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x물먹은의자 님의 서재입니다.

EX급 토템군주는 F급 영지도 살려냄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게임

공모전참가작 새글

물먹은의자
작품등록일 :
2024.05.21 12:32
최근연재일 :
2024.06.26 11:20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91,967
추천수 :
3,037
글자수 :
234,423

작성
24.05.24 16:20
조회
3,027
추천
101
글자
12쪽

기사의 의무

DUMMY

6화. 기사의 의무



“정지!”


브란덴에 도착하자 위병 둘이 검문소에서 마차를 멈춰 세웠다.


브루넌에는 한 명도 없는 위병이 이곳에는 왜 둘이나 상주하고 있는 걸까.


나중에 로우 혼 백작에게 따져 물어보기라도 할까.


같은 기사 봉토 아닌가?


왜 내 땅만 똥땅같지.


아무튼 내가 상념에 빠져있는 사이 레아는 분주하게 위병에게 다가가 여러 서류를 건넸다.


아마 상회 허가증 같은 증명서류겠지.


그러나 레아가 통행세를 건네는 모습까지 창문으로 지켜봤음에도 마차는 한참이나 검문소를 통과하지 못했다.


“무슨 일이 있는 건가.”


레아가 뭔가 따져 묻는 것을 보니 문제가 있긴 있는 듯한데...


“나리, 어디 가십니까?”


“문제가 있는 것 같으니 잠깐 다녀오겠네.”


***


“그러니까! 이게 허가증이고, 이게 저희 봉토를 다스리시는 파벨경이 내주신 문장이라니까요!”


“아니, 확인에 시간이 걸린다니까~”


“대체 언제까지요!”


“글쎄, 그건 잘 모르겠는데?”


위병은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주머니를 슬쩍 가리켰다.


레아는 그것이 위병의 주머니에 은화 몇 개를 찔러주면 되는 일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상행은 파벨 경이 투자해준 돈으로 시작한 상행이니만큼 상품에 모든 돈을 투자하기로 했다.


그 때문에 이런 상황에 찔러줄 돈조차 넉넉하게 챙기지 못했다.


그런 이유로 조금이라도 가격을 깎기 위해 레아도 모르는 척 언성을 높이고 있었다.


“이보쇼, 알 거 다 알 사람이 이렇게 나오면 곤란...”


위병의 트집이 절정에 달하려던 그 순간.


철그럭-


위병에게 다가오는 갑주를 입은 거인.


단정하지만 강렬한 수염과 눈썹, 부리부리한 눈매와 압도적인 덩치.


그리고 가슴에 달린 상징에 보이는 문양은 방금 상회주인 여인이 보여주었던 문장의 것과 일치했다.


그 말은...


“충성!!! 제국의 검을 뵙습니다!”

“충성!!! 제국의 기사를 뵙습니다!”


“헉...”


‘이 병신이...!’


순간 교차하는 시선.


제국의 기사라고 뱉은 병사는 순간 자신이 실수했음을 깨닫고는 입을 틀어막았다.


자존심에 죽고 사는 중세랜드의 망나니 제국의 기사.


그들을 기사라 부르는 것은 상관없지만, 정식 명칭인 제국의 기사라 부를 수 있는 것은 귀족의 특권이었다.


평민은 제국의 검이나 방패 등으로 에둘러 부르지 않으면 망나니의 칼날을 맛볼 수도 있다는 뜻.


평소처럼 상인에게 자그마한 은화나 뜯어내 보려던 위병에게 이 상황은 원하던 것이 아니었다.


딱딱딱딱딱-


덜덜 떨며 딱딱거리는 소리를 내기 시작한 턱은 도저히 말을 듣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잘못했다고 사과하면 받아주실까?


어쩌면 저 우람한 손으로 따귀를 한 대 처맞고 끝날지도 모른다.


물론 딱 봐도 따귀 한 대면 위병의 치아는 후두둑 털려 나가겠지만, 목이 달아나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나.


결국 지척까지 다가오자, 올라가는 기사의 손.


제발 따귀로 끝나기를.


저 손이 주먹으로 변하지 않기를.


위병은 그저 속으로 빌 뿐이었다.


툭-


“어...?”


그러나 위병이 그린 공포스러운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다.


기사의 우람한 손은 그저 위병의 어깨에 툭 올려져 있을 뿐이었다.


“그... 수고하는데 미안하게 됐네.”


