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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알 님의 서재입니다.

아카데미에서 시한부는 죽어갑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외로운해
작품등록일 :
2021.02.12 20:36
최근연재일 :
2021.04.09 17:56
연재수 :
40 회
조회수 :
38,745
추천수 :
1,702
글자수 :
268,502

작성
21.03.19 08:05
조회
833
추천
38
글자
16쪽

027. 사랑의 도주

DUMMY

셀레네는 그의 핏기없는 입술을 초조하게 바라봤다.

저 입에서 어떤 말이 나올지는 모르지만,

결코, 자신에게 좋은 대답은 아닐 거라는 직감이 들었다.


'다시 거절의 말을 하려는 걸까?'


셀레네는 깊은 슬픔에 잠겼다.

얼마나 자신에게서 관심이 사라졌으면 이리도 단호하게 거절하는 걸까?

더는 자신에게 살갑던 그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아 서글펐다.

말로 못 다 표현할 감정을 느꼈다.


'만약. 그때 당신의 구애를 받아들였다면··· 지금쯤 행복했을까요?'


아니. 셀레네는 자문하고도 고개를 저었다.

케이몬의 바뀐 태도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아직까지도 그를 미워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때의 나는··· 케이몬과 이런 사이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어.'


마음속에서 만약을 계속 되풀이한다.

과거에 대한 짙은 후회가 남았다는 방증.


'이제 와서 이러쿵저러쿵 생각해 봤자 뭐할까···.'


과거에 대한 자책보다 지금 그의 입에서 나올 말이 더 중요했다.


"셀레네 다시 말하지만 저는···"


다 듣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또 한 번의 거절이라는 것을.


셀레네의 눈살이 애처롭게 찌푸려졌다.


'싫어.'


몸은 정신보다 빠르고 솔직했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아직 말을 다 끝맺지 못한 듯 입을 움직이려는 케이몬을 바라보며.

셀레네는 한 떨기의 꽃잎처럼 그의 품에 내려앉았다.


"셀······!"


당황한듯한 그의 들썩거림과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나 셀레네는 그의 품에서 떨어질 생각이 없었다.


'미안해요. 이기적이라서.'


진심을 듣고 싶지 않다.

심장을 옥죄듯이 다가오는 괴로움을 잠시나마 피하고 싶었다.

이렇게라도 그의 입을 막아야 했다.


"아무 말도 하지 말아줘요. 긍정도 부정도. 그냥 이대로 있어 주세요."

"······."

"이기적이라 생각해도 할 말 없어요. 하지만 그만큼 사랑해요."

"······."


은은히 신경을 자극하는 그녀의 향기에 케이몬은 정신이 아찔했다.

금방이라도 눈물이 날 것만 같고, 코끝이 찡했다.

입은 무언가를 말하지도 않으면서 계속 움찔거렸다.

이 감정을 뭐라고 형언하면 좋을까.


'안아주고 싶다. 셀레네를 안고 싶어.'


팔이 갈등하듯 잘게 떨렸다.

전에도 그녀를 안은 적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그런데도 망설이는 이유라 하면 마지막 양심이라고 할까.

더이상 셀레네에게 희망 고문을 하고 싶지 않다.

셀레네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내가 여기서, 그때처럼 안으면 셀레네는 괜한 희망을 품지 않을까.'


사랑이 힘든 줄은 알았다.

하지만 이리 애달픈 건 처음이었다.


죽을 날만을 기다리고 있는 처지라서.

이런 감정은 사치인 걸 알면서도 죽기 전에 한 번이라도 욕심을 내면 안 될까.

고민했고 지금도 고민한다.


'나는 어쩌면 좋은 거죠? 셀레네.'


자신의 죽음을 듣고도 그녀가 아무렇지 않기를 바랬다.

자신이 죽는 날이, 그녀에게는 인생에서 지나가는 한 때처럼.

조금 날씨가 안 좋은 어느 날이길 바랬다.


하지만 이런 셀레네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그러지 못할 것 같아 슬프다.

분명 슬픈데···.


'어째서 기쁜 걸까.'


케이몬은 모순된 감정을 느꼈다.

슬퍼야만 하는데, 새삼 자신을 절실히 필요로 해 준다는 생각 때문일까?


