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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투 하드보일드 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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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스마
작품등록일 :
2023.05.12 00:35
최근연재일 :
2023.06.02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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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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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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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17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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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서 온 남자

DUMMY

라우라와 연인 빠블로 박사가 재단의 초청으로 아르헨티나를 떠나 미국 플로리다주로 간 것을 확인한 무웅은 이번엔 칠레로 향했다.


재단과 CIA가 운영하는 또 다른 뇌 공학 연구소가 목표다.


무웅은 바릴로체 연구소에서 뇌 신경세포 강화 처치를 받은 후 연구실을 파괴해 일단 일차 목표는 달성했다.


뇌 신경망 강화 시험을 최대한 늦추려는 것이었다.


사실 조만간 중동에서 복무하고 있는 무웅 소위가 바릴로체 연구소로 파견될 예정이었다.


재단 측은 임상 시험이 모두 성공하면 본격적으로 특수부대원을 대상으로 현장 테스트를 할 계획이었다.


재단은 초기에는 기밀 유지를 위해 미군이 아닌, 동맹국 군인을 대상으로 시험하고 싶어 했다.


무웅 소위는 원래대로라면 곧 호출돼 신경 강화 처치를 받게 된다.


그리고 기대대로 빨라진 판단력과 운동신경으로 1단계 슈퍼 솔져가 될 것이었다.


하지만 무웅이 일단 이것을 저지했다.


자신이 슈퍼 솔져가 되는 시기를 늦추게 해서 다시 한번 과거가 변경되도록 했다.


무웅은 마이클을 죽였고, 라우라 박사와의 만남을 원래보다 앞당겼다.


마이클은 실수였지만 라우라 박사는 앞으로 정기적으로 뇌 신경 강화 처치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이러한 일련의 행동은 과거의 역사를 자꾸 변경시켜 미래를 바꾸게 할지도 몰랐다.


무웅은 확신은 없었다. 하지만 시도는 해야 했다. 사령부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은 것으로 느껴졌다.


무웅은 대담하게 과거와 달리 라우라 박사를 예정보다 일찍 포섭할 생각이었다.


미국에서 라틴계 주민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플로리다는 재단 측이 라우라와 빠블로 박사를 은신시키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재단의 연구소는 전세계에 퍼져 있었다.


...


무웅은 칠레 산티아고 공항에 도착 후 차를 렌트 해 항구도시 [발빠라이소]로 출발했다.


칠레도 아르헨티나 바릴로체처럼 2차 대전 후 많은 나치 인사들이 망명해 왔다.


첨단 생명 연구소가 이런 곳들에 자리 잡은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2차 대전 당시 생체실험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무웅은 의심하고 있었다.


발빠라이소의 지방 작은 병원으로 위장한 연구소는 더욱 은밀하게 운영되고 있었다.


이곳은 뇌 시각 피질에 이미지를 주입할 수 있는 칩을 개발하고 있었다.


연구소는 2016년에야 이를 발표했지만 사실 오래전부터 성과가 나타나고 있었다.


이 침을 삽입하면 뇌가 외부의 신호를 그대로 망막에 띄우게 된다.


칩이 제대로 작동한다면 미래처럼 외부로부터 받은 양자 통신 내용을 눈앞의 [상태창]에 영사할 수 있다.


...


무웅은 여기서는 빨리 움직이기로 했다.


해리슨이 자신에게 더 주목한다면 자신의 위치가 빨리 드러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무웅은 도착하자마자 부두에서 허름한 원양어선 선원 차림으로 꾸미고 연구소로 향했다.


지방병원의 응급실에 복통 환자로 위장해 들어간 무웅은 간호사가 한눈파는 사이 곧장 복도를 따라 내부로 들어갔다.


약 5년 후에 또 다른 내가 이곳으로 올 터였다.


무웅은 아직도 잊지 못하는 기괴한 분위기의 수술실 옆 사무실로 들어갔다.


“누구요?”


눈을 크게 뜨며 흰 가운을 입은 중년 남자가 말했다.


