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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스마 님의 서재입니다.

웰컴 투 하드보일드 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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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스마
작품등록일 :
2023.05.12 00:35
최근연재일 :
2023.06.02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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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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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글자수 :
163,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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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26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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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무웅의 함정

DUMMY

“유니폼과 신발, 통신 장비 같은 단서들을 계속 추적 중입니다. 현재로서는 이츠키의 비밀 기지는 3국 접경지대 가까이에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안드레스가 그동안 이츠키를 추적한 결과를 보고하고 있었다.


무웅은 이츠키가 피어슨을 공격했다는 말을 듣고 그를 더 파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츠키 부대는 마운틴 바이크를 이용해 산악 지대를 이동하고 있습니다. 우리를 공격할 때도 100킬로미터 지점까지는 바이크로 먼저 접근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그들의 방탄복은 조사했나?”


“국내에서는 아무도 본 적이 없어서 전문 밀매업자들에게 메시지를 돌렸습니다. 곧 소식이 올 겁니다.”


문제는 이츠키의 윗선이었다.


피어슨은 분명히 이츠키의 배후가 누군지 알고 있었다. 그러나 자신이 알아서 처리하겠다고 했다.


무웅은 피어슨을 믿고 기다리고 있었지만 되려 피어슨이 공격을 당했다.


무웅은 카리브 조세 피난처와 앤더슨 법무법인, 그리고 라우라 박사가 마지막에 준 명단을 분석하고 있었다.


가명을 썼다고 해도 어떤 패턴이 있을 터였다. 명단별로 중복되는 이름들이 다수 등장했다.


무웅은 몇몇 마음에 걸리는 이름, 특히 아시아인의 것들을 똑똑한 부하들에게 맡겨 분석하게 했다.


...


해리슨은 인상을 쓰고 있었다.


토마스 부통령을 만나고 나온 그는 끊었다가 최근 다시 피고 있는 담배를 끄집어냈다.


그것을 입에 물었다가 동작을 멈추고 골똘히 생각에 빠졌다.


불을 붙이지 않고 담배를 다시 뱉은 그는 짧은 욕을 내뱉었다.


‘쌍!’


해리슨은 부통령과 만나 이라크 공격 준비에서 정보부가 따돌림을 당하는 상황에 대해 항의하려고 했다. 그러나 부통령의 관심은 그게 아니었다.


“그건 군이 알아서 할 거야. 자네는 주어진 일만 하게.”


“하지만···.”


“자네 국장과 이야기 끝났어. 부국장으로서 실무만 담당해. 그리고 내가 부른 이유는···.”


해리슨은 부통령이 무슨 말을 할지 궁금했다. 그는 정보부를 제쳐두고 군부와 군수업계를 직접 연결하는 인물이었다.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 대규모 공격 준비를 지휘하고 있었다.


“피어슨은 어떤 상태인지 아나?”


“아직 의식이 없다고 합니다. 모처에서 간신히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자네 혹시 [서클]에 대해 들어본 적 있나?”


해리슨은 아는 척을 해야 하는지 망설였다.


영리한 토마스 부통령은 곧 눈치챘다.


“역시 알고 있군. 자네는 피어슨이 심복 중 한 명이었지. 우리도 자네를 신뢰해도 되겠나?”


“평생 누구의 신뢰를 배신한 적이 없습니다.” 해리슨이 강한 어조로 대답했다.


그는 [서클]이 정부 고위층의 이너 클럽이라고 알고 있었다.


어느 조직이든 핵심 인사들이 별도의 비공식 사조직을 꾸리고 있는 경우는 흔했다.


하지만 해리슨은 무웅과 피어슨의 말을 듣고서야 이 서클이 [그들]이라는 정부 배후의 진짜 세력임을 알게 됐다.


“피어슨은 우리 서클의 매우 충직한 집사였어. 각 나라마다 서클이 존재하는데 피어슨이 제일 유능했지. 이번 일을 당한 건 유감이야.”


