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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전에 군납비리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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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키만자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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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0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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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3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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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내 사전에 군납비리란 없다 - (22)

DUMMY

“이 쪽입니다.”


이곳은 일본,


유곽에서 정치인과 기업인 간의 은밀한 거래가 이뤄졌다.


언젠간 조선을 두고 대륙과 승부를 벌여야 하는 일본, 지금 당장 전쟁이 없다고 농민들이 세금부담 없는 삶을 누릴까.


1870년을 기준으로 일본 농가의 연 수입은 약 500엔,


미래 가치로 약 85만 엔(한화 약 900만 원) 수준이다.


한 마디로 가난에 찌들어 있는 일본인들, 메이지유신이라는 혁명을 이뤄냈지만 전체 국민 52%가 농촌에 묶여 있다.


최근 산업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독일 제국의 농민 비율은 40%, 이것만 봐도 일본은 여전히 농업에 갇혀 있는 나라다.


나라가 말 그대로 거지 꼴인데 전쟁 준비를 하는 일본,


1년에 10억 엔을 국방력에 투자하는데 예산은 제대로 집행되는 건가.


기업인과 정치인의 은밀한 대화에 그 답이 담겼다.


“전에 지원해주신 자금으로 불린 돈입니다.”

“허허 ~ 그거 반가운 소리군.”


정치인은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다.


최근 일본 육군성은 공금을 기업에 투자해 재원을 마련하는 중, 얼핏 보면 합리적인 제도 같지만 여기엔 허점이 있다.


공금을 떼어내 기업에 투자한다?


그러다 기업이 사업 실패로 손해를 보면 공금에 구멍이 나겠지, 그건 어떻게 채울 건가.


일본 육군 관계자들은 기발한 발상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기업이 실수해서 손해를 봤으니 이건 기업인이 갚아라!!”


실제로 지난 1872년, 일본 정치권이 압박을 하자 기업인이 자살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공금으로 투자를 했다가 큰 손해를 봤는데 정부는 책임만 전가하는 중, 이런 상황에서 기업인이 뭘 어떻게 하겠나.


값을 방법이 없으면 죽는 수 밖에, 이런 식으로 일본 정부는 공금횡령을 당사자의 죽음으로 막았다.


그럼 반대로 기업이 투자를 잘해서 돈을 벌면 어떻게 되는 건가.


돈을 빌렸으니 이자 쳐서 갚는 건 당연한데, 이 과정에서 정치인들이 떡고물을 요구한다.


“우리가 밀어줘서 자네들이 돈을 번거잖아? 그러니까 그만한 대가는 지불해야겠지?”

“여부가 있겠습니까?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지금 일본 경제가 이렇게 돌아가고 있다.


돈을 못 벌면 기업이 책임을 지고 돈을 벌면 정치권에 뇌물을 바친다?


이런 식이면 정부가 돈을 못 버는 게 이상한 거다.


반대로 기업은 하루 하루가 외줄타기, 정권에 아부를 안 하면 사업권을 따낼 수 없으니 방법이 없잖나.


차라리 뇌물을 바치고 투자를 받는 게 합리적,


뇌물의 효과는 오늘도 확실했다.


“각하, 저희가 또 다른 사업을 벌이고 싶은데 자금이 부족합니다.”

“얼마나 필요한가?”

“그게 ··· 대략 100만 엔 정도 ··· ”

“그렇게 많이? 어디에 투자를 할 생각인가?”

“아편 사업을 해볼 생각입니다.”


아편의 그늘이 이제 일본까지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사실 이건 예정된 수순,


지난 1882년, 조선은 청나라와 무역장정을 맺었고, 그 결과 대량이 아편이 조선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아편 확산을 막을 수 없는 청나라의 선택은 아편의 양성화, 농민도 돈이 안 되는 농사는 때려치우고 아편을 생산하면서 아편 값이 폭락했다.


이 엄청난 양의 아편이 어디로 가겠나.


조선을 넘어 이제는 일본까지 영향을 주는 중,


일본 농민들도 농사만 지어서는 소득이 없다는 걸 알고 있다.


아편을 퍼뜨리는 상인들도 ‘아편이 건강에 좋다.’라는 식으로 현실을 왜곡하는 중, 언제나 돈에 쪼들리는 일본이 이걸 외면할 이유가 없다.


기업에서 돈 뜯어내는 맛을 안 정치인들이라면 더더욱 그렇겠지,


이렇게 거액의 공금이 기업인 손에 넘어갔다.


⁕ ⁕ ⁕


“대총관 나으리, 최근에 이상한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그게 뭔가?”

“일본에서 대량의 아편을 수입하는 것 같습니다.”

“오호 ~ 그렇단 말이지?”


이곳은 자금성,


나는 일본에서 들려오는 소문에 귀를 기울였다.


