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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광복군 V-force : 오퍼레이션 임팔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베이나이트
작품등록일 :
2022.09.25 22:52
최근연재일 :
2024.03.31 10:54
연재수 :
27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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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456,116

작성
23.03.09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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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85화 - 반격 (2)

DUMMY

“자네의 합류 이후 작전이 한결 수월해졌네. 대본영에서 그토록 자네를 추천한 이유를 이제야 알겠군, 하핫!”


일본군 제33사단 다나카 중장은 후발대로 합류한 젊은 분석관, 아키야마 소좌의 명민함을 입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전차를 앞세운 전투에서 참패한 후 전전긍긍하던 다나카 중장은 우호 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왔다는 새파란 장교를 마뜩잖은 표정으로 보았다.


전선에 도착하자마자 비센푸르 요새 주변을 살펴보았다는 아키야마 소좌는 대뜸 전사한 일본군의 시신을 수습하자는 의견을 냈다.


사단으로 부임하고 치른 첫 전투에서 참패한 다나카 중장의 귀에 한가하게 시신이나 수습해 염해주자는 아키야마 소좌의 말이 곱게 들릴 리 없었다.


하지만 그는 듣는 사람이 기겁할만한 제안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그것은 바로 시신으로 이동식 엄폐물을 제작하는 것, 천인공노할 그의 의견에 참모진 대다수는 반대했으나 이것저것 가릴 처지가 아닌 다나카 중장은 당장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


세찬 빗줄기가 퍼붓는 가운데 아키야마 소좌의 의견에 따라 만들어진 엄폐물로 치러진 전투,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악천후를 틈타 기습한 탓에 적 포병은 대응조차 하지 못했고, 첫 전투에서 하고 전차를 박살 낸 셔먼 전차는 기동이 여의치 않은 관계로 출전조차 하지 못했다.


간혹 날아오는 로켓탄과 기관총 집중 사격에 일부 엄폐물이 파괴되기도 했으나 소총 사격에는 좀처럼 뚫을 수 없는 엄폐물의 보호 아래 일본군 제33사단은 그토록 접근하기 어려웠던 비센푸르 요새에 바짝 다가갈 수 있었다.


“긴급 보고입니다! 적이 1번 관문을 개방했습니다.”


“직접 문을 열어?”


방어하기에 급급한 적군이 갑자기 문을 열고 뛰쳐나왔다는 말에 다나카 중장은 미간을 찌푸리며 그 저의가 무엇인지 생각해보았다.


‘시선을 돌리려는 수작이구나. 하지만 1번 관문이라면 좁긴 하지만 완만한 지대라 다른 곳보다 아군의 진격이 용이하다. 빠르게 선점할 수만 있다면 여러 방향에서 적군을 타격할 수 있음이야!’


“수세에 몰린 녀석들이 갑자기 튀어나온 것은 아군의 병력을 분산시켜 공세를 약화하려는 수작일 것입니다. 별도로 대응하지 않고 북쪽 전선의 방비를 강화하는 정도에만 그치시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아키야마 소좌는 떨떠름한 표정을 지으며 갑작스러운 적의 돌발 행동에 신중히 대처하자는 입장을 표명했다.


“시선을 돌리려는 것은 맞네만, 언덕 지형의 진창길을 오르게 하는 것은 아군의 전투력을 갉아먹는 짓이야. 저들 스스로 문을 열었다고 하니 일거에 섬멸한 다음 기동이 수월한 관문으로 병력을 집중한다면 손쉽게 저 요새를 함락시킬 수 있을 것이야.”


신중한 아키야마 소좌와 달리 다나카 중장은 승기를 잡은 이 기회를 놓치고 싶어 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키야마 소좌는 갑자기 문을 열고 나온 이들의 행동이 아무래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관문마다 배치된 병력이 있기에 은밀히 기동하는 것은 불가했다.


기습의 효과가 현저히 떨어지는 마당에 소수의 병력을 보내 얻을 것이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최후의 발악이 아니라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으나 숨겨진 의도가 있다고 봐야 한다.


