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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광복군 V-force : 오퍼레이션 임팔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베이나이트
작품등록일 :
2022.09.25 22:52
최근연재일 :
2024.03.31 10:54
연재수 :
27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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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456,116

작성
23.02.09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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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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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글자
12쪽

68화 - 우크룰 전투 - (3)

DUMMY

1944년 3월 인도 우크룰


“뭐? 적 전차가 나타났다고?”


전 병력에 공격 명령을 내린 야나기타 중장은 잠시 후 들려온 보고에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사쿠마 연대에게 접수된 첩보에 의하면 분명 적의 모든 기갑차량이 후퇴했다고 하지 않았던가?


“대체 그게 무슨 소린가? 달아나던 적 기갑부대가 돌아오기라도 했단 말인가?”


야나기타 중장은 지금 상황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퇴각하던 전차들이 전장에 합류하기 위해 다시 방향을 돌렸다는 보고도 없었지만,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그들이 돌아오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적군이 지금까지 전차 일부를 숨겼다고 보기에도 어렵지 않은가?


하지만 선두로 진입한 마나베 중좌는 본부로 다급하게 M3 리 전차의 출현을 알리며 도움을 청하고 있었다.


“사단이 보유한 대전차 화기는... 어떤 것이 있는가?”


어떤 대답이 나올지 알고 있었지만, 야나기타 중장은 기적이라도 일어났으면 하는 바람에 주위를 돌아보며 물었다.


“노획한 적군의 대전차 무반동총이 있긴 하지만 탄약이 없습니다. 현재로서는 원거리에서 적 전차를 상대할 화기가 전무합니다.”


역시 돌아온 것은 침통한 보고였다.


“... 마나베가 적을 잡아놓는 동안 측면으로 우회해서 적 전차의 후미를 잡아.”


“재고해주십시오! 그렇게 되면 마나베 중좌의 부대는 괴멸적인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대전차 화기가 없는 지금, 일본군 제33사단이 선택할 수 있는 대전차 전술은 보병이 접근하여 포탑링에 이물질을 욱여넣거나 화염병을 투척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누가 그것을 모르는가! 눈앞에 나타난 전차를 제거하지 못하면 이번 전투는 끝장이야! 당장 병력 투입해!”


야나기타 중장은 전차를 상대로 보병 돌격을 감행하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모르지 않았지만,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 난관을 돌파해야 했다.


철갑을 두른 저 괴물을 이곳에서 끝장내지 못한다면 전장을 휩쓸며 일본군의 피를 마셔댈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


“지원 요청은? 사단 본부의 지원 요청은 어떻게 되었는가?”


적군의 임시 지휘통제실을 차지한 후 들뜬 마음에 승전을 보고하는 전문을 작성 중이던 마나베 중좌는 갑자기 적 전차가 나타나 아군을 향해 주포 사격을 해대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그, 그것이...”


“뭐야? 병력을 못 보내겠다는 거야?”


머뭇거리는 통신병을 본 마나베 중좌는 벌컥 화를 냈다.


“그런 것이 아니라... 우회 기동하는 아군이 적 전차의 후미를 장악할 때까지 전력으로 전차를 붙들어 놓으라는 지시입니다.”


통신병의 말에 마나베 중좌는 말문이 턱하고 막혔다.


대대 규모가 조금 넘는 보병 부대에게, 대전차 화기라고는 전혀 가지고 있지 않은 부대에게 전차를 붙들어 놓으라니, 이게 대체 무슨 해괴한 명령이란 말인가?


‘우리를 총알받이로 쓰겠다는 것이군, 비겁한 자식들...’


방어선을 넘으며 숱하게 쏟아지는 적의 탄환에 거리낌 없이 병사를 내던지던 마나베 중좌는 상황이 달라지자 무책임한 지시를 내린 사단 본부에게 속으로 욕을 퍼부었다.


“우리 부대만으로는 적 전차를 상대할 수 없습니다. 차라리 잡목이 무성한 곳까지 일시 후퇴했다가 아군과 합류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듣고 있던 부관은 전차의 기동이 어려운, 나무가 많은 곳까지 부대를 물렸다가 아군과 함께 전차를 상대하자고 주장했다.