이 시기 일본은 농민과 정부 모두 가난에 찌든 상황,


하지만 국가가 가난하다고 정치인이 뇌물을 안 먹는 경우는 없다.


공금을 횡령해서 재산을 불리는 일본의 정치계라면 더더욱 그렇겠지, 그런데 이 놈들이 이제 아편까지 손을 대기 시작했다.


문제는 지금 아편 값이 오를 시기가 아니라는 것,


청 – 프 전쟁이 터지자 아편 값은 천정부지로 뛰었고, 덕분에 나도 뤼순에서 달달하게 수입을 챙겼다.


문제는 그 호황기가 생각보다 빨리 끝났다는 것,


아편 합법화로 넘치는 게 마약이고 이걸로 돈 벌 시기는 지났다.


아편이 돈이 되면 영국이 지금도 꿀을 빨고 있겠지, 하지만 청나라가 아편을 합법화 하면서 아편 값이 폭락하자 영국은 아편 거래를 포기했다.


그런데 일본이 이제 와서 뒷북을 치는 이유가 뭔가.


사실 나쁜 생각은 아니다.


일본은 아직 아편 생산국이 아니기 때문, 당연히 아편은 고가로 거래되고 이걸 선점하는 놈이 떼돈을 벌 거다.


아편이 잘 팔린다는 소문이 퍼지면 일본도 마약 천국 되는 건 순식간,


나는 그걸 바랐다.


“남는 아편은 일본에 다 넘기게”

“정말 그래도 되겠습니까?”

“어차피 이것도 한철 장사야. 일본이 아편 천국이 되면 가격이 떨어질 텐데, 비쌀 때 왕창 팔아야 되지 않겠나?”

“알겠습니다 나으리”


이렇게 나는 일본에 아편 1천 근(60만 kg)을 던졌다.


아직 초반이라 쭉쭉 빠져나가는 물량, 제대로 맛이 들린 일본 기업가들은 더 많은 공금을 대출 받아 아편을 사들였다.


청나라 조정이 벌어들인 수익은 약 2억 냥,


청나라 내부에서 거래를 했다면 2천 만 냥도 못 받았을 텐데, 말 그대로 대박을 쳤다.


일본에 아편이 비싸게 팔린다는 소문이 돌자 청나라 농민들도 눈깔이 뒤집히는 중,


말 그대로 아편 폭탄이 일본에 떨어졌다.


⁕ ⁕ ⁕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왜 가격이 이렇게 떨어졌지?!!”

“그건 저도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하죠?”

“이건 말도 안 돼!! 다 거짓말이야!!”


이곳은 일본,


그동안 아편을 유통하던 기업인들은 혼란에 빠졌다.


일본에 쏟아진 아편 폭탄, 물론 일본은 이런 일을 예방하기 위해 정치권과 연줄이 있는 회사가 무역권을 독점해 왔다.


하지만 아편이 돈이 된다는 소문이 퍼진 이상 가난에 찌든 일본인들이 가만히 있겠나?


밀무역이 성행하면서 180만 kg에 달하는 아편이 일본에 유입됐다.


결과는 아편의 똥값화, 인구가 4억이 넘는 청나라도 저 많은 아편을 단기간에 소비하는 건 불가능하다.


이 참극을 누가 책임질 건가.


정치권은 예전처럼 기업인들에게 책임을 물었다.


“공금을 잘못 투자해 국가가 손해를 봤으니 책임을 져라!!”


대책은 커녕 책임감도 없는 태도,


그렇다고 기업인이 정치권과 맞선다는 건 어림도 없는 소리다.


이렇게 수많은 기업인들이 자살로 생을 마감, 이 사건은 일본 사회를 뒤집어 놨다.


“일개 기업인이 어떻게 100만 엔이나 되는 돈을 사업에 투자한 건가?”

“이건 누군가가 아편 사업을 부추긴 거 아닌가?”


잘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오는 문제,


이 시기는 자본금이 5만 엔만 되도 중급 은행 취급을 받을 정도다.


그런데 일개 기업가가 어떻게 100만 엔이나 되는 돈을 아편 사업에 투자한 걸까?


모두가 가난에 찌든 일본에서 이만한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 건 정부 뿐, 일본 정부가 기업에 공금을 투자해 아편 사업을 추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 됐다.


“막아!! 당장 막아!!”

“알겠습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정보가 누설되는 걸 막았다.


육군성이 공금을 횡령해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는 건 뜬 소문일 뿐, 이번 사건이 여론의 주목을 받으면 그 실체가 드러날지도 모른다.


일본 정치인들은 그걸 사전에 차단하려는 것,


나라의 모든 것을 쥐고 있는 이들이 언론을 통제하는 건 쉬웠다.


