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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알 님의 서재입니다.

아카데미에서 시한부는 죽어갑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외로운해
작품등록일 :
2021.02.12 20:36
최근연재일 :
2021.04.09 17:56
연재수 :
4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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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034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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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68,502

작성
21.04.06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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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034. 심상치 않은 움직임

DUMMY

케이몬에게 가장 충격적이었던 때를 떠올리라 하면,

그는 많고 많은 기억 중 단 하나를 꼽을 것이다.


아직도 잊히지 않고 수시로 머릿속을 맴도는 악몽.

그래··· 그건 정말 악몽이었다.

잠을 자다가도 수시로 그를 괴롭히는 악몽······.



붉은 피가 웅덩이를 이룬다.

입에서 토해낸 피로 만들어졌다 믿기에는 상상도 안 되는 크기의 웅덩이.

인간이 토해낼 수 있는 피는 모두 쥐어 짜낸 게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정작, 그걸 만들어낸 소녀는 하얀 셔츠를 붉게 물들이며 바닥에 쓰러진 지 오래.


케이몬은 그 모습을 코앞에서 내려다보았다.

이미 싸늘하게 식은 소녀를 바라보는 그의 시선은 무척이나 떨리고 있었다.


"아, 아라··· 아라!"


뒤늦게 정신을 차린 케이몬은 주저앉다시피 무릎을 땅에 처박았다.


찰박―


피 웅덩이 위에 내려앉은 그는 전신이 떨리는 것을 애써 진정시키며, 아라의 몸에 손을 얹었다.


떨리는 손과는 별개로 검은 기운이 피어오르고, 곧 아라의 전신을 휘감는다.

재생과 정화의 기운은 다친 자의 상처를 아물게 하는 등의 이적을 일으킬 수 있었지만.


고작 3위계의 치료 능력으로 어찌 사람을 살리는 것까지 할 수 있을까.

제아무리 높은 위계의 치료사라 하여도 불가능한 일이었다.


케이몬도 그걸 모르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의 죽음을 도저히 믿고, 받아들일 수 없었기에.

힘이 완벽히 고갈되는 그 순간까지 전력을 쏟아부었다.


그가 생애 처음으로 목도한 죽음이었다.


*


몸을 벌떡 일으킨 케이몬은 아직 악몽의 잔향이 가시지 않은 상태였다.


'아라, 아라는······.'

"케이몬?"


청아한 목소리에 부자연스럽게 고개를 돌렸다.

셀레네가 그를 걱정스레 바라보고 있었다.


"셀레네······."

"악몽이라도 꿨나 봐요. 자는 내내 보니까 괴로워하고 있었어요."


그리 말하며 자상하게 손을 뻗어오는 그녀.

품에 안으려는 듯한 움직임이었다.


탁―!


"···케이몬?"


갑작스레 손목이 잡힌 셀레네가 의아한 목소리를 냈다.

아니, 정확히는 잡혔다기보다는 순순히 멈춰줬다는 표현이 맞으리라.

그녀는 케이몬의 저항 따위는 가볍게 무시할 정도로 힘이 셌으니까.


"아··· 이건. 그러니까."


저도 모르게 나간 행동에 케이몬도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순간 꿈에서 있었던 일과 셀레네가 겹쳐 보인 탓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말았다.


"그, 죄송합니다······."


케이몬은 천천히 손을 놓으며 그녀를 바라봤다.

다시 안으려 들 것이라는 예상과 함께.



"아니에요···."


그러나, 셀레네는 다소 충격받은 표정으로 팔을 내렸다.


그녀는 금방 잡혔던 손목을 떨리는 눈으로 응시했다.

소리까지 날 정도로 케이몬이 세게 잡았지만,

하얀 피부는 아무런 자국도 남지 않았다.


단지, 잡히지도 않은 마음이 아플 뿐.


셀레네는 담담하게 생각하기 위해 노력했다.


전에도 종종 있던 일이었으니까.

그가 자신을 거부하는 것은.

하지만···.


'저런 눈으로 보는 건··· 너무 아프잖아.'


시야에 담긴 그녀의 손이 슬픈 듯 주먹을 말아 쥔다.


새삼스러운 일도 아닌 것을···.

그저 자신이 끊임없이 다가가면 끝인 일이었다.


허나, 그렇다 해도··· 조금 전 보았던 케이몬의 표정은 못 볼 걸 본 사람처럼 일그러져 있었으니.