셀레네의 어깨에 턱을 기댄 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나는 진짜······.'


자신이 역겹다.

그런데도 조금씩 올라가는 입꼬리는 주체할 도리가 없었다.


"케이몬?"


등에 물방울 하나가 떨어지는 듯한 느낌에.

셀레네는 무언가 싶어 고개를 들어 올렸다.

눈을 크게 뜬 그녀의 입이 살짝 벌어졌다.


"왜, 왜 갑자기 우는 거예요? 케이몬?"


셀레네는 놀라며 허둥지둥 그의 무릎에서 일어나려 했지만.


"꺅! 케, 케이몬?"


등을 휘감는 손길에 그녀는 속절없이 끌려갔다.


"케이··· 몬······."


비명을 지르며 끌려간 셀레네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조금만 움직여도 닿을 거리에 그의 얼굴이 있었다.


가까이에서 본 그의 얼굴은 숨이 막힐 정도로 아름다웠다.

셀레네는 밤의 이슬을 머금은 듯 은은하게 빛나는 푸른 눈동자에 담긴 자신을 보았다.

몽롱한 표정이 사뭇 야릇해 보여 기분이 이상했다.


하지만 곧, 더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어째서···.'


청안 속 그녀의 모습이 일렁거렸다.


'어째서 그런 표정을 짓고 있는 거죠···?'


한줄기의 눈물이 그의 하얀 살결을 쓸며 내려갔다.


케이몬은 울고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웃고 있었다.


일그러진 표정이 애환을 표현했다.

눈에서는 슬픔이 떨어지고, 경련하는 입꼬리는 기쁜 듯이 미세하게 올라갔다.


"잠시만, 잠시만 이대로······."


셀레네가 의문을 표현할 새도 없이, 케이몬은 그녀의 어깨에 아까처럼 머리를 기댄다.


"······."


케이몬의 몸이 원체 마른 탓에 껴안은 상태가 불편할 법도 했지만,

알 수 없는 고양감에 셀레네는 살며시 팔을 뻗어 그의 등을 감쌌다.


'케이몬······.'


안을 거라고는 예상치 못했는지 움찔거리는 그의 반응마저 사랑스러웠다.

셀레네는 행복에 젖어 더 세게 껴안는다.

그의 체취를 찾아 얼굴을 더 깊숙이 박았다.


그렇게··· 서로의 압박감을 느끼며 둘은 잠시 동안 '사랑'을 나누었다.


"······."

"······."


그렇게 마음이 충만해지는 시간이 지나고.


먼저 팔에 힘을 푼 것은 케이몬이었다.

포옹이 끝나자 셀레네는 아쉬운 기색이 역력했다,

그녀 또한 슬며시 팔을 내렸다.


"아······."

"음······."


둘은 서로 딱 붙어 있는 서로의 자세를 깨닫고 귓불이 빨개졌다.

셀레네는 부끄러웠지만 그래도 그의 얼굴을 한번 흘기며 감상한 후,

쭈뼛거리며 케이몬의 무릎에서 내려왔다.


셀레네가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자 야릇한 기류가 감돌았다.


어느새 눈물도 멈추고 평상시로 돌아온 케이몬은 부끄러움에 헛기침했다.


"큼, 셀레네··· 방금 일은··· 그게, 그러니까···."


여전히 붉은 귓불과 상기된 얼굴.

케이몬은 말을 더듬으며 애써 할 말을 떠올리려 노력했다.


콩깍지일까?

셀레네는 그런 모습도 귀여워서 저도 모르게 손을 뻗을 뻔했다.


'내가 당신의 얼굴에 손을 가져다 대면 어떤 반응을 보여줄까요?'


돌아올 반응이 궁금하기도 했지만, 셀레네는 애써 참았다.

조금 전 그가 보였던 행동은 정말 뜻밖이었지만, 그래도 아직 정확한 것은 모르니까.


'나 혼자 설레발 치는 거일 수도 있으니까···.'


만약 여기서 더 전개를 이어가면 괜히 어색해질 우려도 있다.

엄마는 모든 것이 성공한 후에 걱정해도 된다고 하셨지만···.


