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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스마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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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스마
작품등록일 :
2023.05.12 00:35
최근연재일 :
2023.06.02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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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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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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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글자수 :
163,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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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22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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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전투에 뛰어들다

DUMMY

무웅 중위를 뒤에서 발견한 무웅은 빠르게 몸을 돌려 현장을 벗어나려 했다.


이때 안드레스를 돌보던 무웅 중위가 뒤로 고개를 돌리려 하자, 안드레스가 무웅 중위의 팔을 잡았다.


“저 뒤에 부상자가 더 있소.”


안드레스는 이쪽으로 오다가 무웅 중위를 발견하고 놀라 다른 방향으로 뛰어가는 무웅을 유심히 보고 있었다.


...


무웅 중위가 리웨이 중위의 숙소 문을 벌컥 열었다.


리웨이는 짐을 싸고 있었다.


“아, 무웅 중위! 안 그래도 인사하려고 했는데, 나 긴급하게 아프리카로 이동하네.”


무웅 중위가 말없이 고장 난 드론 조각을 리웨이의 발밑에 던졌다.


“이거 자네 거잖아?”


리웨이는 그것을 보고 살짝 미소를 지었다.


리웨이는 무웅 중위를 쳐다보지 않고 짐을 계속 싸면서 말했다.


“모른 척해주게.”


“내가 왜 그래야 하지? 자네 목적이 뭐였나? 마을을 공격한 이유는?”


“내가 마을을 공격해? 그건 카르텔간의 전쟁이야.”


“공식 보고는 그렇지. 그게 아니라는 건 우리 둘 다 잘 알지.”


리웨이는 굳이 감출 필요 없다는 듯이 무웅 중위를 바라보며 말했다.


“나도 자네처럼 명령만 따르는 군인일세. 시키는 대로 할 뿐.”


“자네 윗선이 드론 공격을 명령했다고?”


리웨이는 침대에 걸터앉아 비로소 무웅 중위의 얼굴을 보며 말을 돌렸다.


“이건 개인적으로 말하는 건데, 자네 쌍둥이 형제의 존재를 알고 있나?”


“?”


리웨이는 무웅 중위의 놀라는 표정을 재미있다는 듯 바라보았다.


“역시 모르고 있군. 이번 작전은 내가 해 본 것 중에 가장 이상한 작전이었어.”


무웅 중위는 리웨이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굳이 시골 마을 촌장 둘을 없애는 데 비밀 무기인 드론을 사용하라고 하지 않나, 드론 폭탄을 퍼부으려 했더니 촌동네에서 EMP 탄이 터지지 않나, 게다가 표적의 쌍둥이가 나와 같은 부대에 있지 않나···.”


“뭐? 표적의 쌍둥이?”


“그래 내 표적 중의 하나는 자네와 똑같이 생긴 한국인이었네. 실패했지만 말이야.”


리웨이는 아쉽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임무에 실패한 건 이번이 처음이야. EMP 탄이 있을 줄 내가 어떻게 알겠어. 상부에서는 당장 돌아오라고 하더군. 그런데 자네는 왜 이곳에 왔나? 쌍둥이 형제를 찾아서?”


“난 절대 모르는 일이야. 난 외아들이라고. 돌아가신 부모님에게서 쌍둥이 소리는 들어본 적도 없어!”  흥분한 무웅 중위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흠···. 그럼 자네를 왜 궂이 이곳에 보냈는지나 생각해 보게. 내가 더 해 줄 수 있는 말은 없는 거 같네.”


리웨이가 무웅 중위가 나가는 것을 보며 마지막으로 말했다.


“자네에게 호감을 느껴서 말해준 건데, 우리 이 대화는 없었던 거로 하지. 지금 한 녹음은 지워주게.”


...


지프를 타고 남쪽으로 달리던 리웨이는 골똘히 생각에 빠졌다.


‘무웅 중위와 그 쌍둥이를 동시에 제거하려던 것일까? 그런 지시는 없었는데···.’


순간, 충격이 느껴지며 몸이 확 앞으로 쏠리는 느낌이 들었다.


