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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알 님의 서재입니다.

아카데미에서 시한부는 죽어갑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외로운해
작품등록일 :
2021.02.12 20:36
최근연재일 :
2021.04.09 17:56
연재수 :
40 회
조회수 :
39,025
추천수 :
1,702
글자수 :
268,502

작성
21.04.09 16:47
조회
679
추천
21
글자
3쪽

아들을 외면한 이유

DUMMY

참고로 여기서 나오는 반지는, 작중 자주 언급되었던 한쌍의 허름한 반지임을 유의해 주시길 바랍니다.


-----


"아버지."

"···왜 그러느냐."

"언제나 아버지의 정을 그리워했습니다. 이제 생각해 보면 왜 그랬나 싶을 정도로."

"······."

"하지만 저는 후회하지 않습니다. 아버지, 언젠가. 제가 죽으면 제 무덤에 한 번 찾아와 주시겠습니까?"

"······."

"그러면 정말 고맙겠는데 말입니다."

"···그렇게 하겠다."

"정말 감사합니다."


케이몬은 아버지 앞에서 한 번도 보여준 적 없던 환한 미소를 지었다.


죽기 직전, 공작저에 들러 아버지에게 한 마지막 부탁이었다.


*


케이몬의 묘비로 찾아온 앙겔로스 공작은 많이 수척해 보였다.

그는 곧 묘비 앞에 올려진 한쌍의 반지를 들어 올렸다.


"공작님. 그건... 마법도구인 것 같습니다. 전에 본 적이 있어서 알고 있습니다."


집사는 공작이 반지를 건네주자 그걸 작동 시켰다.


-치직, 아버지.

-왜 그러느냐.

-오랜만에 대화해 보고 싶었습니다.

-나는 바빠서 너랑 놀아줄 시간이 없으니 유모에게 가거라.

-···알겠습니다. 귀찮게 해서 죄송합니다.


매우 짧은 녹음이었다.

하지만, 이걸 케이몬이 왜 녹음했고, 어째서 항상 소중하게 지니고 다녔는지를 생각해 보면.


"공작님···."

"나는··· 나는···."


앙겔로스 공작은 회한의 눈물을 떨어뜨렸다.


죽을 걸 이미 알고 있었다.

그래서 관심을 주지 않았다.

가장 소중한 것을 잃고 싶지 않아서.

그런데, 자신은 이미 포기했던 관계를 아들은 계속 믿고 붙들고 있었다.


"전부··· 전부 내 욕심이었다···."


혼자만을 생각한 이기적인 생각이었다.

그래서 아들에게 주면 안 될 상처마저 남기고, 그리고, 그리고···.


"공작님. 여기 하나 더 있습니다."


집사가 건네준 다른 반지.

공작은 그걸 작동시켰다.


"아아··· 여보."


다른 하나는 미처 목소리를 녹음하지 못해서, 사진으로 저장한 케이몬의 어머니였다.


공작은 아들의 무덤 앞에서 무릎 꿇었다.


"미안하다. 미안해···."


눈을 녹이는 눈물이 비처럼 쏟아져 내렸다.


작가의말

앙겔로스 공작은 좋은 아버지가 아니었습니다.

사실 케이몬이 태어나기 전, 출산 전에 점쟁이에게 예언을 들었기 때문이죠.

이 부분도 훗날을 위한 떡밥이었으나... 아쉽게도 이렇게 풀게 됐습니다.


참고로 위의 대화는 전에 한번 나온 적 있는 대화입니다.

이는 곧 케이몬이 자신의 마법도구에 음성을 녹음하기 위한 것이었죠.


언젠가, 자신보다 먼저 떠날 부모님의 흔적을 기억하고 싶어서.

케이몬은 녹음했습니다.

아버지의 목소리를.


그때까지만 해도 자신이 먼저 갈 줄은 몰랐죠.


아버지에 대한 기대를 모두 버렸다 해도, 저것만큼은 버릴 수 없었습니다.

