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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전에 군납비리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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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키만자루
작품등록일 :
2024.08.10 11:28
최근연재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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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4.08.3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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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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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내 사전에 군납비리란 없다 - (21)

DUMMY

“각하, 이쪽입니다.”

“그래”


이곳은 일본,


청나라 출장을 앞두고 이토 히로부미는 유곽을 찾았다.


19세기 말부터 일본 주요 도시에는 집창촌이 들어서기 시작, 나중에는 상류층들도 이곳에 드나들면서 일부 유곽의 고급화가 이뤄졌다.


여자들도 최소한 글을 읽을 줄 아는 교양을 갖춰야 상류층의 상대가 될 수 있을 정도, 그렇게 유곽은 상류층의 더러운 욕망이 모여들면서 온갖 사건사고의 진상지가 됐다.


특히 이토 히로부미는 출장을 가면 반드시 유곽에 숙소를 잡는 호색한,


그렇다고 일류 기생만 고집하는 것도 아니다.


이 당시 일본은 지방 토박이, 일명 구미(組)라는 자들이 지방 유곽을 꽉 쥐고 있었는데, 여기에 함부로 잘못 발을 들였다간 약점을 잡힐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급이 좀 떨어지더라도 이류, 삼류 기생들과 놀아나는 게 안전,


오늘도 기생들과 질펀하게 놀아난 이토 히로부미는 아쉬움을 삼켰다.


“참으로 아쉽구나. 나랏일 때문에 이 즐거움을 한동안 잊고 지내야 한다니 ··· ”

“각하, 걱정하지 마십시오. 청나라도 유곽이 발달했다고 합니다.”

“그게 정말이냐?”

“예,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일입니다.”


유곽은 일본에만 있고 청나라에는 없을까.


중국도 어차피 사람 사는 곳,


송나라 시절, 엽색을 금하는 법을 만들었지만 귀족들은 법이 집행되기 전에 기생들을 사들여 자기만의 하렘을 만들었다.


명나라 시절 때는 한 술 더 떠 도성 14곳에 집창촌(교방)을 설치, 송나라 시절과 달리 여자의 외모와 패션 센스를 평가하는 잣대도 등장했다.


황제, 관료, 서민, 병사, 죄수 할 것 없이 기생을 껴안고 즐기던 명나라,


이걸 깨부순 게 바로 청나라 조정이다.


청나라는 관기 제도를 폐지하고 유곽을 탄압, 하지만 남성의 욕구라는 수요가 존재하는 이상 집창촌이 사라질 일은 없었다.


특히 외세에 의해 항구가 개방되면서 각 도시에는 집창촌이 알음알음 퍼지기 시작했다.


청나라의 도시는 무려 170개,


당연히 집창촌이 일본보다 많으면 많지 적지는 않다.


자신의 정치적 보안을 위해 1급 기생보다는 2급 ~ 3급 기생을 좋아하는 이토 히로부미에게 청나라는 파라다이스,


즐거운 마음으로 출장을 떠났다.


⁕ ⁕ ⁕


“자!! 마셔라!! 마셔!!”

“거기 뭐 하고 있냐?!! 남자 한 명 당 여자 두 명이라고 말했거늘!!”

“예!! 대인!! 뭐하고 있느냐!! 어서 여자들을 더 불러 와라!!”

“예!!”


이곳은 청나라의 수도 북경,


군기부 독판 우창칭은 휘하 군인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복잡한 일은 군기부 총관이 다 해주고 있으니 남는 시간에 주색잡기라도 해야겠지, 우창칭 뿐만 아니라 일반 사병도 그 대열에 합류했다.


15만에 달하는 상비병을 보유한 뤼순 군벌,


근무를 마친 군인이 얌전히 집에 돌아갈 것 같나.


몸 파는 여자들의 주요 고객은 어느새 군인들로 바뀌었고, 거리에는 여자를 옆구리에 낀 군인들이 줄을 이었다.


문제는 이와 관련된 사건사고도 끊이질 않는다는 것, 여자를 두고 병사들끼리 난투극을 벌이는 일도 일어났다.


“이 여자는 내가 먼저 선택했다고!!”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데?!! 이리 와!!”

“가긴 어딜 가?!! 당장 그 손 놓지 못해!!”

“와 ~ 싸운다!!!!”

“군인들이 서로 싸운다!!”


말 그대로 난장판이 된 길거리,


주민들은 여자를 두고 주먹을 주고 받는 군인들을 구경거리로 삼았다.


군기부 독판이라는 자가 몸 파는 여자들과 놀아나니 부하들도 이 모양이겠지, 길거리에는 뤼순 군벌도 조만간 무너질거라는 소문이 퍼졌다.


우창칭도 본인을 둘러싼 소문이 신경 쓰였는지 기방 출입을 자제하기 시작했다.


