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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스마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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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스마
작품등록일 :
2023.05.12 00:35
최근연재일 :
2023.06.02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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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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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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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글자수 :
163,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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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24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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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이츠키의 등장

DUMMY

“됐어! 회담은 성공했어.”


해리슨이 의기양양해서 말했다.


“부통령으로서도 어쩔 수 없지. 조용히, 빨리 해결하는 게 최선이니까.”


토마스 부통령 주재로 열린 긴급 비밀회의에서 피어슨 국장은 은퇴가 취소되고 백악관 안보 보좌관 팀에 합류하기로 했다.


그리고 해리슨은 고대하던 CIA 부국장 자리에 올랐다.


대신, 무웅은 앤더슨 법무법인에서 빼앗은 30억 달러의 90%를 일주일 내로 돌려놓기로 했다.


피어슨 국장이 무웅이 일으킨 사건을 해결할 수 있다고 부통령 측에 제안해서 합의가 성사된 것이다.


“피어슨 국장님 작전이 성공했어. 역시 관록은 무시 못 하겠군. 부통령이 제안을 받아들일 거라고 어떻게 100% 확신했죠?”


해리슨이 기쁜 표정을 감추지 않으며 물었다.


“그토록 막대한 자금은 어차피 영원히 감출 수 없어. NSA가 추적해 내는 건 시간문제였지. 그러나 [그들]의 걱정은 이 사실이 널리 공개되고, 특히 세계 30군데 조세 피난처에 돈을 감춘 계좌주들이 동요할 수 있다는 거였지.”


피어슨이 스카치로 목을 적시고 말을 이었다.


“내가 그동안 감시하고 있던 무웅 세력을 압박해서 돈의 대부분을 찾아주겠다고 했지. 그들도 내가 적임자라고 판단했고.”


무웅이 해리슨에게 물었다.


“그 회동 자리에 자네는 들어가지 못했나?”


“난 아직 [그들]이 아니니까. 나중에 불려들어가서 피어슨을 도와주라고 명령받고, 부국장으로 승진하게 될 거라고 언질을 받았어.”


피어슨이 해리슨과 무웅을 함께 보며 말했다.


“이 건으로 조만간 자네와 무웅 모두 [그들]에 합류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졌어. 앞으로 재미있게 돌아가겠군.”


해리슨이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내 전임자도 [그들] 중에 하나였나요?”


“아니, 그는 끝내 인정받지 못했어. 하지만 자네는 이 건을 해결해서 그들로부터 점수를 따게 될 걸세.”


“[그들]의 구성원이 자주 바뀝니까?”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다르지. 종종 기존 구성원이 죽거나 축출되면 신입 회원을 포섭하는 식이지. 조직을 보호하는 데 꼭 필요한 인물은 반드시 끌어들이지.”


피어슨이 끝에 한 마디 덧붙였다.


“나중에 다시 버릴지라도 말이지.”


...


무웅은 씨몬에게 명령해서 전 세계 계좌에 분산해 은닉 시켜 둔 자금의 90%를 원위치시키라고 지시했다.


나머지 자금은 남미의 핵심 부동산과 나스닥에서 연일 시세가 추락 중인 IT 기업의 주식을 더 사들이도록 했다.


그러나 가장 큰 비중의 자금은 미 국채 투자 등으로 안전하게 보관했다. 앞으로 수개월 내에 큰 기회가 올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비록 그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랬지만...


...


그러나 생각하지 못했던 곳에서 의외의 사건이 터졌다.


무웅은 바로 직전에야 상태창을 통해 메시지를 받았다.


“안드레스!”


무웅은 경비팀을 소집하고 드론 순찰을 명령했다.


리웨이로부터 훈련받은 요원들이 드론 세 대를 동시에 띄웠다.


드론은 나무 사이로 저공비행을 하며 남쪽 산악지대를 감시했다.


곧, 외곽 방어선에 설치해 둔 센서도 경보를 울리기 시작했다.


“약 15명으로 추정됩니다. 빠른 속도로 북상하고 있습니다.”


감시 모니터링실에서 보고했다.