'죄송해요. 엄마. 저는 그게 안 되나 봐요.'


셀레네는 자제력을 발휘했다.

아무리 케이몬과 함께하는 일분일초가 아쉽다지만,

기껏 쌓아놓은 탑까지 무너뜨리면서 나아갈 필요는 없으니까.


"······."


셀레네가 아무런 대답이 없어서인지 아니면 끝내 할 말을 찾지 못한 탓인지.

케이몬은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셀레네는 싱긋 웃으며 그에게 말을 걸었다.


"케이몬. 본가에서의 생활은 어떤가요?"

"···늘 보내는 대로죠."


케이몬은 화제를 돌려주자 눈에 띄게 밝아졌다.


아아 사랑스러워라.


셀레네는 애써 잡념을 밀어내며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케이몬. 혹시 세메이온에 가기 전까지 저와 함께 어울려 줄 수 있을까요?"

"네?"


케이몬은 당황한 표정을 여실히 드러냈다.


셀레네도 사실 이 제안을 꺼낼까 말까 고민 많이 했었다.

케이몬 쪽에서 먼저 거절할 확률이 높았으니까.


'하지만··· 만약 여기서 지내는 게 정말 힘들다면 받아들이겠지.'


사실 아직도 의문이기는 했다.

만약 집안의 압박에 못 이겨 저리 안색이 파리해진 거라면,

어째서 여기에 계속 머무는 거지?


셀레네는 그 이유를 금전적인 문제로 추측했다.


'저택을 나가 있으려면 돈이 필요하니까.'


앙겔로스 공작님이 아들에게 용돈도 안 준다는 건 상상도 안 됐지만···.

애초에 여러 일을 벌인 전적이 있어서 어쩌면 이것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렇다면 저렇게 힘들어하면서까지 여기 있는 게 이해가 돼.'


셀레네는 그가 못 보는 곳에서 손이 창백하게 질릴 정도로 주먹을 세게 쥐었다.

전에도 케이몬이 안쓰럽다는 생각은 했지만,

이제는 단순히 그를 홀대하는 앙겔로스 공작가에 환멸을 느꼈다.

마치 자기 일처럼.


"지난번에 같이 가려다가··· 불미스러운 일로 가지 못했던 곳에도 가 보고요."

"설마··· 도키메 산맥 말인가요?"

"네."

"그곳에 한번 갔다 오면 이동 마법구라도 쓰지 않는 이상 방학이 다 끝나 있을 텐데요?"

"저는 상관없어요. 부모님에게도 허락을 받았으니까요."


사실 허락 같은 건 받지 않았다.

셀레네의 부모인 스칸달론 백작 부부는 아직까지도 딸이 방학이 끝나기 전에는 돌아올 줄 알고 있었다.


'계속 죄송할 일만 하는 것 같지만··· 이해해 주시리라 믿을게요.'


집에 있을 부모님에게 사죄를 구하며.

셀레네는 케이몬의 의중을 한 번 더 떠보았다.


"같이 가 줄래요?"


케이몬의 눈에 갈등의 빛이 서렸다.

셀레네는 재촉하지 않고 가만히 기다렸다.


끝내 자신이 싫어서 이번에도 거절하면 어쩌나 싶은 생각이 스쳐 갈 때쯤.

케이몬의 대답을 들은 셀레네는 환하게 웃었다.

간절히 바라왔던 것을 얻은 소녀처럼.

티 없이 맑은 미소였다.


*


두 사람의 여행이 결정되었다.

그러나, 아직. 마지막 난관이 남아 있었다.


"···그래서. 아버지는 저를 보내주시지 않을 겁니다."

"음······."


아버지는 자신의 안전을 우려해서 밖에 내보내지 않을 것이다.

케이몬은 그녀에게 이렇게 설명했다.


그 말을 이해한 듯 고민하는 셀레네를 보며 케이몬은 생각했다.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만일에 납치라도 된다면 가문에 누를 끼친다고 못 나가게 하겠지···.'


그리 생각하자 케이몬은 자신의 뛰어난 치료 능력이 저주처럼 다가왔다.

만약, 이 능력만 없었다면 아무도 자신을 간섭하지 않았을 테니까.