“반드시 범인을 잡으려고 추적 중입니다.”


“그건 경찰 업무잖나? 밤에 귀가하다 총을 맞은 건데 단순 강도 사건일 수도 있지.”


‘오! 맙소사.’


해리슨은 부통령의 무책임해 보이는 말을 듣고 정신이 확! 들었다. 피어슨을 공격한 것은 [그들]인지도 몰랐다.


범인은 워싱턴 시내에서 경호원 세 명을 쓰러뜨리고 피어슨의 머리와 몸에 여러 발의 총탄을 박아 넣었다.


절대 일반 잡범의 실력이 아니었다.


해리슨은 현장 주변에서 촬영된 CCTV를 보고 이츠키의 몸매와 매우 유사한 아시아인을 발견했다.


직감적으로 해리슨은 이츠키가 범인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해리슨이 아무 말을 하지 않자 부통령이 표정을 살피며 말을 이었다.


“피어슨이 하던 일을 맡아서 계속해 줄 믿을 만한 사람이 필요하네.”


‘이거였군!’


“우리 서클에 들어오면 자네는 차원이 다른 삶을 살게 되는 거야. 보이는 게 다가 아니며, 이 세상이 자네가 생각하던 것과 다르다는 점을 잘 알게 될걸세.”


“각하도 이걸 아십니까?”


“하하, 그 대답은 좀 더 미뤄두기로 하지. 일단 오늘 밤 우리가 포커 게임을 하는데 합류하지 않겠나? 인사도 할 겸. 내가 차를 보내지.”


“오늘 밤엔 이라크 작전 브리핑이 있지 않습니까?”


“그건 금방 끝날 거야. 크게 신경 쓰지 말게.”


부통령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


“여보세요.”


라우라의 목소리였다.


그녀는 무웅이 시킨 대로 비화기가 연결된 위성전화기로 연락해왔다.


그래도 통화 시간이 1분 30초를 넘기면 위험했다.


무웅은 피어슨의 상태를 알아봐 달라는 메시지를 보냈었다.


“빨리 말할게요. 피어슨은 여기 입원해 있는데 총상으로 뇌가 심하게 다쳤어요. 제가 보기엔 회생이 불가능해 보이는데 위에서는 어떻게든 뇌를 살려 놓으라고 하네요.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뇌가 죽지 않게 하고 있어요.”


“그런데 오늘 어딘가에서 최첨단 뇌 스캐너 장비가 들어왔어요. 그게 말로만 듣던 뇌 기억 다운로드 장비같이 보이기는 한데, 전 그게 성공했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거든요. 추가로 알게 되면 연락하죠.”


...


“이 장소 같습니다.”


무웅은 안드레스와 위성 사진을 보고 있었다.


콜롬비아와 베네수엘라 국경에서 가까운 브라질 안쪽 산악 지대에 위치한 농장이었다.


안드레스의 스파이들은 그 농장에 농부로 위장한 아시아계 남자들이 다수 보인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그러나 농장 주변은 지뢰와 센서로 에워싸여 있어 가까이 접근하기 어려웠다. 위성 사진도 농장 메인 건물 하나만을 보여줄 뿐이었다. 주변 시설은 모두 울창한 나무로 가려져 있었다.


스파이들은 드론을 띄워 주변 건물의 대략적인 위치만을 파악했다.


“공격조를 준비할까요?”


안드레스의 질문에 무웅은 고개를 저었다.


“좀 더 기다려보자.”


무웅은 해리슨에게 추가 정보를 요청했는데 답이 없었다. 이라크 전쟁을 앞두고 바쁘겠지만 아예 연락이 없는 게 이상했다.


무웅은 또 워싱턴을 방문해야 할지 고민했다.


...


앤더슨은 지팡이를 짚고 쩔뚝거리며 걸어와 의자에 앉았다.


무웅의 공격을 받은 후 저택은 철옹성처럼 무장했다. 장갑차로도 뚫기 힘든 철문과 철조망, 센서, 카메라, 방탄유리 등을 완벽하게 갖췄다.


