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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석 님의 서재입니다.

마탑 은퇴 후 13서클 대마법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휘석
작품등록일 :
2023.12.31 00:33
최근연재일 :
2024.01.25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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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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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3,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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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20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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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신공(2)

DUMMY

천마신공(2)




마탑은 기본적으로 마법사들이 모이는 곳이다.

그리고 그 마법사들이란, 케이얀 처럼 실제 마법 경지는 낮은 이론 마법사도 있었으나.

꼭 그렇지만도 않은 이들 또한 얼마든지 존재했다.

이를테면 리겔처럼 5서클 마법사라던가 하는 이들이.


때문에 마탑 직원들은 기본적으로 마법의 위력을 경감시켜주는 방호복을 입고 있으며, 마탑 내부에서의 싸움이나 공격 행위는 규정으로 엄격하게 금지해두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비가 붙으면 그걸 해소할 구석은 필요한 것.

따라서 '모의 마법전을 통한 당사자끼리의 원만한 합의'를 이루기 위해, 마탑에서는 아예 결투장을 만들었고, 마탑에서 주관하는 결투 시스템을 만들었다.


결투의 진행 방식은 간단하다.

결투는 최소한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방호복을 입고 치뤄지며, 최대 3서클 마법만 사용 가능하다는 제한이 따른다.

더불어 경기장 바깥으로 나가거나, 먼저 마력이 다 떨어지거나, 방호복이 일정 수준 이상의 데미지를 받거나, 결투 당사자가 기절 등의 전투 불능 상태에 빠지면 패배다.


"그럼 지금부터 케이얀님, 그리고 리겔 아트만님의 결투를 시작하겠습니다."


-삐익!


휘슬이 울렸다.

진즉부터 서클을 회전시키고 있던 케이얀과 리겔이 서로를 응시했다.


"크흐흐흐... 케이야안... 내가 이 날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넌 모를거다. 넌 모를거야. 크흐흐흐흑..."


리겔이 웃는건지 우는 건지 모를 얼굴로 중얼거렸다.


'반쯤 정신이 나가 있네.'


각성제에 도핑제, 기타 약물을 과하게 때려넣은 탓일거다.


'이래서야....'


단순히 마법의 위력이나 마력량의 증대는 가능했을지 몰라도, 전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게 부족하게 된다.

냉정하고 침착하게 상황을 판단하는 능력이.

한 번 뿐이었으나, 튜토리얼에서 실전을 겪고 확실하게 깨달은 부분이었다.


"그렇게 나사가 빠져 있어서야, 나한테 이길 수 있겠냐? 안 그래도 난 질 자신이 없는데."

"크으으윽...!"


두 눈에 핏줄이 돋아난 리겔이 돌연 악을 쓰며 소리쳤다.


"일주일 전부터 계속 쫑알 쫑알 쫑알 쫑알 쫑알 쫑알! 시끄럽다!!"


'한 마디 밖에 안했는데?'


뭐 환청이라도 들리는건가?


그 때, 리겔을 중심으로 마력이 움직였다.


'온다.'


일단은 수비적으로 대응하며 리겔이 지닌 패를 까본다.

그것이 케이얀의 전략이었다.


케이얀은 조용히 술식을 전개했다.

먼저 마법을 시전한 것은 리겔이었다.


-화르륵.


리겔의 머리 위로 동그란 불꽃의 공들이 생겨났다.

2서클 마법 화염구.


총 여섯 발의 화염구가 날아들었다.

이미 예상하고 있었기에, 케이얀은 곧장 요격에 들어갔다.


'급속 마탄.'


세 발.


우선 선두의 파이어볼 하나.

그리고 그 다음에는 두 번째로 날아오는 파이어 볼 둘.

마지막으로는 혼자 따로 떨어져있는 파이어볼 하나.

총 세 발의 급속 마탄이 절묘한 위치로 날아가, 파이볼과 부딪혔다.


-퍼버버버벙.


공중에서 파이어볼들이 터져나가며, 요란한 소리를 냈다.

연기가 피어났다.

거뭇한 공기가 일시적으로 시야를 가렸다.

그리고 몇 초도 채 지나지 않았을 때.

불꽃으로 이루어진 화살과 전격이 날아들었다.

3서클 화염 마법인 불꽃 화살과 2서클 전격 마법인 전류 송곳이었다.


'더블 캐스팅이라니.'


역시 썩어도 5서클 마법사라 이건가?


'게다가 시전에 몇 초 걸리지도 않았어.'


과연 도핑제나 각성제 같은 것들을 덕지 덕지 쳐바른 보람은 있어보였다.


-퍼벙!

-파지지직!


폭발이 일었다.

연기에 시야가 가려졌던 것은 맞은 편에 서있던 리겔 또한 마찬가지였기에, 리겔은 그 한 방으로 자신의 승리를 확신했다.


"크흐흐.. 내가... 이겼어..."


기본 방어 마법인 '방벽' 주문은 최소 2서클 부터 사용 가능하다.

