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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향疏向의 서랍

마녀의 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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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향疏向
작품등록일 :
2012.08.17 13:50
최근연재일 :
2012.12.20 14:41
연재수 :
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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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72
추천수 :
22
글자수 :
6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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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20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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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04. 사라지는 사람들 - 2

오늘 하루도 즐겁고 행복한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소망을 향하는 사람-




DUMMY

아무리 서민지에게 전화를 해봐도, 서민지는 받지 않았고, 파르치팔에게 전화를 해봐도 마찬가지였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자 두 사람은 걱정하는 것에 지쳐버렸다.

텔레비전에서는 온종일 괴생명체에 대해서 보도하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긴급 속보. 대통령 담화문 발표’라는 자막이 밑에 깔리더니 화면에 대통령이 나타났다. 대통령은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이라는 말로 입을 열어 약 15분 동안 담화문을 발표했다.

담화문을 듣고 있던 정훈과 영호는 사태가 점점 커지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선배. 군인들까지 동원되면 어떻게 되는 거예요.”

“야. 아직 괴물에 대해 언급은 하지 않았어. 피해 복구에 군인들과 경찰을 투입하겠다고 한 거지. 하지만 불안하기는 하다.”

정훈은 불안한 눈빛으로 텔레비전을 바라봤다.

“나가서 바람 좀 쐬고 들어오자.”

밖으로 나온 두 사람은 정처 없이 걷기 시작했다. 그런데 거리는 생각보다 안정적이었고, 한산했다. 사람들은 난리 속에도 묵묵히 장사했고, 일하고 있었다.

“선배 대단하지 않아요? 그 난리가 일어나도 이렇게 장사한다는 게?”

정훈은 영호의 말에 주변을 둘러보았다.

“다 먹고 살자고 하는 거지 뭐. 근데, 너 전에 김서방 아저씨네 갔던 길 기억하냐?”

“네. 왜요?”

정훈은 그냥 당장 안내하라고 말했고, 두 사람은 버스를 타고 도봉산역으로 향했다. 종로3가역에서 내려 인사동 거리에 도착한 두 사람은 금세 김서방 가계가 있던 골목을 찾을 수가 있었다.

“그런데 선배 갑자기 김서방 아저씨네는 왜….”

정훈은 영호의 대답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계를 찾아 들어갔다. 가계 안은 여전히 어지럽혀져 있었으나 전과는 무언가 다른 분위기였다.

“선배. 가계 분위기가 조금 바뀐 거 같지 않아요?”

“그러게. 좀 포근해진 거 같다.”

가계 안을 둘러보고 있던 찰나 김서방이 안쪽에서 곰방대를 뻐금거리며 나왔다.

“오랜만이구나. 민지는 어디 가고 너희만 온 거냐.”

“저희가 묻고 싶은 건데요. 스승님 여기 안 오셨어요?”

김서방은 고개를 저었다. 지난번 세 명이 함께 찾아왔을 때 빼고는 한 번도 보지 못했다고 했다.

“그리고 나를 찾아올 이유도 없지.”

그는 곰방대를 지그시 깨물며 쓰게 웃었다.

“그나저나 너희는 아무 일 없었느냐? 지난번 일어난 지진 때문에 별의별 놈들이 다 튀어나온 것 같더구먼.”

“네, 영호랑 저는 다행히 별 탈 없이 잘 지냈어요.”

정훈의 질문에 김서방은 의자에 앉으라 대답했다. 그러고는 차를 내왔다.

“내 가게에는 커피를 취급하지 않아서, 녹차밖에 없다. 괜찮지?”

두 사람은 고개를 끄덕였다. 정훈은 얼마 전 파르치팔이 잡은 괴물에 관해서 이야기했다. 정훈의 말을 곰곰이 듣던 김서방은 두 사람에게 다치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라고 말했다.

“아저씨는 그것들에 대해서 뭔가 알고 계세요?”

김서방은 짐짓 진지한 표정을 짓더니 입을 열었다.

