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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스마 님의 서재입니다.

웰컴 투 하드보일드 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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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스마
작품등록일 :
2023.05.12 00:35
최근연재일 :
2023.06.02 20:05
연재수 :
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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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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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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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상태창 작동

DUMMY

라우라가 현관문에 열쇠를 꽂으려 할 때 작은 메모지가 붙어 있었다.


[놀래지 마요]


라우라는 흠칫했지만 천천히 문을 열었다.


불이 켜지자 소파에 무웅이 앉아 있었다.


“놀라지 않았기를 바랍니다.”


“별로요. 기다리고 있었어요.”


“아무에게도 신고하지 않았더군요. 고마워요.”


무웅이 천천히 물었다.


“그래서 생각은 해 보셨소?”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요새 매일 오르고 있잖아요? 아무 숫자가 찍어주면 어차피 그 금액까지는 오르는 거 아닌가요?”


“주가가 도달할 시간과 금액을 정확히 맞췄는데도?”


라우라는 대답을 피하고 말했다.


“그리고 끌라우디아 얘기는 당신이 내가 살던 고향에 갔다면 누군가에게서 들었을 수도 있죠.”


“흠···. 어떻게 하면 당신을 설득할 수 있을까?”


“당신이 미래에서 온 슈퍼 솔져라고 쳐요. 아마 흔해 빠진 [터미네이터] 광팬이신가 본데, 나에게 원하는 게 뭔가요?”


“우선, 터미네이터는 걸작이요. 하지만 미래에 핵전쟁이 터지거나 로봇이 세상을 지배하지는 않소. 인공지능은 과장된 거지. 그리고 주인공은 2029년에서 타임 슬립하는데 난 2060년에서 왔소.”


라우라는 기가 찬다는 듯한 표정으로 아무 말 없이 기다렸다.


“현재로서 내가 원하는 건 이거뿐이요.”


무웅이 주머니에서 작은 유리 튜브를 내밀었다.


라우라가 튜브 안의 초소형 칩을 유심히 들여다보았다.


“그 칩을 내 뇌의 시각 담당 피질에 삽입해 주시오.”


“이걸 왜 내게 부탁해요. 난 신경외과 의사가 아니에요.”


“당신의 빠블로가 훌륭한 신경 외과 의사잖소. 그에게는 어려운 일이 아니오. 당신과 빠블로가 같이 해주면 좋겠는데.”


“빠블로를 왜 끌어들이려고 하죠?”


“이건 빠블로의 목숨을 구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기 때문이오.”


“?”


라우라는 허를 찔린 듯 놀랐다.


“놀라지 말아요. 유감스럽지만 빠블로는 우리보다 먼저 죽소. 살해를 당하지.”


“지금 장난하는 거 아니죠?”


라우라의 숨이 가팔라지는 게 느껴졌다.


“진정해요. 시간 나는 대로 많은 걸 얘기해 주겠소. 현재로서는 이것만 알아둬요.”


무웅은 잠시 숨을 가다듬고 말을 이었다.


“당신과 나는 좋은 편이요. 우리 군은 미래에 벌어질 끔찍한 사태를 막기 위해 어렵게 나를 과거로 보낸 거요. 그런데 통신이 너무 힘들어 내가 공작을 진행하기가 어렵소. 이 칩만 삽입해주면 내가 좀 더 본격적으로 활동할 수 있소. 그러면 미래가 달라질 수 있지. 당신 남자도 살 수 있을지도 모르고.”


“살 수 있을지도···. 라고요? 그건 분명히 보이지 않나요?”


“솔직히 말하면 내가 얼마나 미래를 바꿀 수 있을지 아무도 확신할 수 없소. 기적에 가까운 미션인데 해 볼 수밖에···.”


“뇌가 정상인지 아닌지조차 믿기 어려운 남자의 횡설수설하는 말만 믿고 어떻게 빠블로를 설득하라는 말인가요? 솔직히 뭐라고 말해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같이 말해봅시다. 당신도 조금씩 설득되고 있잖소.”