그런데 케이얀은 1서클 마법사.

지난 한달 반 사이에 2서클이 되었을리도 없었으니, 방금 공격은 방어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 사실을 떠올리자니, 절로 웃음이 흘러나왔다.


케이얀 그 개자식을 발라버렸다.

이제 남은 건 다가가서 숨통을 끊고 마무리해버리는 것 뿐이다.

그의 모든 것을 눈 앞에서 보란 듯 가로챘던 재수 없는 놈을 제 손으로 끝내버리고, 놈에게 뺏겼던 모든 것을 되찾아올 수 있는 것이다.

마법사로서의 위상도.

직급도.

돈도.

명예도.


"흐하. 흐하. 흐하하하하!"


리겔이 웃음을 터뜨렸다.


"케이얀! 네 놈의 그 잘난 척 여유 부리는 태도도 여기까지로군! 1서클 마법사, 부모도 없는 평민 고아 나부랭이 주제에... 감히 마탑에 기어올라와서 이 몸의 머리 위에 앉으려고 했던 지난 날들을 후회하겠지!"


리겔이 약이 주는 광기에 취해 히죽 히죽 웃었다.


"어디 마음껏 울고 빌어보라고! 이게 마지막일테니!!"


그렇게 제 승리를 확신한 채, 리겔이 비척이며 케이얀을 향해 다가가던 중이었다.

거뭇한 연기가 걷히고.


"그런가... 아무리 그래도 네가 그런 좆 같은 계획까지 가지고 있는 줄은 몰랐는데. 리겔."


처음과 같이 제자리에 멀쩡하게 서있는 케이얀이 모습을 드러냈다.


"허. 이럴수가."

"1서클 마법사 아니었나? 어떻게 저런게 가능한거지?"


몇 없는 관중들이 수근댔다.

불꽃 화살과 전류 송곳이 날아올 때, 케이얀이 어떤 식으로 대처했는지를 봤던 부장과 리벤도 눈가를 좁힐 따름이었다.


'마법이 명중하기 전에, 선배가 분명 어떤 주문을 쓰긴 했어. 하지만 그래도 선배는 1서클이야. 쓸 수 있는 건... 그래봐야 1서클 마탄 주문을 변형한 정도겠지.'

'강화 마탄 하나 정도로는 그 두 마법을 막을 정도의 위력을 뽑아낼 수 없었을텐데... 신기하구만.'


리겔이 이를 부드득 갈았다.


"케이얀..."

"내 이름 좀 그만 불러라. 그러다 정이라도 들라."

"...말해라."

"뭘?"

"방금 그 공격에서! 어떻게! 대체 어떻게 멀쩡하냐는 말이다!"


케이얀이 피식 웃음을 흘렸다.


"뭐, 굳이 따지면 조상님이 막아주신 거라고 해야 되나?"

"개소리 집어치우고 얼른 말해!"


리겔이 역정을 내자, 케이얀은 주문 하나를 시전했다.


"넌 이게 뭘로 보이냐 리겔."

"이 새끼가!! 그냥 마탄을 가지고 대체 뭘..!"


리겔의 외침에 케이얀이 코웃음쳤다.


"그러니까 네가 안되는거야."


3서클 화염 마법인 불꽃 화살.

거기에 2서클 전격 마법인 전류 송곳.

두 가지 마법은 평범한 2서클 방벽 마법 하나로도 막아낼 수 없는 위력이었다.

그렇기에 케이얀은 다른 수를 내야 했다.


초대 마탑주의 오리지널 주문들과 천마신공의 기본 원리는 다음과 같았다.

기존과는 반대되는 역방향의 마력 흐름을 구축하는 것.

그리고 그걸 기반으로 모든 마법을 제 발 아래에 두는 것.


하늘(天)의 마법사(魔)가 사용하는 신(神)이 내린 업이자 연공(練功).

이름의 뜻은 원래 세상의 그것과는 또 달랐으나.

감히 확언하는데, 이 또한 가장 지배적이고, 또 제왕적인.

최상의 마나연공법이자 초대 마탑주 노아 루덴의 오리지널 마법, 그 정수를 담은 비전.

그게 바로 천마신공이었다.


'말이야 쉽지.'


항상 말로는 못할게 없다.

하지만 그걸 실행에 옮기는게 어려울 뿐이다.


역방향의 마력을 이용한다.

그걸 이론으로 만들어서 중간의 술식 계산 과정을 전부 증명해내고, 실제로 적용해, 아주 유용하게 사용 가능한 주문과 마나 연공법으로 만들어내는 것은 완전히 별개의 이야기.

때문에 천마신공을 처음 읽었을 때, 케이얀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건 정말....'


말도 안된다.

'천마신공'이라는 이름을 붙인, 노아 루덴의 자신감은 전혀 과한게 아니었다.

그러므로 그의 유산은, 케이얀에게 있어 엄청나게 커다란 무기가 될 것이 분명했다.

