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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니 님의 서재입니다.

잘 살았소이다.(힘들었지만)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퓨전

완결

별별조니
그림/삽화
조니
작품등록일 :
2018.05.03 08:29
최근연재일 :
2020.01.03 13:00
연재수 :
171 회
조회수 :
82,420
추천수 :
345
글자수 :
882,289

작성
19.01.14 06:59
조회
177
추천
1
글자
12쪽

127.인조반정(4)-왕이 된 인조

DUMMY

[1623년 광해군 15년 음력 3월 12일 이이반이 상소하여 오늘 반역이 있을 것이라 했다. 반정이 일어났고 임금은 안국신의 집에 숨었으나 이내 붙잡혀 나왔다. 3월 13일 사신을 보내 평안 감사 박엽, 의주부윤 정준의 목을 베었고 3월 14일 대비가 광해군을 폐하고 능양군을 새로운 임금(인조)로 왕위를 계승케 했다. -광해군일기-]


“능양군 대감 거사일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래, 반드시 성공시킬 수 있겠소?”

“너무 염려치 마시옵소서. 대감께서 결단을 내리신 다음 열심히 사병을 모집하는데 도움을 주셨기 때문에 도성으로 들어갈 병사들만 1500명 가까이 됩니다.”

“좋습니다, 반드시 이번 반정을 성공시킬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추지 마시오.”

“걱정하지 마십쇼. 이미 우리 서인들뿐만이 아니라 많은 남인들도 동참을 한 상태입니다. 대감께서는 대의와 명분을 앞세우고 하늘의 뜻에 따라 진군하시면 되옵니다.”


1623년의 봄. 그해 봄은 유난이 따뜻했다. 광해군은 이렇게 포근하고 평화로운 날들 속에서 후궁을 위한 연회를 열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그 연회가 진행되는 날에 반정이 일어나게 될 것이라는 것은 미처 예감하지 못했던 것이다.


“훈련대장님.”

“아, 찾아오셨군요. 분명 내일 저녁이 기일이었죠?”

“그렇습니다. 이 일만 잘 끝이 난다면 훈련대장님께서는 새로운 상감마마로부터 큰 포상을 받으실 수 있을 겁니다. 그럼 내일 저녁에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예정된 시간에 도성과 대궐의 문을 열어드리겠습니다.”


반정세력은 이미 이흥립이라는 훈련대장까지 자신의 편으로 끌어온 상태였다. 광해군을 향한 권력과 탐욕이 칼날이 수천 개가 대기하고 있었다.


“전하, 아무래도 오늘 연회는 시일이 좋지 않은 것 같사옵니다.”

“왜 그러시오. 또 반정이라도 일어난다는 것이오?”

“신들이 매우 염려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황송하오나 부디 전하를 호위하는 병력을 두 배로 늘리시는 것이 좋을 듯싶습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시오. 그래도 혹시 모르는 일이니 내 그대의 말을 들어서 감시를 철저히 하도록 하는 것이 좋겠소.”


몇몇 신하들은 좋지 않은 기운을 감지하고 광해군에게 이번 연회에서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날 것임을 고하였다. 이미 도성 밖에서는 성벽공사를 핑계로 사병을 훈련시키는 모습이나 반정세력 무리들이 단체로 생활하는 모습이 종종 포착되었기 때문이다.


광해군도 설마 하는 마음이 들었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후궁을 위해 여는 연회인 만큼 광해군도 따뜻한 봄날을 행복하게 보내고자 했다. 지친 업무의 피로를 잠시나마 내려놓고 싶었던 것이다.


“드디어 곧 있으면 새로운 임금이 탄생하게 되겠군. 그렇지 않나?”

“그래, 드디어 왜란 전으로 돌아가는 거지. 우리 서인들의 힘이 막강했던 그 시절로 말이야.”

“이율곡 선생님을 존경하고 따르는 우리 서인들이 드디어 다시 역사의 주축이 될 수 있도록 다들 최선을 다해보세!”

“우리 서인들이 자리를 되찾으려는 것도 모르고 왕이 되려고 하는 저 능양군대감도 참 어리석군. 뭐, 어차피 우리들이 택군의 주역이 된다면야 지금 북인 놈들이 판을 치는 이 대궐 속 보다야 열 갑절, 백 갑절은 좋겠지.”


