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작가 야근의신 입니다.

자동차 회사의 역대급 낙하산이 되었다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새글

야근의신
그림/삽화
AM 06:00 연재
작품등록일 :
2024.07.31 09:34
최근연재일 :
2024.09.19 06:00
연재수 :
51 회
조회수 :
222,914
추천수 :
6,776
글자수 :
317,061

작성
24.08.02 06:00
조회
11,821
추천
255
글자
6쪽

Prologue 터닝 포인트

DUMMY

‘두근 두근 두근’


언제나 새로운 조직에 첫걸음을 내딛는 일은 기대와 걱정이 교차하기 마련이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새로운 담임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는 새 학기에 그랬었다.

어린 시절엔 낯선 공간과 사람들 사이로 스며 들어가는 일이 절대 쉽지 않았었다.

특히 모든 게 처음일 수밖에 없는 각급 학교의 입학식 날은 더더욱 어려운 날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입대 날의 긴장감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특수 집단에 완전히 격리되면서 사회와 완전히 단절되는 고립감을 느껴봤었다.

이게 사람이 먹으라고 만든 음식인가 싶을 정도로 지옥의 맛을 자랑하는 훈련소 앞 식당.

저승사자 같은 조교들의 위협적인 목소리...

지금 생각해도 몸서리가 쳐지는 기억이었다.


어른이 되어서 경험하는 직장의 첫 출근은 느낌이 또 달랐다.

모든 걸 본인이 책임져야 하는 성인의 세계이자, 급여를 받고 일을 하는 프로의 삶.

돈을 받는 피고용인은 책임과 의무의 압박을 떠안아야만 한다.


신입이 아닌 경력직도 별반 다를 게 없었다.

오히려 자신의 무기인 사내 인맥과 명성을 포기하고 소속을 옮기는 거라, 벌거벗은 알몸으로 뛰어드는 느낌이었다.


“장준성 과장님, 여기 있는 서류 작성해주시면 됩니다. 이 대리, 이것만 작성하면 되는 거 맞지?”

“네, 맞습니다.”


준성은 인재채용팀 옆에 있는 회의실에서 근로 계약서와 연봉 계약서, 비밀 유지 서약서 등 각종 서류를 작성하고 있었는데...

실무자가 아닌 부장급 파트장이 직접 핸들링하는 게 부담스러웠다.


과장이라는 타이틀도 참 생소했다.

전 직장에 근무했을 때는 대리 말년 차였기 때문에 단 한 번도 ‘과장’이란 직위로 불려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무엇보다 장준성이라는 이름 석 자가 가장 낯설었다.

서른두 살 평생 써온 이름은 장진수였는데, 얼마 전에 개명한 새 이름은 아직 낯설었다.


장진수가 아닌 장준성의 입사 첫날.

2012년 6월 4일 월요일은 생애 최고로 어색한 출근 날이었다.


* * *


“안녕하십니까? 장진, 으흠. 장준성입니다.”


비록 신입이 아닌 경력사원이지만, 입사 첫날엔 군기가 바짝 들어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인지상정.

준성은 우렁찬 목소리로 팀원들에게 인사를 했다.


하나, 둘, 셋... 팀원은 모두 다섯 명에 팀장까지 여섯 명인 단출한 팀이었다.

준성의 합류로 선행상품전략팀은 총 일곱 명이 됐다.


“이분이 오늘부터 우리 팀에 합류하신 장준성 과장님이십니다. 다들 박수로 맞아주시길 바랍니다.”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환영합니다.”


팀원들은 새로 들어온 경력직 과장에게 호기심 가득한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준성과 눈이 마주치면, 하나같이 스리슬쩍 눈길을 피하는 게 느껴졌다.


“과장님, 여기 제 책상 바로 앞자리를 비워놨는데, 자리가 마음에 드십니까? 팀 내에 따로 원하시는 자리가 있으시면 다시 조정해 드리겠습니다.”


머리가 살짝 벗겨졌지만, 사람 좋아 보이는 푸근한 인상의 팀장이 준성의 앞에서 어깨를 낮춘 채, 존칭을 써가며 직접 자리 안내를 해줬다.

뭔가 부담스러웠다.

일반적으로 팀장의 바로 앞자리는 상석으로, 팀 선임이 앉는 자리인데...

팀원들의 명패를 보면 차장이 하나에 과장도 둘이나 있었다. 지정학적으로 이제 막 과장 1년 차를 달고 들어온 준성이 감히 넘볼 수 있는 자리가 아니었다.


또 이상한 점이 있었다.

팀원들이 앉는 의자는 등받이만 있는 의자였다.

둘러보니 각 팀의 팀장들만 헤드레스트가 달린 의자를 쓰고 있었는데, 준성의 자리에는 팀장들과 같은 의자가 떡하니 놓여있었다.

