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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eyShake 님의 서재입니다.

전쟁 이후의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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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HoneyShake
작품등록일 :
2020.06.23 14:41
최근연재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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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9,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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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29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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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유령 사냥꾼 - 13

DUMMY

엘리시온 역사서 3장 – 전쟁의 확대


항구 습격 사건으로 인해, 양 세력간의 갈등은 폭발했다. 천족과 마족은 모두 육지와 바다를 통해 상대방의 도시를 공격했다.


양측은 각자의 고유한 강점을 최대한 활용했다. 천족은 천계 이곳저곳에 널려있던 이능력자들을 한데 모은 뒤, 그들의 초능력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사람들은 곧 이들을 마법사라 부르기 시작했다. 마법사들은 전쟁에서 불이나 얼음을 통해 적들을 크게 약화시켰다.


마족은 중장갑과 강철 무기로 무장한 정예병들을 집중적으로 양성했다. 이들은 전투의 선봉에 섰으며, 천족의 방어군을 무참히 도륙했다.


대부분의 전투는 우리가 ‘격전지’라고 부르는 곳에서 이루어졌다. 이곳은 천계와 마계 중간쯤에 있었으며, 세계를 남북으로 나누는 기준점이기도 했다.


마법사와 강철 무기의 우열은 쉽게 가리기 어려웠다. 마족이 격전지에 있는 성 하나를 뺐으면, 오래 지나지 않아 천족의 마법사들이 성의 안을 불태웠다. 천족이 마족의 보급로를 차단하면, 마족의 기병대가 곧바로 출동했다. 격전지에서는 한동안 이런 식으로 뺏고 뺏기는 싸움이 이어졌다.


전투는 바다에서도 벌어졌다. 마족은 바다를 통해 천족의 에테르 결정을 몰래 훔치려 했다. 천계 내에 있는 스파이와 밀수꾼들이 마족을 도왔고, 그때마다 천족은 배를 띄워 이들에게 맞섰다.


같은 식으로 천족은 마계의 철광석을 훔치려 했다. 엘리시온 정부는 마족에게 따뜻한 천계에서 살 기회를 주겠다는 식으로 그들을 회유했으며, 실제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양 종족은 서로의 장점을 모방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엘리시온은 발할라를 본따 강력한 중장기병을 만들었고, 발할라는 몇 안 되는 이능력자들을 모아 나름대로의 마법사 부대를 만들었다.


생귀니움 지부는 생각보다 컸다. 숲에서 봤던 천막 대신, 대리석으로 만든 듯한 작은 신전이 그들을 반겼다.


“환영해요, 바이젤. 옆에 계신 분은?”


하얀 옷을 입은 여자가 말했다.


“제 제자입니다.”


“안녕하십니까, 마리우스라고 합니다.”


“두 명이나 들어오다니, 오늘은 게리온께서 기뻐하실 날이군요.”


여자가 웃었다. 마리우스는 왠지 그녀가 거북했지만, 지금은 참아야 했다.


생귀니우스들은 마리우스가 있는 곳을 ‘제3지부’라고 불렀다. 즉 이 정도 규모의 기지가 최소 2개 더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본래 천족과 마족의 모든 계승자들은 기사, 광전사, 암살자, 궁수, 원소술사, 사제의 총 6개 직업 중 하나를 고른 뒤, 평생 그 길을 갈고 닦아야 했다. 예를 들어, 기사의 경우 육체 강화와 방어 마법을 집중적으로 배웠다. 사제는 회복 계열의 마법만을 익힐 수 있었다. 하지만 언제나 예외는 있는 법이었다.


바이젤은 마족의 첩자로 일하면서, 일반적인 계승자들과는 달리 정탐 임무에 특화된 마법만을 배웠다. 그 마법들 중 하나는 바로 팔찌 안에 모든 물건을 담는 것이었다.


마리우스와 바이젤은 자신들의 모든 물건을 그 팔찌 안에 숨긴 뒤, 다른 신도들처럼 하얀 옷을 입었다.


“이쪽으로 오십시오.”


안내를 맡은 남자가 말했다.


“혹시 어떻게 생귀니움에 대해 알게 되셨습니까?”


그가 바이젤을 보며 말했다.


“테디아의 포고문을 통해 알게 됐어요. 처음에는 그냥 나쁜 놈들일 뿐이라고 생각했는데......우연히 생귀니움에서 나눠주는 책자를 읽어보고 생각을 바꾸게 되었어요. 엘리시온의 제도는 확실히 너무 억압적이에요.”


“잘 생각하셨습니다, 자매님. 이곳에서 생귀니움에 대해 더 자세히 알게 될 것입니다.”