어찌 보면 상부의 지시를 어기는 것이기도 했지만, 부대의 전력을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서 채택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기도 했다.


“... 어려운 일이지만 그렇다고 상부의 지시를 무시하고 독단적인 판단을 내릴 수는 없다. 착검 후 병사들 돌격시켜!”


부관의 말을 듣고 살짝 마음이 흔들렸던 마나베 중좌는 이내 생각을 고쳐 사단 본부의 지시를 따르기로 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적의 지휘통제실을 가장 먼저 점령했던 공을 빼앗기고 싶지 않은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지, 상부의 지시를 착실히 수행하고자 하는 마음은 아니었다.


물론 기껏 세워놓은 전공이 지시 불이행으로 날아가는 것을 원치 않는 마음이 컸기도 했다.


“뭘 꾸물거리는 거야! 당장 병력 투입해!”


마나베 중좌의 불호령이 떨어지자 부관은 마지못해 예하 부대에 지휘관의 명령을 전달했다.


그리고 잠시 후 함성과 함께 착검한 일본군이 전차를 향해 돌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가상한 것은 그들의 용기뿐, 달려오는 일본군을 향해 75mm 주포와 기관총이 번뜩이자 일본군 병사들은 속절없이 쓰러져갔다.


- 무모합니다! 작전을 재고해주십시오!


- 이대로라면 증원군이 도착하기도 전에 전멸하고 말 것입니다!


첫 돌격이 끝나자 각 부대에서 빗발치듯 작전을 재고하자는 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첫 번째 시도의 결과는 처참했다.


전차 파괴는 고사하고 근처까지 접근한 병력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계속 투입해! 나눠서 투입하지 말고 한꺼번에 병력을 쏟아부으란 말이야.”


마나베 중좌는 예하 부대 지휘관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두 번째 돌격을 지시했다.


얼마의 병사들이 갈려 나가던 그는 전혀 개의치 않는 듯했다.


- 그렇게는 못 하겠습니다. 무모한 지시는 거부하겠습니다!


“뭐야?”


마나베 중좌의 지시를 정면으로 거부하는 사태가 발발하자 그는 격분하며 직접 통신기를 집어 들었다.


- 제정신이야? 전장에서 지휘관의 명령에 항명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몰라?


- 즉결 처분이 아닙니까?


- 그걸 아는 놈이 이런 짓을 벌이는 거야? 지금 당장...!


- 전차를 상대로 무작정 돌격해서 뭘 어쩌자는 것입니까? 부하들이 다 죽는 것이 작전입니까?


이미 작정한 듯 그는 길길이 날뛰며 고성을 지르는 마나베 중좌의 말에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반박했다.


- 전차가 무서워 돌격하지 못하겠다? 허, 그따위 썩은 정신으로 용케도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군. 지금부터...!


마나베 중좌는 자신의 지시를 무시하는 예하 부대 지휘관의 직위를 이 자리에서 해제하려 했으나 상대는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


- 지금부터 3중대는 모든 지시를 거부합니다. 어차피 이대로 돌격하다가는 곧 죽을 목숨이니 무엇이 두렵겠습니까? 그리고 지시하신 작전이 유용하다면 애꿎은 부하들만 앞세울 것이 아니라 직접 전차를 향해 돌진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 이이...!


마나베 중좌는 비웃듯 통신기 너머로 들려오는 차가운 그의 말에 제대로 대꾸조차 못 할 정도로 화가 치밀었으나 직접 저 무시무시한 전차를 향해 돌격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 뭣들 하는 거야! 당장 병력 내보내란 말 못 들었어?


마나베 중좌는 여기서 물러서면 끝장이란 생각에 침묵을 지키고 있는 다른 부대의 지휘관을 닦달했다.


하지만 그들 역시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고 느꼈는지 즉각적인 대답을 피하고 있었다.


“이런 빌어먹을 자식들!”