“드론은?”


드론에 아직 카메라는 설치돼 있지 않지만, 고감도의 센서가 달려 있었다.


그때 멀리서 폭음 소리가 울렸다.


“한대 격추됐습니다. 남은 드론의 센서에 따르면 역시 10명 이상으로 보입니다.”


이번에도 특수부대의 공격이 틀림없었다.


무웅은 단단히 무장하고 남쪽 방위선에 20명의 대원들과 저격수들을 배치했다.


리웨이도 모니터링실에서 드론 출격을 준비했다.


상태창에서 또 경보가 울렸다.


곧 외곽 센서 경보도 울리기 시작했다. 이번엔 동쪽이었다.


“사이렌 울려!”


심상치 않은 공격임을 깨달은 무웅은 전원 전투태세를 명령했다.


동쪽 방면에서도 10명 이상의 적이 출현했다.


먼저 남쪽에서 교전이 시작됐다.


저격수가 총을 발사했지만 적의 방탄복 성능이 꽤 우수해 보였다.


그보다 적이 발사한 기관총의 철갑탄이 더 위력적이었다.


동쪽의 적들도 빠르게 진격해오고 있었다.


무웅은 일단 남쪽으로, 리웨이는 동쪽으로 출발했다.


때는 남미의 한겨울로 높은 나무의 잎들이 다 말라 떨어져 있었다.


이는 저격수와 방어군이 완전히 위장하는 것을 어렵게 했다.


무웅이 남쪽 전선에 도착하자 저격수의 절반이 쓰러져 있었다.


적도 저격수가 다수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


10여명의 적이 대열을 짜고 연막탄을 터뜨리며 규칙적으로 기관총을 발사하고 있었기 때문에 무웅이 파고들 틈이 없었다.


무웅은 쓰러진 저격수의 소총을 들어 바위 뒤로 갔다.


연막탄 때문에 시야가 가려 적의 저격수도 총을 발사하지 않고 있었다.


적들은 기관총을 번갈아 난사하며 한 걸음 한 걸음 전진해오고 있었다. 꽤 훈련이 잘된 병사들이었다.


무웅이 가장 오른쪽부터 상태창의 도움을 받아 한 명씩 적을 쓰러뜨렸다.


안개 속에서 날아온 탄환에 동료들이 한 명씩 쓰러지자 적들도 동요하는 듯했다.


이때 상태창이 또 울렸다.


‘이런!’


이번에는 상태창이 없어도 무슨 일인지 쉽게 알 수 있었다. 헬기가 날아오고 있었다.


헬기는 남쪽과 동쪽의 전선 사이를 지나 곧장 마을 본부로 다가가고 있었다.


무웅은 적의 의도가 두 곳에서 전선을 벌여놓고 본부로 침입하려는 것임을 알았다.


‘치밀하군.’


누군지 몰라도 이번 적이 마타오 장군보다 한 수위라고 생각했다.


적은 본부의 전산실을 노리고 있었다. 전산실은 매일같이 미국 부통령과 약속한 자금을 다시 반환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최첨단 기법으로 네트워킹을 우회해 전산실의 위치를 감추고 있었지만, 이 적들은 그걸 알아챈 것 같았다.


“안드레스!”


무웅이 스코프로 적을 겨누며 안드레스에게 무전을 쳤다.


대답이 없었다.


안드레스가 제 할일을 하고 있을 거라고 믿을 수밖에 없었다.


무웅은 적의 대열이 흩어진 것을 확인한 후, 미니 우지 기관총을 들고 돌격했다. 부하 두어 명이 무웅의 뒤에 붙어 따라갔다.


동쪽에서는 드론 폭탄이 간간히 터지는 소리가 울렸다. 무웅은 리웨이를 믿었다.


리웨이의 드론은 적의 대열이 한 발씩 다가올 때마다 자폭하며 적군을 쓰러뜨렸다.


리웨이와 부하들은 드론을 현란하게 조작해 총탄을 피하게 했다.


무웅이 측면에서부터 한 명씩 적들을 난사해 쓰러뜨리는 동안 본부에서 하늘로 로켓 포가 날아갔다.


