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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광복군 V-force : 오퍼레이션 임팔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베이나이트
작품등록일 :
2022.09.25 22:52
최근연재일 :
2024.03.31 10:54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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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456,116

작성
23.03.02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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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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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2쪽

80화 - 비센푸르 전투 (2)

DUMMY

“엥? 여기는 비센푸르 요새 아니오? 지금 저놈들 상태라면... 정찰이란 것을 한 번만 했어도 공격할 엄두를 못 낼 텐데. 기만술일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엠마 중위의 손가락이 임팔 평야 초입에 있는 비센푸르 요새를 가리키자 김우진 대위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항공정찰, 인근 주민을 포섭한 정찰 활동 등을 통해 임팔에 주둔한 연합군이 결론지은 것은 일본군 2개 보병 사단으로는 중전차와 곡사포가 버티고 있고, 콘크리트 요새화된 비센푸르 진지를 함락시킬 수 없다는 것이었다.


“비센푸르 요새로 아군의 눈을 돌린 다음 다른 목표를 공격한다...”


이청천 대령은 만약 자신이라면 그런 선택을 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설득력 있는 추론이지만, 가장 최근에 이루어진 항공정찰 결과, 제33사단으로 추정되는 부대가 임팔 평야로 향하는 것이 포착되었습니다. 비전투 손실이 극심한 제15사단은 주공을 맡는 대신 예비대로 전환했겠죠. 저들이 노리는 것은 비센푸르 요새가 확실해요.”


엠마 중위는 항공정찰 결과를 토대로 일본군이 노리는 것이 비센푸르 요새일 것이라 생각했다.


확실히 긴 행군에 지친 일본군 입장에서는 전초기지로 삼을 만한 거점을 확보하는 것이 절실했다.


그리고 깊은 참호와 촘촘한 교통호 그리고 화포 진지까지 구축된 비센푸르 요새는 점령만 할 수 있다면 일본군으로서는 임팔을 공략하는 데 있어 가장 효과적인 카드를 손에 쥐게 되는 셈이었다.


“그럼 정말 머릿수만 믿고 비센푸르 요새를 들이받겠다는 말인가? 화력에서는 상대가 안 될 텐데.... 혹시 어떤 식으로 공격해올지 짐작 가는 거라도 있수?”


“아쉽게도 새로 취임한 일본군 사단장들에 관한 정보는 없는 상태입니다. 다만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이른 시일 내에 공격할 소지가 다분하다는 것과 전형적인 일본군의 공격 패턴을 따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전형적인 패턴?”


엠마 중위의 말에 김우진 대위가 잠시 생각하더니 말도 안된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두어 번 저었다.


“설마 폭탄 싸 들고 전차 밑에 기어서 들어간다거나, 기관총 진지로 만세 돌격을 한다는 말이오? 에이, 그것도 상대 봐가면서 하는 짓이지. 지금 상태로 설마하니 그런 짓을 벌이겠수?”


“그렇긴 하지만 최근에 벌어진 일들을 보면 작전을 밀어붙인 군 사령관이 상당히 조바심을 내는 느낌이야. 군 사령관의 말에 무조건 복종하는 이들이 새롭게 사단장으로 온 것이라면 엠마 중위의 말처럼 공세 위주로 전환하고 다른 작전 없이 돌격할 가능성이 크겠지. 하지만 추론만으로는 부족해. 정찰 병력 편성해서 저들이 측, 후방을 노리는 기동 부대를 별도로 구성하는지 확인하도록 하자.”


*


1944년 5월 인도 임팔 부근 비센푸르 요새 3km 지점 일본군 제33사단 진지


날이 어두워지자 이청천 대령은 직접 정찰 병력을 이끌고 일본군 진영 염탐에 나섰다.


“기갑 전력은 95식 경전차 다섯 대가 전부입니다. 그리고 산포 몇 문과 유탄포가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사령부의 정찰 결과와 일치하는군요.”


엠마 중위의 보고에 이청천 대령은 확인되지 않은 화기가 발견되지 않은 것에 안도했다.