라우라는 잠시 고민하다 말했다.


“잠시 시간을 줘요. 며칠 후 다시 와요. 아니, 내 집에 안 들어오면 안 되겠어요?”


“미안하지만 여기가 제일 안전해 보여요. 이 집도 언젠가 도청되기 시작할 테지만 아직은 아니요.”


...


해리슨은 책상에 올려둔 리스트를 보며 고민에 빠졌다.


무웅은 카리브에서 탈출하고 자취를 감췄다.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해리슨은 무웅을 특별 수배자로 올려줄 것을 상부에 신청했다.


인터폴이나 국제사법기구와 상관없이 동맹국 정보망과 위성 감시, NSA(미국 국가안보국)의 세계 전산망 감시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특급 위험인물로 지정되어야 가능한데, 피어슨 국장이 도와줄 것이 틀림없었다.


책상 위의 리스트는 세계에 흩어져 있는 뇌 관련 비밀 연구소 목록이었다.


“너무 많아.”


해리슨은 한숨을 쉬었다.


‘무슨 연구를 하고 있을까? 무웅은 생명공학 정보를 빼돌려 중국이나 다른 나라에 파는 정보 밀매꾼 아닐까?’


“라우라 박사는 별 움직임 없나?”


“연구에만 몰두하고 눈에 띄는 이상 행동은 없습니다. 접근하는 수상한 자도 없고요.”


해리슨은 아무래도 무웅이 현장에 나타났던 곳에서 추적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럴 때는 기본으로 돌아가야지.’


“바릴로체 연구소와 칠레 연구소에 대해 더 자세한 정보를 구해봐.”


부하가 망설이다 말했다.


“그게···. 이미 여러 곳에 요청했는데 절대 기밀이랍니다. 국장님 지시를 받는 특수 팀이라고 밝혔는데도 안된다고 하더군요.”


“흠···. 할 수 없지. 이젠 특별히 움직이는 수밖에.”


...


빠블로는 손에 쪽지를 쥐고 있었다.


허술한 감시자의 눈을 피해 집으로 들어온 무웅은 앉자마자 물었다.


“초면에 미안하지만, 본론으로 빨리 들어갑시다. 라우라의 설명을 다 들었지요? 쪽지도 보았으면 나를 믿을 수 있겠소?”


빠블로는 쪽지를 보고 다시 라우라의 얼굴을 보았다.


라우라는 ‘그것 봐’라는 표정이었다.


오늘 아침 빠블로가 연구소에서 전달받은 쪽지에는 이날 오후 벌어지는 LA 다저스와 플로리다 마를린스간에 벌어진 야구 경기 결과가 적혀 있었다.


경기 스코어는 정확히 쪽지에 적힌 대로 나왔다.


“어떤 트릭이 있을지 한 참 생각했지만 발견 못 했소. 당신 말이 맞는 것 같지만 믿기도 어렵소.”


“당연하지. 이것 봐요.”


무웅은 빠블로와 라우라에게 삐삐를 들어 보였다.


삐삐의 작은 액정 화면에는 경기 결과가 쓰여 있었다.


“미래의 사령부로부터 이걸 통해 가끔 단문으로 메시지를 받고 있소. 내게 그 칩을 삽입해주면 더 많은 메시지를 직접 빠르게 받을 수 있을 거요.”


“이 칩을 삽입만 하면 된다는 거요?”


“방법은 잘 알겠지만 자세한 시술 방법은 여기 있소.”


무웅은 플로피 디스크를 내밀었다.


“시각 피질에 부착하고 뇌파와 신호를 주고받는지만 확인하시오. 나머지는 사령부가 알아서 할거요.”


빠블로가 생각에 빠졌다.


무웅은 재촉했다.


“아직도 증거가 더 필요하면 다른 데이터가 오기를 기다릴 수 있지만 낭비할 시간이 없소. 연말 전에 내가 할 일이 많답니다.”


“우리에게도 준비할 시간을 줘야 해요. 간단하지만 몰래 시술할 장소와 장비들을 확보해야 해요.”


...