무웅은 수술용 칼을 들어 보이며 위협하는 말투로 지시했다.


“금고문을 열어.”


“이것 봐요. 여긴 돈이 없어요. 경비 오기 전에···. 앗!”


무웅은 남자의 목에 걸린 열쇠를 보자마자 머리를 때려 기절시키고 금고를 열었다.


2.5인치 플로피 디스크 다수와 서류들, 그리고 또 다른 열쇠를 모두 챙겼다.


옆 유리 벽으로는 수술실에 여러 명의 실험체가 누워 있는 것이 보였다. 모두 안구 질환 환자들이었다.


무웅은 연구실을 모두 불태우려던 계획을 포기하고 컴퓨터를 부숴 하드 디스크를 빼내고, 다른 방 금고에서 컴퓨터 칩들을 챙겨 나왔다.


이때 무웅의 몸이 먼저 반응했다.


50% 증강된 반사신경으로 고개를 돌리는 순간 탄환이 이마를 스쳐 지나갔다.


‘다짜고짜 머리를 쏘다니. 팔다리를 맞춰야 사로잡고 심문을 할 텐데···. 쳇!’


몸이 피하는 사이 뇌는 공격자의 초보적 행동을 탓할 정도로 빠르게 회전하고 있었다.


무웅의 예상보다 감시 시스템이 약간 더 빨랐다.


아마 무웅이 병원에 들어갈 때부터 건물을 포위하고 무웅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음이 틀림없었다.


두 명의 남자가 손에 권총을 들고 달려오고 있었다.


문 뒤로 몸을 감춘 무웅은 병원 복도의 화재경보기를 울리고 우왕좌왕하는 환자들 틈에 섞여 몸을 낮추고 밖으로 나왔다.


확실히 뇌 신경 강화 효과는 컸다.


미래에서 강화한 거에 추가로 강화제를 투입했기 때문에 효과는 배가 된 듯 했다.


괴한들이 사람들 사이에서 무웅을 찾는 사이, 무웅은 병원에서 들고 온 수술칼을 손에 쥐고 천천히 괴한들에게 다가갔다.


괴한이 고개를 돌려 무웅을 발견했을 때는 이미 수술칼이 대퇴부 피부 사이로 들어와 있었다.


괴한들은 하나하나 허벅지를 움켜쥐며 쓰러져갔다.


괴한들의 동작이 거의 슬로우모션처럼 보였기 때문에 무웅에게는 어린이 팔을 비트는 정도의 단순한 작업으로 느껴졌다.


무웅은 괴한 한 명의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빼내 인파가 많은 부둣가로 사라져갔다.


...


“이제 보통 놈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시겠지요?”


해리슨은 피어슨 국장의 눈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말했다.


피어슨 국장은 아무 말 없이 발빠라이소 연구소의 파괴된 현장 사진을 보고 있었다.


“자네 앞으로 이 문제를 전담해.”


“예?”


“콜롬비아 현지 문제는 다른 사람을 보낼 테니 맡겨두고 자네는 이놈을 추적해.”


“그 정도로 심각한가요?”


“그놈 배후에 러시아가 있는지, 중국인지, 일본인지 알아내. 아마 셋 중의 하나일 거야.”


“두 연구소에 뭐가 있던 겁니까? 설마 소문으로 돌던···.”


“맞아. 슈퍼 솔져 프로젝트는 폐기되지 않았네. 오히려 외부 후원자의 지원으로 더 강화됐지.”


“후원자요?”


“아직 그게 누구인지는 밝힐 수 없어. 병사 신체 강화 프로젝트는 여러 차례 실패하고 의회로부터 예산 배정도 못 받게 됐지만···.”


피어슨 국장은 말을 멈췄다가 다시 이었다.


“애국자 후원 그룹의 지원으로 다시 추진됐는데 그게 벌써 10년쯤 돼.”


“10년이라고요?!”


해리슨은 놀랬다. 자신도 처음 듣는 소리였다.