그렇기에 아키야마 소좌는 맞대응하는 것보다 방어를 튼튼하게 하고 적의 전술에 맞춰서 그때그때 대응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 판단한 것이다.


“재고해주십시오. 자칫 적의 수작에 말려들 수도 있습니다.”


“수작? 대체 어떤 수작을 말하는 것인가?”


재차 만류하자 다나카 중장의 심기도 점점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특정할 수는 없습니다만 아무래도 적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습니다. 좀 더 신중히 대처하시는 것이 올바른 선택일 듯합니다. 또한 1번 관문은 개활지입니다. 자칫하면 적의 포격에 큰 피해를 입을 수도 있습니다.”


“시체 따위를 이용해서 엄폐물을 만들고 궂은 날씨를 틈타 공격하자는 것은 바로 자네 의견이네. 그 전술이 제대로 통해 적의 요새를 함락시키기 일보 직전인데 무엇을 망설인다는 것인가? 모름지기 전투에는 흐름이라는 것이 있는 법이야. 지금은 몰아쳐야 하는 때란 말이네. 적과 아군이 뒤엉킨 곳에 저놈들이 포격을 감행할 리도 없을뿐더러 설령 포격이 있다 하더라도 저들 역시 피해를 감수해야 해. 손해를 보는 것은 황군만이 아니라는 것이지.”


“하지만 만에 하나...!”


아키야마 소좌가 물러서지 않자 다나카 중장의 얕은 인내심은 금세 바닥을 드러냈다.


다나카 중장은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지휘봉으로 테이블을 내려치더니 매서운 눈으로 아키야마 소좌를 보며 입을 열었다.


“이건 명령이야! 쓸만한 생각 하나 냈다고 해서 자네가 지휘관이라도 되는 줄 아는가!”


다나카 중장이 강경한 태도로 나오자 아키야마 소좌도 더는 어쩔 수 없었다.


어떠한 말도 통할 것 같지 않은 분위기에 그저 석연치 않은 표정으로 돌아설 뿐이었다.


*


북쪽 관문을 압박하던 히노마루 소좌는 동원한 엄폐물을 일렬로 늘어뜨렸다.


“문을 열었다면 진작에 튀어나와 포위망을 형성하던가, 아군 진지로 달렸어야 하거늘, 쯧쯧.”


히노마루 소좌는 기껏 문을 열어 놓고 다시 진지로 들어가 사격을 해대는 적 지휘관을 비웃었다.


좁은 길이긴 하지만 엄폐물을 파괴할 만한 수단이 없기에 전진하는 일본군에게는 다가가는 것이 훨씬 수월했다.


게다가 이곳은 조금 전 두드린 곳과 같은 언덕 지형이 아니라 평지, 엄폐물을 미는 병사들의 체력 소모도 적으니 여러모로 일본군에게 유리한 전장이었다.


“왜 굳이 이런 곳을 전장으로 택했을까요?”


“죽을 때가 되니 판단력이 흐려진 모양이지, 하핫.”


사노 중위의 말에 히노마루 소좌가 호탕하게 웃었다.


- 우당탕


천천히 이동식 엄폐물을 밀며 전진하던 1개 조가 무언가에 걸리기라도 한 듯 요란한 소리와 함께 넘어지자 그것을 본 사노 중위가 달려갔다.


“무슨 일이냐? 어서 일으켜 세워라.”


사노 중위는 걷던 중 무언가에 걸려 엄폐물이 앞으로 고꾸라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대여섯 명의 병사들이 달려들어도 엄폐물은 마치 땅에 붙기라도 한 듯 쉽게 떼지지 않았다.


- 탕 탕타탕 탕!


쓰러진 엄폐물을 다시 세우기 위해 여러 사람이 붙어 안간힘을 쓰고 있을 때 훤히 드러난 틈을 통해 영인군의 집중 사격이 쏟아졌다.


순식간에 다섯 명의 일본군 병사가 총격에 쓰러지자 뒷줄에 있던 병사들은 혼비백산해서 지휘관의 명령도 없이 전열을 이탈했다.


“어어, 밀지 마!”