눈 또한 기피하는 대상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었었다.


솔직히 조금 상처받았다.


'악몽 때문이겠지···. 나 때문은 아닐 거야.'


애써 자위했다.

그가 아직도 자신을 좋아한다는 것은 요 며칠의 일로 확인했으니까.


조급해할 필요 없다.

마음 아파할 이유도 없었다.


"셀레네. 그게, 저 그러니까······."


케이몬은 눈에 띄게 충격받은 듯한 셀레네를 어찌 위로해야 할지 모르는 눈치였다.


'그래. 저걸 봐. 나를 원하잖아.'


아까, 순간 읽어낸 검은 눈동자는 자신을 껴안을 것이라는 확신에 차 있었다.

그때, 막상 껴안지 않자 지은 표정이 얼마나 사랑스럽던지···.


셀레네도 그걸 알기에 잡념을 떨쳐 버린다.


꼬옥. 안아오는 그녀의 손길에 케이몬은 불필요한 저항 없이 몸을 맡겼다.


지금은 자신이 잘못한 게 맞았으니까.

막 살 떨리는 꿈을 꾸고 난 뒤라 누군가의 온기가 그립기도 했다.


"······."


공교롭게도··· 맞은 편에서 이 모든 것을 실시간으로 보게 된 시녀, 아에르는 지그시 눈을 감았다.


아무리 아가씨라 해도 보는 이가 있는 곳에서는 자제해줬으면 했다.

물론, 이를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


이상하다, 이상하다···.


여행이 흘러갈수록, 이런 의문이 텔로스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쉼 없이 맴도는 의혹.


"어후, 이번에도 한 명이 또 죽었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야···."


그것은 짜고 맞춘 듯 연이어 터지는 사건이 발단이었다.

그들이 가는 곳마다 마수가 출몰하여 사람들을 공격하는 일이 계속됐다.

처음 한 번은 우연, 재수가 없었던 거라 쳐도.

그것이 횟수를 거듭할수록 우연이 아니게 되는 것은 당연했다.


끼에에엑―!


토끼형 마수는 단말마를 내지르며 고꾸라졌다.


'이건··· 정말 이상하군.'


텔로스 경은 가볍게 베어낸 마수는 거들떠보지도 않으며, 그간의 일을 되짚었다.


'그동안도 이상한 일이 많이 벌어진다고 생각했는데······.'


하도 마수가 출몰하는 탓에 낮에는 마차를 타고 이동하고,

밤에는 인가에 들러 잠을 청했다.


그러는 동안에도 거쳐 갔던 마을에서 마수의 공격에 죽은 인원만 열다섯 명이 넘어갔다.


'금방 처리한 이 녀석까지 포함하면 여기서 잡은 마수의 수는 총 열 한 마리.'


텔로스 경은 나직이 한숨을 내쉬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여행을 하기 전부터 마수의 수가 갑자기 확 늘어났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던 정보였다.


'하지만 이 정도는 너무 과한 감이 있어···.'


물론 이곳이 마수가 자주 출몰할 만한 위치이기는 했다.


마수는 되도록 토벌하는 걸 지향하지만,

아무리 잡아도 끊임없는 곳이 존재하기 마련.


제국에서는 대표적으로 도키메 산맥이 그러하다.

아나톨레 제국의 중심부에 위치한 이 거대한 산맥.

여기는 워낙 넓은 탓에 토벌대의 손길을 거쳐 간 곳보다는 안 거쳐 간 곳이 더 많은 위험 지대였다.


때문에 산맥이랑 가까운 이곳에 마수가 많은 것은 예삿일이지만.


'그것도 어느 정도가 있는 법인데 말이지···.'


얼마 움직이지도 않고도 열 한 마리나 되는 마수가 발견되었다는 건 예삿일이 아니다.

비록, 그리 힘이 강한 개체가 아니라 해도.


텔로스 경은 검을 고쳐 쥐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예민한 귓가에 흔하디흔한 풀벌레 우는 소리조차 들려오지 않았다.

지나친 고요함에 노기사는 슬슬 몸을 풀었다.


"에잉, 나도 늙었는데 말이야······."


앓는 소리가 절로 나왔지만, 어쩌겠는가.

손녀 같은 아가씨를 지키기 위해서도, 아가씨의 연애 사업을 위해서도.

자신이 이 한 몸 바쳐 희생하는 건 보람찬 일인 것을···.