'아니야. 만약 그랬다면 셀레네도 살리지 못했겠지.'


그가 한탄하고 있을 때, 결정을 마친 셀레네가 입을 열었다.


"케이몬··· 제가 생각한 바를 말하기에 앞서 묻고 싶어요. 이곳을 떠나고 싶은가요?"


셀레네는 자신의 방법이 다소 과격하다고 생각했기에 확답을 원했다.

그래야 서로에게 후회가 없는 선택이 될 테니까.


케이몬은 그녀의 진중한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입술을 뗐다.


"네. 떠나고 싶습니다. 제게 이곳은 너무 감옥같이 답답하니까요."

"그거면 됐어요."


셀레네는 그의 결정을 환영하듯 싱그러운 미소를 지었다.


"자, 이제 제 계획을 말할게요······."


*


"셀레네 아가씨. 이야기는 마치셨습니까?"

"어. 바로 돌아갈 거야."

"알겠습니다."


문 앞에서 대기 중이던 공작가의 집사는 떠나는 셀레네를 보고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했다.

셀레네는 담담하게 인사를 받고는 발걸음을 옮겼다. 시녀가 그 뒤를 따랐다.


"아, 잠시만요."

"네? 왜 그러십니까?"

"케이몬이 생각할 게 있다면서 자신이 나올 때까지 응접실에 들어오지 말라고 했으니 유념해 두시라고요."


집사는 그녀의 말에 표정이 의문스럽게 변하다가도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의 대답을 듣고 나서야 셀레네는 자리를 떠났다.

집사는 떠나는 그녀의 모습을 잠시 응시하다가 닫힌 문으로 시선을 돌렸다.


'아무 일도 없겠지?'


아무렴, 응접실 안에서 큰일이 일어날 리가 있겠는가.

그는 고개를 주억였지만, 목 뒤를 스치는 불길한 예감은 꺼림칙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불안할까···.'


그는 얼마 전 들었던 것을 떠올렸다.


집사장님이 그러시길,

케이몬 도련님이 저택 밖으로 나갈 낌새가 보이면 자신에게 바로 알리라고 하셨었다.


'지금 내가 이곳을 지키고 있는 이유도··· 사실상 그것 때문이지.'


일종의 감시였다.

케이몬 공자님이 허튼짓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에 하는 감시.


'아까 문이 닫히기 전에 의자에 앉아 계신 걸 보기는 했지만··· 모르겠다. 별일이야 있겠어?'


그는 자신의 안일함이 약 한 시간 뒤의 난리를 초래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


복도에 다급한 발소리가 퍼졌다.


성큼성큼.

깔끔하게 머리를 넘긴 노년의 집사장은 거침없이 걸어, 마침내 어떤 문 앞에 도착했다.

그는 목을 잠시 가다듬고는 노크한다.


"공작님. 메트론입니다."

"···들어와라."


허락이 떨어지자 문이 열리고.

집무실에서 서류를 보고 있던 공작은 하던 업무를 멈추지 않고 물었다.


"무슨 일이지?"

"케이몬 공자님이 사라지셨습니다."

"······."


케이몬이 사라졌다는 말에 공작은 그제야 서류를 내려놓고 고개를 들어 올린다.


"자세히 말해 봐라."

"그게··· 약 한 시간 전, 스칸달론 백작 영애께서 돌아간 뒤. 케이몬 공자님은 생각할 게 있으니 응접실에 들어오지 말라고 했나 봅니다. 그래서 기다렸지만 한참이나 나오질 않아 들어가 보니···."

"없었나 보군."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스칸달론 백작 영애께서 연관되신 것 같습니다. 케이몬 공자님의 마지막 말을 전한 것도 그분이었다고 하더군요."


공작이 침묵하자 집사장은 눈치를 살폈다.


"지금이라도 백작가의 마차를 따라잡고자 하면 가능할 겁니다."

"하지만 그건 무례한 짓이나 다름없지. 만약 영애가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한다면 말이야."


그러나 두 사람도 은연중에 알고 있었다.

케이몬을 몰래 탈출시킨 건 셀레네일 거라고.


"아마··· 응접실의 창문을 통해 빠져나간 것 같습니다. 들어보니 마차가 그 밑을 잠깐 지나갔다고 하더군요."