기사가 입에 담지 않는 단어를 하나 꼽으라면 누구나 ‘미안하다’를 꼽을 것이다.


위병들은 도저히 방금 자신이 들은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



얘넨 왜 이래?


원래 공무원한테 화를 내봐야 아무 의미 없다.


그들도 말단일 텐데 뭘 안다고 굳이.


“수고하는데 미안하게 됐네. 혹시 지나가도 되겠는가?”


어차피 나도 절차 따윈 무시할 생각이니 좋게 좋게 넘어가면 좋잖나.


“허어억...”


내게 경례한 이후로 숨이 멎을 것 같던 위병은 내가 격려해주자 그제야 숨을 내쉬었다.


위병의 군기가 이 정도로 바짝 들어있다니, 브란덴은 상당히 발전한 동네인가 보군.


솔직히 조금 부러웠다.


누구는 위병 하나 없는데 이렇게 충성스러운 위병을 둘이나 굴린다니.


부럽다!!!


속으로 소리를 한 번 지른 나는 필사적으로 그런 내색을 하지 않고 위병에게 내 문장을 가리켰다.


“브루넌 상회는 내 비호 아래 정식으로 허가받았네. 혹시 다른 마을에도 그런 내용을 전달할 문서를 얻을 수 있겠는가?”


나는 일정상 브란덴까지만 함께할 예정이었기에 다른 마을의 보증도 내가 있을 때 얻어두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물론, 내 자필로 작성한 브루넌의 통행증은 만들어줬다.


하지만 우리 브루넌이 좀 끗발이 딸리는 건 나도 인정하는 바이니, 만일을 위해서 하나는 더 따두려는 것.


다행스럽게도 위병들은 내 부탁에 어떠한 대가도 없이 내 보증서의 옆에 브란덴의 도장을 찍어주었다.


“레아, 이거면 다른 마을에서도 먹히지 않겠소?”


“물론이에요...! 아, 기사님... 이 은혜를 어떻게 갚으면 좋을지...!”


레아는 통행증에 브란덴의 인증까지 받을 수 있을 줄은 몰랐는지, 내게 연신 감사를 전했다.


“상행을 성공시키기만 하시오. 내겐 그거면 충분하니까.”



***



브란덴은 확실히 브루넌보다 발전된 영지였다.


“오늘 들어온 돼지 뒷다리 있소! 보고 가시게!”


“사과가 평소의 반값이에요! 케인네 과수원에서 방금 따온 거랍니다!”


다들 죽상이었던 브루넌의 시장에 비하면 활기가 넘치는 상인들의 표정만 봐도 알 수 있다.


게다가 좌판 몇 개 설치해놓고는 시장이라고 우겼던 브루넌과는 달리 점포가 거리를 형성할 정도의 경제력.


최소 5~600명은 살고 있어야 가능한 수준이었다.


“그냥 인구수로만 봐도 4배는 잘사는 동네구만.”


“예? 파벨 경은 그런 것도 보이십니까?”


“신경 쓰지 마라. 그냥 어림짐작이야.”


카일은 상행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인지 다른 마을의 생활상에 상당히 느끼는 바가 많아 보였다.


21세기 서울공화국의 맛을 본 나는 그냥 동네 A와 동네 B 정도의 차이로 인식했기에 딱히 별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냥 ‘나와 내 영지 모두 갈 길이 멀구나’ 정도.


“파벨 경, 굳이 저를 따라오진 않으셔도 됩니다.”


“레아는 어차피 교섭하러 갔으니 알아서 잘하겠지.”


“저도 잘 할 수 있는데요...?”


“네가 호위병을 직접 뽑겠다고? 검 한 번 잡아본 적 없는 녀석이?”


“그치만 저도 배울 건 다 배웠... 우부붑.”


머리를 휘저어진 카일은 하던 말을 마치지 못하고 뚱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옆에서 봐줄 테니, 이번 기회에 좋은 병사에 대해 알아보거라.”


어차피 상인들 간의 교섭은 내 전문 분야가 아니다.


하지만 호위병은 다르지.


진짜배기 베테랑과 그들에게 줘야 하는 주급 같은 것은 내가 플레이어 시절에도 꿰고 있는 것이었으니까.


게다가 지금은 무기의 달인 덕분인지 무기 쥐는 법만 봐도 그 사람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었다.


카일 혼자만 보냈다간 얼치기 신참들만 비싼 값에 데려오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에 따라오게 된 것이다.