아니, 이미 커다란 무기가 되어있었다.

케이얀은 이미, 이번 결투에서 그 가능성을 새삼 재확인하고 있었다.


역방향의 마력을 사용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점은 크게 두 가지였다.

첫째. 정방향과 역방향의 서클 회전을 모두 다루어, 좀 더 효율적으로 순도 높은 마력을 많은 양 모을 수 있다.

둘째. 마력의 흐름이 역방향이기에, 이 주문들과 다른 마법들과 충돌했을 때, 훨씬 쉽게 상대의 마법을 상쇄시킬 수 있다.


케이얀은 이 중 두 번째 이점을 이용했다.

아까 전과 지금.

케이얀이 시전한 주문은 다름 아닌 천마신공에 적혀있던 1서클 마법.

'역마탄'이었으니까.


"대체 무슨 같잖은 말장난을...!"

"말장난? 아. 뭐, 이해는 해. 나도 처음엔 뭔 소린지 이해가 잘 안됐으니까. 네 머리로는 더 힘들겠지. 근데..."


진짜인 걸 어떡해?


"억울하면 마탑 세운 조상님한테 따지던지."

"끝까지 나를 조롱하는거냐!! 케이야아아아안!"


리겔이 분노에 차서 마법을 시전했다.


열기가 훅 끼쳐온다.

2서클 마법 화염구, 열기.

그리고 3서클 마법 불꽃 화살, 화염벽, 화염기둥.


거기에 2서클 전격 마법 전류 송곳과.

3서클 전격 마법 스파크 까지.


-화르르르륵!

-빠지지직!!


마구잡이로 날아오는 마법들.

꽤 많은 수였으나, 케이얀은 침착하게 마력을 끌어모았다.

케이얀의 서클이 다시 한 번, 정방향인 시계방향이 아닌, 그 역방향.

시계 반대 방향으로 회전했다.


그로 인해 시전되는 주문은, 역마탄.

변형.


케이얀은 준비해두었던 개조 술식을 전개했다.


흡인, 2획.

연동, 1획.

채용, 1획.

생성, 3획.

설정, 3획.

사출, 3획.

은닉, 3획.


"강화 역마탄."


강화 마탄과 똑닮은 외형의 강화 역마탄이 그 형체를 갖추었다.

리겔이 2서클, 3서클 마법을 마구잡이로 시전하는 것과 거의 비슷한 시간을 들여, 여섯 발의 강화 역마탄이 허공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내 쏘아졌다.


-콰아아앙!!!


결투장 중앙에 거대한 폭발이 있었다.

연기가 결투장을 휩쓸었고, 관중들은 연신 감탄을 뱉었다.


"이게 1서클 마법사랑 5서클 마법사의 싸움이라고?"


5서클이랑 3서클 마법사가 싸운다고 해도 믿을 수준이었다.


-휘오오오오...


"이번에야말로 내가 이겼다!"


리겔은 두 눈을 찢어질 듯 부릅 뜬 채, 검은 연기를 노려보았다.


"이번에야말로 내가 이겼어..!"


가슴 속 깊은 곳으로부터 피어오르는 불안을 억누르기 위해, 애써 스스로를 세뇌시켰다.


"내가 이겼어! 내가 이겼다고! 내가 케이얀을 꺾었다!!"


그런데 왜.

대체 왜.


"어째서 승리 판정을 내리지 않는거냐!!"


피어오른 연기 탓에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 심판에게 괜한 역정을 냈다.


"어서 판정을 내려라! 내가 이겼다고! 내가 이겼단 말이다!!"


악을 써보았지만, 그건 공허한 메아리에 그쳤다.

돌아오는 대답은 연기 속에서 불쑥 튀어나온 억센 손아귀였다.


"컥?!"


순식간에 멱살이 부여잡힌 리겔은 당황해서 허둥댔다.

한 손으로 멱살을 틀어쥔 채, 버둥거리는 그를 위로 들어올린 건 다름 아닌 케이얀이었다.


"케, 케이얀...!"


'대체 어느 틈에!'


리겔의 얼굴에 경악, 당황, 놀람, 분노, 두려움, 기타 등등의 감정이 스치는 중에.

케이얀은 차갑게 그를 응시했다.


"네가 방심하지 않았어도 내가 이겼겠지."

"컥..."

"그리고 이딴 식으로 개수작 부려서 판을 짜지 않았어도 내가 이겼을테고."

"크.. 으윽...!"


리겔이 버둥거리며 어떻게든 케이얀의 팔을 할퀴고, 멱살 잡힌 손아귀를 꼬집고, 때리고, 밀어내보았으나.

케이얀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근데 진짜 궁금해서 그러는데, 하나만 묻자 리겔. 넌 내가 그 정도로 미웠냐? 이번 결투에서 날 죽여버리고 싶을 정도로?"

"...!"


리겔의 반항이 멈췄다.

두 눈이 확 커졌고, 눈동자가 파르르 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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