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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전에 군납비리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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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키만자루
작품등록일 :
2024.08.10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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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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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내 사전에 군납비리란 없다 - (15)

DUMMY

“프랑스가 무너졌다고?”

“예, 시민들의 국회의장을 끌어내 목을 매달았다고 합니다.”


이곳은 독일제국,


실권자 오토 폰 비스마르크는 유럽을 뒤흔들 강렬한 파동을 감지했다.


프로이센이 제후국에서 제국의 반열에 오른 건 경쟁자 프랑스를 누르고 대륙의 패권을 쥔 덕분, 하지만 비스마르크는 프랑스의 멸망까진 바라지 않았다.


영국이 왜 세력을 확장하는 프로이센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었겠나,


프로이센이 프랑스와 러시아를 견제하고 대륙의 균형을 유지했기 때문, 그 적당한 선을 유지한 덕분에 오늘 날의 독일 제국이 있는 거다.


그런데 프랑스가 붕괴됐다?


이게 유럽에 어떤 파동을 일으킬까.


프랑스 3공화국이 그동안 지배했던 식민지는 어떻게 되는 건가?


아니나 다를까 독일제국 내부에서 이건 기회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우리 독일 제국의 석탄 생산량은 1억 톤으로 프랑스의 3배나 됩니다. 또한 강철 생산량도 650만 톤이나 되는데, 우리가 프랑스보다 못할 게 뭐가 있습니까? 독일이 식민지가 없다는 게 말이 됩니까?!!”

“맞습니다. 함대를 건조하고 프랑스의 식민지를 우리가 차지합시다!!”


이건 단순한 제국주의자들의 주장인가.


지난 1848년, 독일에는 3월 혁명으로 자유주의 열풍이 불었는데, 이때 자유주의자들이 내건 슬로건이 대독일주의와 소독일주의다.


독일과 오스트리아는 민족과 문화를 공유하는 나라이니 이번 기회에 합쳐서 위대한 독일을 만들자는 것,


대독일주의는 오스트리아 전체와 독일의 통일, 소독일주의는 게르만 민족만의 통합을 외쳤다는 차이만 있을 뿐,


자유주의 운동이 독일의 팽창과 연관이 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다.


그리고 현재 독일은 그 자유주의가 고개를 들고 있는 중, 이게 비스마르크가 의회 민주주의를 고깝게 보는 이유다.


“너희들이 뭔데 나라의 미래를 결정해?”


비스마르크는 독일을 제국주의의 선봉장으로 만들기 위해 군비를 늘리고 개혁을 주도한 게 아니다.


독일은 앞으로도 유럽의 균형을 이루는 무게 축이 될 뿐, 프랑스를 점령하고 영국과 경쟁하자는 것들도 모조리 탄압했다.


“비스마르크는 겁쟁이다!! 위대한 독일의 힘을 억제하고 있다!!”

“그는 권위에 기대 민중을 억압하는 독재자일 뿐이다!! 물러나라!!”


하지만 여론은 좀처럼 사그러들지 않았다.


프랑스가 무너진 지금이 독일의 역량을 확대할 절호의 기회, 독일의 힘은 프랑스의 3배가 넘는데 뭘 망설이는 건가?


시위가 점차 격화되자 빌헬름 1세는 비스마르크를 불러 대화를 나눴다.


“민중의 시위가 날로 격해지는데 이를 어찌하면 좋겠나?”

“폐하, 프랑스가 무너졌다고 우리가 그들의 식민지를 집어삼킨다는 건 망상입니다. 영국만 봐도 식민지를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국력을 낭비하고 있습니까?”


이 시기 영국은 38척의 전함을 운영했다.


건조 중인 전함도 12척, 이건 다른 나라의 전함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은 수치다.


그럼 영국이 여유가 많고 잘 나가서 이런 함대를 운영하는 건가?


사실은 관리해야 할 영토가 너무 넓기 때문, 당연히 저 함대를 한 곳에 집중시키는 것도 불가능하다.


반면 독일은 쓸데없이 영토를 불려 놓지 않았기 때문에 모든 전력이 한 곳에 몰려 있고, 산업 생산력 역시 마찬가지다.


유럽에서 전쟁이 터지면 영국이 대응을 할 수 있을까?


이러니 영국도 프랑스와 러시아를 견제하고 유럽의 질서를 추구하는 독일에 기대를 거는 거다.


독일이 균형추 역할을 해주지 않으면 언제 전쟁이 터져도 이상하지 않은 유럽, 총성이 울리면 영국은 그 형편없는 실체를 드러낼 거다.


비스마르크는 그걸 알기 때문에 해외 영토 확장에 관심이 없는 것, 지금은 식민지 확장보다 제국의 내실을 다질 때다.