“대인, 오늘은 기방에 들르지 않으시는 겁니까?”

“오늘은 됐다. 최근 나에 대한 안 좋은 소문이 퍼지고 있잖나.”

“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너도 귀가 달렸을 거 아니냐? 군기부 독판이라는 자가 저 모양이니 병사들의 기강이 바로 서질 않는다고 ··· 이게 무슨 망신이냐.”

“그건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자들이 지껄이는 소리죠. 군인들 덕분에 도시가 활기를 되찾았다는 말도 있습니다.”

“그게 정말이냐?”

“예, 믿기 어렵다면 직접 확인해 보시죠.”


우창칭은 바로 조사에 나섰다.


군인이라는 놈들이 유곽에서 여자들과 어울리는데 어떻게 좋은 소문이 돈다는 건가. 그런데 알고 봤더니 그게 아니었다.


뤼순 군벌의 자금력은 8천만 냥,


그 중 인건비로 지급되는 돈만 4천 만 냥이다.


이러니 군인이 도시에서 술을 마시고 계집질을 하면서 상권에 엄청난 돈이 들어가기 시작한 것, 덕분에 수도 근방의 도시들은 살 맛이 난다.


군인들이 여자 끼고 노는 게 보기 좋진 않지만 그만큼 경제에 기여하는 것도 사실,


명분을 확보한 우창칭은 다시 기방으로 향했다.


이번에는 동료를 하나 더 데려갈 예정, 군기부 총관부에 사람을 보냈다.


⁕ ⁕ ⁕


“총관 나으리, 독판께서 찾으십니다.”

“무슨 일로 날 부르시나?”

“나으리께서 매일 나랏일에 치어 지내시는 게 안타깝다고 ··· 오늘 술값을 내신답니다.”

“그래, 가자, 앞장서라.”


이곳은 군기부 총관부,


나는 우창칭 총독의 제안대로 길을 나섰다.


술자리가 어느 곳인지 대략 짐작은 되는데 그렇다고 거절 할 건가?


이런데 못 끼면 나만 겉도는 놈이 되는 것, 가끔은 장군들과 어울려 술도 마시고 놀아야 유대감이라는 게 생긴다.


이게 우창칭 총독이 날 사무적으로만 대하지 않는 이유, 내가 4천 만냥을 인건비로 지출하니까 군벌 세력이 먹고 마시고 즐기는 거다.


내가 단순한 업무 처리 능력만으로 뤼순 군벌 2인자에 올랐을까?


우리는 한 몸이라는 걸 확인하는 절차도 필요,


먼저 기방에 도착한 우창칭 총독은 버선발로 날 반겼다.


“하하 ~ 우리 전 총관이 오셨군!!”

“아직 해가 중천인데 언제부터 여기 오신 겁니까?”

“아 그야 ··· 그런 게 뭐 중요한가? 자!! 여기 우리 군대의 기둥께서 오셨다!! 뭐 하느냐?!! 이 분은 8천 만 냥을 쥐락펴락하는 이 나라의 살림꾼이다!! 알아서 모셔라!!”


사방에서 여자들이 달라 붙었다.


나는 군벌 더 나아가 이 지역의 살림을 책임지는 남자, 이 정도 대접은 당연한 거 아닌가.


솔직히 여자라면 마다하지 않는 성격이라 간만에 마시고 즐겼다.


점 점 달아오르는 분위기, 흥이 절정에 이른 우창칭은 내게 직접 술을 따랐다.


“자, 전 총독, 내 잔 한 잔 받게.”

“예 독판 나으리”

“하하 ~ 역시 우리 전 총독은 딱딱하기만 한 사람이 아니야. 솔직히 나는 자네가 잔소리를 할 줄 알았거든”

“뭘 말입니까?”

“그게 ··· 솔직히 독판이라는 자가 기방을 들락거리면 보기 안 좋지 않나? 얼마 전에는 병사들이 주먹질을 한 적도 있고 ··· 자네도 알고 있지 않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군대가 건강하려면 잘 쉬고 잘 노는 것도 필요하죠. 우리 군대가 이곳에 주둔한 지 벌써 8개월이 넘었습니다. 병사들이 지루해 할 만 하죠.”


군대를 통제하는데 가장 중요한 게 뭘까.


아무리 규율이 엄격하게 지킨다고 해도 사람을 8개월 넘게 규율 속에 묶어둘 순 없다.


그러니까 나는 군인들이 유곽에서 돈을 쓰고 즐기는 걸 묵인한 것,


남들이 보기엔 문란하고 규율이 없다고 욕할 수도 있지만, 나는 나름의 방식대로 군대를 통제했다.


“독판 나으리,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병사 한 명이 100명의 적을 죽인다고 강군이 되는 게 아닙니다. 우리 청나라가 다른 국가들에 비해 월등한 게 뭐가 있겠습니까?”

