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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합성냥이의 서재

Trail of Nest : 사라진 연대기

웹소설 > 일반연재 > SF, 전쟁·밀리터리

광합성냥이
작품등록일 :
2018.04.25 16:52
최근연재일 :
2019.03.25 12:11
연재수 :
6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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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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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
글자수 :
337,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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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03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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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CHAPTER 7 : 서로의 그림자 속 (2)

DUMMY

가드너 소령의 말은 레베카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말씀해주시지요.”


레베카는 가드너에게 말했다.

그 중요한 이야기가 무엇이든 알고 싶지 않았지만, 한편으로는 궁금한 것도 사실이었다.


“저항군 놈들이 우리의 정보를 캐치했다는 것은 방금 들어서 잘 알겠지만, 그 경로가 문제였지. 그리고 재미있는 사실을 알아냈어.

저항군 내부에서 Unk로 흘러가는 정보도 있지만, NUSF에서 Unk로 흘러간 정보가 있다네.”


“잠깐, 연합에서 Unk 놈들에게 바로 연락을 취한 정확을 포착했다는 겁니까?”


“그래, 아주 우연히 발견되었지.

그 우연히 없었다면 지금도 놈들의 엉덩이만 바라보며 추적하고 있겠지.”


“어떻게 알아낸 겁니까?”


“···기밀이네.”


“야박하시군요. 이왕 말씀하시는 거 다 알려주십시오.”


“흠···. 알아도 나쁠 건 없겠지.

제시카 상사, 그녀의 공이 크다네.”


“제시카라면 저희 팀 제시카 말입니까?”


“그래, Unk 놈들과의 교전 당시 지구의 노래가 흘러나왔고, 제시카 상사가 그 노래의 출처와 전파, 주파수를 분석했었지 기억하나?”


“네, 기억합니다. 그때 놈들의 주파수가 일정한 형태를 보였다는 것을 제시카가 알려주었지요.”


“고유의 패턴이 있었다네. 아주 미세하지만, 확실하게 구분되는 주파수가 있었고 NUSF에서 발신되는 데이터에서 그 주파수와 같은 패턴이 발견되었지. 웰모라 공방전 당시, Unk 놈들의 통신 주파수를 분석할 시간은 거의 찰나였고, 제시카 상사가 때마침 분석을 정확히 하는 바람에 0.09초의 차이로 데이터 패턴을 찾아낸 것이지, 제시카 상사가 분석을 안 했다면 절대 알아낼 수 없었을 것이야.”


“그럼, 제시카에게 상이라도 좀 주시지요.”


“그러고 싶네만···. 제시카 상사가 알아냈다는 것은, 일단 기밀이라서 말이야.”


“역시 야박하시군요.”


“그 패턴을 파악한 이는 연합 정보부에서 나를 제외하면 단 두 명만 알고 있네. 이제 자네까지 세 명이겠군.”


“제시카가 그 패턴을 찾아낸 것은 어떻게 아신 겁니까?”


“그래서 우연이라는 거야.

우리 측 B3 등급 요원 중 한 명이 저항군 신무기에 관해 연구하고 분석했지.

위성으로 저항군 기지를 감시하던 중, 그 요원이 알고 있던 패턴이 포착된 데이터의 송수신을 확인했다네.

재밌게도 그 요원은 제시카 상사와 같은 클럽의 일원이었고, 제시카가 포럼에 올린 파일 하나가 Unk에서 흘러나온 노래를 녹음한 것이었어, 그것을 개인적으로 분석하던 요원이 발견했다네.

그 미세한 줄기의 주파수 줄기를 말이야···. 그리고 감시하던 저항군 기지에서 발신된 같은 주파수를 알아본 것이지.”


“제시카가 그런 파일을 업로드 했다고요? 그거 일종의 유출은 아닙니까?”


“200년 전에도 전투 영상은 여기저기 돌아다녔어, 게다가 제시카 상사가 녹음한 노래는 NUSF 함대는 물론, 웰모라에서도 들었다네.

비밀이라고 할 만한 것도 아니야.”


“그나저나 점점 더 복잡해지는군요.

정리하면, Unk는 NUSF와 저항군 모두에게서 정보를 전달받고 있었으며, Unk에 협조하는 저항군 내부자를 색출하도록, 그들 지휘관을 설득하고 찾아내라는 말씀이신 것 같은데.