시원찮은 반응에 마나베 중좌는 통신기를 내던지고 허리춤에 찬 권총을 뽑아 실탄을 장전했다.


정면으로 지시를 거부하고 항명한 사태를 그냥 넘어간다면 다른 지휘관이나 장교들이 어떤 분란을 일으킬지 몰랐다.


어쨌거나 전시에 지휘관의 명령에 대한 항명은 즉결처분이라는 좋은 구실이 있지 않은가?


마나베 중좌는 직접 그를 처결하여 무너진 기강을 다시 세울 참이었다.


- 쾅!


마나베가 이동하려 할 때 폭음과 함께 흙이 튀며 동시에 그의 몸이 공중에 떠올랐다가 떨어졌다.


“으윽, 대체 이게 무슨...”


마나베 중좌는 머리가 울리는 것 같은 어지러움 속에 겨우 정신을 차렸다.


“이봐, 이게 무슨 일인지 지금 당장...!”


자욱한 먼지 속에서 자신의 지시를 이행할 누군가를 찾던 마나베 중좌는 잠시 후 먼지가 걷히고 시야가 확보되자 얼음이라도 된 것처럼 자리에 굳어버렸다.


조금 전까지 곁에 있던 부관과 통신병 그리고 자신을 호위하는 몇 명의 병사들이 마치 죽은 듯 자리에 누워 움직이지 않는 것이었다.


“끄응...”


부관에게 다가가려던 마나베 중좌는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 것이었다, 아니 정확하게 표현하면 허리 아래쪽으로 전혀 감각이 느껴지지 않았다.


시선을 천천히 아래로 내리던 마나베는 무언가를 보고 미친 듯이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그의 하반신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독한 아편을 먹었다가 깨어난 듯 한꺼번에 극심한 고통이 밀려오자 마나베 중좌는 한동안 비명을 지르다 이윽고 감각이 둔해지자 지친 듯 고개를 떨구었다.


“... 으흐흐...”


마치 실성하기라도 한 듯 그의 입에서 괴이한 웃음이 흘러나왔다.


온몸의 신경이 죽어버리기라도 한 듯 무뎌져 가는 감각 속에 겨우 고개를 든 마나베 중좌가 마지막으로 본 것은 멀리서 자신을 향해 번쩍이는 섬광이었다.


*


1944년 3월 인도 우크룰 동북 방향


우크룰에 인도군 제17사단과 제23사단을 몰아넣어 고립되게 하는데 가장 큰 공이 있는 사사하라 연대는 총공격을 개시하라는 사단 본부의 지시를 접수하고 전 연대 병력을 동원해 영인군 진지 동북쪽에서 밀고 들어갔다.


하지만 후퇴하기 시작했다던 사단 본부의 정보와는 달리 사사하라 연대가 방어선으로 진입하자마자 영인군의 격렬한 반격을 마주하며 결국 연대는 첫 교전에서 막대한 피해를 본 채 물러서게 되었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주 병력은 후퇴했다고 하지 않았는가?”


참패를 당한 사사하라 대좌는 분을 참지 못했다.


하지만 사단 본부의 정보를 맹신한 것은 참모들 역시 마찬가지였으니 그들에게 뾰족한 대책이 나올 리 만무했다.


“뭔가 잘못됐어. 적군은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어. 당장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초조하게 돌아다니던 사사하라 대좌는 이제야 사단 본부의 정보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정보 하나만 믿고 정면 공격을 했다가 백여 명에 가까운 병력 손실이 발생하지 않았는가?


“저격수 배치는 어떻게 되었나?”


“지금쯤 고지에 올라 명령을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첫 전투에서 대패를 당하기는 했으나 사사하라 대좌는 무턱대고 같은 방식으로 병력을 들이미는 짓을 하지 않았다.


그는 일본군이 방어선을 뚫는데,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을 면밀히 살폈는데, 그중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역시 기관총 진지였다.


그래서 사사하라 대좌는 고지대에 저격수를 배치하여 기관총 사수를 제거하고 재차 돌격을 감행하려 하는 것이었다.


