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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광복군 V-force : 오퍼레이션 임팔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베이나이트
작품등록일 :
2022.09.25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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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3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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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17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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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4화 - 죽음의 계곡(1)

DUMMY

1943년 11월 일본 도쿄


“후우.”


일본 제국의 총리대신이자 육군의 수장인 육군 대신, 육군 군령의 수장인 참모총장인 도조 히데키의 근심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2년 전 육군성 군사과에서 일본 제국과 미국의 전력을 비교한 보고가 올라온 적이 있었다.


- 전략 비율은 일본 제국이 미국의 삼분의 일.


길게 읽어볼 것도 없었다.


육군성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사람이 반대했던 미국과 전쟁 하지만 도조는 한 마디의 말로 모든 반대를 무마시켰다.


- 비록 전력에서 뒤처지는 일본이지만 우리에게는 세계 그 어느 나라와도 비교할 수 없는 위대한 황국 정신이 있다!


이 말도 안 되는 한마디로 결국 일본은 본격적으로 미국과 전쟁을 준비하게 되고, 결국 야마모토 이소로쿠 제독이 이끄는 기동함대가 선전포고 없이 하와이 진주만을 기습 공격하는 것으로 양국의 전쟁은 시작되었다.


이때 만해도 도조는 자신이 구상한 것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보고에 의하면 진주만 공습으로 미 해군 태평양 함대 소속 전함을 무려 4척이나 격침하고 3천에 가까운 수병을 수장시켰다고 했다.


자리를 비운 미 해군의 항공모함 기동함대를 섬멸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나름대로 흡족한 성과였다.


반신불수가 되어버린 미 해군은 더 이상 태평양에서 일본의 위협이 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일부 과격론자들은 이때를 놓치지 말고 미 본토까지 타격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그것은 도조 히데키가 구상한 그림과는 거리가 있었다.


‘황국 정신’ 같은 허망한 소리를 늘어놓기는 했지만 그는 나름대로 현실을 냉철히 분석하고 있었다.


육군성에서 짚은 것처럼 일본은 미국 전력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 그들과의 전면전은 아직 무리였다.


도조 히데키가 노린 것은 태평양에서 일본에 위협이 되는 미 태평양 함대가 활동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


진주만 공습의 성과를 놓고 보자면 적어도 1년, 길게는 2년 동안 미국은 태평양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고착되고 있는 유럽 전선에서 동맹국인 독일이 미국의 발목을 잡고 있으니 미국은 양면전쟁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


그런 상황에 반파된 태평양 함대를 재건하는 데는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할 것, 그렇다면 미국이 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하나밖에 남지 않는다.


바로 협상 테이블에 나와 일본의 ‘절대국방권’을 용인할 수밖에 없는 것.


그렇게만 된다면 꿈에 그리던 태평양 대제국을 건설하는 것이 현실로 다가오는 것이다.


“젠장...”


대일본제국 역사에 길이 남을 영웅으로 이름을 남기는 것만 생각하던 그에게 날아든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


그것은 미드웨이와 과달카날 그리고 남태평양에서 패전을 거듭하는 전황에 대한 보고였다.


예상 밖이었다.


전시 체제로 신속히 전환한 미국은 무서운 속도로 함선과 항공기를 찍어내고 있었고, ‘잔적’ 정도로 여겼던 태평양 함대는 기세등등한 일본 해군을 여기저기서 두들겨대고 있었다.


“지켜야 한다... 지원을 요청한다... 어떻게 된 것이 하나 같이 이 모양이란 말인가!!”


새롭게 입안된 작전 보고서를 검토하던 도조 히데키, 몇 건을 살펴보던 그는 잔뜩 인상을 쓰며 버럭 소리 질렀다.


보고된 것이라고는 전부 수세에 몰린 전장에 대한 지원 요청뿐, 그가 원한 것은 이따위의 것이 아니었다.


도조 히데키에게는 이 빌어먹을 상황을 뒤집을 카드가 필요했다.


“후우.”


깊은 시름이 담긴 한숨을 뱉어낸 그는 신경질적으로 문서를 뒤적거리다 문득 한 건의 보고를 발견하고 안경을 치켜올리며 집중해서 읽기 시작했다.


“가칭 우호 작전... 버마 방면군 예하 15군 3개 사단을 동원해 인도 동북부 임팔과 코히마를 점령한다...”


교착 상태에 빠진 중국 전선, 수세에 몰린 태평양 일대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작전 내용이었다.