이건 케이몬이 가족에게 건 마지막 미련이라 할 수 있겠네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6

  • 작성자
    Lv.26 외로운해
    작성일
    21.04.09 16:48
    No. 1

    이건 전에 썼던 걸 아주 조금만 보충하고 맞춤법 검사를 하여 올리는 겁니다.
    그래서 많이 짧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6 날개크리보
    작성일
    21.04.09 17:19
    No. 2

    아버지가 너무 정신병자같은데요.
    죽을걸 알면 더 잘해줘야하는게 정상아닌가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6 외로운해
    작성일
    21.04.09 17:30
    No. 3

    공작에게는 아내가 가장 중요했으며, 아내 다음으로 가문이 중요했습니다.

    그럼, 원래부터 자식에게 정을 붙이지 못하는 냉혈안이었냐?
    그건 또 아닙니다.
    단지, 자식을 키워본 적이 없어서.
    부성애가 뭔지 몰랐던 거죠.
    천성부터가 말수가 적도 무뚝뚝했던 탓도 있고요.

    공작은 어릴 적부터 아버지에게 가문이 우선이라고 교육 받으며 자랐습니다.
    그렇기에 후계에 대해서도 예민했죠.
    그래서 후계 구도를 뒤집은 것도 그 탓입니다.

    무엇보다, 가장 소중하던 아내를 잃은 슬픔은 그에게 부성애를 느낄 틈을 주지 않았습니다.
    일 순위가 가문이라고 가치관이 정립된 그가, 일순위를 아내로 바꿨던 것을 보면 상실의 아픔이 얼마나 큰지 알수 있죠.

    솔직히 저도 좋은 아버지라고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그도 사연이 있을 따름이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6 날개크리보
    작성일
    21.04.09 17:20
    No. 4

    그나저나 케이몬 죽는건 확정이였군요..
    셀레네와 케이몬은 새드엔딩을 맞았군요 ㅠ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6 성장촉진제
    작성일
    21.04.09 17:22
    No. 5

    갑자기 죽네?
    노파가 죽는다고 예언해서 알고있던 건가?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6 외로운해
    작성일
    21.04.09 17:26
    No. 6

    생략이 많이 되서 그런 것입니다만, 케이몬과 대화를 나눈 부분과 앙겔로스 공작이 묘비에 간 부분은 시간적 차이가 많이 납니다.
    간단히 요약하느라 저렇게 된 것이죠 ㅠㅠ

    노파가 예언해서 알고 있던 것은 맞습니다.
    만약 예언이 없었더라면... 조금은 더 행복했을 테죠.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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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짧은 대화(정말 무척 짧음 주의)&나머지 떡밥들 +17 21.04.09 734 21 4쪽
» 아들을 외면한 이유 +6 21.04.09 680 21 3쪽
37 언제나 지켜주고싶은, 나의 셀레네 +2 21.04.09 654 24 11쪽
36 036. 산 정상에서 하룻밤(재업) 21.04.09 585 21 16쪽
35 035. 신과 만난 고대인 +13 21.04.07 648 29 16쪽
34 034. 심상치 않은 움직임 +7 21.04.06 686 31 16쪽
33 033. 그녀의 잔상 +8 21.04.04 750 45 15쪽
32 032. 어째서 +22 21.04.02 818 41 16쪽
31 031. 뒤틀려버린 애정 +18 21.03.31 809 41 19쪽
30 030. 달콤한 외출 +8 21.03.29 745 38 15쪽
29 029. 무지한 죄 +9 21.03.27 777 42 15쪽
28 028. 달빛이 휘영청 밝은 밤거리 +6 21.03.24 784 38 15쪽
27 027. 사랑의 도주 +4 21.03.19 840 38 16쪽
26 026. 동상이몽 +3 21.03.16 897 43 15쪽
25 025. 따스한 마음 +2 21.03.13 842 49 15쪽
24 024. 극과 극 +4 21.03.11 849 43 17쪽
23 023. 무미건조 +3 21.03.09 888 45 15쪽
22 022. 삶과 죽음의 경계에 발을 걸치며 +5 21.03.07 939 43 15쪽
21 021. 죽음과 소생 +5 21.03.05 918 42 16쪽
20 020. 도키메 산맥 정상에서 +1 21.03.03 920 43 17쪽
19 019. 교양 없는 놈 +3 21.03.01 926 45 15쪽
18 018. 증거는? +8 21.02.28 977 45 16쪽
17 017. 돌아가지 못할 추억 +2 21.02.26 1,022 43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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