안드레스는 플로리다 탬파 연구소가 멀리 보이는 빌딩 사무실 옥상에서 망원경으로 연구소 입구를 감시하고 있었다.


예정된 시간에 구급차가 나오고 빠블로가 운전하는 것이 보였다.


그 뒤를 라우라가 운전하는 승용차가 따랐다.


라우라 차 뒤에는 전담 감시 요원의 차가 따라붙고 있었다.


라우라의 차와 구급차는 사거리에서 반대 방향으로 갈라졌고, 감시 요원은 주저 없이 라우라를 쫓아갔다.


안드레스는 이 장면을 보고 건물에서 내려와 차를 몰고 구급차 방향으로 따라갔다.


구급차가 매물로 나와 비어 있는 농장으로 들어가자 안드레스는 차에서 내려 저격용 M-24 소총을 꺼냈다.


구급차에서 빠블로가 무웅을 내리는 것이 보였다.


들판 나무 옆에 자리한 안드레스는 조준경에 눈을 대고 상황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무웅이 사전에 내린 명령은 간단했다.


무웅이 죽은 것으로 보이면 빠블로를 사살한다.


빠블로가 의식 없는 무웅에게 뭔가 하려고 한다면 역시 사살한다.


스코프로 보이는 무웅이 몸을 움찔했다. 완전 마취는 안 된 거로 보였다.


빠블로가 무웅의 팔에 주사를 놓는 것이 보였다.


순간 안드레스는 방아쇠를 당길지 고민했지만 좀 더 지켜보기로 했다.


잠시 후 무웅이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안드레스 방향으로 손을 흔들었다.


안드레스는 빨리 장비를 챙기고 차를 몰아 무웅이 있는 곳으로 갔다.


무웅은 빠블로와 악수를 하고 차에 올라탔다.


안드레스가 물었다.


“저자는 살려둡니까?”


“지금은.”


무웅이 짧게 대답하고 백미러로 빠블로를 바라보았다.


미래의 배신자가 고민하는 표정으로 서 있었다.


...


해리슨은 국장에게 불려가 호되게 깨지고 있었다.


“이건 게릴라나 부패한 정치가를 다루는 게 아니야. 내가 신중하게 행동하라고 하지 않았나!”


해리슨의 부하들이 칠레 발빠라이소 연구소의 연구원들을 위협해 무웅이 빼돌린 물건의 정체를 파악하자마자 국장이 해리슨을 호출했다.


“자네! 선을 넘는 행동을 했어, 퍽···!”


해리슨은 약간 당황스러웠다.


“무웅이 무얼 노리는지 알아야 추적이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그 연구소는 우리 손이 미치지 않는 곳이야.”

국장이 나직이 말했다. 흥분은 이미 사라진 듯 했다.


“자네가 감시하는 연구소들의 활동은 우리 소관이 아니네.”


“그럼 국방부 쪽인가요?”


“더 상부라고 볼 수 있지?”


“?”


해리슨은 국장의 말을 기다렸다.


“나도 국장이 되고서야 알게 된 사실이 몇 가지 있지만, 국제적인 유력 세력들이 거액을 들여 첨단 기술을 개발하고 있네.”


해리슨은 의아했다. 그건 비밀도 아니었다. 많은 재벌이 재단을 만들어 생명공학이나 각종 미래 기술에 투자하고 있었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 사우디, 중국, 러시아 다 마찬가지였다.


“그렇다면 무웅은 역시 첨단 기술을 빼돌리는 고급 스파이인가요?”


“그런데 그놈이 노리는 건 좀 더 특별해. 그래서 자네를 붙인 거야.”


“혹시···. 슈퍼솔져와 연관된 겁니까?”


해리슨은 칠레에서 무웅이 빼내 간 칩이 뇌에 특별한 기능을 부여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대충 비슷해.”


“일종의 군사기밀인데 국방부가 관리하지 않는군요?”


“특별팀이 있어. 비선 조직이라 볼 수 있지.”


국장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해리슨이 사무실에 돌아오자마자 부하가 보고했다.