그들은 신전 지하에로 내려갔다. 그 규모는 마리우스의 생각보다 더 거대했다. 루첼과 클라우디아가 매주 간다고 했던 예배당보다도 훨씬 컸다. 그는 어렸을 적 이 유적지에는 폐허뿐이라고 배웠지만, 생귀니우스들은 수년간 들키지 않고 지하에 거대한 신전을 구축한 것이다. 마리우스는 정부가 제대로 이들을 감시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밤중이라 신전 안을 돌아다니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들은 모두 하얀 옷을 입었고, 그 옷의 가운데에는 별 문양이 그려져 있었다.

그들은 5명 정도가 들어갈 수 있는 방을 배정받았다. 방 안에는 여자 둘과 남자 하나가 침대 위에서 잘 준비를 하고 있었다.


“오늘 새로 온 분들이니, 잘 대해주십시오.”


안내를 맡았던 신도는 그 말을 남기고 원래 자리로 돌아갔다.


“안녕하세요, 전 바이젤, 이쪽은 마리우스입니다.”


그녀는 신도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음, 바이젤? 설마 저도 여기서 자야 합니까?”


마리우스는 그녀에게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그런 것 같은데.”


다른 신도들이


“너무 부담 갖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흰 이상한 짓 안 하거든요.”


마리우스의 생각을 읽은 듯, 구석에 앉아 있던 젊은 여신도가 말했다.


“씻는 곳은 복도 끝에 있어요.”


마리우스는 몸을 씻고 생귀니우스의 생활복을 입은 뒤 방으로 돌아왔다. 분명 그곳은 이교도의 소굴이었지만, 마리우스는 어딘가 편안한 기분이 들었다.


“오늘 한꺼번에 많은 일을 하느라 피곤해졌을 텐데, 어서 자.”


바이젤이 말했다.


“네...... 다들 안녕히 주무세요.”


아침에 일어나자 이미 바이젤은 이불을 다 개고 나갈 준비를 마친 뒤였다.


“늦게 일어났네. 그래서 일을 어떻게 하려고?”


마리우스는 반쯤은 비몽사몽한 상태로 밖으로 나왔다.


지난밤에 어두워서 보지 못했던 유적지의 풍경이 한 눈에 들어왔다. 마리우스가 어렸을 때부터 보고 싶었던 광경 그 자체였다. 그는 한동안 넋을 놓고 그 풍경을 바라보았다.


“정신 차려. 집에 온 것 마냥 얼이 빠져 있네.”


“앗, 죄송합니다. 저도 모르게 무기력해져서......”


“괜찮습니다, 형제님. 원래 우리는 자유로워지는 것이 목적인만큼, 약간 풀어지는 것 정도는 뭐라 하지 않습니다.”


전날에 그들을 안내해줬던 남자가 말했다.


신전 앞의 마당 한쪽에서는 몇몇 신도들이 간단한 운동을 하고 있었다.


“저 사람들은 왜 체조를 하고 있는 겁니까?”


마리우스가 물었다.


“체조를 해서 나쁠 건 없으니까요. 원한다면 마리우스 씨도 해도 됩니다. 그러다 하기 싫어지면 중간에 나와도 되고요.”


“음...... 나중에 한 번 해봐야겠습니다.”


그들은 마당을 지나 식당으로 갔다.


아침밥은 생각보다 더 맛있었다. 고기와 야채가 적절한 비율을 이루었고, 간도 마리우스 입맛에 딱 맞았다.


“어때요? 입에 맞으세요?”


“생각보다 맛있습니다. 바이젤 씨는 어떻습니까?”


“맛있네. 여기 꽤 유능한 요리사가 있나 봐. 그런데 식재료는 어떻게 구해오는 거예요?”


“하하하, 그건 게리온님이 계신 세계에서 가져오는 겁니다.”


“식재료를 거기서 가져온다고요? 대체 어떻게......”


바이젤이 상당히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분들의 세계에는 없는 게 없으니까요. 엘리시온 정부가 묘사하는 게리온은 외부 세계의 단편적인 부분에 불과합니다. 일단 눈을 뜨고 나면, 진실이 보일 겁니다.”


마리우스는 혹시 이걸 먹으면 병에 걸리는 게 아닐까 걱정이 되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음식은 그냥 맛있을 뿐이었다.


아침을 먹고 난 뒤 그들은 생귀니움의 일원이 되는 의식을 거쳤다. 대부분의 종교가 그렇듯이, 그들은 4단계의 등급 중 가장 낮은 견습 신도직을 부여받았다. 첫날 만났던 그 남자가 이들의 멘토 역할을 하게 되었다.


“견습 신도라고 해서 특별히 불이익을 받지는 않습니다. 그런 건 게리온의 뜻과도 맞지 않으니까요.”


안내원이 말했다.


마리우스와 바이젤은 그들을 따라 게리온에게 몸과 마음을 바칠 것을 맹세했다. 맹세가 끝난 이후, 그들은 이 신전 안에서 할 일을 부여받았다.


직업을 부여하는 과정은 상당히 특이했다. 한 사제가 그들의 머리를 만지더니, 그들에게 가장 적합해 보이는 직업을 부여했다. 마리우스는 신전을 보수하거나 그것의 규모를 늘리는 일, 바이젤은 사제가 설교 내용을 준비하는 것을 돕는 일이 부여되었다.