“아주 오래전 마녀와 연금술사로 나누어지기도 전에, 너희가 알고 있는 이종족들 말고도 다른 세계에서 넘어오던 종족들도 있었지. 그들은 나처럼 도깨비이기도 했고, 너희가 본 요괴이기도 했어. 그리고 귀신들이기도 했지.”

정훈과 영호는 김서방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들은 호전적인 종족들이었고 닥치는 대로 부수고 죽이는 게 일이었지. 그들은 이 땅을 정복하기 시작했고, 얼마 가지 않아 지배하기 시작했다네. 그런데 몇몇 도깨비, 요괴, 귀신들이 호전적인 그들에 반하여 일어났고, 그들을 물러나게 하는 데 성공했어. 그리고 두 세계를 연결하는 차원의 다리를 끊어버렸지.”

김서방은 손가락으로 탁자를 몇 번 두들기더니 이어 말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했어. 그들이 이 세계에 간섭하지 못하게 우리 세계의 다리를 끊은 것뿐이었는데 다른 세계의 다리가 불안정해지기 시작했지. 결국, 다른 세계의 다리는 불안정한 상태로 간헐적으로 나타나게 됐다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지. 이 땅에도 큰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어. 비가 끊임없이 내렸고 지구는 물에 잠기게 되었지. 이런 일들이 있었던 후 지구는 온전히 인간들의 세상이 되었고 우리는 사람들의 눈을 피해 숨어 살게 되었단다.”

김서방은 곰방대를 뻐끔거리며 말을 마무리 지었다.

“그런데 차원의 다리를 끊었다면, 아저씨 호전적인 동족들이 어떻게 여기로 넘어올 수 있었던 거죠?”

영호가 물었다. 김서방은 그 부분에 대해선 자신도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무언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알아둬. 큰 변화가….”


김서방을 만난 지 2주가 흘렀다. 정훈은 영호에게 같이 지내자고 제안했다. 영호는 바로 자신의 원룸에 있던 짐을 차례차례 정훈네로 가져왔다.

“이게 다야? 그래. 고생했다. 근데 일 구했냐?”

영호는 이마를 훔치며 고개를 저었다.

“요즘 구인 공고도 안 나고, 아르바이트 자리도 안 나네요. 워낙 세상이 흉흉해야죠. 아직 통장에 잔고는 남아있지만 불안하네요. 근데 제가 쓸 방은 어디에요?”

“저기. 예전에 아빠가 개인적인 용무로 쓰던 덴데 지낼 만할 거야. 짐 푸는 거 도와줄게.”

정훈은 박스를 들고 방안으로 들어갔고 영호도 뒤따라 들어갔다.

짐 정리를 마무리 짓고 두 사람은 맥주잔을 기울이며 휴식을 취했다. 정훈은 자연스럽게 리모컨으로 텔레비전을 틀었다.

텔레비전에서는 9시 뉴스가 한창이었다. 아나운서는 심각한 표정으로 뉴스를 전하고 있었다.

“말세야. 말세. 무슨 실종자 뉴스가 이렇게 많이 나와.”

“요즘 장기매매가 성행한대요. 무작위로 납치해서 장기만 쓱 빼 간다고 하던데….”

“그거 다 괴담이야. 괴담. 너 그거 또 페이스북에서 본거지?”

영호는 진짜라고 말하며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들어가 영상을 보여주었다. 정훈은 자신도 다 봤다며 귀찮아했다. 영호는 뭐라고 더 말하려다가 맥이 빠져 페이스북 페이지를 빠져나오려다 어떤 영상을 보게 되었다.

영호는 영상을 다 보더니 경악을 금치 못한 채 정훈을 툭툭 치며 불렀다.

“선배. 이것 좀 봐봐요.”

“아, 왜. 그거 다 괴담이라니까. 진짜….”

정훈은 영상을 보는 순간 경악을 금치 못했고 몇 번이고 다시 돌려보았다. 정훈은 불안한 눈빛으로 영호를 바라보았고 영호는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이거 진짜야? 여기 어디야?”