공중 침입에 대비해 옥상에는 소형 로켓포까지 설치했다.


그러나 소용없었다.


모두가 깊이 잠든 시간 검은색 헬기가 앤더슨의 자택 위에 나타났다.


그러나 경호원들은 이를 눈치채지 못했다.


헬기에서는 아무 소리도 울리지 않았다.


소음 중화 장치가 헬기의 날개와 엔진 소음을 완벽하게 감췄다.


긴 밧줄이 드리워지고 위장복을 입은 요원 둘이 줄을 타고 조용히 내려왔다.


2층 베란다에 도착한 그들 중 한 명이 기계 장비를 벽의 전선에 연결했다.


곧 전력이 차단됐다. 경비원 몇 명이 지하 전력실로 몰려가는 것이 보였다.


잠시 후 예비 전력으로 일부 전등과 센서, 카메라가 다시 작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두 괴한은 이미 건물 안에 침입한 후였다.


앤더슨이 무웅의 총에 맞아 망가진 무릎을 쓰다듬다가 침대로 가려는 순간, 검은색 복면의 사내가 앞을 막았다.


“앉아.”


복면 사내는 권총으로 앤더슨에게 다시 앉으라고 지시했다.


앤더슨은 복면 남의 눈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누군지 알 거 같군.”


남자는 복면을 벗었다.


”이제 소년티는 다 사라졌구나. 중후한 남자가 됐네, 이츠키.“


“불필요한 말 하지 말고 ‘그거’나 내놓으시오.”


이츠키가 차갑게 말했다.


“그걸 주면 날 죽일 텐가?”


이츠키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내가 명을 다 못 채우겠군.”


앤더슨은 그렇게 말했지만, 왼쪽 발에 힘을 주었다.


슬리퍼 옆에 설치된 경비 버튼을 작동시킨 것이다.


무웅의 공격을 당한 뒤 설치한 신형 센서였다.


앤더슨이 다리를 절며 천천히 금고 방으로 향하는 동안 다른 문 앞에 서 있던 복면 남이 이츠키에게 수신호를 보냈다.


복도에서 앤더슨의 경호원들이 조용히 접근해오고 있었다.


이츠키는 앤더슨의 목을 잡고 금고 앞으로 끌고 갔다.


이츠키의 부하는 허리에서 수류탄을 꺼내 안전핀을 뽑고 문 앞에 두고 옆으로 피했다.


앤더슨의 경호원들이 문을 천천히 여는 순간 수류탄이 터졌다.


이츠키의 부하는 양손으로 미니 기관총을 난사했다.


곧 경보음이 요란하게 들리고 고함과 발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이츠키는 앤더슨의 얼굴을 금고문에 박으면서 경고했다.


“그걸 주면 살려두라는 명령을 받았다.”


“네가 살려줘도 어차피 난 죽음 목숨이 돼. 그냥 죽여라. 그걸 구하지 못하면 다른 놈들도 엿 좀 먹을 테니.”


이츠키는 화난 표정으로 앤더슨의 머리를 때려 기절시켰다.


곧 공중에 헬기가 다시 나타나 눈부신 조명을 비추며 저택 안 경호원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중기관총이 수천 발의 탄환을 발사하며 저택 내부를 초토화시켰다.


경호원들이 소형 로켓을 들고나오다 또 다른 무소음 헬기의 공격을 받고 모두 쓰러졌다.


두 대의 헬기는 움직이는 경호원들은 모두 사살했다.


이츠키는 앤더슨을 어깨에 둘러메고 옥상으로 가 헬기에 태웠다.


이츠키의 부하는 건물 곳곳에 C4 폭탄을 설치했다.


두 대의 헬기가 유유히 멀리 날아가자 거대한 굉음 소리를 내며 저택이 붕괴됐다.


...


이츠키가 탄 헬기는 중간에 여러 곳에서 경유를 하고 브라질 산악 지대로 진입했다.


국경지대 관제탑은 신원을 확인하고 헬기를 통과시켰다.