***



“헛! 둘! 헛! 둘!”


브란덴에 자리한 용병대의 연병장.


아침부터 훈련 소리가 한창인 것으로 보아 수준 미달일 가능성은 없을 듯했다.


“카일, 나는 훈련하는 모습을 구경하고 있을 테니 호위 다섯을 뽑고 나면 나를 부르거라.”


“알겠습니다, 파벨 경.”


카일은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내게 어설픈 경례 자세를 취했다.


그런 걸 멋지다고 생각할 나이인가.


나도 카일의 어설픈 손짓에 적당히 맞춰주자, 녀석은 활짝 웃으며 안쪽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잠시 후.


“파벨 경! 다 골랐습니다!”


잠시 용병들의 훈련을 구경하던 중.


카일은 용병 선정이 끝났는지 나를 불렀다.


어디 안목 좀 볼까.



***



내부에 마련된 연병장에 서 있는 5명의 용병과 그것을 지켜보는 파벨과 카일 그리고 영업 중인 직원 한스.


용병대의 분위기는 파벨이 연병장에 들어섬과 동시에 얼어붙어 버렸다.


웬 꼬마 하나가 대뜸 와서는 상회 호위병 다섯을 소개해달라고 했을 때까지만 해도 용병도 영업직원도 행복했는데 말이다.


특히 소년에게 용병을 추천한 한스는 지금 죽을 맛이었다.


분명 소년이 말하기를.


“좀 있다가 잘 골랐는지 봐주시는 분이 계시긴 한데! 책임자는 어디까지나 저라고요.”


어차피 상회의 인물이 알아봐야 얼마나 알겠는가.


‘좀 불만이 있더라도 가격협상이나 조금 하겠지’ 하는 마음이었다.


그런 이유로 한스는 이번에 들어온 신참 일곱을 ‘아주 조금’ 더 비싼 가격에 소년에게 추천했고, 소년은 기뻐하며 그중 다섯을 골랐다.


“그럼 파벨 경한테 잘했는지 검증받아야 하니까 파벨 경 좀 불러올게요!”


“어... 그러렴.”


한스는 방금 자신이 뭘 들은 거지 싶었다.


파벨 ‘경’?


상회의 인물이 아니었나?


게다가 경이 붙을만한 인물들은... 누가 있었지...?


설마... 아니겠지?


한스는 머릿속에 스쳐 지나가는 여러 의문을 애써 무시한 채, 그 파벨 경이라는 사람을 기다렸다.


끼이익-


그리고 문이 열리고 등장한 것은 갑주 차림의 거대한 덩치.


‘경’이라는 칭호가 붙은 이들 중에서 절대로 이런 상황에서는 마주치고 싶지 않았던 인물.


기사였다.



***



“음... 카일, 주급이 얼마라고?”


“다섯 분 각각 7실버씩이요! 잘 골랐죠?”


카일은 어깨를 으쓱하며 자신의 안목을 자랑하는 듯했으나...


“이런 씹새끼들을 봤나.”


“저... 저기 파벨 경!!! 뭔가 착오가 있었나 봅니...”


콰아앙!!!


끓어오르는 좆같음에 내려친 탁상은 탁/상이 되어있었다.


“10분 내로 주급 7 실버에 맞는 수준으로 데려와라. 이번에도 헛짓하면 내 명예를 짓밟은 것으로 간주하지.”


짓밟힌 명예를 되찾는 유일한 방법은 당연히 결투뿐이었다.


내 협박이 잘 통한 것인지 한스는 부리나케 달려 나가서 10분만에 다섯을 더 데려오는 기염을 토했다.


오... 진짜 10분만에 데려왔네.


트집 잡아서 충치 치료 좀 해주려고 했는데 말이지, 중세식으로 말이야.


참고로 중세식 충치 치료는 당연히 뽑는 것밖에 없다.


상식이지.



***



카일은 그들과 고용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며 사무실에 남았다.


한스라는 직원에게는 목숨이 두 개면 한 번 더 작업 쳐보라고 으름장을 놓은 뒤 사무실을 빠져나왔다.


어느새 도착한 브란덴 시장에는 레아가 밝은 표정으로 내게 달려오고 있었다.


“기사님!!! 됐어요! 저희랑 거래하겠대요!”


“어찌, 잘 풀린 모양이군.”