“부서에서도 극소수만 알고 있어. 자네도 조심해야 하네.”


“어디서부터 시작할까요?”


“그놈이 조직이 아니라 혼자 움직인다는 게 이상해. 한국의 무웅 소위 주변을 다시 조사해 봐. 너무 이상하지 않은가?”


“한국 기관이 혹시 뒤에 있을까요?”


“그 정도 조직과 역량이 안 돼.”


“슈퍼 솔져와 관련된 다른 연구소들도 있을 거 아닙니까? 그놈이 다른 곳도 노리지 않을까요?”


“충분히 가능하지. 문제는 연구소가 꽤 많아. 내가 다 모를 수도 있고.”


“두 연구소가 뇌를 연구하는 곳이었다면 뇌 분야 연구소로 대상을 좁히면 안 될까요?”


“자네에게 리스트를 주지.”


...


무웅은 이젠 플로리다 마이애미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싣고 있었다.


911사태가 발생하기 전이라서 아직 공항의 보안은 허술했다. 특히 지방 공항은 더 했다.


CIA는 계속 남미에서 무웅을 추적하고 있을 게 틀림없었다.


무웅은 라우라와 빠블로가 어디로 갔는지 알고 있었다.


미국의 대표적인 은퇴자 거주 도시인 플로리다 템파였다.


노인이 많다는 이유로 노인 치매 연구를 활발히 하는 연구소가 있었는데 이곳은 미래에 뇌 강화 시술의 중심 본부가 된다.


라우라는 미래에서 바릴로체 연구소에서의 성과를 인정받아 탬파 연구소로 옮겨져 대규모 임상 시험을 하게 된다.


그러나 현세에서는 무웅 때문에 예정보다 급하게 플로리다로 가게 된 것이다.


무웅이 파괴한 실험 결과를 다시 복구할 수 있는 곳은 이곳뿐이었다.


“라우라 박사.”


차에 탄 라우라는 소스라치게 놀라 백미러를 들여다보았다.


뒷좌석에 익숙한 동양인 얼굴이 보였다.


“쉿! 소리지르지 말아요. 위험한 사람 아니니까.”


“도대체 누, 누구에요 당신!”


“조용한 곳으로 가면 다 말해줄게요. 당신은 감시당하고 있어요. 자연스럽게 차를 몰아요.”


...


“먼저 이걸 대답해줘요. 끌라우디아를 어떻게 알고 있죠?”


“당신이 말해줬다고 하지 않았소?”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돼요.”


“믿기지 않겠지만 일단 들어요. 나는 미래에서 왔어요. 당신의 연구는 미래 전쟁의 방향을 바꿔놓게 돼요. 슈퍼 솔져라고 들어봤소?”


“?...”


“당신의 연구는 뇌 강화 프로젝트의 가장 베이스가 되는 작업이요. 이걸 봐요.”


무웅은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었다. 라우라는 순간 놀라 몸을 움찔했다.


무웅이 꺼낸 것은 루빅 큐브였다.


“잘 봐요.”


라우라는 눈을 의심했다. 헝클어져 있던 큐브는 3, 4초 만에 완벽하게 맞춰졌고 무웅의 손가락 놀림은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빨랐다.


“쩝, 연습하면 1초는 더 앞당길 수 있을 거요. 내 뇌의 신경망은 보통 사람의 두 배 정도로 빠르게 작동할 수 있소. 운동신경도 빨라지는데 난 속도도 조절할 수 있소.”


“그건 내 연구가 아니에요. 내 연구는 뇌세포의 재활이에요.”


“정상적인 세포는 당신 시술로 더 강화가 돼요. 난 더욱이 미래에서 시술받은 지 얼마 안 됐는데 당신에게서 또 받았지.”


“무슨 말인지 도무지···. 당신 미친 거 아니에요?”


무웅이 진지하게 말했다.


“안 믿길 거에요. 당신은 미래에 빠블로와 다투고 일 년 정도 혼자 있게 되는데 그때 우리가 실험실에서 만나게 돼요. 좀 친해져서 끌라우디아 언니 얘기도 들었소. 걱정 마요. 우리 관계는 딱 거기까지니까.”