그렇게, 노련한 기사의 검술 솜씨는 여지없이 발휘됐다.


주군의 사랑을 위하여.


*


여행하다가 우연히 들른 곳에서 아는 사람을 만날 확률은 얼마나 될까.

그리 높지 않다는 것은 시골 꼬마도 알 정도로 당연했다.


"어? 너 혹시 셀레네니?"


하지만, 가끔은 운명이라는 울타리가 확률을 무시할 때도 있는 법이었다.


셀레네와 케이몬은 들려오는 목소리가 익숙하여 뒤를 돌아보았다.

두 사람은 만날 거라 예상도 못 했던 이를 만나자 적잖이 놀랐다.


"어? 아로마?"


자신의 예상이 맞았다는 걸 확인하자 활짝 웃으며 다가오는 소녀.

귀를 감추기 위해 눌러쓴 로브 사이로 삐쭉 튀어나온 금발이 햇빛을 받아 빛났다.


"이게 무슨 일이야? 정말!"


아로마는 대뜸 셀레네의 손을 잡고 흔드는 등 반가움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아로마. 어떻게 여기에 있는 거야?"


케이몬은 고개를 갸웃했다.

어째 셀레네는 말하면서 자신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셀레네는 아로마의 손을 슬쩍 밀어냈다.

간만에 만난 친구가 자신을 밀어내는 것에 서운할 법도 하건만.

아로마는 딱히 변함없는 기색이었다.


"나? 나는··· 그게 말이지···."


대답을 머뭇거리던 그녀는 셀레네 옆에 있던 케이몬을 보고 눈을 크게 떴다.


"뭐야? 둘이 이런 곳에 같이 온 거야?"

"어? 아······."


절친한 친구에게 연애 현장을 들켜서인지 셀레네의 귀가 살짝 빨개졌다.

그녀는 태연한 척, 대담하게 케이몬과 팔짱을 끼며 대답했다.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어."

"···그렇구나."


진작에 둘 사이의 기류를 알았던 아로마는 엄청나게 놀라지는 않았다.

그냥 될 것이 됐구나 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주억일 따름.


"알고는 있었지만··· 그보다 셀레네, 네가 먼저 그러다니."


아로마는 도끼 눈을 뜨고 케이몬을 노려봤다.


"혹시 셀레네 울리거나 그러진 않았겠지?"

"······."


케이몬은 그저 입꼬리를 올렸다.

울리기는커녕, 어떨 때는 자신이 난감함에 울고 싶을 때가 많았다.


"그런데 정말 여기는 무슨 일이야? 우리는 도키메 산에 가던 중에 잠깐 들른 건데···."

"뭐? 도키메 산? 위험하지 않겠어?"


아로마는 눈이 휘둥그레지며 걱정했다.


"요즘 자연이 심상치 않아. 전보다 훨씬 많은 수의 마수가 출몰한다고. 이런 때에 도키메 산에 가다니···."

"마수가··· 늘기는 했지. 그런데 아로마는 그걸 어떻게 아는 거야?"

"나? 나야 당연히 사는 곳이 숲 깊은 곳이니까 그렇지."

"아아."


셀레네는 생각났다는 듯이 표정을 지었다.


"잠깐만. 그러면 네가 사는 곳도 여기 근처야?"

"그건··· 외부인에게 말해 줄 수 없는 내용이라서. 미안. 셀레네."


아로마는 짐짓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케이몬은 엘프족에 대해서 익히 알고 있었기에 그녀의 말뜻을 알 수 있었다.


'엘프족이 사는 곳은 자기네들 외에는 모른다고 하니까···.'


특수한 능력이라도 있는 건지, 그들이 사는 곳은 여태 타인에 의해 발견된 적이 없었다.


"그렇구나···. 그러면 여기에 있는 이유도 말할 수 없는 거야?"

"···응. 미안."

"아니야. 네가 미안할 게 뭐가 있어. 오히려 세세하게 캐묻는 내가 잘못이지."

"그 정도는 아닌데··· 어쨌든. 그러면 두 사람은 오늘 여기서 머물다가 갈 거야?"

"응. 어쩌다 보니 일찍 도착해 버렸는데 다음 경유지로 가기 애매해서. 그렇게 됐어."


간만에 만난 탓인지 두 사람은 별것 아닌 이야기로도 곧잘 이야기꽃을 피웠다.

셀레네의 팔짱을 끼고 서 있던 케이몬은 슬쩍 빠질까 생각도 했지만.