이스라엘제 B300 소형 로켓포였다.


자산이 축적되고 가장 먼저 사들인 꽤 고가의 무기였다. 무웅의 생각대로 쓸 일은 반드시 있었다.


그러나 첫발은 빗나갔다.


마지막 적을 쓰러뜨리면서 무웅은 무심코 욕을 할 뻔했다.


‘훈련이 부족했어.’


본부는 리웨이가 설치한 소형 레이더로 관측하고 헬기가 접근한다는 사실을 먼저 알았을 것이다.


헬기가 본부 상공에 도달하기 전에 로켓포를 발사하는 데 성공했지만 빗나가고 말았다.


곧 본부 상공에 도착한 헬기는 수류탄을 투하하고 기관총을 난사했다.


건물 외곽의 방어군 다수가 쓰러졌다.


그러나 옆 건물 두 곳의 옥상에서 구형 RPG 두 대가 동시에 불을 뿜었다. 한 발이 헬기 꼬리날개를 명중시켰다.


헬기는 공중에서 빙글빙글 돌며 서서히 추락했다.


광장에 떨어진 헬기는 굉음을 내며 폭발했다.


...


아군의 피해는 컸다. 카르텔 전쟁 이후 처음으로 열 명 이상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당했다.


무엇보다 적이 발사한 철갑탄의 위력이 셌다.


“동쪽에서 적 5, 6명이 도주하는 것을 목격하고 수색대를 보냈습니다.”


안드레스가 보고했다.


남쪽과 헬기의 적들은 모두 전사했다.


무웅은 적이 남긴 방탄복과 무기들을 면밀히 조사했다.


무웅과 리웨이는 적의 방탄복과 무기들이 가장 우수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이건 우리거보다 한 세대 더 발전한 것 같은데...”


리웨이가 중얼거렸다.


“이건 일개 사조직이 갖출 수 있는 장비가 아니야.”


무웅은 리웨이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적의 전술도 특수 부대의 것이 틀림없었다.


시신의 유전자와 장비들을 해리슨에게 보내도록 했다.


안드레스가 무전으로 다시 보고했다.


“다섯 명의 패잔병들이 동쪽 국경을 넘지 않고 남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뭐라고? 이상하군. 계속 추격 가능한가?”


“산을 잘 타는 부하 둘이 몰래 미행하고 있습니다. 부상병이 있어서 적의 움직임이 느려지고 있다고 합니다. 저격하라고 할까요?”


“아니야. 몰래 끝까지 따라가도록.”


산을 따라 남쪽으로 먼 거리를 가면 브라질 국경에 도달한다.


‘이놈들, 브라질에서 온거야.’


그러나 부상병을 데리고 수백 킬로미터를 걸어 정부군과 게릴라를 피해 국경까지 가는 일은 쉽지 않다.


‘분명, 구조대가 올 텐데...’


무웅은 지분의 51%를 인수한 미국의 민간 위성 기업에 연락해 남부 지역의 실시간 위성 감시를 지시했다.


겨울이라 앙상해진 나무 사이로 산속 길이 평소보다 감시하기 쉽게 드러나 있었다.


무웅은 비화기가 연결된 전화기를 들어 해리슨에게 메시지를 남겼다.


...


무웅은 인터넷을 믿지 않는 해리슨이 인편으로 보내온 사진을 보고 있었다.


적을 추격하다 돌아온 정찰병을 불러 사진을 보여주었다.


“맞습니다. 이놈이 패잔병들을 데리고 국경 방향으로 사라졌습니다.”


사진 속의 적 지휘관은 일본인 다이토 이츠키였다.


일본 정보기관 내각정보조사실(CIRO)에 근무하다 수년 전 자취를 감췄다.


...


무웅은 많은 돈을 풀어 마을에 대한 방어력을 강화했다.


센서를 다 신형으로 교체해 먼 거리에서부터 적의 출현을 알 수 있게 했고, 레이더도 늘렸다.


인공위성도 매일 주변 상황을 자동으로 보고하게 했다.