거기다 팀장이 직접 고급 레스토랑의 웨이터처럼 준성의 의자를 빼서 앉기 편한 각도로 돌린 채, 어서 앉아보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지나칠 정도로 과도한 호의 때문에, 마치 의자에 가시방석을 깔아놓은 것 같았다.


“컴퓨터는 어떤 걸 선호하실지 몰라서 데스크톱이랑 노트북 둘 다 준비했는데, 어떤 걸 쓰시겠습니까?”

“저는 노트북을 쓰는 게 편할 것 같습니다.”


무거운 프로그램을 돌릴 보직도 아니고, 기동성을 생각하면 노트북이 나았다.


“막내야, 이거 데스크톱은 IT운영팀에 반납하고 와라.”

“네, 차장님.”


분위기를 보아하니 준성에게 컴퓨터 소개를 하는 양반이 이 팀의 선임이자 넘버 투였다.

그런 양반이 일개 과장의 컴퓨터 지급 안내를 하고 있다는 건 역시나 평범한 일은 아니었다.


“실장님,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십니까?”


반대쪽 복도 끝 쪽에서부터 나타난 인물 때문에 파도를 타는 인사의 도미노가 시작됐다.


삼십 대 중반의 젊은 나이에도 위풍당당한 아우라를 뿜어내는 남자.

친근한 표정으로 손을 흔들며 임직원들의 인사를 받아주고 있는 이 사람은...

현도자동차의 선행상품전략실장이자 오너 일가의 일원.

장명규 회장의 당질이자, 장의성 부회장의 육촌 동생.

재벌 3세인 장재성 상무였다.


“좋은 아침! 우리 회사는 어떤 것 같냐?”

“이제 막 팀원들하고 인사하던 중이었습니다.”

“우리 강형진 팀장님이 본인에겐 엄격하지만, 팀원들에겐 너그러운 외유내강형 팀장님이야. 잘 챙겨주실 거다. 팀장님, 제 말이 맞죠?”

“네, 실장님. 걱정 붙들어 매십쇼. 제가 각별히 잘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팀장이 뭘 팀원을 모신다고 그러십니까.

저는...

재벌가의 서자가 아니란 말입니다.


모두가 장준성을 장재성의 배다른 동생으로 오해하고 있는 상황.

이런 분위기를 부채질하고 있는 주범이 바로 장재성 실장이었다.

표정을 보아하니 이 양반은 지금 이런 상황을 무척이나 즐거워하고 있었다.


지극히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장진수가 장준성으로 개명까지 하고, 재벌가의 서자로 오해받게 된 건 모두 다 장재성의 계획이었다.

준성이 재벌 3세인 장재성과 연을 맺게 된 건 직장을 때려치우고 떠난 여행 덕분이었다.

퇴사 기념으로 무작정 질러버린 여행이 진수, 아니 준성의 인생에서 가장 큰 터닝 포인트가 됐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자동차 회사의 역대급 낙하산이 되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2 제21화 산 넘어 산 +11 24.08.21 4,025 122 14쪽
21 제20화 비상 상황 +14 24.08.20 4,145 128 15쪽
20 제19화 Mission Complete +12 24.08.19 4,244 131 15쪽
19 제18화 아드님을 주십쇼 +8 24.08.18 4,471 120 15쪽
18 제17화 재벌도 들어줄 수 없는 소원 +13 24.08.17 4,644 124 14쪽
17 제16화 재벌 형님의 속마음 +9 24.08.16 4,674 128 11쪽
16 제15화 우리 형 동생이다 +11 24.08.15 4,711 141 13쪽
15 제14화 말은 쉽다 +14 24.08.14 4,908 154 15쪽
14 제13화 소개팅 그리고 해외 출장 +15 24.08.13 5,024 161 14쪽
13 제12화 사람을 낚았다 +15 24.08.12 5,265 158 15쪽
12 제11화 바지사장 or CEO +17 24.08.11 5,561 161 14쪽
11 제10화 종호귀산(縱虎歸山) +13 24.08.10 5,782 155 15쪽
10 제9화 새 이름이 주는 힘 +15 24.08.09 6,154 158 15쪽
9 제8화 에델바이스의 새로운 꽃말 +15 24.08.08 6,322 161 15쪽
8 제7화 한 큐에 치운다 +12 24.08.07 6,804 165 15쪽
7 제6화 장재성의 큰 그림 +11 24.08.06 7,357 174 14쪽
6 제5화 돈 헤는 밤 +18 24.08.05 8,057 208 13쪽
5 제4화 끝까지 간다 +19 24.08.04 8,548 216 14쪽
4 제3화 공손한 주먹인사 +14 24.08.03 8,694 219 13쪽
3 제2화 왕자와 거지 +14 24.08.02 9,245 231 16쪽
2 제1화 위기에 몸을 날렸다 +14 24.08.02 9,896 227 13쪽
» Prologue 터닝 포인트 +22 24.08.02 11,822 255 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