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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스마 님의 서재입니다.

웰컴 투 하드보일드 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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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스마
작품등록일 :
2023.05.12 00:35
최근연재일 :
2023.06.02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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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63,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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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22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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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쌍둥이 형제

DUMMY

무웅은 자신이 들것에 실려 후송되는 장면을 보고 있었다.


무웅 중위를 바라보는 마음은 착잡했다. 과거의 자신이기도 하고 현재에는 마치 자식이나 손자 같은 느낌마저 들기도 했다.


이제 갓 중년에 접어들고 있었지만,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이었다.


...


오랜만에 핵심 세력들이 모였다.


실바와 해리슨, 안드레스와 무웅은 마을 외곽에 새로 만든 안가에 둘러앉았다.


드론 공격과 괴한들의 공격이 모두 실패한 것은 무웅의 상태창 덕분이긴 했지만, 마을이 방어하기에 지리적으로 매우 유리한 곳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더 많은 센서와 카메라를 설치해 마을 주변과 본부는 매우 튼튼한 요새가 되었다.


무웅은 민간 위성 회사에 돈을 지불하고 사들인 마을의 위성 사진을 검토하고 있었다.


본부와 주변 비밀 초소들은 위성에 전혀 드러나지 않게 큰 나무들로 잘 위장돼 있었다.


“자살한 7명의 적들은 모두 쯔쉬안이 데리고 있던 블랙 요원들이야.”


해리슨이 보고했다.


“그렇다면 쉬안 지부장이 모든 것을 뒤에서 조종하고 있던 걸까요?”


안드레스가 물었다.


“본인은 아니라고 펄쩍 뛰더군. 자신은 리웨이에 대한 수색만 지시했다는 거야.”


해리슨은 쉬안 지부장의 말을 믿고 있었다.


“사실 쉬안 지부장 같은 화이트 요원은 너무 공개적으로 드러나 있어서 이런 암살 작전에 적합하진 않지.”


해리슨 말대로 쯔쉬안 지부장은 중국 대사관에서 공적인 일을 지휘하고 있었다.


중국은 90년대부터 콜롬비아를 비롯한 남미 곳곳에서 토지와 자원 개발 광산 등을 광범위하게 사들이고 있었다.


지역마다 법 규정 때문에 매매가 어려운 경우에 쉬안 지부장이 뒤에서 공작을 벌여, 지역 의회와 정부를 구워삶아 매매를 성사시켰다.


“쉬안의 말을 믿는다면 블랙 요원들은 다른 명령을 받고 있었다는 겁니까? 이번에 놈들이 노린 게 우리가 아니라 유엔군이었다는 게 이상합니다.”


안드레스가 말하고 슬쩍 주변의 눈치를 보았다.


해리슨이 나섰다.


“사실, 페르난데스 주지사가 평소 암거래를 하던 중국 마피아에 실바 암살을 의뢰했는데 그놈들이 이 마을까지 공격한 건 이상했어. 그런데 블랙 요원들은 멀리서 온 유엔군도 친 거지.”


안드레스가 다시 말했다.


“그놈들은 우연히 맞닥뜨려 교전을 시작한 게 아니라, 유엔군 부대를 완전히 전멸시킬 기세였어요. 그럴 필요가 있나요?”


해리슨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중요한 표적이 있었던 거지.”


모두가 무웅을 쳐다보았다.


마침내 무웅이 입을 열었다.


“이제 진실을 말해주지. 그동안 비밀로 해와서 미안했네.”


해리슨은 속으로 긴장했다. 이 녀석이 실바와 안드레스에게도 진실을 말할까?


“그 한국인은 무웅 중위라고 내 쌍둥이 형제야.”


해리슨은 약간 실망했다.


“역시!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 무웅 중위도 자기의 쌍둥이가 여기 있냐고 물었고요.”


안드레스가 이해가 간다는 듯이 말했다.


“그는 내 존재를 모르고 있었어. 무슨 사정이 있었는지 난 어릴 적 미국으로 입양됐고, 그는 한국에서 자라 군인이 됐지. 부모님은 일찍 돌아가셔서 이유는 알 수 없게 됐고.”