Unk에 협조하는 NUSF의 내부자는 어떻게 찾으실 생각입니까?”


“그건 우리가 해야 할 일이겠지. 협력자가 그 일을 해주고 있다네.”


“그 B3 등급 요원이겠군요.”


“···그래. 그 사람이지.

얼굴도, 나이도, 출신도 모르는 사람이지만, 바른 판단을 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지.”


“이제 저도 입을 꼭 다물어야겠군요?”


“그래, 맞아.

자네 팀원은 물론, 친분이 있다는 알버트 제독님과 함장도 내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는 것을 알아선 안 된다네.”


“뭐라고 핑계를 댈까요?”


가드너 소령은 ‘씨익’ 웃으며 레베카에게 서류를 한 장 건네주었다.

레베카가 받은 서류에는 최근 작전에서 명령을 어기고 행동한 자신을 질책하는 내용이 있었으며, 일종의 경고를 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난 자네를 갈구러 온 거야. 알겠나?”


“말씀하신 내용이면, 진짜 충분하게 갈구신 거 맞거든요?”


“재밌는 친구로군. 마음에 들어.”


“그런데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가짜 HVT를 죽이려 한 이유가 뭡니까?

작전을 취소하고 병력을 복귀시키는 방법도 있지 않습니까?”


“·····놈들의 함정이었고, 생포해봐야 투입된 병역에 짐만 될 뿐이었네. 무엇보다 놈들의 함정을 눈치챘다는 것을 알린다면, 우리가 내부자의 존재를 알아챘고 찾는다는 것을 광고하는 꼴이 될 거야.

게다가 이미 적진 한가운데에 도착한 병력을 놈들 손에서 빼내기엔 늦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사살을 지시했네. 전투를 벌여서 시끄럽게 해야 저항군 매복 공격에 대비할 것이고, 그렇게 해야 투입된 인원들의 생존 확률이 그나마 올라갈 테니까.

그리고 처음부터 Unk에게 정보가 흘러갈 것을 염려한 이들이 사살을 계획하고 있었네. 다만, 함정이란 것을 너무 늦게 알아낸 것이 문제였지···.

쉽지 않은 선택이었어.

이정도면 이유가 충분한가?”


“흠···. 매복을 피하고 첩자를 잡으려면 어쩔 수 없었겠군요.

···충분한 대답이 되었습니다.”


“함께 움직여 보겠나? 비밀이 가득한 만큼, 자네 팀은 물론 그 누구에게도 발설해선 안 된다네.”


“···제가 뭘 하면 되겠습니까?”


“이미 결정은 내린 모양이군.

조만간 자네에게 처음 보는 이름으로 메시지가 한 통 도착할 거야.

잘 읽어보면 장소와 시간, 필요한 것이 적혀있을 걸세.”


“뭔가 고전적이군요.”


“데이터 쪼가리 하나도 모두 추적하는 세상이야.

직접 대면하지 않는 이상 어쩔 수 없는 노릇이지.”


“알겠습니다. 기다리도록 하죠.”


“그럼 다음에 또 보도록 하지. 기회가 된다면 말이야.”


“네, 기회가 되면 말이지요.”


레베카는 호크 수송기로 향하는 가드너 소령을 향해 경례하고, 그가 돌아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엄청난 것에 발들인 것 같은 기분이 들었지만, 그것으로 자신과 함께하는 병력이 무사할 수 있고 NUSF가 승리한다면 상관없었다.


“아무래도 고생 좀 하겠군.”


바람은 또다시 불기 시작했고 생각이 많아진 레베카의 머리카락이 눈앞을 가리며 흩날렸다.


“아오! 진짜 이놈에 바람이!”


- 같은 날 저녁

- 모라 저항군 제2사령부


NUSF의 감시를 피해 은신 중인 아르스는 차를 마시며 수십 장의 보고서를 읽고 있었다.

부하로 보이는 남자는 손에 들고 있던 다른 서류를 아르스에게 건네주었고, 둘의 표정이 썩 좋아 보이진 않았다.


“대답해주세요. 올거스 혼자서 결정한 일인가요?”


“···그게···.”


“아니, 됐어요.

그가 혼자서 결정할 만큼 큰 힘을 가진 사람도 아니고, 그의 의견을 따르는 많은 이들이 함께 결정했겠지요.”