“S…ali…sbury. 솔즈베리 평원이요. 영국의 솔즈베리 평원이에요. 선배….”

정훈은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영상을 다시 보자고 말했다. 영상을 재생하자 스톤헨지가 보이는 평원이 보였고 거기서는 젊은 남녀 여럿이 즐겁게 웃으면서 영상을 찍고 있었다.

1분여 즈음 흘렀을까? 영상에서 갑자기 비명이 들리기 시작했고 영상에 찍히던 사람들은 도망가기 시작했다. 카메라는 심하게 흔들리더니 차 안으로 들어가버렸다.

차창 너머로 무언가 빠르게 지나갔고 여러 마리가 뒤따라 지나갔다. 십여 마리가 지나가자 천천히 어슬렁어슬렁 거리며 나오는 녀석이 영상을 찍는 사람을 발견하고 다가왔다. 괴물의 얼굴을 분별할 수 있을 대 즈음 영상이 끝나버렸다. 정훈은 영호에게 핸드폰을 건네주었다.

“김서방 아저씨가 말한 게 이런 거였을까요?”

정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미간을 모은 채 깊은 고민에 빠졌다. 영호는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났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상자가 여기저기 널려있는 것만 제외하면 방안은 제법 깨끗한 편이었다. 전에 정훈의 아버지가 쓰던 책장이 그대로 남아있어서 영호는 자신의 책을 고스란히 다 가져올 수가 있었다.

책상 앞에 앉은 영호는 왼손 중지에 낀 반지를 만지작거렸다. 그리고 전에 로즈에게서 받은 종이를 펼쳐 보았다. 종이에는 깨끗하고 깔끔한 글씨가 보기 좋게 적혀있었다.

꼼꼼히 글을 읽은 영호는 몇 번 더 만지작거리더니 숫자가 쓰여있는 부분을 돌려버렸다. 숫자들은 빠르게 돌아갔고 멈추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그 순간 숫자는 Ⅲ을 가리키며 멈췄고, 펑하는 소리와 함께 쌍안경이 나타났다.

쌍안경을 눈에서 뗀 영호는 놀람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리고 쌍안경을 빤히 바라보았다. 잠시 뒤 쌍안경은 스르륵 사라져 버렸다.

“지속 시간은 30분 정도 되는구나.”

영호는 숫자를 다시 돌려보려고 했으나 무언가에 막힌 듯 돌아가지 않았다. 결국, 돌리는 것을 포기한 그는 방 밖으로 나왔다.

소파에 앉아있던 정훈이 보이지 않자 영호는 부엌을 둘러보았다. 정훈은 머그잔에 유자차를 타서 마시는 중이었다. 영호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

“선배. 정리 좀 되셨어요?”

머그잔을 입에 물고 고개를 끄덕이는 정훈은 싱크대에 머그잔을 놓고 입가를 닦으며 영호를 빤히 바라보았다.

“어떻게 하실 거예요?”

싱크대에 몸을 기댄 정훈은 몸을 앞뒤로 움직였다. 끼걱끼걱거리는 소리가 거슬렸지만, 정훈은 멈추지 않았다.

“밖으로 나가자. 계속 이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있을 수는 없는 것 같다. 죽이 될지 밥이 될지 모르겠지만 나가자. 그리고 직접 알아보자.”

어느새 끼걱거리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여러분들의 댓글과 별점은 제게 큰 힘이 됩니다. ^^ -소망을 향하는 사람-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소향입니다. 


지난 이틀 화요일 과 수요일 글을 업데이트 하지 못했습니다. 

굳이 변을 하자면 연말에 일이 너무 많이 생겨서 글을 쓸 시간이 없었습니다. 

12월 동안 이런 일이 자주 발생할 것 같습니다.


그러니 마음 편안하게 기다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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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1.5 - A.E 12.12.03 143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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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01. 연회 준비 - 3 12.11.29 131 1 7쪽
3 01. 연회 준비 - 2 +1 12.11.28 188 1 8쪽
2 01. 연회 준비 - 1 12.11.27 169 2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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