반정세력들은 해가 저물고 있는 것을 보면서 오로지 반정이 성공한 뒤의 세상만을 생각하고 있었다. 자신들이 주인이 된 세상, 서인이 다시 조선의 핵심 지위를 차지하는 그런 30~40년 전의 앞서 살아간 이율곡을 비롯한 서인 관료들의 모습을 보며 말이다.


반정에 동조한 몇몇 남인 세력도 반정이 성공한 다음의 모습을 상상했다. 퇴계 이황을 주축으로 번성했던 수십 년 전의 남인들의 모습을 생각하며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갈 정계의 중심에 있을 상상을 하고 있었다.


“그래, 다들 모이셨습니까?”

“예, 능양군대감께서 이렇게 장엄한 모습으로 나아오시니 하늘은 반드시 우리를 도우실 겁니다.”


잠시 뒤 능양군을 중심으로 하는 사병들은 도성 주변에 도착을 해서 대기하고 있었고 같은 시간 도성 안에서는 잔잔한 음악소리와 함께 연회가 시작되었다.


삐리릭, 삐리리리~, 똥땅 띠리랑땅

관혁악 악기들의 단조로운 음악소리에 분위기는 점점 무르익어갔고 광해군과 연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취기가 오르기 시작했다.


“좋았어. 드디어 시간이 되었군. 그럼 어디 성문을 열고 신호탄을 쏘아 올려야....”

“거기? 지금 뭐하는 겁니까?”

“잡아라! 저 놈을 잡아라! 궐문이 닫혀 있어야 될 시간에 궐문을 열고 다닌다!”


훈련대장 이흥립은 자신을 따르는 군졸들과 함께 반정군이 들어올 성문과 대궐문을 열고 있었다. 그런데 분명 대문들이 닫혀있어야 될 시간에 문들이 열려있자 이를 수상하게 여긴 한 장수가 서둘러 병사들을 보내 이흥립을 비롯한 반정세력을 추포해가지고 왔다.


“전하, 전하.”

“허허허, 아니 이렇게 흥겨운 순간에 왜 그런 심각한 표정을 짓고 계십니까? 자자, 늦게 참석해도 괜찮으니 저기 빈자리에 가서 고기와 술을 들도록 하시오.”

“전하, 그런 일이 아닙니다. 방금 한성부에서 들려온 소식에 따르면 전하를 몰아내려는 반정세력이 한양 근처에 와있고, 이흥립이라는 자가 성문과 궐문을 열어 이들을 들어오게 만들려고 했답니다.”

“에이, 거짓말도 잘하시네 그려. 설마 오늘 같은 날에 반정을 일으키겠소.”

“아닙니다. 지금 이흥립을 비롯한 궐문을 열려고 했던 자들이 추포되어 있습니다. 불쑥 나타나서 이런 말씀을 올리기 황망하오나 모든 것이 사실입니다. 부디 현명하게 이 상황을 대처하시옵소서. 지금 당장 내금위장을 비롯한 대궐 내의 병사들을 일으켜 저들을 몰아내야....”


연회 도중에 광해군에게 다가온 이이반이라는 관료는 반정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광해군에게 보고했다. 하지만 이미 술기운과 음악과 음식에 취해있던 광해군에게 자신이 자리가 위협받고 있다는 사실은 마음에 와 닿지 않았다.


“이보시오. 지금 훈련대장 이흥립을 추포했다고 했소?”

“그렇습니다. 아직 늦지 않았나이다. 연회를 중단하시고 빨리 반정세력을 토벌하시옵소서.”

“너무 그러지 마시오. 여기 모인 사람들이 다 즐거워하고 있는데 어찌 연회를 끝낼 수 있단 말이오? 그리고 이미 성문을 열려는 죄인을 추포한 것은 반정이 실패한 것이나 다름없소. 적당히 경질한 다음에 이번 사건을 종결시키도록 하시오.”

“전하, 아니되옵니다. 부디 지금 당장이라도....”


광해군은 반정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드리지 않았다. 광해군의 순간 잘못된 판단이 그의 자리를 위협하게 되었다.