무웅이 메모지를 꺼내 라우라에게 건넸다.


“이게 또 다른 증거가 될 거요. 내일 저녁에 야후로 검색해서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를 확인해봐요. 이 수 자와 일치할 거요.”


“저에게 원하는 게 뭐에요?”


“이걸 먼저 확인하고 나를 믿게 되면 날 좀 도와주시오. 그건 나중에 얘기합시다.”


무웅은 도로 옆 숲속으로 순식간에 사라졌다.


...


“그 치노가 다른 연구소를 노린다면 유력한 곳 중의 하나가 여기야.”


해리슨이 심복에게 말했다.


“하지만 미국이잖아요. 그게 가능할까요?”


“지금까지 한 거로 봐서는 충분해. 무엇보다 그놈에게 뇌 시술을 해준 라우라 박사가 거기 있어. 틀림없이 다시 접근할 거야.”


“그쪽 지부에 알릴까요?”


“아니야. 이건 우리 별동대가 맡는다. 대원들은 언제 오나?”


“내일 도착합니다.”


“위성 시스템 사용 허가 나왔어?”


“그것도 내일 될 겁니다.”


...


무웅은 노을이 스미기 시작하는 해변에 앉았다.


눈을 감았다. 처음에는 어두웠지만, 서서히 밝아지면서 정신과 몸이 분리되는 것을 느꼈다.


숨이 가빠지면서 몸이 점점 빨리 앞으로 나아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너무 빨라지면서 주위가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며 무아 지경에 빠지는 것 같았다.


곧 속도를 줄이고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무웅은 눈을 뜨며 한숨을 쉬었다. 앉아 있었지만 실제로 단거리 질주를 한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렇게 명상을 하며 뇌 신경 속도 조절 훈련을 했다.


‘이제 상태창만 열리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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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파국의 현장 23.06.02 12 1 12쪽
30 라파엘 장군과 만나다 23.06.01 15 1 12쪽
29 내 손을 달라고? 23.05.31 16 1 11쪽
28 교환 조건 23.05.30 17 1 12쪽
27 호출 당한 무웅 중위 23.05.29 18 1 12쪽
26 괴물같은 노인 23.05.28 19 1 12쪽
25 드러나는 뒷 배경 23.05.27 22 1 12쪽
24 무웅의 함정 23.05.26 20 1 11쪽
23 벌어질 일은 벌어진다 23.05.25 23 1 12쪽
22 이츠키의 등장 23.05.24 28 1 12쪽
21 배후의 거물 23.05.23 29 1 11쪽
20 첫 번째 목표를 제거하다 23.05.23 31 1 11쪽
19 쌍둥이 형제 23.05.22 31 1 11쪽
18 전투에 뛰어들다 23.05.22 31 1 12쪽
17 나다. 23.05.21 33 1 12쪽
16 그들이 움직인다 23.05.20 35 1 12쪽
15 실바, 중앙 정치 무대로 23.05.19 35 1 12쪽
14 중국인들의 등장 23.05.19 35 0 12쪽
13 Y2K의 공포 23.05.18 37 0 13쪽
12 드디어 상태창 작동 23.05.18 40 0 11쪽
11 달려라 무웅 23.05.17 36 0 13쪽
» 미래에서 온 남자 23.05.17 44 0 11쪽
9 날아간 데이터 +1 23.05.16 46 0 12쪽
8 미래에서 온 메시지 23.05.16 45 0 11쪽
7 마이클의 미래는 없다 23.05.15 49 0 12쪽
6 또 다른 나 23.05.15 52 0 12쪽
5 세기말 23.05.14 46 0 11쪽
4 또 다른 전쟁의 기운 +1 23.05.14 54 1 11쪽
3 꼰도르 특공대의 등장 23.05.13 64 1 12쪽
2 세력을 구축해야 한다 23.05.13 89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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