“그야 많은 인구지”

“맞습니다. 인구가 많기 때문에 주변 국가들을 찍어누른 거죠. 프랑스가 베트남 전에서 10대 1의 교환비를 냈는데도 결국 패한 이유가 뭐겠습니까? 저는 우리 군대에게 강해지라고 요구한 적 없습니다. 100만 명에게 제대로 발사되는 총만 지급해도 우릴 이길 자는 없습니다.”


이건 단순하고 명쾌한 사실,


많은 나라가 강군을 키우려면 최신식 무기를 구입해야 한다고 믿는데, 물량도 절대 무시 못한다.


100만 명이 제대로 발사되는 총을 들고 있다?


그 자체가 적군 입장에선 충격과 공포, 나는 그걸 알기 때문에 병사들에게 강해지라고 요구한 적 없다.


무리하게 훈련을 시키는 것도 반대,


강군을 만들겠다고 사람을 굴려봤자 효과가 얼마나 나올까.


인구와 물자를 갈아 넣는 게 현대전이고, 이건 앞으로 벌어질 1차 세계대전에서 증명될 거다.


기술력과 화력은 그 다음의 문제, 중국은 4억이나 되는 인구를 보유했지만 30만 군대도 운용하기 어렵다.


그 이유가 뭐겠나.


중앙군의 붕괴와 지방군 중심의 편제 때문, 호족들이 사병을 거느리고 있는데 중앙군이 어떻게 30 ~ 50만 군대를 동원하나.


지금은 머릿수를 늘리는 게 우선이지 기술력과 강군 중심의 훈련은 그 다음에 논해야 된다.


이게 내가 군인들을 풀어주는 이유,


일단 100만 대군을 갖춰야 그 안에서 10만 정예병을 키울 수 있다.


머릿수 자체가 부족한데 강군을 키운다고 병사들을 마구 굴린다니,


별기군을 키우겠다고 구식 군인들을 탄압하다가 멸망한 게 조선이다.


기술 개발에 수 조 원을 투자한다면서, 일반 사병 대우는 개차반처럼 하는 게 내가 살던 미래의 한국군 아닌가.


나는 그걸 봐 왔기 때문에 기술 개발이라는 허상에 매달리지 않았다.


2억 냥이나 되는 돈을 해군에 투자했다고 내가 육군 병사들을 차별하고 있나? 매년 4천 만 냥을 인건비로 투자하는 게 그 증거, 덕분에 나는 뤼순 군벌의 민심을 얻은 거다.


우창칭이 날 대하는 것만 봐도 답이 나오지 않나.


나는 군인들에게 나만의 신념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전에도 말했지만 나는 자네들에게 강해지라고 요구하지 않을 거야. 다만 전쟁터에서 총은 쏴야 돼, 우리 군대 머릿수가 15만 명인데 일단 쏘면 맞을 거 아닌가? 그 정도는 할 수 있잖아?”

“맞습니다!!”

“그거면 충분해, 자, 다들 마셔라!! 오늘 술 값은 내가 낸다!!”

“와아아아 ~ !!!!”

“대총관 나으리를 위해 잔을 들어라!!”


나는 이날 술 값으로 3만 7천 냥을 지출했다.


나라 예산 8천 만 냥을 주무르는데 그깟 술 값을 못 내겠나.


이것도 비리라면 비리겠지만 군인들을 위해 쓰는 거라 당당하게 지갑을 열었다.


⁕ ⁕ ⁕


“북경의 상황은 어떤가?”

“그게 ··· 놈들의 숫자가 점 점 늘고 있습니다.”

“뭐야? 그게 무슨 소리야?”


이곳은 허베이성,


리훙장은 수도의 상황을 예의주시했다.


반군이 수도에 입성한 지 벌써 8개월, 이 정도면 군기가 흐트러지고 군사들이 주변 상권에 행패를 부릴 만도 하다.


하지만 상황은 예상과 정 반대로 흘러가는 중,


뤼순 군벌은 4천 만 냥을 인건비로 지출하고, 군인은 돈을 쓰면서 상권이 점 점 활성화 되고 있다.


뤼순 군벌에 입대하길 바라는 청년도 늘어나는 중,


머릿수가 이미 20만을 돌파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이건 지방 호족들 입장에선 재앙같은 일, 그 많은 예산이 군인들에게 착실히 지급되고 있다는 거 아닌가.


그에 반해 지방 호족들은 그 많은 돈을 군인에게 지급할 여력이 없다.


상황이 이러니 지방을 탈출해 수도로 올라가는 사병도 늘어나는 중, 예상했던 대로 중앙과 지방의 격차가 점 점 벌어지고 있다.


사람들도 수도로 몰려드는 중,


리훙장은 물론 수많은 유력 호족들은 중앙군의 침략을 두려워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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