해리슨이 끼어들었다.


“아마 중국 애들은 자네와 똑같이 생긴 무웅 중위도 같은 적이라고 생각했을 거야.”


안드레스와 실바가 이제 이해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까지 적들이 한통속이라면 지휘자가 있어야 해. 멀리서 원격으로 지휘하기에는 까다로운 일이야. 내가 의심 가는 놈을 하나 찾았지.”


해리슨이 탁자에 사진 한 장을 던졌다.


검은 양복을 입은 중후한 중국 남자였다.


“주신. 최근 콜롬비아를 방문하고 있는 무역사절단의 대표야. 뒷조사를 해보니 중국 인민해방군 산하의 여러 특수부대를 돌았더군. 리웨이가 속해 있는 비룡부대 출신이기도 하지. 이 정도면 유력하지?”


“숙소를 알아봐 줘.”


무웅이 사진을 유심히 보면서 말했다.


“이제 나는 어떻게 하나?”


실바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어떡하긴. 내가 곧 콜롬비아 대학을 나온 정치 컨설턴트를 한 명 붙여 줄 거야. 자넨 훌륭한 주지사가 될 걸세.”


해리슨이 안심시켰다.


“실바 경호를 강화하도록.” 무웅이 안드레스에게 지시했다.


...


“실바와 안드레스에게는 언제 진실을 말할 건가?”


해리슨이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다.


“글쎄···. 그럴 필요가 있을까? 그들에게 양자역학에 대해 설명하긴 쉽지 않을 거 같아서 말이지.”


무웅은 한숨을 쉬었다.


“둘과 마을 사람들은 내가 무슨 영험 있는 사도 같은 사람인 줄 아는데 미래 어쩌고 하면 더 혼란스러워할 거 같아서 말이지···.”


“나 말고 누가 또 자네의 정체를 아나?”


“내 머리에 칩을 심어준 박사 부부가 있지. 미국에 있는데 곧 다시 만나야 해.”


“아직 이해가 안 되는데, 자네가 자네 자신을 만나면 어떻게 되나?”


“시간 여행의 패러독스지. 확실히는 몰라. 미래에 많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될 뿐···.”


“자네가 지금 죽는다고 치자. 그러면 무웅 중위가 결국 언젠가 자네가 되나?”


“정말 모르겠어. 이미 미래는 달라졌다고 봐야지. 지금 무웅 중위의 행동반경은 내가 기억하는 당시의 것과 완전히 달라. 난 분명히 저 나이 때 계속 중동에 있었어.”


해리슨이 한숨을 내뿜었다.


“뭐가 뭔지···. 아~ 미래의 나는 뭐를 하고 있을까···.”


해리슨이 일어나면서 물었다.


“이제부터는 어쩔 생각이야?”


무웅은 미소만 지었다.


‘어쩔 생각이냐고? 본격적으로 움직여야지.’


무웅은 사실 매일같이 컴퓨터 화면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때는 세계적으로 증시의 IT 버블이 꺼지기 시작할 때였다.


그동안 미리 알고 있는 주가를 이용해 주식, 선물 등으로 거액을 번 무웅은 이를 현금화하고 있었다.


액수로 수억 달러가 넘었다.


90년대 유명 카르텔들이 벌어들인 것과 비슷한 규모였다.


이는 앞으로 작전을 펴는데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었다.


...


정장을 말쑥하게 차려입은 무웅은 저녁노을이 꺼져가는 무렵에 보고타 시내 그랜드 하야트호텔로 들어섰다.


잠시 로비에 앉아 있자 주신 대표단의 일행이 들어서는 것이 보였다.


그들이 각기 숙소로 올라가자 무웅은 카운터로 향했다.


“스위트 룸 예약한 장동건이라고 합니다.”


카드키를 받아든 무웅은 호텔 맨 위층에 도착하자 객실 앞을 천천히 걸어갔다.


복도 안쪽에 도달하자 상태창이 떴다.


무웅은 문에 귀를 댔다.


욕실에서 물소리가 아주 작게 들렸다.