“아니, 시간이 다 되었는데 문이 열리지가 않다니 어찌 된 일인가?”

“기다리십쇼. 안에서 상황이 잘못되더라도 성문을 열어줄 사람이 몇은 더 있습니다. 또 아직 도착하지 못한 병사들이 있다고 해도 이미 집결된 병사가 2천, 순식간에 밀고 들어가면 궁궐은 쉽게 무너질 겁니다. 안되면 창의문 쪽으로 돌격하면 됩니다.”

“그럼, 창의문이라도 부수고 지금당장 돌격합시다!”

“알겠습니다. 전군 창의문을 부수고 창덕궁을 향해서 진격하라!”


반정세력은 최선책이 통하지 않게 되자 차선책을 선택해서 창의문을 부수고 연회가 진행되고 있는 창덕궁으로 돌격하기 시작했다.


“이야아아아!”

“대비마마를 폐비시키고 왕족을 잔혹하게 살인한 저 포악한 임금을 끌어내려라!”


도성에 침투한 반정세력은 바람처럼 빠르게 창덕궁으로 밀려들어왔고, 창덕궁 안으로는 불화살이 날아들어오기 시작했다. 대궐을 보호하고 있던 병사들은 반정군들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2천이나 되는 병사들을 막아내기에는 그 숫자가 너무 부족했다.


“꺄악! 불이다! 불이야!”

“어서 가서 불을 꺼라! 이러다가 창덕궁 전체가 불에 탄다!”

“전하, 반정세력이 대궐을 포위하고 있사옵니다. 서둘러 몸을 피하셔야 하옵니다.”

“아니? 아니? 그게 정녕 사실이오?”

“일달 소신의 집으로 피하시옵소서. 분명 사태가 잘 정리 될 것입니다.”


광해군은 몇몇 호위병사들에게 보호받으며 의관 안국신의 집으로 몸을 피했다.


“목숨을 잃고 싶지 않으면 칼을 버리고 투항하라!”

“능양군대감 납시오!”


궁궐을 지키는 병사들은 너무나도 손쉽게 제압당했고 능양군은 당당하게 궐 안으로 들어왔다. 창덕궁의 몇몇 건물들은 반정과정에서 활활 용암처럼 불타오르고 있었고 이를 본 능양군과 반정세력들의 욕심도 불타올라 훨훨 날아 하늘까지 닿았다.


다음 날 아침

“이놈들 여기가 어디라고 찾아오는 게냐!”

“전하! 안에 계신 거 다 알고 있습니다! 더 많은 희생자가 나오기 전에 나오십쇼!”

“아니 되옵니다 전하! 여기는 소신을 비롯한 군졸들이 막고 있을 테니 서둘러 옥체를 보호하소서!”


반정세력은 광해군을 붙잡기 위해 안국신의 집까지 찾아왔다. 광해군은 이제 모든 것이 끝났음을 인지하고 한숨을 크게 한 번 내쉰 다음에 무거운 발걸음을 내딛었다.


“전하! 아니 되옵니다!”

“다들 못난 과인 때문에 지난 날 동안 노고가 많았습니다.”

“하오나!”

“이미 다 끝났소. 모든 책임과 죄는 나에게 있으니.... 하늘도 과인이 지난 과거의 잘못에 지금 벌을 내리시는 것이겠지요.”


광해군은 반정세력의 손에 이끌려 천천히 앞으로 걸어 나갔다. 반정세력은 자신들의 대의명분을 확실히 세우기 위해서 광해군이 아꼈던 몇몇 관료들을 죽였다.


그 중에는 광해군의 명을 받고 북쪽 국경에서 북방의 여진족들을 탁월하게 막아낸 박엽이라는 장수와 대북세력의 영수인 이이첨의 수반을 오랫동안 지냈던 정준이라는 자를 본보기로 죽였다.


마치 쓰여 있는 각본대로 흘러갔고 반정은 칼로 벤 듯 같이 세밀하고 정확하게 진행되었다. 불과 반정이 일어난 지 몇 시간 지나지 않아서 유폐되었던 인목대비의 지위가 회복되었고 능양군을 새로운 조선의 임금으로 광해군을 강화도로 유배보내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이로써 한 임금이 강제로 떠나가고 새로운 임금이 조선에 자리 잡게 되었다.