'셀레네······.'


그녀는 케이몬을 놓아줄 생각이 없다는 듯이 팔에 힘을 더 세게 줬다.

압박감에 물린 팔이 점점 저려오자 그는 저항을 포기했고.

셀레네도 그제야 팔짱을 느슨하게 풀었다.


그렇다고 케이몬은 또다시 탈출을 시도하는 짓은 하지 않았다.

어차피 똑같은 방법으로 막힐 것이 뻔했으니까.


"그래서 그동안···"

"재밌었겠다."


끊이지 않는 대화에 케이몬은 공기처럼 서서 멍하니 허공을 응시했다.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말이야, 내가······ 응?"


한참 수다스레 떠들고 있던 아로마는 멈칫했다.

그녀가 쓰고 있던 로브 모자가 갑자기 들썩거렸다.


"아, 거슬려."


고민도 없이 로브 모자를 벗는 아로마.

엘프족의 외모는 특이하므로 사람들의 눈에 띄면 피곤할 수 있었다.


'다행히 주변에 사람은 없는 것 같다만···.'


어쩌면 아로마도 그걸 알고 훌렁 모자를 벗은 걸지도 모른다.


'그나저나··· 저게 뭐지?'


연신 쫑긋거리는 그녀의 뾰족하고 긴 귀.

케이몬과 셀레네는 그것을 신기하게 쳐다봤다.


"네? 뭐라고요?"


아로마는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 대고 마치 통신구로 대화하듯 반응했다.


잠시 후, 귀의 움직임이 멎자 그녀는 나직이 한숨을 내쉬었다.


"혹시 두 사람··· 시간 좀 내줄 수 있겠어?"


아로마는 정말 난감하다는 투로 물었다.


*


엘프족 한 명과 다정한 연인 한 쌍이 숲을 거닐었다.


"정말 우리가 거기에 가도 되겠어?"

"응···. 나도 뭐가 뭔지는 모르겠는데 너희 둘을 데려오라네. 그나저나 고마워, 내 부탁 들어줘서."


아로마는 두 사람을 마을에 초대하고 싶다고 말했고, 그들은 흔쾌히 받아들였었다.

아에르나 텔로스 경은 초대받지 못했기에 같이 갈 수가 없었다.


'셀레네가 아까 달랑 편지 하나를 남기고 오는 듯했는데···.'


직접 만나서 얘기하지 않은 까닭은 알면 당연히 안 보내려고 할 게 뻔해서 일 것이다.


"아니야. 어차피 우리도 할 게 없었어. 그런데··· 우리랑 같이 있는 건 어떻게 알고···?"

"그분이 우리 부족 내에서도 가장 특별하신 분이라서···. 가끔 이런 일이 있어."


아까 아로마가 본인의 입으로 말하길,

엘프족은 귀가 일종의 통신구 역할을 한다고 했다.


'저게 통신구라니······.'


케이몬은 여전히 그녀의 귀를 신기하게 쳐다봤다.

따로 통신구가 필요 없이, 마음을 연 자들끼리는 서로 먼 거리서도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다니···.


"케이몬."


팔의 압박감이 거세졌다.


'이번에는 뭐지? 내가 잘못한 게 있나?'


의아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시선을 돌리니 셀레네는 차게 식은 표정으로 노려보고 있었다.


"어딜 그렇게 쳐다보는 거예요?"

"네? 아······."


케이몬은 조심스레 셀레네의 감정을 짐작해 보았다.


'설마··· 질투인가?'


혹시나 해서 아로마의 귀를 곁눈질해 보았다.

팔에 가해지는 압박이며 눈초리며, 아까보다 더 매서워졌다.


"설마······ 아니죠?"


싸늘한 물음에 케이몬은 무심코 고개를 끄덕였다.


"···저를 시험에 빠지지 않게 해 줘요."


그녀가 말하는 시험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케이몬은 어째선지 오한이 드는 것 같았다.


'···쓸데없이 셀레네를 불안하게 만들 필요는 없지.'


그렇다고 마음마저 완전히 셀레네에게 내어 줄 수도 없지만.

무엇이든 적당한 선을 지키는 게 관건이었다.


"두 사람, 애정 행각은 나중에 해 줄래? 이제 거의 다 왔거든."


아로마가 투덜거리며 말했다.


"네? 다 왔다니···."


그러고 보니··· 어쩐지 주변에 짙은 안개가 끼어 있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안개는 보일 기미조차 없었는데.