무웅은 시우닷 델 에스떼 전자 시장에서 구입한 카드키 무력화 장비를 가방에서 꺼내 문에 댔다.


[찰칵] 하는 소리가 들리자 천천히 문을 열었다.


그러나 뭔가 [툭] 하고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


‘역시!’


주신이 누가 침입할 것에 대비해 문에 안전핀을 달아놓은 게 분명했다.


이로써 주신이 보통 사업가가 아니라는 것이 분명해졌다.


욕실 앞으로 조심스럽게 다가가는데 상태창이 경보를 울렸다.


무웅은 재빨리 바닥에 엎드렸다.


욕실의 유리문이 깨지면서 총탄이 날아왔다. 소음기를 사용한 듯했다.


주신은 또 총을 연달아 발사했는데 한 발은 바닥으로, 또 한 발은 공중으로 향했다. 매우 기민했다.


몸을 굴려 피한 무웅은 일어서면서 닌자 표창 두 개를 꺼내 잡았다.


주신의 다리를 향해 한 개를 던졌다.


분명히 주신의 허벅지에 맞았는데 그는 비명도 지르지 않았다.


하지만 휘청거리며 앞으로 쓰러질 듯했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무웅이 두 번째 표창을 던졌다.


그러나 의외였다.


주신은 그걸 낚아채서 다시 무웅의 얼굴에 던졌다.


무웅은 간신히 1밀리미터 간격으로 그것을 피할 수 있었다.


‘오, 제법인데!’


갑자기 복도에서 뛰어오는 발소리가 들렸다.


주신이 욕실에서 경보도 울린 게 틀림없었다. 부하들이 달려오고 있었다.


주신이 바닥에 떨어뜨렸던 권총을 다시 집어 들고 방아쇠를 당기려는 순간 이미 무웅은 몸을 날려 베란다 넘어 공중을 날고 있었다.


주신이 내려다보니 무웅은 풀장에 떨어지고 있었다.


그도 망설이지 않고 벌거벗은 채 공중으로 뛰었다.


이를 본 부하들은 당황해서 복도로 몰려나갔다.


10층 위에서 물에 떨어진 무웅이 숨을 돌리기도 전에 무언가 큰 덩어리가 바로 위에서 떨어져 부딪혔다.


‘윽!’


무웅은 갈빗대가 하나 부러지는 것을 느꼈다.


‘이건 뭐야. 괴물인가. 제길 목이 부러질 수도 있었잖아.’


풀장 주변에서 칵테일을 마시던 사람들이 놀라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곧 주신의 두 다리가 무웅의 목을 둘러감고 강하게 조이기 시작했다.


무웅의 머리에 무언가 물컹거리고 딱딱한 게 느껴졌다.


무웅은 손을 뒤로 뻗어 주신의 다리 사이의 물건을 잡아 세게 비틀었다.


[악!]


주신이 이번에는 비명을 참지 못했다.


무웅은 주신의 목을 왼팔로 뒤에서 조르며 뒤통수 아랫부분을 강타했다.


주신의 머리에서 많은 피가 흐르며 풀장을 빨갛게 물들였다. 무웅과 부딪힐 때 이미 머리가 깨진 듯했다.


물에서 나온 무웅은 사람과 경비원이 몰려드는 사이에 몰래 다시 호텔로 들어갔다.


고통을 참으며 가슴을 누르고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주신의 부하들은 이제 1층에 도착해 풀장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주신의 빈 객실에 들어간 무웅은 방을 뒤져 서류와 USB 메모리를 챙겼다.


옷장을 열어 마른 양복으로 갈아입은 무웅은 구두도 바꿔 신었다.


‘헐, 에르메스!’


‘중국도 예전 같지 않구나.’


서류 가방과 주신이 떨어뜨린 권총을 집어 든 무웅은 엘리베이터 앞에 섰다.


문이 열리자 주신의 부하 한 명이 서 있었다. 권총을 겨누려던 무웅이 하마터면 비명을 지를 뻔했다.


갈빗뼈가 부러진 가슴이 너무 아팠다.