반사 신경으로 균형을 잡으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강철 끈에 걸린 지프가 앞으로 한 바퀴 뒹굴었다.


의식이 희미해진 리웨이는 누군가 자신을 끌어내리려 하자 이를 저지하려 했지만, 주사기가 목에 꽂히고 곧 정신을 잃었다.


...


눈을 뜬 리웨이는 순간 웃음이 나왔다.


“자네군!”


리웨이는 역시나 싶었다. 쌍둥이가 틀림없었다. 앞에 앉은 무웅은 무웅 중위와 너무나 똑같아서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나를 아나?”


무웅이 리웨이의 눈을 쳐다보며 물었다.


“아니, 당신 쌍둥이 형제를 알지. 같은 팀에 있었거든.”


‘역시.’


무웅은 더 확신하게 됐다. [그들]이 무웅 중위를 일부러 보낸 것이다.


“너를 여기로 보낸 건 누구야?”


“내 직속 상사지. 이름을 알고 싶어?”


“아니, 페르난데스 주지사를 만나 암살 지시를 들으라고 보낸 게 누구냐고?”


리웨이는 속으로 깜짝 놀랐지만, 얼굴에 표시 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촌놈들이 아니었네. 나를 어떻게 빨리 잡았지?’


리웨이는 처음으로 두려움을 느꼈다.


정신이 들고 보니 자신은 숲속 헛간 속 의자에 결박돼 있었다. 그런데 두 손만 뒤로 묶여 있을 뿐 다리는 자유로웠다.


허술한데, 라고 생각하고 근육에 조금씩 힘을 줘봤다.


무웅이 눈치채고 말했다.


“아직 약 기운이 남아 있어서 자네 움직임은 느려. 괜히 헛수고하지 말게. 자칫하다 팔다리가 몽땅 부러지는 수가 있으니.”


리웨이는 상대가 만만치 않음을 알았다. 무웅 중위와는 딴판이었다. 얼굴과 몸집은 같았지만, 말투와 자세는 고수의 무게가 느껴졌다.


“이것만 대답해. 여기 오기 전에 군 직속 상사 말고 다른 명령자를 만났나?”


리웨이는 포기하고 말했다.


“없소.”


“무웅 중위의 임무는 뭐야?”


“그냥 순찰이요. 당신의 존재도 모르던데?”


“나에 대해서 말했나?”


“쌍둥이를 죽이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말해줬지. 놀라더군.”


“혹시 그 말을 해 주라는 명령을 받았나?”


리웨이는 잠시 생각했다.


“그건 아니요.”


“남은 드론들이 어디 있는지나 말해.”


무웅은 리웨이에게서 더 얻을 건 없겠다고 생각했다.


...


해리슨은 페르난데스 주지사를 박살 내고 있었다.


가벼운 부상을 입은 실바가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콜롬비아 국가 경찰이 페르난데스 주지사 집무실과 저택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 수색을 벌였다.


경찰은 불법 현금 수백만 달러와 과거 까바따 카르텔 두목 곤살레스의 사무실에서 사라진 문건들을 발견했다.


모두 페르난데스 주지사가 불법 뇌물, 밀수, 암살 지시 등에 연루됐음을 입증하는 증거였다.


페르난데스 주지사는 젊은 애인과 부두 근처 창고에 숨었다가 카리브로 밀항하기 위해 요트로 향하는 순간, 대기하고 있던 경찰과 기자들에게 둘러싸였다.


그의 체포 장면은 전국으로 방영됐다.


실바는 주 헌법에 따라 주지사 대행이 되었다. 그에 대한 암살 시도는 전혀 보도되지 않았다.


...


무웅 중위는 중무장하고 부하들을 이끌고 나섰다. 모두 100여 명의 수색팀이 동원됐다.


리웨이 중위를 태우고 가던 지프는 완파된 채 발견됐고 운전병은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었다.


그러나 리웨이 중위의 흔적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상부에서는 이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대대적인 수색 명령을 내렸다. 카르텔이나 좌익 게릴라의 소행으로 보고 있었다.