95식 경전차, 하고 전차는 공개된 문서상으로는 300미터에서 45mm의 강판을 관통할 수 있는 성능의 37mm 포를 장착하고 있었으나 전차전에서 적 전차 300미터 전방까지 접근하는 것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하고 전차가 가진 문제 중 가장 심각한 것은 ‘방어’ 문제였다.


화력은 차치하더라도 하고 전차는 태생부터 얇디얇은 장갑으로 심각한 방호력 문제를 안고 있었다.


후콩 계곡에서 이청천 대령과 빅터 부대는 일본군의 하고 전차를 M9, 일명 ‘바주카’로 불리는 대전차 로켓으로 혼쭐을 내준 적이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대전차 로켓이 아니라 12.7mm 기관총에도 구멍이 숭숭 뚫릴 만큼 형편없는 장갑을 두르고 있다는 것이었고, 근거리에서는 제식 소총 사격에도 측, 후면 장갑이 관통될 정도로 하고 전차의 방어는 장갑차량이라고 하기에 민망한 수준이었다.


“95식 전차 정도는 뭐, 안 그러냐?”


하고 전차 외에 다른 장갑차량이 없는 것을 확인하자 김우진 대위가 문제없다는 듯 크로포드 대위를 보고 물었다.


“당연하지. 수적으로 보나 규모로 보나, 아군의 기갑 전력에 상대가 될 리 없지!”


크로포드 대위는 싱글벙글한 표정으로 이번에는 꽤 쉬운 전투를 할 것 같다는 예상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일본군이 앞서는 것은 병력밖에 없었고, 정면 공격으로는 수적 우위를 조금도 살릴 수 없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빈약해도 상대는 전차야. 대전차 로켓은 다 소모했으니 직접 상대는 불가해. 하고는 아군 기갑 부대에게 맡기고 우리는 후방 교란에 집중한다.”


*


“전차가 앞서서 진격하고 보병들은 뒤를 따른다.”


고심해도 마땅한 방법이 생각나지 않던 일본군 제33사단 다나카 중장은 다섯 대뿐인 하고 전차를 앞세워 비센푸르 요새 공략에 나섰다.


그의 명령을 들은 참모장의 얼굴은 딱딱하게 굳어졌다.


직접 보지는 않았으나 참모장은 하고 전차 뒤에 따라가고 있을 병사들의 표정이 눈에 선했다.


측면 기동에나 어울릴 법한 경전차의 개활지 정면 전투력을 신뢰하는 병사는 단 한 사람도 없기 때문이었다.


참모장은 졸지에 사지로 몰린 병사들의 목숨이 안타까워 견딜 수 없었다.


“적 전차 출현!”


“적의 포격입니다!”


거의 동시에 날아든 보고에 화들짝 놀란 다나카 중장은 하고 전차와 전진하는 병력이 있는 들판으로 시선을 돌림과 동시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마치 우박이 떨어지듯 하늘에서는 전진한 병력을 향해 무지막지한 불벼락이 쏟아지고 있었고, 전차라는 엄폐물이 전혀 도움 되지 않는 개활지 포격에 무수한 병사들이 쓰러졌다.


들판에 덩그러니 놓인 하고 전차의 운명도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영국은 미국의 무기대여법(Len-Lease Act)의 통과되자 미국으로부터 무수한 무기를 들여왔는데 그중 수입된 M4 셔먼 전차를 개조하여 자국의 최강 대전차포인 OQF-17 파운더를 달았다.


집중 포격을 겨우 벗어난 일본군의 경전차들이 만난 것은 바로 이 M4 셔면 IC Firefly 였다.


열대 가량의 셔먼 전차는 매복할 필요조차 느끼지 못한 듯 정면에서 튀어나와 전진하는 일본군 경전차를 향해 대전차포를 발사하기 시작했다.


“아군 전차 2대 피격.”


셔먼 IC의 대전차포에 맞은 2대의 하고 전차에서 노란 불꽃이 오르며 기동을 멈추자 참모장이 침울한 목소리로 보고했다.


