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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주 님의 서재입니다.

아카데미의 피지컬 괴물이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종주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1.05.12 10:25
최근연재일 :
2021.06.25 22:41
연재수 :
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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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24
추천수 :
495
글자수 :
130,231

작성
21.05.18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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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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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마수학 실습(1)

DUMMY

‘특성이 변했어?’


기존에 적혀있던 내용에 디테일한 부분이 덧붙여졌다.


생각해보면 그리 이상한 일도 아니었다. 보유한 특성을 조금씩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기본적인 슬아생의 플레이 방식이니까.


다만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이어서 살짝 놀랐다. 하지만 좋았으면 좋았지, 나쁜 상황은 아니었다.


‘이거 어쩌면···.’


교실을 가득 채운 노란 빛의 마력.

마치 신체의 일부처럼, 자연스럽게 마력이 온몸을 휘젓고 있다. 친화력이 대폭 상승한 결과였다.


“약 20분 정도 이 상태가 유지될 거야. 눈을 감고 최대한 마력을 느껴.”


오를레아의 말에 다들 마력을 느끼기에 여념이 없었지만 나만 멀뚱히 눈을 뜬 채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굳이 느끼려고 노력할 필요도 없었다. 숨을 쉬는 걸 의식할 필요가 없듯 내게 번개의 마력 또한 마찬가지였다.


“배운 적이 있던 모양이네?”


오를레아가 내 앞으로 다가왔다.


“마력을 다루는 게 엄청 능숙하구나. 그렇게 좀 더 연습하고 있어.”


한번 슬쩍 보고는 그냥 지나쳐 간다. 굳이 도와주지 않더라도 알아서 잘하리라 생각한 모양이다.


그나저나 마력까지 쉽게 다룰 수 있다니 내 몸이지만 정말 만능이다.

뭐 아직까진 단순히 움직이는 정도가 고작이긴 했지만 그게 어딘가.


‘최대한 노력 해봐야지.’


원래는 연공법에 대한 부분에서 가장 고민이 많았다. 가문에서 오랜 시간 연공법을 익혀왔던 생도들에 비해 수준이 한참 딸릴 수밖에 없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신혈」이 있는 이상 이 부분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난 눈을 감고 번개의 마력을 이리저리 움직여 보기 시작했다.

이러한 기회는 쉽게 오는 것이 아니기에 최대한 활용해야 했다.

조금 전 오를레아가 사용한 최상급 번개석은 억만금을 주더라도 쉽게 구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니까.



*



어느덧 아카데미의 수업이 시작된 지 일주일 차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내게도 꽤 많은 변화가 있었다. 거듭된 훈련 덕에 육체 능력이 제법 향상됐고 번개의 연공법에도 익숙해졌다.


무엇보다도 「투왕의 감각」을 켜고 끄는 게 가능해졌다는 것이 가장 큰 수확이었다.

연공법을 배우자 감각을 통제하는 게 더욱 수월해졌던 까닭이었다.


“흡!”


배에 힘을 꽉 주자 심장에서 뿜어져 나온 미약한 전류가 온몸을 돌며 신경을 자극하기 시작한다.


동시에 감각이 극도로 예민해졌다. 「투왕의 감각」이 활성화된 것이다.


난 그 상태를 잠깐 유지하다가 다시 전류를 거두어들였다. 날카롭던 감각이 순식간에 누그러든다.


“좋아!”


난 씨익 미소를 지었다. 이 정도면 만족이다.


매일매일 훈련하는 게 힘들기는 했지만 이처럼 눈앞에 곧바로 성과가 드러나니 나름 재밌도 있었다.

최근에는 굳이 호엔이 보채지 않더라도 혼자 훈련장으로 찾아갈 정도였으니까.


반면, 그러지 않은 사람도 존재했다.


“으아아아! 왜 안 되는 거야!”


루나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털썩 주저앉는다. 뭔가 일이 잘 풀리지 않은 모양이었다.


“루나! 무슨 일인가!”


갑작스러운 루나의 짜증에 호엔이 다급히 달려온다,


“아니이! 마력을 사용하면 동작이 이어지지 않는다고!”


루나의 주특기는 근접 박투술. 그중에서도 날렵한 몸놀림으로 상대의 공격을 흘리고 카운터를 꽂아 넣는데 특화돼 있었다.


하지만 이는 그녀가 익히고 있는 네르프 가의 연공법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전투방식이다.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데 제대로 돌아갈 리가 없지.


‘뭐라 말하기가 좀 그렇네.’


그렇다고 그녀에게 가문의 연공법을 포기하라고 하는 건 너무 무책임한 일이었다. 이건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으니까.


나야 이후 루나가 어떻게 될지 알고 있는 상태였지만 그녀로선 맨땅부터 다시 시작하라는 말과 다를 바 없을 터.


나중에 기회가 되면 슬쩍 귀띔이나 해줘야겠다.


그보다 슬슬 출발해 볼까.


“난 오늘은 여기까지만 할게.”

“응? 벌써 가?”

“외성에 나가보려고.”