밀집된 대열에 갑자기 사람들이 밀고 들어오자 멀쩡히 이동하고 있던 다른 곳마저 사람들이 뒤엉키며 혼란에 빠졌다.


엄폐물이 사라지자 총알을 피하려고 틈을 비집고 들어오려는 병사 그리고 이들을 밀어내려는 병사들 사이에서 밀고 밀리는 혼란이 발생하자 그 영향은 고스란히 이동식 엄폐물을 지지하고 있는 대열의 앞쪽까지 전달되었다.


부대에서 힘이 좋은 병사들로 선별하여 배치했지만, 진창에 다리가 빠져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에다가 도미노처럼 무너지는 사람들의 무게를 감당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


“너무 위험해요!”


이청천 대령의 계획을 듣던 엠마 중위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하지만 그는 다른 방법이 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그녀의 어깨를 잡으며 눈을 바라보았다.


“일시적으로 저들의 엄폐물을 무력화할 수는 있으나 그 정도로는 공격 의지를 꺾을 수 없습니다.”


“아무리 대장님이라 해도 적 한가운데 뛰어드는 것은 너무 위험합니다. 게다가 포격이라니요? 날아오는 포탄은 적과 아군을 가리지 않는다는 것을 모르는 건가요?”


엠마 중위는 극구 만류했으나 이청천 대령은 그녀의 눈을 바라본 채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생각대로만 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그리고... 당신을 먼저 두고 가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네? 그게 무슨...?”


가능하다는 말 뒤에 무언가 말을 하긴 한 것 같은데 잘 들리지 않자 되물으려던 엠마 중위 하지만 적이 다가오는 것을 본 이청천 대령은 서둘러 부대에 지시를 내렸다.


총성과 함께 쓰러진 서너 명의 일본군 하지만 그들은 이런 반응을 예상이라도 한 것처럼 동시다발적으로 이동식 엄폐물을 전방으로 배치해 빅터의 총격을 막아내면서 전진하기 시작했다.


엠마 중위는 아랫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어차피 그의 의지를 꺾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한시라도 빨리 작전을 속행하는 것이 나았다.


“1열 사격 개시!”


엠마 중위의 지시에 따라 5명으로 이루어진 1개 조가 작은 틈을 통해 바깥의 목표를 보며 사격하기 시작했다.


앞선 열이 탄창을 모두 소모하고 나면 뒤에 대기하고 있던 대원이 교대해 다가오는 일본군을 향해 사격했는데, 특이한 것은 한 사람만 실탄 사격을 하고 있었고 나머지 네 사람은 공포탄 사격을 하는 것이었다.


‘이쪽에서 어떻게든 방어하기 위해 애쓴다는 느낌을 받게 해야 합니다. 공포탄만으로는 금방 알아챌 것이니 중간중간 실탄을 쏴서 저들의 눈과 귀를 속여야 합니다.’


어차피 소총 사격으로는 이동식 엄폐물에 유의미한 타격을 줄 수 없는 상황, 탄약 소비를 최소화하면서 적을 속이기 위한 이청천 대령의 묘안이었다.


행여나 저들이 눈치챌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켜보던 엠마 중위는 다가오던 이동식 엄폐물 중 하나가 진창에서 휘청하더니 앞으로 고꾸라지는 것을 보았다.


“적의 엄폐물이 무너졌습니다!”


엠마 중위의 보고에 이청천 대령은 수신호를 보내 탄창 교환을 지시했다.


그의 지시에 따라 공포탄을 쏘던 사수들은 일제히 실탄이 장착된 탄창으로 교체하더니 틈이 생긴 일본군 진영을 향해 빠른 속도로 총을 쏘기 시작했다.


“나머지 방벽도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누군가의 외침에 엠마 중위는 눈을 돌려 굳건하게 버티던 일본군의 이동식 엄폐물을 보았다.


엄폐물이 무너지고 사격에 노출된 일본군이 무질서하게 이동하자 잘 버티고 있던 나머지 엄폐물마저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지기 시작한 것이었다.


“지금이에요!”


엠마 중위의 말에 벙커 아래에서 대기하던 빅터 사수들이 일제히 일어나 모습을 드러낸 일본군을 향해 사격하기 시작했다.