문제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는 것, 오랫동안 가난에 찌든 농민들은 이미 아편을 재배하기 시작했다.


아편 가격이 점 점 떨어지고 있는데, 다들 지옥으로 가는 급행 열차에 오르는 중, 당황한 일본 정부는 아편 생산을 단속했다.


농촌 생산 구조가 아편으로 기울면서 식량 부족 사태까지 번지는 중,


이 와중에도 청나라는 조선을 거쳐 일본에 쌀을 팔아치웠다.


아편에 쌀까지 아주 알뜰하게 해먹은 장사, 이 사건으로 일본 경제는 파국으로 치달았다.


⁕ ⁕ ⁕


‘훗 ~ 멍청한 놈들’


이곳은 자금성,


나는 얼마 전 들어온 수입을 확인했다.


이번에 일본에서 거둬들인 무역차익은 약 1억 냥, 청나라가 이득을 본 만큼 일본 경제는 뿌리가 뽑혔다.


부정부패가 한 나라를 어디까지 망칠 수 있는지 보여준 사건, 이미 굶어죽기 직전까지 몰린 일본 농민들은 이걸 감당할 수가 없다.


농민이 가난하니 일본도 세금을 거둘수 없는 입장,


농가 수입은 500엔에서 340엔으로 급락했고, 일본 정부의 세입도 3억 엔이나 줄었다.


그래도 자기들은 잘못 없다며 입 싹 씻는 부패 관료들, 이런 환경에서 어느 기업인이 장사를 하겠나.


그냥 아편 좀 떨궜을 뿐인데 일본은 망해버렸다.


더는 살아날 희망도 안 보이는 경제, 이제 일본 기업가들이 의지할 수 있는 건 청나라와의 무역 뿐이다.


식량이 부족한 일본에 쌀을 던져줄 수 있는 나라가 어디인가.


답은 청나라, 일본의 부패 정치에 신물이 난 기업가들은 앞다퉈 청나라 조정에 줄을 댔다.


“대총관 나으리, 일본에서 사업가가 왔습니다.”

“누구라고 하더냐?”

“미츠비시 기업의 이와사키라고 합니다.”


일본에서 무역을 하던 대기업까지 청나라에 들러붙는 중, 이제 일본이 어디까지 굴러 떨어졌는지 짐작이 되지 않나.


나는 일본의 부패한 관료들과 차별화 된 모습을 보였다.


“대인, 사례금은 얼마나 드리면 됩니까?”

“사례금은 필요 없네. 듣자 하니 최근 일본이 경제적으로 어렵다는데 ··· 대국으로서 이 정도 아량은 베풀어 줘야 하지 않겠나?”


일본 기업가들은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기업가를 가지고 놀다 버리는 누구와는 다른 태도, 청나라에 경제가 예속됐으니 일본의 기업가들이 어느 쪽에 줄을 댈지는 정해졌다.


일본 정부도 엄청난 손해를 메꾸기 위해 이걸 묵인해야 하는 입장, 이 여파로 일본 경제는 농촌 중심에서 빠져나가질 못했다.


일본인들도 돈을 벌기 위해 청나라로 가는 지경,


가뜩이나 인구가 넘쳐나는 중국에 값싼 노동력이 추가 유입되면서 산업 발전의 기반이 갖춰졌다.


‘이제부터 물량으로 찍어누른다.’


그렇게 시작된 공업화,


나는 5년 안에 지방 세력을 찍어누른다는 계획을 세웠다.


일본 따윈 이제 잔챙이일 뿐, 하지만 저 지방 호족을 뿌리 뽑지 못하면 통일된 중국을 내 뜻대로 부릴 수가 없다.


중국만 내 손에 넣으면 조선과 일본을 발 아래에 두는 건 시간 문제,


모든 여유 자금을 산업화와 군비 확장에 갈아 넣었다.


그 결과 뤼순 군벌의 총 세력은 34만으로 증가, 공장에서 쏟아져 나오는 무기가 몇 개의 언덕을 이루었다.


이 와중에 일본의 자금은 계속 베이징으로 이전하는 중,


뤼순 군벌의 1년 예산은 8천 만 냥에서 1억 3천 만 냥으로 급증했다.


나는 그 공로를 인정받아 군기부 대총관에 도찰원(都察院) 도어사(督御史) 자리를 겸하는 중, 도찰원은 명나라의 창업 군주 주원장이 공포정치를 위해 관료들을 감시한 기구다.


독어사는 그 기구의 수장,


앞으로 내 모함 한 마디에 사람이 죽을 수 있다는 뜻이다.


말 그대로 절대권력, 뤼순 군벌을 총병력 34만의 세력으로 키운 게 누구인가? 우창칭도 내가 없으면 실권을 유지할 수 없는 입장, 사실상 청나라 조정을 거머쥐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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