문제는 대중이 그걸 납득하겠냐는 것,


다행히 무지한 대중과 달리 황제는 중심을 지켰다.


“나는 자네의 말을 믿네. 솔직히 자네가 없었으면 내가 이 자리에 올랐겠나? 자네의 노고는 내가 다 알고 있네”

“폐하 ··· ”

“하지만 자네는 너무 독단적인 경향이 있어. 의회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대중의 요구가 저렇게 거센데 언제까지 버틸 수 있겠나? 최대한 타협점을 찾아보게. 내가 지켜보겠네.”

“알겠습니다.”


비스마르크는 황제의 지시대로 대중을 설득해 보려 했다.


하지만 전쟁 외엔 답이 없다는 게 대중의 입장, 그게 유럽의 질서를 어그러뜨린다는 걸 왜 모르는 건가.


무식한 것들은 몽둥이가 답,


비스마르크는 독일 제국군을 동원해 시위대를 해산시키고 전쟁을 입에 담는 것들은 모조리 제거했다.


이럴수록 더 달아오르는 불만 세력,


빌헬름 왕세자도 비스마르크를 겁쟁이라고 비웃었다.


“그깟 프랑스가 뭐가 겁난다고? 솔직히 영국이 뭐 별 거 있나? 그 놈들은 결국 우리 독일 제국의 발 밑에서 기게 돼 있어.”

“왕세자님, 폐하께서 그런 말을 입에 담는 자는 엄히 문책하겠다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들으라면 들으라지!! 그 늙은이가 폐하의 눈과 귀를 가리는 걸 모르는 사람이 있나?!! 이 시기를 놓치면 프랑스를 멸망시킬 수가 없다고!! 그 놈은 우리 독일 제국의 암적인 존재야!! 내가 황제가 되면 가장 먼저 없애버릴 거야!!”


왕세자가 재상정치에 적의감을 드러내자 비스마르크의 입지도 흔들렸다.


뭣보다 여론을 총칼로 다스렸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입장, 독일 제국은 폭발하는 군사력을 해외로 돌릴 기회만 노렸다.


⁕ ⁕ ⁕


“독일이 프랑스를 공격할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예, 여론이 심상치 않습니다. 조만간 전쟁이 일어날지도 ··· ”

“ ··· 알았다. 계속 알아 봐라.”


이곳은 뤼순, 나는 유럽 정세에 귀를 기울였다.


프랑스도 겨우 격퇴한 청나라, 그런데 독일 제국은 그 프랑스의 3배가 넘는 군사력을 보유했다.


식민지 확장에 눈이 벌겋게 달아오른 놈들이 프랑스 령 식민지를 그냥 놔둘까.


무슨 꼬투리를 잡을지 모르는 상황, 그러던 어느 날 사건이 터졌다.


프랑스 3공화국이 붕괴되면서 프랑스가 청나라에게 받아낸 상하이 조계지가 주인없는 땅이 된 것, 난징조약에 따르면 이 땅은 1845년부터 1945년까지 프랑스의 영토다.


그게 빈 땅이 됐으니 자연스럽게 청나라에 귀속되는 거 아닌가.


문제는 청나라 조정이 프랑스 공사관을 철수시키고 그 땅을 점령했다는 것, 이걸 독일제국이 트집을 잡았다.


“프랑스는 독일 제국에 빚이 있다. 청나라는 프랑스 조차지에서 손을 떼야 한다.”


지난 1870년에 벌어진 프랑스 – 프로이센 전쟁,


수도가 함락당하는 굴욕을 맛 본 프랑스는 독일 제국에 전쟁 배상금을 지불해야 했다.


그 액수만 무려 50억 프랑, 참고로 지난 청프 전쟁에서 프랑스가 나라 기둥까지 뽑아서 마련한 전쟁 자금이 3억 프랑이다.


저 50억 프랑을 프랑스가 다 갚았겠나.


제 3공화국이 들어선 지 이제 겨우 15년이 됐는데, 그 많은 빚을 다 갚는 건 무리, 독일 제국은 그걸 근거로 프랑스 조차지를 압류했다.


이건 청나라 입장에서 날벼락,


독일 제국의 확장을 경계하던 영국도 발끈했다.


겉보기엔 뤼순과 상관 없는 일이지만, 청나라가 대응을 잘못해 전쟁이 일어나면 그 여파가 여기까지 안 온다는 보장이 있나.


일단 영국 공사와 입을 맞췄다.


“최근 독일에는 프랑스 식민지를 차지하자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고 합니다. 알고 계시죠?”

“뭐 ··· 그건 저희도 염려하는 부분입니다.”

“영국은 세계 최강의 함대를 보유하고 있지만 지켜야 할 범위가 너무 넓고 군대를 한곳에 집중시킬 수가 없습니다. 이런 때 독일이 날뛴다면 감당할 수 없겠죠.”