사내의 주먹이 날아와 무웅의 얼굴을 가격했다.


무웅은 넘어지면서 다리 한쪽을 뻗어 사내의 사타구니를 걷어찼다.


사내가 소리치며 몸을 앞으로 굽히자 다른 발로 머리를 걷어차 쓰러뜨렸다.


무웅은 간신히 일어나 1층 감시 카메라 통제실로 향했다.


큰 눈을 뜬 경비를 권총으로 겨누며 말했다.


“테이프 내놔”


호텔 로비에서 나오는 무웅의 눈에 구급차와 경찰차가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


주신이 눈을 뜨자 쯔쉬안 지부장이 내려다보고 있었다.


주신이 몸을 움찔하며 말했다.


“내가 여기 얼마나 있었소?”


“24시간쯤.”


주신은 한숨을 쉬었다. 머리와 성기에 붕대가 두껍게 감겨 있었다.


“참, 가관이군.”


쯔쉬안이 한심하다는 듯이 말했다.


“내가 상관할 일이 아니라고 해서 그동안 보고만 있었는데 이게 다 뭐요?”


주신이 기운 없이 말했다. “할 말이 없소. 상부 지령은?”


“있었지.”


그리고 쯔쉬안은 더 말하지 않았다.


주신은 아무 말 안 하는 쯔쉬안을 보며 문득 깨달았다. 팔에 꽂힌 링거에서 차가운 약이 몸으로 흘러들어오고 있었다.


“작전은 모두 실패했고 부하들은 다 죽었소. 당신도 크게 당했고 기밀도 죄다 뺏겼소. 차라리 돌아가지 않는 게 나을 거요. 내게 고마워하시오. 이건 전혀 고통스럽지 않으니까.”


주신은 눈을 감았다. 이제 드디어 영원한 안식을 얻는다고 생각했다. 차라리 마음이 평온해지고 머리가 가벼워졌다.


쯔쉬안이 주신의 가슴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그동안 수고했소. 다 내려놓고 편히 가시오.”


쯔쉬안에게는 주신의 마지막이 남의 일 같지 않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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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파국의 현장 23.06.02 12 1 12쪽
30 라파엘 장군과 만나다 23.06.01 15 1 12쪽
29 내 손을 달라고? 23.05.31 16 1 11쪽
28 교환 조건 23.05.30 17 1 12쪽
27 호출 당한 무웅 중위 23.05.29 18 1 12쪽
26 괴물같은 노인 23.05.28 19 1 12쪽
25 드러나는 뒷 배경 23.05.27 22 1 12쪽
24 무웅의 함정 23.05.26 20 1 11쪽
23 벌어질 일은 벌어진다 23.05.25 23 1 12쪽
22 이츠키의 등장 23.05.24 27 1 12쪽
21 배후의 거물 23.05.23 29 1 11쪽
20 첫 번째 목표를 제거하다 23.05.23 31 1 11쪽
» 쌍둥이 형제 23.05.22 30 1 11쪽
18 전투에 뛰어들다 23.05.22 30 1 12쪽
17 나다. 23.05.21 33 1 12쪽
16 그들이 움직인다 23.05.20 35 1 12쪽
15 실바, 중앙 정치 무대로 23.05.19 35 1 12쪽
14 중국인들의 등장 23.05.19 35 0 12쪽
13 Y2K의 공포 23.05.18 36 0 13쪽
12 드디어 상태창 작동 23.05.18 40 0 11쪽
11 달려라 무웅 23.05.17 36 0 13쪽
10 미래에서 온 남자 23.05.17 43 0 11쪽
9 날아간 데이터 +1 23.05.16 46 0 12쪽
8 미래에서 온 메시지 23.05.16 45 0 11쪽
7 마이클의 미래는 없다 23.05.15 49 0 12쪽
6 또 다른 나 23.05.15 51 0 12쪽
5 세기말 23.05.14 46 0 11쪽
4 또 다른 전쟁의 기운 +1 23.05.14 54 1 11쪽
3 꼰도르 특공대의 등장 23.05.13 64 1 12쪽
2 세력을 구축해야 한다 23.05.13 89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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