“주상전하 천세! 천세! 천천세!”

“천세! 천세! 천천세!”


능양군은 화려하게 즉위식을 거쳤고 이로써 조선의 16대 왕 인조로 등극하게 되었다.


“여러 문무 대신들은 들어라! 과인은 그간 선왕께서 저지른 악습과 폐단을 바로잡고 조선의 태평성대를 이끌 것이오!”

“전하!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인조는 자신이 꿈꿔왔던 임금이 자리가 눈앞에 펼쳐지는 모습을 보며 흐뭇해했다. 하지만 몇 년 뒤 들이 닥칠 여진족의 두 차례의 호란은 그의 미처 살펴보지 못했으니, 인조반정은 우리 역사상 가장 실패한 반정으로 손꼽히게 된다.


“임금은 쫓겨나며 북쪽이 물러가고 서쪽이 찾아왔으니! 방향이 달라진다 한들 그 놈이 그 놈일세!”


임금이 바뀌고 난 다음에 북인세력이 몰락하고 서인이 권력을 잡게 된 것을 비꼬는 노래가 조선팔도 이곳저곳에 퍼져나갔다. 비록 반정은 성공했지만 백성들은 새로운 임금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아니? 저게 뭔 노래야?”

“그거 몰라? 임금님의 조카가 반정을 일으켜서 왕의 자리를 빼앗았데?”

“뭐야? 아이고 결국엔 마루가 싫어하던 그 나라님도 물러났구먼.”

“에휴, 그 사람 쫓겨났다고 뭐가 달라지겠어? 칼로 자리를 빼앗은 놈은 얼마나 더 백성들을 괴롭힐지.”

“어? 웬일로 마루가 부정적인 소리를 한데?”

“야 이친구들아. 조선 땅에서 50년 가까이 살면서 바뀐 거 하나 없어! 다 똑같은 놈들이지! 우린 지금 우리 먹을 거만 잘 챙기면 되는 거야!”

“허허, 저걸 철이 들었다고 해야 되는지 아니면 현명하다고 해야 되는....”


임금이 달라지고 천하가 바뀌었지만 평양성에 있는 하루와 친구들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평범한 삶을 이어나갔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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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 141.정묘호란 이후... 19.01.30 170 1 12쪽
140 140.정묘호란(4) 19.01.29 127 1 12쪽
139 139.정묘호란(3) 19.01.28 124 1 12쪽
138 138.정묘호란(2) 19.01.26 143 1 12쪽
137 137.정묘호란(1) 19.01.25 154 1 12쪽
136 136.누르하치의 최후(2) 19.01.24 191 1 11쪽
135 135.누르하치의 최후(1) 19.01.23 154 1 11쪽
134 134.갑자년 통신사(6) 19.01.22 236 1 12쪽
133 133.갑자년 통신사(5) 19.01.21 145 1 11쪽
132 132.갑자년 통신사(4)-행방불명 19.01.19 155 1 12쪽
131 131.갑자년 통신사(3)-나고야의 밤 +1 19.01.18 166 1 11쪽
130 130.갑자년 통신사(2) 19.01.17 165 1 11쪽
129 129.갑자년 통신사(1) 19.01.16 208 1 12쪽
128 128.이괄의 난 19.01.15 175 1 11쪽
» 127.인조반정(4)-왕이 된 인조 19.01.14 178 1 12쪽
126 126.인조반정(3)-막으려난 자. 일으키려는 자 19.01.12 168 1 12쪽
125 125.인조반정(2)-수상한 낌새 19.01.11 156 1 11쪽
124 124.금가는 명나라(4) 19.01.10 183 1 13쪽
123 123.금가는 명나라(3) 19.01.09 194 1 12쪽
122 122.자식들의 혼인(4) 19.01.08 184 1 12쪽
121 121.자식들의 혼인(3) 19.01.07 203 1 13쪽
120 120.자식들의 혼인(2) 19.01.05 168 1 12쪽
119 119.자식들의 혼인(1) 19.01.04 196 1 12쪽
118 118.금가는 명나라(2) 19.01.03 269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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