“아르스님, 올거스가 주장하는 NUSF에 대한 공격을 지지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지금까지 늘 방어만 하는 것에 불만을 느낀 자들이 많다는 이야기이기도 하지요.”


“그게 최선이에요. 우리의 무기와 전술로는 지구인들에게 승리할 수 없다는 것 잘 아시지 않습니까.”


“아르스님께서 계획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몰라도 기다리는 것에 지쳐가는 동료가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말이 나왔으니 묻고 싶습니다.

어째서 공격작전은 구상하지 않는 것입니까?”


아르스는 자리에서 일어나 꽃에 물을 주며 잠시 생각에 잠기는 듯했다.


“당신은 레라 톨과 역사의 진실을 알고 계시죠?”


“예, 그렇습니다. 아르스님.”


“그럼 아시겠군요. 우리가 승리하는 것은 역사를 바로잡는 것입니다.

엄청난 희생을 감수하면서 지구인들과 싸우는 것이 아니에요.”


“저도 그 의견에 찬성하지만, 저항군 대부분은 웰모라에서 지구인을 몰아내기 위해 모인 이들입니다.

뭔가 조치를 하지 않으면 균형이 무너지고 말 겁니다.”


“균형이라면, 권력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직설적이시군요. 그렇습니다.

만약 우리가 지구인을 몰아내거나 유리한 조약을 체결한다면, 저항군의 우두머리가 국왕을 넘어서는 권력을 갖게 될 겁니다.

아르스님은 올거스가 큰 힘이 없을 거라 하셨지만, 그는 이미 강력하고 거대한 세력을 가진 자입니다.”


“틀린 말씀은 아니군요.

그렇다고 저항군 모든 이에게 ‘레라 톨’ 이란 존재를 밝힐 수도 없고···.”


“아르스님, 당신의 충직한 부하로서 말씀드립니다.

권력 투쟁으로 번질 수 있는 저항군 내부의 상황을 정리하시고, 확고한 위치를 점하셔야 합니다.”


“당신의 의견과 뜻은 잘 알았습니다.

그러나 우선 새로운 적에 대해 대비를 해야 합니다.

그들은 제가 알고 있던 것 이상으로 변했어요.

제가 알고 있던 역사의 어딘가가 바뀌었단 말이겠죠.”


“지구인들은 그들을 ‘언크’ 라고 부르는 것 같더군요.

그들이 아르스님이 알고 계신 것과 많이 다릅니까?”


“달라요. 초대형 함선은 그 크기가 더 커졌고, 기동 병기들도 모두 새로운 형태입니다.”


“지구인에 정체 모를 외계인이라니···. 웰모라에 희망은 없는 겁니까?”


“그래서 더더욱 역사를 바로잡아야 하는 겁니다.

그것이 우리의 희망이자 무기예요.”


“····알겠습니다. 아르스님.

저는 사령부 정보실에 들러 수도 대륙에서 있었던 전투 정보를 살펴보겠습니다. 누군가 허가 없이 작전을 펼친 것 같아서 말이지요.”


남자는 아르스에게 인사하고 문을 열어 걸어나갔다.

아르스는 다시 의자에 앉아 책상 위에 놓인 모니터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터치스크린을 눌러 어딘가에 연락했고, 조금 지나자 누군가 보이기 시작했다.


“네, 올거스입니다.”


“연락이 뜸해서 제가 연락했어요. 어떻게, 그쪽에서 하는 일은 잘 돼가고 있나요?”


“네, 아르스님.

생각보다 잘 풀리는 것 같습니다.”


“요즘 당신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어요.

전 그저 소문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제가 권력욕에 사로잡혀 저만의 병력을 구축한다는 이야기 말입니까?”


“···안타깝게도 맞아요.”


“아르스님 생각은요?”


“당신은 웰모라의 안녕과 역사를 바로잡는 것에 집중할 뿐, 다른 욕심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르스님의 말씀대로입니다.

소문은 소문일 뿐이니 너무 신경 쓰지 마십시오.”


“그래요. 그럼 계속 수고해주세요.”


“알겠습니다.”


아르스는 올거스와 통화를 끝내고 차를 한 잔 마시기 시작했다.

그녀는 주머니에서 개인 휴대전화를 꺼내 어딘가 전화를 걸었다.