“기사님 덕분이에요”


그녀는 문장이 거래에 도움이 됐는지 소중하게 쥐고 있었다.


“이번에도 거래를 못 한다고 딱 잘라 거절하는 얼굴 앞에 이걸 들이미니까 어찌나 당황하던지요! 처음 보는 문장이라면서 문장관까지 불러왔다니까요?”


나는 웃고 있는 그녀에게 물었다.


“아까 카일이 호위병을 고용하는 것까지 지켜봤다. 이제는 상행에 걸림돌은 없는 거겠지?”


“네! 물론이에요! 반드시 이번 상행에 성공해서 돌아가겠습니다. 한 달 후에는 금화를 가득 싣고 돌아갈 테니 기다려주세요!”


나는 고개를 한 번 끄덕인 뒤 나를 배웅하는 그녀를 뒤로하고 브루넌으로 향했다.


***


히이잉!!


“워, 워.”


오랜만에 돌아오는 브루넌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을씨년스러웠다.


끼이익-


정문이 삐걱거리는 것도 여전하고.


브란덴의 멋진 모습을 본 탓일까.


오늘따라 내 영지가 초라해 보인다.


“이랴!”


말을 몰아 영지의 경계로 들어가는 그 순간.


둥...!


이번에도 시간이 멈추며 설정집이 내 앞에 떠올랐다.


다행히도 이번에 적힌 문구는 처음으로 기쁜 일이었다.


***


[촌장의 근심 해결!]

보상 : 브루넌 상회의 전 상회주 루이가 남긴 유산의 단서가 밝혀집니다.


영지의 [상회 없음] 상태가 사라집니다.


자유 스탯 포인트 +5 획득!

하급 특성 세 가지가 제시됩니다.


[교역로가 생성되었습니다.]


상행 결과에 따라 세금이 증가합니다.

영지에 다양한 물건이 입고되기 시작합니다.

영지의 충성도가 소폭 상승했습니다.


교역 대상 - 브란덴 마을 (1/1)


***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EX급 토템군주는 F급 영지도 살려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시간 공지 (기본 오후 3시 20분) 24.06.21 21 0 -
공지 제목 변경 안내 24.06.21 531 0 -
41 기사단 출범식 NEW +8 23시간 전 526 44 12쪽
40 현찰은 모든 걸 해결해준다 +6 24.06.25 709 50 11쪽
39 브루넌 드림 +7 24.06.24 787 47 14쪽
38 황금 앞에선 모두가 솔직해진다 (3) +6 24.06.23 942 47 13쪽
37 황금 앞에선 모두가 솔직해진다 (2) +1 24.06.22 1,026 51 12쪽
36 황금 앞에선 모두가 솔직해진다 +5 24.06.21 1,156 55 13쪽
35 오러 +6 24.06.20 1,249 55 13쪽
34 귀환 +7 24.06.19 1,337 50 12쪽
33 베이론 +4 24.06.18 1,396 53 14쪽
32 황금남작 (수정) +8 24.06.17 1,529 57 18쪽
31 파벨 1세 (수정) +7 24.06.16 1,566 65 14쪽
30 브루넌 공성전 (3) (수정) +10 24.06.15 1,712 64 15쪽
29 브루넌 공성전 (2) +7 24.06.14 1,651 63 15쪽
28 브루넌 공성전 (1) +8 24.06.13 1,794 64 13쪽
27 뿌린 씨앗은 결실이 되어 +3 24.06.12 1,848 68 12쪽
26 위대한 여정 +5 24.06.11 1,918 70 13쪽
25 밀약 +4 24.06.10 1,968 69 12쪽
24 군주 +11 24.06.09 2,098 84 13쪽
23 폭풍전야 (수정) +3 24.06.08 2,113 67 14쪽
22 전투의 여파(수정) +7 24.06.07 2,195 64 13쪽
21 불멸자 +5 24.06.06 2,274 79 12쪽
20 빛과 어둠 (수정) +1 24.06.05 2,364 75 11쪽
19 솔라시온 축일 +4 24.06.04 2,368 83 12쪽
18 괴물 +8 24.06.03 2,376 80 13쪽
17 성인과 추적자 +5 24.06.02 2,450 73 14쪽
16 전쟁의 열기 24.06.01 2,509 77 13쪽
15 새로운 계절 +5 24.05.31 2,549 76 12쪽
14 모두의 야망 +3 24.05.30 2,627 78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