“가만... 지금 우리가 인도를 점령하면 어떻게 되는 것인가... 인도 뿐만 아니라 산유국까지 손을 뻗을 수만 있다면...!”


남방 자원 지대를 확보했지만, 일본의 수송 능력은 턱없이 부족했다.


기껏 차지한 석유와 고무 등의 귀중한 자원을 본토로 들여오지도 못하고 있건만 도조 히데키는 인도를 지나 중근동(中近東, 서남아시아와 북아프리카 일대) 자원 지대까지 석권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에 부풀기 시작했다.


“그래! 바로 이거야!(そうだ!これだ!)”


*


1943년 11월 인도 코히마 연합군 사령부


“빨리빨리 안 뛰어? 이 fuxking suxk! 참새 존만한 새끼들이 어디서...”


산 정상에서 서 팔짱을 낀 채 김우진 대위.


완전 군장을 한 채 거친 숨을 몰아쉬며 올라오는 폭스 부대원을 보며 그는 영어와 조선어를 섞어가며 다채로운 욕을 구사하고 있었다.


“헉, 헉. 헤이, 씨위드, 나 정말 죽을 것 같아!”


“저저, 고도 비만 새끼 봐라, 저거. 맨날 처먹어대니 그렇게 굼뜨지. 넌 오늘 저녁 없어 이 새끼야.”


김우진 대위는 구슬땀을 흘리는 크로포드 대위를 보며 사악하게 웃었다.


가르시아 소령의 무단 출정으로 내려진 그의 지휘권 박탈 처분과 메릴 준장이 직접 지시한 산악전 특별 훈련의 위탁 교육.


위탁 교육의 주체는 빅터가 선정되었으며 김우진은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폭스의 훈련에 매진하고 있었다.


“아직 훈련 수준이 만족할 정도는 아닌가 보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김우진 대위를 멀리서 지켜보던 메릴 준장이 이청천 대령을 보며 말했다.


“산악 기동전에는 당해낼 부대가 없을 것입니다.”


이청천 대령은 메릴 준장을 보며 씩 웃었다.


“가르시아는 어떤가?”


“저기를 보십시오.”


메릴 준장의 말에 이청천은 손으로 달리는 행렬의 선두를 가리켰다.


그곳에는 누구보다 빠르고 기민하게 움직이는 사내가 있었다.


폭스의 지휘권 박탈로 가르시아 소령은 5309 혼성연대의 일개 장교 신분으로 돌아갔으나 메릴 준장은 폭스 중대의 지휘관 자리를 비워두었다.


어차피 다른 장교가 후임으로 온다 하더라도 순순히 지휘를 따를 폭스 중대원들이 아니었고, 적당히 근신 기간을 가지게 한 다음 다시 폭스로 복귀 시키려는 것이 윙게이트 소장과 메릴 준장의 뜻이었다.


물론 이런 처분에 모두가 순응한 것은 아니었다.


상부의 승인 없이 부대를 움직이고 게다가 작전에 실패한 장교에게 아무런 징계를 가하지 않는 것에 대해 불만을 가진 이들도 있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내부의 불만도 잠시, 그들은 근신에 처한 가르시아 소령의 근황을 본 후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생전 처음 보는 가혹한 훈련, 일설에 따르면 차라리 계급 강등이나 전출이 나았을 것이라는 후문마저 돌 정도로 산악 기동 훈련은 강도는 어머어마했다.


“작전 투입이 목전입니다. 소문에만 듣던 X-force(X군)을 만날 수 있겠군요.”


‘X-force’, 장제스의 참모장으로 파견된 조지프 스틸웰(Joseph Warren Stillwell) 장군이 인도에서 육성한 최정예 중국 부대를 지칭하는 표현이었다.


미국 교관에게 훈련받고, 최신 미국산 무기로 무장한 그들은 그야말로 조지프 스틸웰 비장의 무기라 칭할만했다.


“그렇네. 빅터와 폭스가 공식적으로는 처음 연합하는 작전이기도 하지. 그런데 난 아직도 이해가 가질 않네. 아무리 전공에 목마른 자라한들 중무장한 X-force를 쉽게 공격하려 들겠는가? 이미 선발 기갑부대는 도착한 상태가 아닌가? 여차하면 저들이 포위당할 수 있는 판국에 병력을 움직인다는 것 자체가...”


의아하다는 듯한 메릴 준장의 말에 이청천 대령이 소리 없이 웃었다.


메릴 준장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긴 했다.


그가 말했던 것처럼 X-force 중 일부, 특히 M3A3 스튜어트 경전차(Stuart Light Tank)가 배치된 기갑부대는 이미 버마-인도 접경의 후콩 계곡(Hukawng Valley)을 지난 상태였다.