“그래서 저희가 이 일들을 원하고 있다는 겁니까?”


마리우스가 물었다.


“정확히는 당신들의 마음 속 깊은 곳에 있는 열망을 이끌어 낸 것입니다. 마리우스 씨는 살면서 건축을 해본 적은 없을 테지요?”


“네, 전 원래 사냥꾼 출신이라 건축에 대해서는......”


“사냥꾼 일은 부모님이 시켜서 한 것이겠지요.”


마리우스는 놀란 티를 내지 않으려 애썼다.


“이해합니다. 그런 경우가 많으니까요. 마리우스, 당신은 대지 속성 마법, 정확히는 건축과 관련된 부분에 재능이 있습니다.”


“살면서 그런 얘기를 들어본 적은 없었습니다만.”


“누구도 당신에게 건축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진실은 언제나 명확한 법이죠. 물론, 제가 배정한 직업은 어디까지나 권고 사항일 뿐, 결코 강요가 아닙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곧 자신의 진정한 재능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마리우스는 기분이 몹시 찝찝했지만, 일단은 그의 말을 따르기로 했다. 지금 중요한 것은 바이젤은 돕는 것이었으니까.


둘은 떨어져서 각자 기초 교육을 받았다. 마리우스는 우선 땅 속성 마법을 익히는 법을 배웠다.


“자, 정신을 집중해 보세요.”


마리우스는 마법 강사가 시키는 대로 돌을 들어 올리는 마법을 시도했지만, 돌은 아주 미세하기 움직이기만 할 뿐 전혀 떠오르지 않았다.


“잘 안 되는 것 같습니다.”


“포기하지 말고 해 보세요.”


다시 한 번 정신을 집중해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제 재능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전 수년 동안 화살을 쏘아 왔고, 그 편이 더 익숙합니다.”


“그건 어디까지나 마리우스 씨가 익숙하기 때문입니다. 마음속으로 이 정도의 돌은 충분히 들어올릴 수 있다고 믿어야 합니다.”


“들어올릴 수 있다, 들어올릴 수 있다......”


돌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안 됩니다. 애초에 마음만으로 마법을 쓸 수 있을 리가......”


마리우스는 지쳐서 땅 위에 주저앉았다. 그는 머리가 핑 도는 것만 같았다.


“그런가요...... 그러면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하지만 명심하십시오.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은 언제나 다르다는 겁니다.”


“그래서, 아무 진전도 없었다는 얘기구나.”


바이젤이 웃었다.


“그러는 그쪽은요? 얼마나 잘했습니까?”


“난 완벽하게 해냈지. 아예 사제 시험을 보는 건 어떻냐는 제안까지 들었는데.”


“아, 그것 참 잘됐네요.”


“농담이야. 별것도 아닌 것에 삐져가지고.”


두 첩자는 하루 동안 시설 곳곳을 둘러보았다. 신전 안에는 정말 별의별 것이 다 있었다. 그들의 교리를 연구하는 곳부터 여가 시설, 병원, 심지어 아이를 기르는 보육원까지 있었다. 이런 체계적인 모습은 그가 숲에서 보았던 야만적인 모습과는 대비되는 것이었다.

특히나 마리우스를 놀라게 한 것은, 그들이 살아남기 위해 따로 돈을 벌 필요가 없단 것이었다. 정확한 과정은 알 수 없었지만, 그들은 게리온의 세계로부터 모든 물자를 가져왔다. 그 물자에는 식료품부터 구하기 힘든 드래곤의 심장과 같은 마력원까지 다양한 종류가 있었다.


마리우스와 바이젤 모두 그 게리온의 세계가 어떤 곳인지 물었지만, 그들은 설명을 하기 보다는 무조건적인 믿음을 요구했다. 바이젤은 그들 역시 게리온에 대해 자세히 알지는 못한다고 추측했다.


신전 안의 사람들은 모두 친절했다. 뿐만 아니라 그들 중 많은 수가 아름다운 외모를 갖고 있었다. 마리우스는 그들이 사이비 종교에 빠진 것만 아니라면 무척 괜찮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마리우스는 자신의 본분을 잊지 않았다. 그는 바이젤의 요구를 바로바로 들어줄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바이젤은 설교를 도와주는 사람으로서 생귀니움의 교리에 대해 더 자세히 접근할 수 있었다. 둘은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없는 곳에서 자신들이 알아낸 정보를 교환하고, 팔찌에 숨겨두었던 종이에 그 내용을 기록해두었다.


바이젤이 가장 궁금해했던 것은 역시나 게리온에 관한 것이었다. 게리온의 폭력성에 대해 생귀니우스들은 전혀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녀가 은근히 그 괴수에 대해 질문할 때마다, 사제들은 말을 돌렸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마침내, 그들은 예배에 참석할 기회를 얻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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