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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니 님의 서재입니다.

잘 살았소이다.(힘들었지만)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퓨전

완결

별별조니
그림/삽화
조니
작품등록일 :
2018.05.03 08:29
최근연재일 :
2020.01.03 13:00
연재수 :
171 회
조회수 :
82,419
추천수 :
345
글자수 :
882,289

작성
19.02.16 07:41
조회
124
추천
1
글자
12쪽

145.부모에서 자식으로

DUMMY

“신랑신부는 맞절을 하시오!”


1628년 평양성의 봄날 한 여인의 집에서는 또 한 번의 결혼식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 결혼식에는 소우스케와 친구들을 비롯한 가족들이 참여를 했다. 여러 가지 음식들이 풍성하게 차려져 있었고 고운 옷을 입은 신부와 멋진 옷을 입은 신랑이 서로 수줍은 얼굴로 바라보면서 맞절을 올리고 있었다.


“아이고, 사돈어른 오셨습니까?”

“얘가 또 장난은? 그냥 마루라고 불러! 만날 논에서는 내 이름 막 부르면서 이럴 때만 사돈어른은?”

“에이, 그래도 우리 막둥이 결혼식인데 이럴 때 만큼은 서로 호칭만큼은 존중해줍시다!”

“하하, 그래도 이제 부모의 모든 고민거리는 끝이 난 것 같군? 안 그래? 우리 자식세대들 벌써 시집장가 다 보냈으니 말이야!”

“동이 녀석 이팔청춘일 때 딱 맞춰서 장가를 가는 구나! 우리도 그렇고 다른 자식들은 거의 스무 살이 넘어서 시집장가를 갔는데 말이야?”

“아유, 나도 마음 편해! 어릴 때는 막둥이 저 녀석이 엄마말도 안 듣고 누나들 말도 안 들어서 야단도 자주 맞았지? 아직도 장난 끼가 남아있기는 했지만 철들었는지 늙은 아버지 위해서 밭일도 열심히 도와주고 밤에는 엄마아버지 어깨랑 허리도 주물러준다고?”

“잘 된 일이야. 참 잘 된 일이지. 허허, 벌써 동이 녀석이 장가가고 말이야. 세상 참 빠르게 흘러가는 군?”


결혼식을 지켜보고 있던 소우스케와 친구들은 동이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가장 나이가 어린 다음세대인 동이가 벌써 결혼을 하다니 시간의 화살은 멈추지 않고 빠르게만 날아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것으로써 동이군과 소희양의 혼인식을 에, 마치 도록하겠습니다! 자, 동이군? 소희양? 옆에 계신 가족 분들께 큰 절! 자, 그리고 이번 혼인식에 참여해주신 하객 분들을 향해서도 큰 절!”


새 부부는 수줍지만 그 어느 때 보다도 행복한 표정을 하며 결혼식을 축하해준 사람들을 향해 큰 절을 울렸다.


“이야! 동이야 축하한다!”

“짜식, 항상 말썽꾸러기 어린 애 인줄 알았는데 벌써 장가를 가?”

“너, 이 녀석! 결혼했다고 마누라하고만 놀고 우리들 외면하면 아주 가만 안 둔다? 알았지? 아주 우리가 직접 나서서 경을 쳐줄 테니 말이야!”

“에이, 내가 어떻게 형 누나들을 외면해요? 그래도 당분가는 우리 새 신부님만 눈에 들어올 것 같습니다! 그치 여보?”

“에이, 사람들도 다 보고 있는데 부끄럽게 왜 이러세요!”

“야야, 너무 마누라 괴롭히지 마라. 그러다가 일찍 닳아버리면 어쩌려고?”

“에이, 우리 소희가 무슨 서양에서 온 시곈 줄 알아요? 고장 나고 그러게?”


동이와 같은 세대인 형 누나들이 모두 찾아와서 동이와 새신부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해 줬다. 비록 동이가 나이가 제일 어려서 형 누나들과 많으면 열 살도 훨씬 넘게 나이차이가 났지만 항상 장난치고 꿀밤을 맞으며 늘 흥겹게 살 수 있게 만들어준 형제자매이자 가족들 이었다.