"······."


공작은 눈을 지그시 감으며 생각에 잠겼다.

집사장은 꼿꼿하게 허리를 편 채 그의 입이 열릴 때까지 가만히 기다렸다.


"···일단은 감시를 한 명 붙이도록 해. 마차를 호위하는 인물이 인물이니만큼 그보다 뛰어난 수준··· 그래. '케이로스'면 좋겠군."


케이로스는 앙겔로스 공작가의 기사 단장 중 한 명이었다.


집사장은 드물게 그의 말에 항변했다.


"공작님. 아무리 그래도 그가 자리를 비우게 된다면 여러모로 차질이 생길 것입니다."

"부기사단장에게 맡기면 될 일이지. 마침 곧 휴가에서 돌아온다고 하던데?"

"···알겠습니다."


케이로스가 빠지게 된다면 기사단의 일정에 차질이 생길 뿐만 아니라 공작의 여러 행사 일정에도 차질이 생길 것이다.

그가 맡은 기사단은 공작가의 최정예만 모인 곳이고, 본인 또한 공작가 제일의 기사니까.


그러나 공작의 뜻이 확고하기에 집사장은 속으로 한숨만 내쉴 뿐이었다.


'아무리 그가 붙어 있다 하여도 케이로스는 너무 과한 처사 같지만······.'


스칸달론 백작가의 마차를 호위하는 노기사.

전성기의 위명이 아무리 대단하다지만··· 그도 많이 노쇠하였을 터.

실력이 전 같지 않을 것이다.


그에 비하면 케이로스는 아직 전성기를 누리고 있으니 단순 감시역을 맡기기에는 수지가 맞지 않았다.


그러나 어쩔까.

거듭 말하지만, 공작님의 뜻이 저런데.


'공백이 크겠어.'


최정예만 모인 기사단이라지만 그냥 저택 안에서만 놀게 두지는 않았다.

오히려 다른 기사단보다 더 혹독한 일정을 소화하는 실정이었다.


'당장 내일만 해도 공작님을 따라 나가야 하는 일정이 있었는데···.'


공작님과 관련된 일에 한해서는 사소한 부분도 짚고 넘어가야 했다.

케이로스의 부재는 사소하지 못한 수준이었고.


'공작님은 도통 무슨 생각이신지 알 수가 없군···.'


집사장은 주름이 자글자글한 얼굴 위로 심란함을 드러냈다.

적지 않은 세월을 모셔왔다 자부했건만··· 아직도 공작님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은 것 같았다.


작가의말

오늘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늦어진 점 죄송합니다...

웬만하면 이틀에 한번 꼴로는 올리려 하는데... 마음처럼 흘러가질 않았습니다.

아무리 비정기라 해도 이틀에 한번은 꼭 올리도록 정진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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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033. 그녀의 잔상 +8 21.04.04 744 45 15쪽
32 032. 어째서 +22 21.04.02 811 41 16쪽
31 031. 뒤틀려버린 애정 +18 21.03.31 804 41 19쪽
30 030. 달콤한 외출 +8 21.03.29 741 38 15쪽
29 029. 무지한 죄 +9 21.03.27 772 42 15쪽
28 028. 달빛이 휘영청 밝은 밤거리 +6 21.03.24 778 38 15쪽
» 027. 사랑의 도주 +4 21.03.19 834 38 16쪽
26 026. 동상이몽 +3 21.03.16 891 43 15쪽
25 025. 따스한 마음 +2 21.03.13 835 49 15쪽
24 024. 극과 극 +4 21.03.11 842 43 17쪽
23 023. 무미건조 +3 21.03.09 880 45 15쪽
22 022. 삶과 죽음의 경계에 발을 걸치며 +5 21.03.07 933 43 15쪽
21 021. 죽음과 소생 +5 21.03.05 912 42 16쪽
20 020. 도키메 산맥 정상에서 +1 21.03.03 914 43 17쪽
19 019. 교양 없는 놈 +3 21.03.01 918 45 15쪽
18 018. 증거는? +8 21.02.28 970 45 16쪽
17 017. 돌아가지 못할 추억 +2 21.02.26 1,015 43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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