"여기서 길을 잃으면 골치 아파져. 그러니까 여기서부터는 내 손을 잡고 가야 해."


아로마가 양손을 내밀자 셀레네가 눈썹을 찌푸리며 물었다.


"꼭 우리 둘 다 네 손을 잡아야 해? 나만 잡으면 되지 않을까?"

"나도··· 저 녀석의 손은 잡고 싶지 않아. 셀레네. 하지만 이번에는 정말 어쩔 수 없어."


아로마도 마음 같아서는 셀레네의 손만 잡고 싶었다.

하지만 자기네 부족이 사는 마을 결계의 특성상,

엘프족이 아닌 이방인은 어떻게든 길을 잃기 십상이었다.

직접적으로 엘프족과 손을 잡고 가는 게 아닌 이상은.


"네가 말한 대로 가면 저 녀석은 어떻게든 낙오될걸? 여기는 그런 곳이야."

"······."


셀레네는 단순 호기심에 이곳에 오고자 한 과거의 자신을 원망했다.


"하아··· 잡아요."

"···이걸 끼고요?"

"네."

"······."


셀레네의 말대로 하니까 모양이 우스꽝스러워졌다.


"이게 지금 뭐 하자는 거야?"


아로마는 셀레네를 보고 황당하다는 듯이 물었다.

팔짱을 낀 두 사람이 각각 남는 손으로 아로마의 손을 잡으면 어떻게 되겠는가.

무슨 놀이처럼 그들은 삼각형을 만들었다.


"이러면 가기 힘들잖아···."

"불가능하다는 건 아니라는 뜻이네?"

"셀레네······."


아로마는 친구의 대답에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다가 그대로 케이몬을 쳐다봤다.


"저는 왜······"

"너한테 물이 드니까 셀레네가 저렇게 된 것 같아서."

"······."


케이몬도 원인이 자신에게 있다고 자각은 하고 있었다.


하나의 놀이처럼 셋이서 삼각형을 이루며,

아로마가 수시로 후방을 주시해 길을 확인하는 각고의 노력을 한 끝에···.


"어서 와···. 우리 마을에."


그녀는 얼른 양손을 놓으며 다소 지친 목소리로 말했다.


안개에서 벗어난 그들은 엘프족의 마을에 도착했다.


작가의말

오늘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맞춤법 지적 언제나 환영합니다!


여담) 이걸 아침에 맞춤법 돌리며 올리고 있네요... 

-급히 한 거라 오타 부분이 많을 수 있습니다-


밤에 어떻게든 끝내려 아메리카노를 먹고 했는데 아침인 지금도 속이 쓰립니다...

투베에 들고 싶은 마음에 앞으로는 일일연재를 지향하려 최대한 계획은 잡고 있는데...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제 능력이 따라 줄지...

하여 어제도 급히 할 일이 있음에도 급히 썼습니다.


오히려 이 결정이 소설에는 독이 되지 않을까 걱정될 뿐입니다...

글은 쥐어짜내도 나오기는 하는데, 그 퀄리티는 장담을 못 하겠으니까요...


+)...혹시나 해서 마지막 확인차 예약본을 확인했는데... 뭐지, 마지막 부분을 빼고 윗 부분이 모두 잘려 있었습니다.

결국 다시 맞춤법 검사를 했습니다...


+) 늦은 시각. 다듬기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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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035. 신과 만난 고대인 +13 21.04.07 648 29 16쪽
» 034. 심상치 않은 움직임 +7 21.04.06 687 31 16쪽
33 033. 그녀의 잔상 +8 21.04.04 750 45 15쪽
32 032. 어째서 +22 21.04.02 818 41 16쪽
31 031. 뒤틀려버린 애정 +18 21.03.31 809 41 19쪽
30 030. 달콤한 외출 +8 21.03.29 746 38 15쪽
29 029. 무지한 죄 +9 21.03.27 777 42 15쪽
28 028. 달빛이 휘영청 밝은 밤거리 +6 21.03.24 784 38 15쪽
27 027. 사랑의 도주 +4 21.03.19 840 38 16쪽
26 026. 동상이몽 +3 21.03.16 898 4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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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022. 삶과 죽음의 경계에 발을 걸치며 +5 21.03.07 940 43 15쪽
21 021. 죽음과 소생 +5 21.03.05 919 42 16쪽
20 020. 도키메 산맥 정상에서 +1 21.03.03 921 43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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