“병력 대기시켜, 아군 저격수가 기관총 진지를 무력화하면 곧바로 진입한다.”


사사하라 대좌는 이를 으득 소리 나게 갈았다.


어차피 기관총만 제거한다면 해볼 만한 승부라고 생각했다.


사사하라 대좌는 수많은 전투로 단련된 자신의 병사들이 근접전에는 압도적으로 유리할 것이라 여기며 이번에야말로 적을 완벽하게 제압할 것이라 자신했다.


“목표물을 포착했다고 합니다.”


“제거해.”


배치된 저격수의 조준경에 적 기관총 사수가 걸려들자 사사하라 대좌는 망설임 없이 사격 명령을 내렸다.


그리고 잠시 후 들려온 총성과 함께 적진이 부산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저격수에 의해 기관총 사수들이 제거된 것이 틀림없었다.


“적에게 시간을 줘서는 안 된다. 저격조는 기관총에 붙는 적을 처리하되, 지휘관이나 장교를 발견한다면 최우선 목표로 처리하도록 한다.”


사사하라 대좌는 배치된 저격수에게 목표를 다시 할당하는 한편 다시 한번 방어선을 뚫기 위해 병력을 투입했다.


“전군에 돌격 명령을 내려...!”


지금이야말로 공격을 퍼부을 적기라 판단한 사사하라 대좌가 연대에 공격 명령을 내리려고 할 때 통신기에서 잡음과 함께 다급한 음성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 까마귀 둥지, 여기는 까마귀 셋. 정체불명의 적에게 공격을 받고 있다. 다시 한번 알린다! 여기는 까마귀 셋, 정체불명의 적에게 공격을 받고 있다. 즉각 지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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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93화 - 위기 23.03.28 245 3 13쪽
93 92화 - 잘 짜여진 연극 23.03.27 232 4 12쪽
92 91화 - 관동 제일의 해결사 23.03.26 249 5 13쪽
91 90화 - 전장의 광기 23.03.21 261 6 14쪽
90 89화 - 이방인 23.03.20 267 5 12쪽
89 88화 - 대본영의 전폭적인 지원 23.03.17 269 6 12쪽
88 87화 - 결정타 23.03.14 282 8 15쪽
87 86화 - 반격 (3) 23.03.13 273 7 11쪽
86 85화 - 반격 (2) 23.03.09 260 5 12쪽
85 84화 - 반격 (1) 23.03.08 277 6 11쪽
84 83화 - 악마의 방패 (2) 23.03.07 257 7 12쪽
83 82화 - 악마의 방패 (1) 23.03.06 271 7 12쪽
82 81화 - 비센푸르 전투 (3) 23.03.04 294 6 13쪽
81 80화 - 비센푸르 전투 (2) 23.03.02 290 6 12쪽
80 79화 - 비센푸르 전투 (1) 23.02.28 289 6 13쪽
79 78화 - 가장 무서운 적 23.02.27 294 6 12쪽
78 77화 - 푸른 지옥 23.02.27 264 6 14쪽
77 76화 - 사냥 23.02.23 274 6 12쪽
76 75화 - 처칠 급여 23.02.20 294 8 12쪽
75 74화 - 테니스 코트 전투 23.02.18 294 6 11쪽
74 73화 - 내분 23.02.17 293 6 12쪽
73 72화 - 코히마에 감도는 전운 23.02.16 295 4 13쪽
72 71화 - 반성 전보 23.02.14 318 6 14쪽
71 70화 - 야나기타의 치명적인 오판 23.02.13 322 5 12쪽
70 69화 - 헌터 킬러(Hunter Killer) 23.02.11 307 7 13쪽
» 68화 - 우크룰 전투 - (3) 23.02.09 312 7 12쪽
68 67화 - 우크룰 전투 - (2) 23.02.08 326 5 12쪽
67 66화 - 우크룰 전투 - (1) 23.02.06 353 8 12쪽
66 65화 - 악마의 무기 23.02.01 359 7 13쪽
65 64화 - 후지모토의 역습 - (2) 23.01.31 325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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