“동이 삼촌! 결혼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어이구, 그래 우리 슬찬이! 우리 착한 슬찬이! 다른 동생 아가들은 다들 오랜만에 고기 먹는데 정신 팔렸는데 우리 슬찬이만 나한테 축하해 주려 왔구나!”

“헤헤, 뭘요. 저도 이제 다섯 살이거든요?”

“그래, 다섯 살인데 철들은 꼬맹이지! 고맙다 슬찬아! 너한테만 특별히 이따가 호박엿이랑 욱포를 챙겨주마! 켄타, 삼촌이랑 맛있게 나눠 먹으렴?”

“우와 정말요? 신난다!”


동이의 아랫세대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슬찬이가 동이에게 결혼 축하 인사를 건넸다. 비록 다섯 살 꼬맹이였지만 누굴 닮았는지 어른스러운 모습도 있고 총명하기까지 했다. 다른 꼬마들은 밥을 먹는데 정신이 팔렸지만 슬찬이 만은 밥보다 다른 것에 더 흥미가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 이 녀석아! 만날 속만 썩이는 줄 알았는데 가장 일찍이 부모의 고민을 해결해 줬구나. 고맙다 내 아들. 오늘 하루 종일 수고 많았다.”

“아닙니다. 저는 애인을 찾아 온 것밖에는 없잖아요. 혼인식에 들어간 돈도 그렇고 지금까지 길러주신 것도 그렇고 앞으로 꼭 효도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장하다. 하지만 무리하진 말고 건강하고 즐겁게 살아가렴. 그리고 아버지어머니에게 효도 하는 것만큼 소희네 부모님도 간간히 찾아뵈고 인사드리고 챙겨드려라. 아, 내가 딸 둘을 시집보내놓았는데 그 사위 놈들이 딸들과 함께 자주 찾아오지 않아서 얼마나 섭섭한 줄 아니? 바로 옆 동네인데 말이다. 너는 소희 부모님께도 정성을 다하길 바란다?”

“예, 제가 소희를 좋아하는 만큼 소희 부모님께도 효를 다하겠습니다!”


결혼식이 마무리 되어가자 소우스케는 오늘 즐겁지만 여러 가지로 고생 많았을 동이와 대화를 나눴다. 동이는 아버지의 조언을 가슴속 깊이 새기며 결혼식장 뒷정리를 했다. 밤이 어두워졌고 소희네 집에서 아름답고 잊지 못할 하룻밤을 보냈다.


그렇게 모든 자식세대들이 시집장가를 가게 되었다.


“응애! 응애!”

“그래, 착하지? 뚝, 건너편에 어른들이 자고 있는데 애가 왜 이렇게 계속 울까?”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젖은 먹였고 똥오줌을 싼 것도 아닌데?”

“아이고, 고 녀석 또 울기 시작했구나. 아주 몇 년 동안 집안에서 애기 울음소리가 끝임 없이 들려오는 군.”

“아버지? 죄송합니다. 우리 영석이 때문에 잠에서 깨어나셨군요.”

“그냥 울게 내버려 둬라. 뭐, 새 생명이 말도 못하고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우는 것밖에 없는데 쟤도 얼마나 답답하겠니? 뭔가 불만스러운 일이 있었나 보지?”


아침 일찍 아기 우는 소리에 깨어난 마루는 자식들에게 간단한 말을 전해준 다음에 새벽 공기를 마시며 기지개를 켰다. 뒤 따라 나온 하루도 옆에서 같이 기지개를 켜면서 이야기를 나눴다.


“어허, 일어났냐?”

“그래, 아주 손자 녀석이 장군목소리를 가져서 좋겠네. 그런데 요즘에는 저런 일에 화를 내지 않고 별일이네? 첫 손자를 봤을 때는 제발 잠 좀 자자고 소리를 버럭버럭 질렀잖아?”

“그러려니 해야지. 나도 자식 기르면서 힘들어봤잖아? 내 자식들도 손자를 기르면서 똑같은 마음일거야.”

“오호? 우리 마루 나이가 먹을수록 엄청나게 성숙해지는 군? 불과 십 몇 년 전에만 해도 무관! 무관! 소리치면서 살았던 거 같은데?”