생각보다 긴 신호음이 끝나고 상대가 전화를 받자, 아르스는 힘겨운 말을 꺼내듯 한숨을 쉬고 입을 열었다.


“예···. 접니다.

레라 톨의 작동 장치를 그곳으로 옮겨주세요.

·····맞습니다. 아무래도 우리만 아는 곳으로 옮겨야 할 것 같아요.

·····아니요. 지구인 때문은 아닙니다.

·····예. 생각하시는 그것이 맞아요. 부탁합니다.”


통화를 끝낸 아르스는 문을 열고 밖으로 걸어나갔다.

문밖으로 넓게 펼쳐진 공간에는 족히 100기가 넘는 수의 저항군 기동 병기가 정비를 받고 있었고, 한쪽에는 각종 대전차무기와 차량이 있었다.

아르스는 계단을 내려가 정비 중인 차량을 살펴보았다.


“오셨습니까. 아르스님.”


“수고 많군요.

지금 개조된 차량의 속도는 얼마나 나올까요?”


“놈들의 공격을 피하며 돌입할 수준은 됩니다.

물론 많은 수가 격파되겠지요.

하지만 말씀하신 작전을 펼치기에 충분한 속도는 될 것입니다.”


“그래요. 희생이 좀 따르더라도 꼭 성공해야 하는 일이니···.”


그녀 앞에는 모라 저항군이 운용하는 경 장갑차량이 특이한 모양으로 개조되어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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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Side Story : 아세로라 (12) +2 19.03.25 65 1 15쪽
61 CHAPTER 7 : 서로의 그림자 속 (7) +3 18.12.26 85 1 9쪽
60 CHAPTER 7 : 서로의 그림자 속 (6) 18.12.11 96 0 13쪽
59 CHAPTER 7 : 서로의 그림자 속 (5) 18.11.10 87 1 12쪽
58 Side Story : 아세로라 (11) 18.10.22 80 0 13쪽
57 CHAPTER 7 : 서로의 그림자 속 (4) 18.10.13 90 0 13쪽
56 CHAPTER 7 : 서로의 그림자 속 (3) 18.10.10 102 0 13쪽
55 Side Story : 아세로라 (10) 18.10.06 98 0 12쪽
» CHAPTER 7 : 서로의 그림자 속 (2) 18.10.03 117 0 12쪽
53 CHAPTER 7 : 서로의 그림자 속 (1) 18.10.01 99 0 14쪽
52 NUSF 기밀문서 (7) 18.09.24 121 0 12쪽
51 CHAPTER 6 : 명예 그리고 신념 (6) 18.09.22 121 0 13쪽
50 CHAPTER 6 : 명예 그리고 신념 (5) 18.09.18 105 0 13쪽
49 Side Story : 아세로라 (9-2) 18.09.16 100 0 14쪽
48 Side Story : 아세로라 (9-1) 18.09.15 99 0 15쪽
47 CHAPTER 6 : 명예 그리고 신념 (4) 18.09.11 114 1 12쪽
46 CHAPTER 6 : 명예 그리고 신념 (3) 18.09.09 107 2 12쪽
45 NUSF 기밀문서 (6) 18.09.07 154 2 12쪽
44 CHAPTER 6 : 명예 그리고 신념 (2) 18.09.03 128 2 12쪽
43 CHAPTER 6 : 명예 그리고 신념 (1) 18.09.02 124 2 13쪽
42 Side Story : 아세로라 (8) 18.08.30 125 2 15쪽
41 CHAPTER 5 : 속는 자와 속이는 자 (6) 18.08.27 140 2 13쪽
40 CHAPTER 5 : 속는 자와 속이는 자 (5) 18.08.26 120 2 12쪽
39 Side Story : 아세로라 (7) 18.08.24 127 3 13쪽
38 CHAPTER 5 : 속는 자와 속이는 자 (4) 18.08.21 110 2 12쪽
37 CHAPTER 5 : 속는 자와 속이는 자 (3) 18.08.17 124 2 12쪽
36 NUSF 기밀문서 (5) 18.08.13 130 2 11쪽
35 CHAPTER 5 : 속는 자와 속이는 자 (2) 18.08.10 138 2 13쪽
34 CHAPTER 5 : 속는 자와 속이는 자 (1) 18.08.07 147 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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