전차에 탑승한 승무원이 내리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피격됨과 동시에 즉사한 것 같았다.


2 파운더 대전차포에도 박살 나는 경전차가 17 파운더를 무슨 재주로 버티겠는가?


“대기하는 병력 돌진하라고 해! 병력은 아군이 압도적으로 많다. 화염병 돌격이든 할 수 있는 방법은 총동원해!”


파괴되는 전차를 보며 다나카 중장은 이를 부득 갈며 소리치듯 명령을 내렸다.


야나기타 전임 사단장을 대신해 호기롭게 이곳에 왔으니 전투를 피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은 없었다.


무다구치 렌야 사령관의 지시대로 공격했다고 해서 패배의 결과까지 사령관이 안고 가지는 않을 것이다.


어차피 서로를 이용하려는 것은 피차 잘 알고 있는 것, 뚫어내지 못한다면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할복’ 뿐이라는 것을 다나카 중장은 잘 알고 있었다.


제33사단 보병들이 달려 나가는 사이 남은 3대의 경전차가 적 전차의 집중 공격을 받으며 또다시 고철로 변했다.


일본군의 경전차는 37mm 포로 대응 사격하며 악착같이 버텼으나 유효 사거리를 훨씬 넘어가는 거리에서 하고의 주포는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셔먼 전차의 전면 장갑을 뚫지 못한 포탄은 튕겨 나가버렸고, 17 파운더를 차체로 받아낸 전차들은 검은 연기를 하늘로 내뿜으며 주저앉아 버렸다.


한줌과도 같은 제33사단의 기갑 전력이 괴멸되자 한쪽에서는 기이한 그림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각성제를 잔뜩 투여한 일본군 병사들이 약에 취한 채 두려움도 잊고 맹렬하게 셔먼 전차를 향해 돌격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비센푸르 요새 측면에서 대기하고 있던 빅터 부대가 그들을 가만두지 않았다.


*


“결국에는 저런 식으로 공격을 하는군요...”


다섯 대뿐인 전차가 모두 파괴된 후 자살에 가까운 식으로 병사들을 돌격시키자 엠마 중위가 안타깝다는 듯 말했다.


몇 사람의 비뚤어진 욕망으로 벌어진 전쟁은 시간이 흐르면서 군중의 이성을 마비시켰고, 그 결과 애꿎은 사람들의 생명이 산산이 조각난 채 흩어지고 있었다.


부대의 사격 명령이 떨어지자 요새 측면으로 기동한 빅터 부대가 달려드는 일본군을 향해 아낌없이 화력을 퍼부었다.


개활지이기에 마땅히 몸을 숨길 곳도 없었던 일본군은 빅터 부대의 사격에 속수무책으로 쓰러졌고, 수류탄 안전핀을 제거하고 달리던 일부 병사들은 던지지도 못한 수류탄을 쥔 채 쓰러졌고 잠시 후 손에 든 수류탄이 폭파하자 그들의 형체는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참혹하게 갈기갈기 찢어졌다.


한편으로 용감하게 소총의 유효 사거리까지 접근한 일본군은 자리에 엎드린 채 전차를 향해 쉬지 않고 방아쇠를 당겼으나 철갑을 두른 괴물은 꿈쩍도 하지 않은 채 오히려 굉음을 내며 사격을 하는 일본군 병사를 향해 달려왔다.


“으아악!”


미처 달아나지 못한 일본군 병사를 향해 전차 궤도가 덮쳐오자 그는 단말마의 비명을 질렀고, 절규에 가까운 소리마저 집어삼킨 철갑 괴물이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이동하자 이 모습을 보던 부대원 몇 명이 참지 못하고 고개를 돌려 버렸다.


소총과 기관총 사격으로는 셔먼 전차의 전면 장갑을 뚫어내지 못하자 일본군은 악에 받친 듯 소리를 지르며 화염병을 들고 전차를 향해 돌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빗발치듯 쏟아지는 집중 사격을 뚫고 가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 열 명 중 아홉 명은 셔먼 전차에 다가가기도 전에 쓰러졌다.