“에이, 내가 다 가족들을 위해서 무관이 된다고 했지? 그런데 나라에 배신을 여러 번 당했으니 나도 질려버린 것이지. 그리고 남령초 농사가 잘 되어서 여유가 있으니 마음도 느긋해졌고 무리하게 밀고 나가는 바보 같은 생각은 안하게 되더라고.”

“하기야, 먹고사는 일에 여유가 생겼으니. 그래도 아쉬운 게 이제 남령초 농사를 짓지 못한 것이 좀 그렇다. 씨앗을 구하기도 쉽지 않고.”

“그냥, 마늘농사나 열심히 지어야지. 걱정하지 마라. 마늘농사 지은 돈의 대부분은 다 너 일본에 있는 하나 만나는데 도와줄 테니까. 그래도 네 말 듣고 밭이라도 사놔서 다행이지 안 그랬으면 재산 다 잃을 뻔 했잖아?”

“헤헤 그런가? 아무튼 이 집은 항상 열정이 있고 희망차기에 나는 그게 너무 좋아!”


하루와 마루는 서로 간단한 운동을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쉰을 넘은 몸은 예전과 달리 삐걱거리는 부분들이 있었지만 그들은 늙기보다는 성숙해져 가고 있었다. 그들의 삶의 지혜는 점점 성숙하게 익어갔고 무리함 보다는 온건한 것을 펼쳐내는 것보다는 지켜내고 번성하는 쪽을 택하며 여유롭게 살아갔다.


끼리리릭

땡, 띠, 띠, 띠, 틱, 틱, 땡, 땡


“아버지, 삼촌 식사하러 들어오십쇼.”

“어허, 그래 아가 오늘은 돌아가신 할머님이 전수해 준 강된장이 맛있게 잘 만들어 졌나 한 번 먹어보자!”

“이번에는 확실하게 맛있습니다, 아버지!”

“오호, 그래? 하루야 빨리 들어가서 먹어보자. 이거 우리 마누라 솜씨보다 좋은지 맛을 봐야겠는데.”

“그래, 맛있게 잘 되었겠지? 오늘은 냄새부터가 다른데 말이야?”


하루와 마루는 방안으로 들어가서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방안에는 엄중한 분위기 속에서 하루네 어머니부터 숟가락을 들어 맛을 봤다.


“고모할머님. 평가를 해주십쇼.”

「어떠세요. 어머니?」

“조구나! 조아! 아주 맛있구나? 우리 하루가 일보네 와서 해주어떤 짝퉁 강되은장 보다 맛있다!”

「어머니도 참! 제가 옛날에 만들어 드린 강된장이 짝퉁이라뇨!」

“헤헤 정말요?”

“가만있어봐. 하루네 어머님께서 맛있다고 했으면 분명 엄청나겠지? 어디. 음. 으윽? 이 맛은! 맛있어! 정말 맛있어! 네 어머님이 만든 것보다 훨씬 맛있어!”

“여보! 아무리 그래도 여보는 내편을 들어줘야 되는 거 아니야! 얼마나 맛있기에! 헉, 정말로 맛있잖아?”

“이야, 돌아가신 할머님이 해주신 것처럼 맛이다. 아니 그 이상은 되는 것 같아.”

“정말요?”


보미가 만들어온 강된장의 맛은 환상적 이었다! 가족들은 모두 강된장과 여러 반찬들을 집어넣고 밥을 맛있게 비벼서 한 그릇을 비우고 또 다시 밥을 비벼서 한 그릇씩을 더 먹었다.


“꺼억 잘 먹었다. 아휴, 오늘은 너무 배불러서 아빠 일하러 나가기 귀찮다. 너희들이 아라서 벼심을 준비 해놓으렴.”

“아버지도? 저희도 귀찮거든요?”

“그래? 그럼 올해 농사 망한 거지 뭘 껄껄껄.”

“아버지! 아침에 계셨던 철학적인 매력이 넘치셨던 아버지는 어디로 가셨을까?”

“푸하하하! 그럴 수도 있지 이 녀석아! 내가 언제 양반집 자제였냐? 아니면 산속에 묻혀 사는 선비들이냐? 그냥 상놈이 돈 좀 있어서 여유의 멋 좀 부리는 게 뭐 어때서?”