오늘은 지난번 맡긴 무기가 완성되는 날이다. 뿐만 아니라 내일 있을 마수학 실습수업에 대비해 이것저것 준비할 것들이 좀 있었다.


‘생각대로 잘 돼야 할 텐데.’


스토리대로라면 내일 수업에는 3급 마수가 등장한다. 그리고 놈을 막으려다 호엔은 목숨을 잃게 되겠지.

하지만 난 그걸 그대로 두고 볼 생각이 없었다.


원작에서는 호엔 혼자서 쓰러트렸던 만큼 나와 루나가 더해지면 충분히 제압할 수 있으리라 생각됐다.

그렇다고 해도 방심은 금물이다. 실전에서는 상황이 어떤 식으로 흘러갈지 예측이 불능했으니까.


‘어느 정도일지 도무지 감이 오지 않는단 말이지.’


나도 아직 직접 마수를 상대해 본 적이 없기에 3급 마수가 얼마나 강할지 예상이 가질 않았다.

더구나 이번 사건은 게임에서도 제대로 다루지 않았던 사건. 마수에 대한 정보도 전혀 없는 상태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준비를 할 작정이었다.


난 머릿속으로 이리저리 시뮬레이션을 굴려보며 대장간 거리로 향했다. 우선은 무기가 어느 정도의 성능으로 완성이 됐을지가 관건이었다.


“어서··· 오! 자네로군.”


내가 문을 열고 들어가자 에글록이 나를 반갑게 맞이했다. 저번에 찾아갔을 때와는 달리 표정이 밝다.


“제작은 끝난 겁니까?”

“그렇소! 예상보다 더 대단한 놈이 나왔지. 보면 깜짝 놀랄게요.”


그는 창고에서 천으로 둘둘 감싼 길쭉한 물체를 가지고 나왔다.

천을 풀자 영롱한 빛의 검신이 모습을 드러냈다. 귀철을 사용한 탓인지 전체적으로 검은빛을 띠고 있었다.


“장담하건대 내가 여태껏 만든 검 중에서도 세 손가락 안에 들 거요.”


에글록은 뿌듯한 표정이었다. 한껏 치켜든 턱은 아직 자신의 실력이 죽지 않았다고 말하는 듯했다.


---[아이템 정보]----

•이름 : 에글록의 대검

•희귀도 : 6

•특이사항 : 귀철을 사용하여 파마(破魔)의 능력을 얻었다.

------------------


나쁘지 않다. 아니 나쁘지 않은 수준이 아니라 상당히 괜찮은 무기였다.

시스템에서 희귀도가 6으로 평가될 정도면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장비 중에서는 최고라고 봐도 무방했다.


이 정도면 이번 도박은 대성공이었다. 내심 최악의 상황까지 가정하고 있었기에 마음이 한풀 놓이는 기분이다.


“감사합니다.”


난 에글록에게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전한 후 대장간을 빠져나왔다. 아직 무기 말고도 준비해야 할 것들이 몇 가지 더 있었으니까.


다음 목적지는 광장에 있는 잡화점이었다. 규모가 있는 만큼 제법 희귀한 재료들도 취급하는 곳이었다.


“혹시 화염초가 있습니까?”

“생화는 없고 말려서 빻아 놓은 건 있소.”


내 물음에 잡화점 주인은 잠시 선반을 뒤지더니 붉은색 가루가 들어있는 유리병 두 개를 건네주었다.


“이 두 개가 전부요.”

“얼맙니까?”

“12만 페닌만 주쇼.”


살벌한 가격이다. 이걸 사면 당분간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판이었다. 그렇다고 사지 않을 수도 없었기에 난 떨리는 손으로 돈을 건넸다.


고작 이 유리병 두 개가 희귀도 6의 대검보다 비싸다니 어이가 없을 지경이었다.


하아. 그래, 이건 일종의 투자야 투자.


그렇게 자기합리화를 마친 난 화염초 외에도 몇 가지 재료들을 구매했고 총 13만 4천 페닌이라는 거금을 지불했다.


“안녕히 가십쇼!”


입이 귀까지 걸린 주인장의 배웅을 뒤로하고 난 다시 아카데미로 향했다.



*



아카데미 연금실.


난 눈앞에 늘어선 재료들을 보며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순서가 뭐였더라?”


유저들 사이에서 국민 도핑제라 불렸던 만큼 그 재료들은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지만, 제조 순서가 영 헷갈렸다.


그도 그럴 게 슬아생에서는 한번 시약의 레시피를 등록하면 이후 제조과정은 생략돼 버린다.

내가 아무리 기억력이 좋다고 해도 딱 한 번 해봤던 과정을 정확하게 기억하는 것은 무리였다.


“···자신 있게 들어오더니 그것도 못 해?”


그런 내 모습을 지켜보던 로니아가 황당하다는 듯 쳐다본다.

그녀는 지금 이 상황 자체가 어이가 없을 터였다. 내가 반쯤 강제로 끌고 왔거든.