이츠키는 헬기에서 앤더슨을 끌어 내려 본부 건물로 옮겼다.


리웨이의 드론이 카메라를 통해 이 장면을 수백 미터 떨어진 무웅에게 전송했다.


무웅은 상태창을 통해 헬기 도착 시각을 알고 있었다.


무웅은 기지를 둘러싼 부하들에게 공격 신호를 내렸다.


안드레스가 EMP탄을 터뜨렸다.


큰 폭발음이 울리고 기지의 모든 전자 장비가 작동을 멈췄다.


무웅의 부하 20명은 수색견을 이용해 먼저 파악해 둔 지뢰밭을 피해 본부로 습격해 들어갔다.


모두 철갑탄을 막을 수 있는 첨단 방탄복을 갖췄다.


리웨이는 더 강력한 폭탄을 탑재한 드론 두 대를 본부 옆 건물로 돌진시켰다.


이츠키의 부하 두 명이 나오다 폭사했다.


본부에는 이츠키 외에 몇 명의 부하들이 있을 뿐이었다.


무웅의 부하들이 준비한 철갑탄은 이츠키의 부하들을 차례로 다 쓰러뜨렸다.


본부 건물을 포위하고 안드레스는 벽 투시가 가능한 카메라를 작동시켰다.


한가운데 앤더슨이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이츠키는 정문 옆 벽 뒤에 숨어 수류탄을 들고 있었다.


여차하면 자폭할 태세였다.


무웅이 확성기를 들었다.


“이츠키 항복해라. 대화 좀 하자. 앤더슨도 함께.”


이츠키는 놀랐다. 자신이 앤더슨을 데리고 여기로 오는 것을 알고 있는 자는 극소수의 부하들뿐이었다.


이츠키는 앤더슨을 먼저 죽일지 고민했다.


그러나 곧 몸에 힘이 빠지고 의식이 사라져감을 느꼈다.


그가 망설이는 동안 무웅의 부하가 무색무취의 신경가스를 문틈으로 스며들게 하는 것을 이츠키는 눈치채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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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라파엘 장군과 만나다 23.06.01 15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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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교환 조건 23.05.30 17 1 12쪽
27 호출 당한 무웅 중위 23.05.29 19 1 12쪽
26 괴물같은 노인 23.05.28 19 1 12쪽
25 드러나는 뒷 배경 23.05.27 22 1 12쪽
» 무웅의 함정 23.05.26 21 1 11쪽
23 벌어질 일은 벌어진다 23.05.25 23 1 12쪽
22 이츠키의 등장 23.05.24 28 1 12쪽
21 배후의 거물 23.05.23 29 1 11쪽
20 첫 번째 목표를 제거하다 23.05.23 32 1 11쪽
19 쌍둥이 형제 23.05.22 31 1 11쪽
18 전투에 뛰어들다 23.05.22 32 1 12쪽
17 나다. 23.05.21 34 1 12쪽
16 그들이 움직인다 23.05.20 35 1 12쪽
15 실바, 중앙 정치 무대로 23.05.19 35 1 12쪽
14 중국인들의 등장 23.05.19 35 0 12쪽
13 Y2K의 공포 23.05.18 38 0 13쪽
12 드디어 상태창 작동 23.05.18 41 0 11쪽
11 달려라 무웅 23.05.17 36 0 13쪽
10 미래에서 온 남자 23.05.17 44 0 11쪽
9 날아간 데이터 +1 23.05.16 47 0 12쪽
8 미래에서 온 메시지 23.05.16 45 0 11쪽
7 마이클의 미래는 없다 23.05.15 49 0 12쪽
6 또 다른 나 23.05.15 53 0 12쪽
5 세기말 23.05.14 46 0 11쪽
4 또 다른 전쟁의 기운 +1 23.05.14 55 1 11쪽
3 꼰도르 특공대의 등장 23.05.13 64 1 12쪽
2 세력을 구축해야 한다 23.05.13 89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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