“하하하하, 역시 마루답네! 이런 장난을 쳐야 마루답지!”


집안에서는 아침부터 웃음이 터져 나왔다. 너무나도 행복한 웃음소리 속에서 또 다시 불청객이 찾아왔으니.


“응애! 응애!”

“아이고, 애가 또 왜 울기 시작했을까?”

“어허이, 젖은 아까 먹였을 거 아니냐?”

“예, 아버지. 기저귀도 그대로 인데요?”

“이리 줘봐라. 내가 또 애 하나 눈물은 기가 막히게 그치게 하거든?”

“아버지가요?”


마루는 아기를 가볍게 안은 채 살살 흔들면서 이런저런 웃긴 표정과 목소리를 다 내어보였다.


“응애! 응애! 응... 으 꺄. 으헤. 꺄륵. 꺄르르륵!”

“어 정말이네? 어떻게 하신 거예요?”

“내가 이 녀석아 자식 넷을 길러낸 아버지야? 이 아버지를 뭐로 보고!”

“이야, 아버지 다시 봤습니다.”

“그런 의미로 오늘은 우리 영석이랑 놀고 있을 테니까 바깥일은 네가 하고 오너라!”

“아버지! 그건 아니죠?”

“아니긴 뭐가 아니야. 아이고, 영석아 네 아버지 나쁘지? 허리 다 부서져 가는 할아버지 부려먹으려고 하고 말이야?”

“허리가 다 부셔지시기는 저보다 무거운 물건은 더 잘 드시잖아요!”

“힘은 잘 써도 뼈다귀는 늙었어, 이 녀석아! 너도 내 나이 되어봐!”

“푸하하하하! 아무래도 오늘은 네 아빠가 일하기 싫은 가 보다.”


가족들은 모두 즐겁게 대화를 나누며 웃기도 하고 거짓으로 화를 버럭 내기도 하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오늘도 이 대가족은 웃음으로 아침을 보내며 멋지고 활기찬 하루를 시작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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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5.부모에서 자식으로 19.02.16 125 1 12쪽
144 144.명나라 마지막 황제 19.02.13 177 1 12쪽
143 143.편안히 돌아가시다. 19.02.09 191 2 11쪽
142 142.붉은 머리의 서양인 19.01.31 173 1 12쪽
141 141.정묘호란 이후... 19.01.30 170 1 12쪽
140 140.정묘호란(4) 19.01.29 127 1 12쪽
139 139.정묘호란(3) 19.01.28 124 1 12쪽
138 138.정묘호란(2) 19.01.26 143 1 12쪽
137 137.정묘호란(1) 19.01.25 154 1 12쪽
136 136.누르하치의 최후(2) 19.01.24 191 1 11쪽
135 135.누르하치의 최후(1) 19.01.23 154 1 11쪽
134 134.갑자년 통신사(6) 19.01.22 236 1 12쪽
133 133.갑자년 통신사(5) 19.01.21 145 1 11쪽
132 132.갑자년 통신사(4)-행방불명 19.01.19 155 1 12쪽
131 131.갑자년 통신사(3)-나고야의 밤 +1 19.01.18 166 1 11쪽
130 130.갑자년 통신사(2) 19.01.17 165 1 11쪽
129 129.갑자년 통신사(1) 19.01.16 208 1 12쪽
128 128.이괄의 난 19.01.15 175 1 11쪽
127 127.인조반정(4)-왕이 된 인조 19.01.14 177 1 12쪽
126 126.인조반정(3)-막으려난 자. 일으키려는 자 19.01.12 168 1 12쪽
125 125.인조반정(2)-수상한 낌새 19.01.11 156 1 11쪽
124 124.금가는 명나라(4) 19.01.10 183 1 13쪽
123 123.금가는 명나라(3) 19.01.09 194 1 12쪽
122 122.자식들의 혼인(4) 19.01.08 184 1 12쪽
121 121.자식들의 혼인(3) 19.01.07 203 1 13쪽
120 120.자식들의 혼인(2) 19.01.05 168 1 12쪽
119 119.자식들의 혼인(1) 19.01.04 196 1 12쪽
118 118.금가는 명나라(2) 19.01.03 269 1 12쪽
117 117.금가는 명나라(1) 19.01.02 180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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