리웨이와 안드레스를 시우닷 엘 에스떼로 보내 첨단 장비들을 더 갖추도록 했다.


...


해리슨은 무웅에게 왜 본부를 대도시나 방어하기 좋은 지역으로 옮기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 지역이 제일 중요해. 사수해야만 할 이유가 있어.”


해리슨은 더 묻지 않았다.


“자네를 공격한 이츠키는 브라질 이민 3세로 어릴 적 일본으로 귀화해 군대에 들어갔어. 우리 마지막 기록에는 CIRO에 근무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브라질에 있군.”


브라질의 일본인 이민 역사는 1900년대 초부터 시작된다. 현재 브라질에 거주하는 일본계 인구는 적게 200만 명에서 많게 500만 명 이상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일본은 80년대부터 브라질에 대한 투자를 늘려 일본 본토보다 더 큰 토지를 소유하고 있을 정도였다.


“시신은 일본인과 브라질인의 것이야. 이츠키가 브라질에서 특수팀을 지휘하고 있다가 돈을 찾으라는 명령을 받고 파견된 거겠지.”


해리슨은 문서 한 장을 책상에 던졌다.


“앤더슨 변호사 영감의 통화 기록인데 며칠 전 일본으로 전화했어.”


“어차피 돈을 돌려주겠다고 했는데 왜 우리를 공격했을까?”


“내 생각에는...”


해리슨이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마 일본인은 그 숨겨둔 재산에 대해 모르고 있었을 거야. 여우 같은 앤더슨은 낙수된 자금을 모아 자기만 알고 감추어두고 있었다고. 물론 피어슨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그랬는데 앤더슨 영감이 돈을 되찾기 위해 일본인에게 알린 거군.”


“그럴 가능성이 크지. 앤더슨과 일본인은 그 자금이 다시 부통령과 [그들]에게 돌아가는게 마땅치 않았을거야.”


“앤더슨과 일본인도 아마 [그들] 중에 하나일 텐데 자기들끼리도 완전히 믿지 않는군.”


“그렇겠지. 워낙 큰돈 아닌가! 하하”


무웅은 이츠키라는 이름과 얼굴을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지 한참 생각했다.


그러나 미래의 기억을 아무리 되돌아봐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서 사령부도 이츠키의 존재를 미리 알려주지 못한 거야.’


무웅은 일단 이츠키를 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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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호출 당한 무웅 중위 23.05.29 18 1 12쪽
26 괴물같은 노인 23.05.28 19 1 12쪽
25 드러나는 뒷 배경 23.05.27 22 1 12쪽
24 무웅의 함정 23.05.26 20 1 11쪽
23 벌어질 일은 벌어진다 23.05.25 23 1 12쪽
» 이츠키의 등장 23.05.24 28 1 12쪽
21 배후의 거물 23.05.23 29 1 11쪽
20 첫 번째 목표를 제거하다 23.05.23 31 1 11쪽
19 쌍둥이 형제 23.05.22 31 1 11쪽
18 전투에 뛰어들다 23.05.22 31 1 12쪽
17 나다. 23.05.21 33 1 12쪽
16 그들이 움직인다 23.05.20 35 1 12쪽
15 실바, 중앙 정치 무대로 23.05.19 35 1 12쪽
14 중국인들의 등장 23.05.19 35 0 12쪽
13 Y2K의 공포 23.05.18 37 0 13쪽
12 드디어 상태창 작동 23.05.18 40 0 11쪽
11 달려라 무웅 23.05.17 36 0 13쪽
10 미래에서 온 남자 23.05.17 43 0 11쪽
9 날아간 데이터 +1 23.05.16 46 0 12쪽
8 미래에서 온 메시지 23.05.16 45 0 11쪽
7 마이클의 미래는 없다 23.05.15 49 0 12쪽
6 또 다른 나 23.05.15 52 0 12쪽
5 세기말 23.05.14 46 0 11쪽
4 또 다른 전쟁의 기운 +1 23.05.14 54 1 11쪽
3 꼰도르 특공대의 등장 23.05.13 64 1 12쪽
2 세력을 구축해야 한다 23.05.13 89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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