온 사람들과 한평생 자신의 가족을 위해 살아온 사람들은 지옥에 가는 게 옳다고 생각하는가!"

"인간은 원래부터 죄가 많다! 그분의 말씀을 믿고 회개하면 충분히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가장 큰 죄는 그분을 믿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평생 사람을 죽이고 살아온 살인마가 믿으면 된다는 소리냐? 말도 안 된다. 그렇다면 너희 신의 주변엔 회개한 미친놈들만 넘쳐나겠군!"

"뭐야?! 저 새끼들이!"


진짜 멍청한 것은 도대체 왜 싸우고 있는지 모른 채 싸운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군인도 그렇다. 내 가족을 위해 싸운 것인가? 국가를 위해 싸운 것인가? 그 과정에서 나는 오크 몇을 죽였다.

그것은 정당한가? 그렇다면 내 전우들은 왜 죽은 것인가? 죽어서 천국에 갔을까?


"카이르 교는 여성들을 압박하는 종교다! 여성들을 남성의 소유물로 보며 남성이 이 세상의 주체가 된다고 우긴다!"

"아니다! 우리는 도덕적으로 남성과 여성이 이어져야 한다고 하는 거다! 너희를 봐라! 동성애! 이 얼마나 악랄한가! 그리고 난교! 어떻게 인간으로서 그럴 수가 있는가! 이래서는 동물과 다를 게 없지 않은가! 너희는 인간으로서 동물과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다!"

"우리는 인간이라는 동물이다! 그럴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가 인간이기 때문이다! 술도 안 마시고, 담배도 안 피우고, 남녀 간의 관계조차 함부로 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그게 인간이란 말이냐! 너희가 주장하는 우리의 삶은 태엽인형과 다를 바가 없다!"

"인간으로서 기본은 해야 한다!"


내가 중얼거렸다.


"아니, 종교가 술도 못 마시게 해요?"

"어, 그런가 봐 나도 잘 몰라."


시위대의 고함은 한참 동안 이어졌다.


"저 종교는 인간의 자유를 억압한다!"

"저 종교들은 인간이 왜 인간인지 모른다! 한마디로 개돼지 새끼들이다!"

"지금 황제와 우리보고 개돼지라고 한다 저 정도 인성을 가진 녀석들의 종교다!"


대화가 존재는 하지만 본질은 없다. 자신들의 종교를 알리고 확인하는 게 아니고 곧 욕설들이 난무하는 장소로 바뀌었다.

글쎄, 정신적으로 피곤하긴 했지만, 몸은 편하니 좋았다. 두 시위대가 말로 이리저리하고, 진짜 화가 나서 달려드는 사람 몇만 제지하면 이 일은 수월했다. 그래서 좋았다.

저렇게 목에 핏대를 세우고 고함을 치는 걸 보니 종교라는 게 무섭기는 한가보다.

그리고 그들은 지치지도 않는지 계속 서서 자신의 의견을 관철하려고 하고 있었다. 그들보다 우리가 먼저 지치게 생겼다. 시위는 하루 종일 지속되었다. 밥도 못 먹고 화장실도 잘 못 가고 이게 무슨 일인가. 시위는 밤이 되어서야 끝났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그곳에 모여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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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봄 (1) 18.06.25 77 1 3쪽
34 아스트 (5) 18.06.13 72 0 4쪽
33 아스트 (4) 18.06.03 86 1 5쪽
32 아스트 (3) 18.05.28 92 1 7쪽
31 아스트 (2) 18.05.22 102 1 5쪽
30 아스트 (1) 18.05.14 98 1 7쪽
» 라마르 (4) 18.05.10 97 1 7쪽
28 라마르 (3) 18.05.06 105 1 7쪽
27 라마르 (2) 18.05.01 112 1 9쪽
26 라마르 (1) 18.04.28 114 3 5쪽
25 흑마법사 (9) 18.04.24 133 2 7쪽
24 흑마법사 (8) 18.04.18 106 2 8쪽
23 흑마법사 (7) 18.04.08 124 3 8쪽
22 흑마법사 (6) 18.04.03 133 3 7쪽
21 흑마법사 (5) 18.04.01 141 3 2쪽
20 흑마법사 (4) 18.03.30 144 3 5쪽
19 흑마법사 (3) 18.03.28 148 3 2쪽
18 흑마법사 (2) 18.03.25 160 4 2쪽
17 흑마법사 (1) 18.03.21 164 4 2쪽
16 전투가 끝났다.(2) 18.03.21 144 4 2쪽
15 전투가 끝났다.(1) 18.03.20 169 4 3쪽
14 전투 (8) 18.03.18 181 4 5쪽
13 전투 (7) 18.03.16 165 4 4쪽
12 전투 (6) 18.03.14 179 4 4쪽
11 전투 (5) 18.03.01 200 4 4쪽
10 전투 (4) 18.02.26 239 5 6쪽
9 전투 (3) 18.02.24 218 5 3쪽
8 전투 (2) 18.02.13 205 4 7쪽
7 전투 (1) 18.02.10 215 4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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