무웅은 자처해서 라 빠스 마을 주변을 수색하겠다고 나섰다.


자신의 쌍둥이가 있다는 마을을 다시 가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


같은 시각 보고타의 중국 정보부 MSS의 쯔쉬안 지부장에게도 비상이 걸렸다.


휘하의 블랙 요원 열 명을 모두 소집했다.


“리웨이 중위를 빨리 찾으라는 명령이다. 라 빠스 마을로 가도록.”


쯔쉬안은 해리슨에게 만나자고 요청했다.


...


“나만 모르나?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가?”


해리슨은 쯔쉬안의 얼굴을 보면서 하품이 나온다는 듯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너희들이 리웨이를 시켜서 실바 부지사를 죽이려고 했잖아. 같은 공산주의자를···.”


쯔쉬안은 놀라지 않은 척하면서 잠깐 생각하고 다시 물었다. “페르난데스 실각과 관련됐나?”


“난 자네와 페르난데스가 같이 짠 계획이라고 생각했는데?”


쯔쉬안은 이기죽거리는 해리슨의 얼굴을 보며 인상을 찡그렸다.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고 놀리지 마! 우리 같은 체스판의 졸들이 뭘 알아, 쳇!”


“졸도 등급이 있지. 나를 자네와 같은 졸로 취급하지 마.”


“하여간 나를 거치지 않았다는 건 상당히 고위층의 지시가 있었다는 건데···.” 쯔쉬안 지부장의 얼굴에는 낭패감이 엿보였다.


“정말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자네는 모르나?” 해리슨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이번 암살 시도나 리웨이 건은 나하고 상관없어. 무슨 목적인지 모르겠네.”


“MSS 말고 다른 조직도 들어와 있나?”


“비밀 조직이 하도 많아서···. 그래도 장기 프로젝트라면 내가 모를 순 없는데, 뭔가 특수한 단발성 임무라면 은밀히 진행되겠지.”


해리슨은 그가 솔직히 말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


무웅 중위는 부하들이 숲속에서 발견한 헛간으로 들어갔다.


위장된 헛간은 잡동사니로 엉망이 되어 있었지만, 최근까지 누가 있던 게 틀림없었다.


수색견을 끌고 있던 에티오피아인 부하가 보고했다.


“폭약 흔적이 있습니다.”


‘드론 창고였군.’


무웅 중위는 바로 알아차렸다.


이때 기관총 소리가 울리고 곧 짧은 비명이 터졌다.


무웅 중위는 헛간 문 옆에 수그리고 바깥을 바라보았다.


조직적인 포위 공격이었다.


부하들이 필사적으로 응사하고 있었다.


무웅 중위는 한눈에 보통 적이 아님을 알아차렸다.


전투 경험이 많지 않은 부하들이 한 명씩 맥없이 쓰러져 갔다.


무웅 중위는 우측에 파악한 적 방향으로 소총을 쏘며 달려나갔다.


부상을 입고 쓰러진 부하를 나무 뒤로 잡아끌며 응사했지만, 곧 좌측에서도 총탄이 날아오기 시작했다.


왼쪽 허리춤이 화끈했다.


‘스쳤다.’


부상당한 부하도 머리에 총을 맞고 숨졌다.


무웅 중위는 이를 악물고 포위망에서 가장 오른편에 서 있던 적으로 기어서 다가갔다.


탄환이 머리 위로 쉭쉭 날아다녔다.


아직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지만, 무웅 중위는 허리에서 단도를 뽑아 던졌다. 그의 특기였다.


첨단 위장복과 복면을 쓴 적 한 명이 목에서 피를 뿜으며 비명도 못 지르고 쓰러졌다.


무웅 중위는 측면으로 다음 적병에게 다가갔다.


권총을 꺼내 정확히 두 발을 쏘아 쓰러뜨렸다.


이제서야 무웅 중위를 발견한 적들이 총탄 세례를 퍼붓기 시작했다.


