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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 (Swo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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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Star
작품등록일 :
2017.12.20 21:53
최근연재일 :
2019.02.07 20:54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5,960
추천수 :
100
글자수 :
79,452

작성
18.04.24 01:22
조회
132
추천
2
글자
7쪽

흑마법사 (9)

.




DUMMY

"크아아아아!"


놈의 괴성은 곧 사람의 목소리로 변했다. 고개를 한 번 세게 젓자 시야가 돌아왔다. 놈의 목에 푸른 검이 솟아나 있었다. 뭐지?

그 푸른 검은 놈의 목을 서서히 갈라서 떨어트렸다. 놈의 목이 떨어지자 놈의 몸이 서서히 공기 중으로 분해되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해골 하나가 서서히 드러났다.

하지만 그 해골도 순식간에 반절로 쪼개졌다. 그리고 놈을 벤 장군이 사뿐히 착지했다. 긴 검, 푸른 기류. 에뮤르 장군이었다.


"늦게 와서 미안하네, 꽤 멀리 떨어져 있어서 알아채기 힘들었어. 용케도 버텼군 잭."

"후우...."


나는 심호흡을 하며 제자리에 주저앉았다. 왼쪽 종아리에서 베인 상처의 고통이, 왼팔에서 부러진 뼈의 고통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으으아아..."


내가 내고 싶지 않은 소리지만 자동으로 나왔다.


"테스 장군. 괜찮나?"

"너무 늦게 온 것 아닙니까? 으으...."

"나도 어쩔 수가 없었어. 내 대대가 여기서 얼마나 많이 떨어져 있는데 이 시간에 온 것만 해도 기적이라고. 아마 이 세상 누구보다 빨랐을 거야."

"흐아악! 잭!"


제인이 이쪽으로 달려왔다. 달려와서 내 상태를 요리조리 보더니 말했다.


"과다출혈에 팔은 부러졌고 머리도 다쳤어요! 탈수 증상도 있어요! 살아있어요?!"


그렇개 설명해주지 않아도 다 알고 있는데.

제인이 손에서 밝은 빛을 내며 치료를 시작했다. 통증이 점점 가시는 느낌이다. 하지만 아직 매우매우 아프다.


"난장판이군. 테스, 무슨 일이 있던 건지 말 좀 해줄 수 있겠나?"

"모르겠어요. 난 후방에서 갑자기 좀비랑 구울, 해골이 나타나서 뒤에서 덮쳤거든요. 그거 처리하다가 왔어요."

"마이크는? 우모르는? 악시오는?"


앞에서부터 제2 백인대장, 제1 백인대장, 1대대 사령관이다. 에뮤르 장군은 다른 지휘관들을 찾았지만 보이지 않는 듯했다.


"잭. 너는 어디 있었나?"

"전방에 있다가 백인대장님이 불러서 여기로 불려 왔습니다. 아까 그놈을 잡느라고...."

"친위대! 친위대는 어디 있나?"


명령을 받으러 이쪽으로 병사들이 몰려왔는데, 그중에 단 한 명도 친위대는 없었다.


"마법사! 아, 여기 있군 무슨 일이 있었던 거요?"

"저는 전방에 있어서 잘 모르겠어요."

"하아.... 어쨌든, 놈이 리치였나 보군, 녀석을 잡으니 모든 언데드들이 안 나오는 것 같은데."

"그런 것 같아요."


에뮤르 장군이 주위를 한 번 둘러보고 조용히 중얼거렸다.


"완전 난장판이군. 모든 대대병력은 들어라! 나는 에뮤르 장군이다! 본대의 지휘권은 내가 위임받겠다! 나를 중심으로 재정비한다!"


에뮤르 장군이 지휘권을 가져간 후에 부대를 재정비했다.


"부상병들을 이곳으로 옮긴다! 각 백인대장들은 내 앞으로 집합! 다른 군단병은 천천히 자리를 유지하며 뒤쪽으로 물러나 부대별로 집합한다!"


지휘가 상당히 잘 이뤄지고 있다.


"이 정도면 죽지는 않을 거에요. 저는 그럼 다른 사람들 치료하러 가 볼게요."

"고마워요."

"마법사로서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인걸요. 그럼 이만."


제인의 창백한 얼굴이 눈에 띄었다.

저렇게 창백한데도 괜찮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조금 천천히 해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사지가 잘려나가 고깃덩어리가 되어버린 부상병들을 보고 그 생각을 접게 되었지만.