의지하던 엄폐물이 쓰러지고 빗발치듯 총알이 날아오자 갈피를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던 앞줄의 일본군이 우수수 쓰러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장교로 추정되는 일본군 한 사람이 손짓하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자 갈팡질팡하던 일본군이 쓰러진 엄폐물로 달려들어 일으키려고 했다.


“지금입니다! 포격 지원 요청하세요!”


말을 마친 이청천 대령은 엠마 중위의 대답도 듣지 않고 이동식 엄폐물을 세우려는 적진으로 몸을 날렸다.


콘크리트 요새에서 갑자기 한 사람의 그림자가 빠져나와 접근하는 것을 본 몇 명의 일본군은 다급하게 소총을 들어 그를 쏘려 했다.


하지만 소총을 드는 것과 동시에 머리와 가슴에 여러 발의 탄환이 관통하며 달려 나온 그를 조준할 시간도 없이 쓰러져 버렸다.


사전에 계획된 것처럼 이청천 대령이 달려 나감과 동시에 엄호 사격을 개시한 것이었다.


덕분에 무사히 적진 한가운데 뛰어든 이청천 대령은 미리 안전핀을 제거한 연막탄을 아래로 던졌다.


“뭐야?”


“대체 무슨 일이야!”


갑자기 한 치 앞을 볼 수 없을 만큼 자욱한 연막이 펴지자 일본군은 크게 당황하며 좌우를 두리번거릴 뿐이었다.


- 탕 탕


일본군이 혼란에 빠진 틈을 타 어느새 두 자루의 권총을 양손에 쥔 이청천 대령은 연막 속에서 희미하게 보이는 실루엣을 향해 권총을 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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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93화 - 위기 23.03.28 245 3 13쪽
93 92화 - 잘 짜여진 연극 23.03.27 232 4 12쪽
92 91화 - 관동 제일의 해결사 23.03.26 249 5 13쪽
91 90화 - 전장의 광기 23.03.21 261 6 14쪽
90 89화 - 이방인 23.03.20 267 5 12쪽
89 88화 - 대본영의 전폭적인 지원 23.03.17 269 6 12쪽
88 87화 - 결정타 23.03.14 282 8 15쪽
87 86화 - 반격 (3) 23.03.13 273 7 11쪽
» 85화 - 반격 (2) 23.03.09 261 5 12쪽
85 84화 - 반격 (1) 23.03.08 277 6 11쪽
84 83화 - 악마의 방패 (2) 23.03.07 257 7 12쪽
83 82화 - 악마의 방패 (1) 23.03.06 272 7 12쪽
82 81화 - 비센푸르 전투 (3) 23.03.04 295 6 13쪽
81 80화 - 비센푸르 전투 (2) 23.03.02 290 6 12쪽
80 79화 - 비센푸르 전투 (1) 23.02.28 289 6 13쪽
79 78화 - 가장 무서운 적 23.02.27 294 6 12쪽
78 77화 - 푸른 지옥 23.02.27 264 6 14쪽
77 76화 - 사냥 23.02.23 275 6 12쪽
76 75화 - 처칠 급여 23.02.20 294 8 12쪽
75 74화 - 테니스 코트 전투 23.02.18 294 6 11쪽
74 73화 - 내분 23.02.17 293 6 12쪽
73 72화 - 코히마에 감도는 전운 23.02.16 295 4 13쪽
72 71화 - 반성 전보 23.02.14 318 6 14쪽
71 70화 - 야나기타의 치명적인 오판 23.02.13 322 5 12쪽
70 69화 - 헌터 킬러(Hunter Killer) 23.02.11 307 7 13쪽
69 68화 - 우크룰 전투 - (3) 23.02.09 312 7 12쪽
68 67화 - 우크룰 전투 - (2) 23.02.08 326 5 12쪽
67 66화 - 우크룰 전투 - (1) 23.02.06 353 8 12쪽
66 65화 - 악마의 무기 23.02.01 359 7 13쪽
65 64화 - 후지모토의 역습 - (2) 23.01.31 325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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