“칠레 연구소가 완전히 폐쇄됐답니다.”


...


무웅은 라 빠스로 돌아와 몸을 숨기고 있었다.


시술을 받은 후 며칠 동안 두통이 발생하고 시력이 흐려졌지만 빠른 회복력으로 곧 정상 수준으로 돌아왔다.


첫 메시지는 그로부터 며칠 후 도착했다.


고주파 신호음이 들리는 듯하더니 왼쪽 눈앞에 작은 화면이 켜졌다.


군사용으로 사용하던 암호 문자들이 켜졌다.


양자 암호 통신이 성공한 것이다.


무웅은 암호를 즉석에서 해독할 수 있었다.


[보이나?]


[자네 위치는 이제 완벽히 포착된다.]


[매일 테스트를 진행하겠다.]


[다음 주 연말은 평화롭다]


[명단은 호르헤 사무실에 있다]


화면은 다시 꺼졌다.


사령부는 무웅이 영향을 미치기 전의 과거 장면을 파악해 전달해 주고 있었다.


구체적인 지시를 빨리 받을 수 있으면 앞으로 작전이 수월해진다.


영상까지 전송되기 시작하면 꽤 효용성이 높을 것이었다.


‘이걸로 많은 생명을 구했었지.’


그동안 눈 감고 걸어 다니듯 답답했던 느낌이 비로소 사라졌다.


다음 주에는 1999년 12월 31일이 다가온다.


2000년의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세계는 서서히 흥분의 도가니로 빠져들고 있었다.


한쪽에서는 Y2K 버그로 세상의 모든 컴퓨터가 마비되고 대혼란이 발생할 것이라는 루머가 확산되고 있었다.


심지어 언론까지 루머를 사실인 양 확산시키는 데 일조하고 있었다.


‘아주 좋은 기회야.’


무웅은 안드레스와 부하들을 불러모았다.


인터넷으로 확인한 증권 계좌에는 1억 달러라는 거액의 잔고가 찍혀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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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파국의 현장 23.06.02 12 1 12쪽
30 라파엘 장군과 만나다 23.06.01 15 1 12쪽
29 내 손을 달라고? 23.05.31 16 1 11쪽
28 교환 조건 23.05.30 17 1 12쪽
27 호출 당한 무웅 중위 23.05.29 18 1 12쪽
26 괴물같은 노인 23.05.28 19 1 12쪽
25 드러나는 뒷 배경 23.05.27 22 1 12쪽
24 무웅의 함정 23.05.26 20 1 11쪽
23 벌어질 일은 벌어진다 23.05.25 23 1 12쪽
22 이츠키의 등장 23.05.24 28 1 12쪽
21 배후의 거물 23.05.23 29 1 11쪽
20 첫 번째 목표를 제거하다 23.05.23 31 1 11쪽
19 쌍둥이 형제 23.05.22 31 1 11쪽
18 전투에 뛰어들다 23.05.22 31 1 12쪽
17 나다. 23.05.21 33 1 12쪽
16 그들이 움직인다 23.05.20 35 1 12쪽
15 실바, 중앙 정치 무대로 23.05.19 35 1 12쪽
14 중국인들의 등장 23.05.19 35 0 12쪽
13 Y2K의 공포 23.05.18 37 0 13쪽
» 드디어 상태창 작동 23.05.18 41 0 11쪽
11 달려라 무웅 23.05.17 36 0 13쪽
10 미래에서 온 남자 23.05.17 44 0 11쪽
9 날아간 데이터 +1 23.05.16 46 0 12쪽
8 미래에서 온 메시지 23.05.16 45 0 11쪽
7 마이클의 미래는 없다 23.05.15 49 0 12쪽
6 또 다른 나 23.05.15 52 0 12쪽
5 세기말 23.05.14 46 0 11쪽
4 또 다른 전쟁의 기운 +1 23.05.14 54 1 11쪽
3 꼰도르 특공대의 등장 23.05.13 64 1 12쪽
2 세력을 구축해야 한다 23.05.13 89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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