사방에서 피가 튀었다. 그들이 흘린 피에 비하면 내가 흘린 피는 보잘것없었다. 비유하자면 이 숲에 있는 나무 중에 내가 기대고 있는 이 나무 한 그루 정도랄까.

지친다. 쉬기로 했다. 눈을 감았다.


"이봐, 밥은 먹어야지."


나를 누군가 깨웠다. 윌슨이였다.


"오. 넌 괜찮냐?"

"물론. 그 자식한테 한 대 맞고 아파서 절절대고 있었다. 너는?"


왼팔은 뼈가 붙어있기만 한 느낌이었고, 왼쪽 다리는 피가 이제 막 멈춘듯한 느낌이었다.


"아까보다는 괜찮네."

"그거 다행이군. 아까보다 안 괜찮아진 애들도 많아. 예를 들면 저기 가는 애들."


윌슨이 가리키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힘없이 실려가는 시체들이 보였다. 팔다리가 하나씩 없었다. 그중에는 머리가 없는 시체도 보였다.


"그래도 저긴 양호한 편이야. 다른 곳은...아니다. 밥 먹을 건데 굳이 이런 장면을 볼 필요는 없지. 저기서 수프라도 먹어."


나는 등 뒤의 나무를 짚고 일어나려 했지만, 다리에 힘이 잘 들어가지 않아 어정쩡하게 서 있게 되었다.

이런 내 상태를 본 윌슨이 말했다.


"그냥 내가 받아오지."


윌슨이 수프를 두 개 받아서 스미스와 함께 나에게 왔다.

스미스가 날 보고는 말했다.


"와, 네 무용담은 잘 들었어."

"무슨 무용담?"

"너 우리 대대 군단병들 사이에서 인기야. 일개 군단병이 그 괴물에게 맞섰다고 난리던데."

"그 몇 초 되지도 않는 시간에?"

"오, 그 몇 초 되지도 않는 시간에 몇 번을 죽을 뻔하셨나?"

"수도 없이 죽을뻔했지."


수프를 받아서 입에 넣었다. 분명히 이 숲에 들어오기 전까지, 아니 어제까지만 해도 아무 맛도 안 나는 수프였지만, 지금 먹으니 수프가 달았다.

나는 빵을 수프에 찍어 먹는지, 수프를 빵에 찍어 먹는지 모를 정도로 허기를 채우며 윌슨과 스미스의 대화를 들었다.


"리치는 잡았어?"

"일단 마법사들이 리치를 잡았다고 하니까 잡은 거겠지?"

"그놈이 리치였나. 뭔가 더 강할 것 같았는데."

"충분히 강했어."

"설마 리치가 아니어도 그냥 리치라고 하고 집에나 가고 싶군."


몇 마디 안 한 것 같은데 나는 내 앞의 빵과 수프를 전부 먹었다.


"....더 갖다 줄까?"

"어. 근데 우리 보급이 그 정도로 좋았나?"

"에뮤르 장군님과 동행하던 3대대와 합류했어. 게다가 우리 대대는 먹을 사람도 현저히 줄었으니 식량은 빵빵 하다고."

"그거 좋은건지 나쁜건지 모르겠군."

"살아있는 자에게는 좋은 거지."


윌슨이 빵과 수프를 더 갖다 주었다.


"참, 백인대장님은?"

"잘 살아 계셔. 못 일어나는 너나 걱정하시지."

"부상병 마차에 타고 가면 되겠군."

"오, 제대인가?"

"이거 때려치우면 먹고살 길이 없다. 제대는 못 해."

"뭐, 그렇다면야. 푹 쉬고 오면 되겠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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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라마르 (1) 18.04.28 114 3 5쪽
» 흑마법사 (9) 18.04.24 133 2 7쪽
24 흑마법사 (8) 18.04.18 106 2 8쪽
23 흑마법사 (7) 18.04.08 124 3 8쪽
22 흑마법사 (6) 18.04.03 133 3 7쪽
21 흑마법사 (5) 18.04.01 141 3 2쪽
20 흑마법사 (4) 18.03.30 144 3 5쪽
19 흑마법사 (3) 18.03.28 148 3 2쪽
18 흑마법사 (2) 18.03.25 160 4 2쪽
17 흑마법사 (1) 18.03.21 164 4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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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전투 (8) 18.03.18 181 4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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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전투 (5) 18.03.01 200 4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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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전투 (3) 18.02.24 218 5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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