기가 막힌 요행으로 전차에 접근한 일본군 몇 명은 있는 힘을 다해 화염병을 던졌으나 탄약고 주변을 물로 채워서 유폭을 방지한 습식 탄약고(Wet Stowage) 형식을 채택한 셔먼을 노몬한의 소련군 전차처럼 불태우는 것은 무리였다.


사력을 다해 접근해 불덩이를 던졌으나 불이 옮겨붙지 않자 허망한 표정으로 전차를 쳐다보던 일본군은 누가 쏘았는지도 모를 총탄에 적중해 몸이 크게 휘청하더니 이윽고 앞으로 고꾸라지듯 쓰러졌다.


한편 전장이 내려다보이는 고지로 올라간 이청천 대령은 유효 사거리 안에 들어온 일본군 장교와 하사관을 처리하고 있었는데, 그의 총이 불을 뿜을 때마다 여지없이 목표물은 쓰러지고 있었다.


전방에서 부대를 독려하던 대위 한 명과 하사관 세 사람이 순식간에 피를 뿜으며 넘어가자 일본군은 너나 할 것 없이 엄폐물을 찾아 몸을 숨기기 시작했다.


백발백중의 저격이 언제 자신의 심장을 노리고 날아들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적의 척탄병이 아군 전차에!”


안타까운 시선으로 달려오는 일본군을 보던 엠마 중위는 사격을 피해 셔먼 전차로 접근한 적군을 확인하자 경악하며 소리쳤다.


폭발물로 추정되는 것을 보자기에 싼 채 전차 하부로 들어간 일본군 병사는 섬뜩한 웃음과 함께 전장이 떠나가라 소리를 질렀다.


“덴노헤이카! 반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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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93화 - 위기 23.03.28 245 3 13쪽
93 92화 - 잘 짜여진 연극 23.03.27 232 4 12쪽
92 91화 - 관동 제일의 해결사 23.03.26 249 5 13쪽
91 90화 - 전장의 광기 23.03.21 261 6 14쪽
90 89화 - 이방인 23.03.20 267 5 12쪽
89 88화 - 대본영의 전폭적인 지원 23.03.17 269 6 12쪽
88 87화 - 결정타 23.03.14 282 8 15쪽
87 86화 - 반격 (3) 23.03.13 273 7 11쪽
86 85화 - 반격 (2) 23.03.09 261 5 12쪽
85 84화 - 반격 (1) 23.03.08 278 6 11쪽
84 83화 - 악마의 방패 (2) 23.03.07 257 7 12쪽
83 82화 - 악마의 방패 (1) 23.03.06 273 7 12쪽
82 81화 - 비센푸르 전투 (3) 23.03.04 295 6 13쪽
» 80화 - 비센푸르 전투 (2) 23.03.02 291 6 12쪽
80 79화 - 비센푸르 전투 (1) 23.02.28 291 6 13쪽
79 78화 - 가장 무서운 적 23.02.27 294 6 12쪽
78 77화 - 푸른 지옥 23.02.27 265 6 14쪽
77 76화 - 사냥 23.02.23 275 6 12쪽
76 75화 - 처칠 급여 23.02.20 294 8 12쪽
75 74화 - 테니스 코트 전투 23.02.18 294 6 11쪽
74 73화 - 내분 23.02.17 294 6 12쪽
73 72화 - 코히마에 감도는 전운 23.02.16 295 4 13쪽
72 71화 - 반성 전보 23.02.14 318 6 14쪽
71 70화 - 야나기타의 치명적인 오판 23.02.13 322 5 12쪽
70 69화 - 헌터 킬러(Hunter Killer) 23.02.11 307 7 13쪽
69 68화 - 우크룰 전투 - (3) 23.02.09 312 7 12쪽
68 67화 - 우크룰 전투 - (2) 23.02.08 326 5 12쪽
67 66화 - 우크룰 전투 - (1) 23.02.06 353 8 12쪽
66 65화 - 악마의 무기 23.02.01 359 7 13쪽
65 64화 - 후지모토의 역습 - (2) 23.01.31 325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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