자칫하면 공격하러 온 쪽이 연합군에 포위되어 섬멸될 수 있는 상황, 메릴 준장은 일본군이 움직일 것으로 확신하는 이청천 대령의 예상에 쉽게 수긍할 수 없었다.


“수집한 정보에 의하면 버마에 주둔한 15군 사령관인 무다구치 렌야는 야심 찬 인물입니다. 인도 침공을 성공시키기 위해 반드시 연합군의 군세가 커지는 것을 막으려고 할 것입니다. 게다가 그자는 중국군을 우습게 여기고 있으니 소수의 병력만 보내 아군과 합류하는 것을 저지하려고 할 것입니다.”


“흐음”


이청천 대령의 말에 메릴 준장은 별다른 대꾸 없이 턱을 쓰다듬었다.


방심한 적이라면 예봉을 미리 꺾어놓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말을 잠시 멈춘 이청천 대령은 작전 지도를 꺼내보였다.


“적들은 최단 거리를 택해 X-force의 이동을 저지하려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저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여기 이곳, 하나밖에 없습니다.”


메릴 준장은 이청천 대령이 가리키는 곳을 들여다보다 자신도 모르게 화들짝 놀랐다.


“설마, 저곳을 행군로로 택한다는 말인가? 온갖 맹수와 독충들이 득실대는 곳이 아닌가? 이곳 원주민들조차 다니지 않는 곳이라 들었네만. 그리고 무엇보다 이곳은 차량의 기동이 불가능한 곳이네. 적들이 움직인다면 기갑부대와 함께 움직일 것이라는 정보를 자네도 듣지 않았는가?”


이청천 대령이 일본의 진격로로 예상한 곳은 늪지대에 가까운 협곡이었다.


보병과 전차가 함께 움직일 수 없는 곳, 사단급 부대를 타격하는 작전에 전차 없이 보병 단독으로 작전을 펴는 것은 유의미한 성과를 기대할 수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적은 기갑 부대와 보병을 나누어 각기 다른 코스로 진입하려 할 것입니다. 기갑부대의 진격 속도에 맞추기 위해 보병은 최단거리인 이 협곡이 아닌 다른 길을 선택할 수 없는 것이지요.”


이청천 대령의 확고한 말에 메릴 준장은 기가 막혔다.


전공에 눈이 멀었다고 한들 어떻게 병사들을 호랑이와 표범 그리고 맹독을 품은 전갈, 독거미, 코브라가 득실대는 죽음의 늪으로 지나가라는 명령을 내릴 수 있다는 말인가.


“부대를 나눈다... 우리의 대응 계획은 어떠한가?”


“우회하는 적 기갑부대가 지나가는 경로에는 이미 도착한 X-force의 스튜어트 전차 대대와 빅터의 대전차 부대를 매복시킬 생각입니다. 계획대로 된다면 적의 유일한 기갑 전력을 섬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적 전차 부대를 분쇄할 수 있다니!


이청천 대령의 말에 메릴 준장은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그리고 협곡을 지나는 적은 폭스와 레너드 킴 대위가 이끄는 빅터를 만나게 되겠지요. 애초에 저들에게 승산 같은 것은 없습니다. 함부로 국경을 넘은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만 할 것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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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28화 - 피로 물든 해변(2) 22.11.17 558 12 12쪽
28 27화 - 피로 물든 해변(1) 22.11.15 573 12 14쪽
27 26화 - 타라와 환초 상륙 작전 22.11.14 628 12 13쪽
26 25화 - 새로운 여정 22.11.11 619 14 13쪽
25 24화 - 수장되는 제4남견함대 22.11.08 628 13 12쪽
24 23화 - 확증편향 22.11.07 614 15 15쪽
23 22화 - 일촉즉발 22.11.04 623 13 12쪽
22 21화 - 인도양의 해적 22.11.03 664 13 13쪽
21 20화 - 들어는 봤니? 징기스칸 작전! 22.10.31 676 14 12쪽
20 19화 - 죽음의 계곡(마무리) 22.10.28 679 1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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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6화 - 죽음의 계곡(3) 22.10.19 705 14 13쪽
16 15화 - 죽음의 계곡(2) 22.10.18 731 10 12쪽
» 14화 - 죽음의 계곡(1) 22.10.17 798 12 11쪽
14 13화 - 군에 몸 담은지 어언 30년, 이번만큼 필승의 신념이 떠오른 적은... 22.10.12 874 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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