“그럼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독일이 노리는 건 식민지입니다. 거기다 그 국력은 프랑스의 3배가 넘는데, 그 야욕을 억누르겠습니까? 놈들이 확장 노선으로 돌아선다면 영국은 프랑스 – 러시아와 협력해 독일을 견제해야 합니다.”


한 놈이 잘 되면 그 꼴 못 보는 게 유럽,


독일이 저렇게 날뛰는데 영국은 언제까지 러시아와 기싸움을 할 건가.


실제로 독일과 러시아는 최근 관계가 조금 삐걱거리는 중, 러시아가 발칸 반도에 영향력을 행사하자 이걸 막은 게 독일 제국이다.


유럽의 균형을 추구하는 비스마르크의 계략,


하지만 그 독일은 지금 스스로 불구덩이에 뛰어들었다.


유럽의 균형을 추구할 거면 최소 영국과는 친하게 지낼 것이지, 함대를 늘리고 프랑스 조계지까지 건드리는 건 선을 넘은 거 아닌가.


하나 하나 따져보면 영국 최대의 위협은 러시아가 아니라 독일이다.


언제까지 독일이 균형추 역할을 해줄 거라고 생각하나? 나는 영국에 함대 전력을 유럽에 집중시킬 것을 주장했다.


“여기서 독일을 꺾어두지 않으면 결국 바다 밖으로 비집고 나올 겁니다. 그걸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그건 불가능합니다. 지켜야 할 영역이 너무 넓어서 ··· ”

“이런 때일수록 중요한 게 선택과 집중입니다. 다 지키려다 하나도 못 지킬 수도 있어요. 독일 제국의 국력은 프랑스의 3배입니다. 그걸 명심하셔야 합니다.”


며칠 후, 영국은 프랑스 정치에 직접 관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공화정이 무너졌으니 예전처럼 제정으로 되돌리는 것도 방법, 문제는 프랑스 왕족의 씨가 말랐다는 거다.


프랑스 제국의 나폴레옹 2세와 그 아들은 사망, 지난 1830년, 부르봉 왕조 황제로 즉위한 앙리 5세도 몇 년 전에 숨을 거뒀다.


이런 상황에서 왕조를 재건하는 게 가능한가.


그렇다고 공화정의 프랑스가 영국과 손을 잡겠나? 자존심 강한 프랑스인들이 영국의 입김을 받아들일 리가 없다.


이래저래 영국은 가불기에 걸린 입장, 따지고 보면 청 – 프 전쟁에서 프랑스가 패배한 게 영국 입장에선 불행이었다.


프랑스가 최소 건재했다면 독일을 붙잡아 둘 수 있었겠지, 하지만 그 방파제가 무너지자 독일이 난리다.


반대로 생각하면 이건 내게 기회, 앞으로 중국에서 무슨 일이 터져도 영국은 손을 쓰기 어렵다.


기회를 엿보다 중원으로 진출하는 것도 가능, 하지만 아직은 힘이 미약해 야망을 숨겼다.


영국이 독일 – 프랑스에 집중하는 동안 뤼순은 중립을 지킬 뿐, 집 지키는 개가 되어 청나라의 동태를 살폈다.


‘너희들 딱 걸렸어.’


기회는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영국이 잠시 한 눈을 판 사이에 무리수를 둔 청나라, 프랑스 조계지 뿐만 아니라 영국 조계지까지 침범했다.


중국인들도 이번 기회에 외세를 몰아내자고 떠드는 중,


그런데 그게 모든 중국인들이 원하는 걸까?


이미 중국에는 170개가 넘는 상업 도시가 있고 이들은 외국과의 교역으로 수익을 거두고 있다.


외세를 몰아내자고 떠드는 놈들은 세상을 모르는 농민과 비적 떼들, 그리고 애국주의에 물든 멍청이들이다.


청나라와 전쟁을 벌인다고 중국인 모두가 뤼순 군벌을 적으로 돌릴 거라고 생각한다면 오산, 영국 공사와 입을 맞춰 청나라를 손봐주기로 했다.


“영국은 유럽의 상황에만 집중하세요. 청나라는 우리가 처리하겠습니다.”

“그게 가능하겠습니까?”

“독일 제국은 몰라도 청나라는 손봐줄 수 있습니다. 이걸 위해 그 동안 군비를 축적한 겁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뤼순 군벌이 있는 한 청나라 내에서 영국의 이권은 보장될 겁니다.”

“그럼 그렇게 하시지요.”


나는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전력을 한 곳에 집중시켰다.


지금이 청나라를 무릎 꿇릴 절호의 기회,


출정 전에 우창칭 총독을 설득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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