무웅 중위는 왼쪽 어깨에 관통상을 입은채 바위 뒤에 엎드려 탄환을 피했다.


적들이 가까이 다가오는 군화 발소리가 들렸지만 움직일 수 없었다.


이때 적들을 넘어선 반대편에서 다른 총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저격용 소총과 우지 기관총 소리가 번갈아 들렸다.


적들이 방향을 돌려 응사하기 시작했다.


무웅 중위를 포위했던 적들이 이제는 다른 적에게 포위를 당한 듯했다.


지금까지 교전하느라 적에게 남은 탄환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무웅 중위는 생각했다.


적을 포위한 병사들은 정규 훈련을 받은 듯, 조직적으로 위협 사격을 하며 적의 탄환이 떨어지길 기다리고 있었다.


모두 사로잡으려는 계획으로 보였다.


그러나 소총 탄환이 떨어지자 7, 8명 정도로 보이는 적들은 각자 권총을 꺼내 들었다.


한 명씩 머리에 총을 쏘아 자살하는 모습이 보였다.


‘오! 맙소사’


무웅 중위는 충격을 받았다. 중동에 근무할 때도 이런 수십 명 규모의 근접 교전은 겪어보지 못했다.


흘린 피 때문에 의식을 조금씩 잃던 무웅 중위는 누군가 조심스럽게 다가와 얼굴을 내려다보는 것을 느꼈다.


총을 든 안드레스였다.


...


“안심해요. 부상은 가벼운 편입니다.”


안드레스는 정신이 든 무웅 중위에게 말했다.


“당신이 저를 구해줬죠. 이젠 반대고. 재미있는 우연이네요.”


안드레스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여긴 어디요?”


아직 어깨가 쑤신 듯 인상을 쓰며 무웅 중위가 물었다.


“라 빠스 마을이오. 지금 정부군이 당신을 데리러 오고 있어요.”


“내 부하들은?”


“모두 전사했소. 유감입니다.”


‘내 잘못이야!’


무웅 중위는 심한 자책감을 느꼈다.


안드레스가 나가려 하자 무웅 중위가 그의 팔을 잡았다.


“여기 내 쌍둥이가 있소?”


갑작스러운 질문에 안드레스의 눈빛이 흔들렸다.


무웅 중위는 그것을 놓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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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라파엘 장군과 만나다 23.06.01 15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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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괴물같은 노인 23.05.28 19 1 12쪽
25 드러나는 뒷 배경 23.05.27 22 1 12쪽
24 무웅의 함정 23.05.26 20 1 11쪽
23 벌어질 일은 벌어진다 23.05.25 23 1 12쪽
22 이츠키의 등장 23.05.24 27 1 12쪽
21 배후의 거물 23.05.23 29 1 11쪽
20 첫 번째 목표를 제거하다 23.05.23 31 1 11쪽
19 쌍둥이 형제 23.05.22 30 1 11쪽
» 전투에 뛰어들다 23.05.22 31 1 12쪽
17 나다. 23.05.21 33 1 12쪽
16 그들이 움직인다 23.05.20 35 1 12쪽
15 실바, 중앙 정치 무대로 23.05.19 35 1 12쪽
14 중국인들의 등장 23.05.19 35 0 12쪽
13 Y2K의 공포 23.05.18 36 0 13쪽
12 드디어 상태창 작동 23.05.18 40 0 11쪽
11 달려라 무웅 23.05.17 36 0 13쪽
10 미래에서 온 남자 23.05.17 43 0 11쪽
9 날아간 데이터 +1 23.05.16 46 0 12쪽
8 미래에서 온 메시지 23.05.16 45 0 11쪽
7 마이클의 미래는 없다 23.05.15 49 0 12쪽
6 또 다른 나 23.05.15 51 0 12쪽
5 세기말 23.05.14 46 0 11쪽
4 또 다른 전쟁의 기운 +1 23.05.14 54 1 11쪽
3 꼰도르 특공대의 등장 23.05.13 64 1 12쪽
2 세력을 구축해야 한다 23.05.13 89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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