나로서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마법 학부생만 연금실에 들어올 수 있다는 걸 대체 내가 어떻게 알아?

게임에서는 그런 설정이 없었다고.


그래도 마침 근처에 로니아가 있어서 다행이었다. 마법 학부생 중 안면이라도 있는 사이는 그녀가 유일했으니 말이다.


“크흠. 혹시 부탁해도 될까?”


난 얼굴에 철판을 깔고 로니아를 바라보았다. 딱히 친하지도 않은 사이에 이런 부탁을 하려니 얼굴이 화끈거리는 기분이다.


“하··· 좋아. 대신 조건이 있어.”

“조건?”

“너도 내 연구를 도와줘야겠어.”

“내가? 난 그런 쪽에는 영 젬병인데.”

“그런 건 말 안 해도 알아. 넌 그냥 몸만 오면 돼. 나머진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뭔가 묘한 기분이 드는 건 기분 탓인가.

하지만 로니아는 별것 아니라는 듯 태연한 표정이었다.


“너 증폭제를 만들려는 거지?”


그녀는 재료만 보고서도 내가 무엇을 만들지 정확히 꿰뚫어 봤다. 연금술 분야에 있어서만큼은 그녀는 전문가였다.


“용케도 재료는 다 구해왔네.”


로니아는 능숙한 손길로 재료들을 섞기 시작했다.

얼핏 봐서는 대충하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굉장히 체계적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그녀는 그렇게 얼마 걸리지 않아 속성 증폭제를 뚝딱 만들어냈다.


“자.”


---[아이템 정보]----

•이름 : 속성 증폭제(화염)

•희귀도 : 3

•특이사항 : 높은 품질로 효과가 상승했다.

------------------


역시 수준이 다르다. 딱히 집중해서 만드는 것 같지도 않은 높은 품질로 인한 부가효과가 붙어 나왔다.

좋아. 이 정도면 마수에게도 충분히 먹힐 것 같다.


“고마워.”

“됐어. 나도 부탁하고 싶은 게 있었으니까.”


그렇게 말한 로니아가 갑자기 손에서 반지를 빼내 내게 건넸다.


“받아.”

“뭐, 뭐라고?”

“받으라고.”


뭐야? 부탁이란 게 이런 거였어? 당황스러운데.

내가 망설이고 있자 억지로 반지를 손에 쥐여준다.


“으음··· 이 상태에선 문제 없는 건가?”


하지만 이내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


“다시 줘봐.”


내 손에서 다시 반지를 뺏어간 로니아가 대뜸 반지를 허공에 던진다.


“비렌!”


그녀의 외침에 반응한 반지가 붉게 빛나며 회전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단순한 반지는 아닌 듯 했다.


쿵!


이윽고 그녀의 앞에 커다란 골렘이 나타났다. 전에 봤던 말 형태의 골렘이다.


늠름한 모습으로 등장했던 것과는 달리 골렘은 나를 보더니 갑자기 반대 방향으로 도망가기 시작했다. 동시에 로니아가 뾰족한 비명을 지르며 풀썩 주저앉았다.


“꺄악! 비, 비렌 다시 돌아가!"

“괜찮아? 무슨 일이야?”

“다, 다가오지 마!”


내가 다가가려고 하자 필사적으로 손을 휘젓는다. 다리가 풀렸는지 쉽사리 일어나지도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1분 정도 있었을까.

어느정도 회복이 된 로니아가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본인도 민망했는지 얼굴이 붉게 물들어 있는 상태였다.


“바, 방심했어.”


다다다.

그리고 내가 뭐라 말하기도 전에 다급한 표정으로 연금실을 벗어났다.



*



“하아···.”


로니아는 침대에 누운 채 가슴 위로 손을 얹어 보았다.


두근두근.


정말 생소한 느낌이었다. 이제껏 그녀가 누군가를 두려워할 일이 얼마나 있었던가. 이 정도로 선명한 공포는 그녀도 생전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었다.


“그새 더 강해졌어.”


처음 봤을 때는 그래도 이 정도까진 아니었다. 그런데 그동안 대체 뭘 했는지는 몰라도 골렘이 느끼는 공포가 한층 더 강해진 상태였다.


“이러면 연구를 진행할 수가 없잖아···.”


녀석을 이용해 골렘의 신기원을 열어보려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

이 정도의 공포 속에서 태연히 연구를 진행할 자신은 없었으니까.


“어쩔 수 없나.”


잠깐의 고민 끝에 로니아는 통신구를 집어 들었다. 아빠에게 다시 한번 연락해볼 생각이었다.


이상하게도 그녀의 아버지, 헤몬 리테인은 이 상황에 대해 그리 관심을 보이는 눈치가 아니었다. 오히려 조금 꺼리는 기색이라 하는게 옳았다.


"씨이···."


···대체 왜! 분명 골렘에 관한 연구를 한 단계 진보시킬 대단한 발견이건만!


“아빠도 직접 보면 생각이 달라질 거야.”


결국 로니아는 결심을 내렸다.

그녀는 정말 아휀을 본가로 데려가 볼 작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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