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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향疏向의 서랍

마녀의 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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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향疏向
작품등록일 :
2012.08.17 13:50
최근연재일 :
2012.12.20 14:41
연재수 :
17 회
조회수 :
2,781
추천수 :
22
글자수 :
61,241

작성
12.11.26 22:14
조회
290
추천
4
글자
5쪽

0. prologue

오늘 하루도 즐겁고 행복한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소망을 향하는 사람-




DUMMY

‘무섭게 내리는 폭우로 우면산 일부가 무너져 내렸습니다. 토사가 인근 아파트를 덮쳐 주민이 묻혔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김상기 기자. 지금 상황이 어떤가요.’

뉴스에서는 며칠째 끊임없이 폭우피해에 대해서 방송을 하고 있다. 산사태가 일어나고, 농작물 피해, 침수와 수재민의 이야기가 요즘 뉴스의 전부였다.

“야. TV 꺼라. 그렇잖아도 비가 와서 우울한데 더 우울하게 만들 작정이냐. 빨리 꺼.”

가위를 빙글빙글 돌리며 나무 의자에 앉아있던 김정훈이 입을 열었다. 그는 TV가 꺼지지 않자 자리에서 일어나 리모컨을 집어 들어 전원 버튼을 눌렀다.

“할 일 없으면 바닥이라도 쓸어. 머리카락이 군데군데 남아있잖아.”

이영호는 자리에서 일어나 의자를 계산대 테이블 밑으로 밀어 넣고 뒤편에 있는 캐비닛에서 쓰레받기와 빗자루를 꺼내 바닥을 쓸기 시작했다. 미용 경대 밑과 의자 밑. 그 옆에 의자와 또 그 옆. 바닥에 눌어붙어있는 머리카락을 다 쓸고 나니 한결 깔끔해졌다.

정훈은 나무 의자의 오른쪽에 있는 정수기 주변을 가리켰다. 영호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대걸레를 들고 들어왔다.

대걸레로 바닥을 닦기 시작하자 이리저리 어질러진 잡지들이 눈에 들어왔다. 영호는 김정훈이 뭐라고 하기 전에 정리를 먼저 하는 편이 났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대걸레를 잠시 정수기 옆에 놓아두고 잡지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허벅지 높이 정도 되는 두 칸짜리 책장에 잡지를 정리해 넣고 있는 사이 김정훈은 자리에서 일어나 계산대로 자리를 옮겼다.

“선배. 청소 다 끝났어요.”

김정훈은 가볍게 손짓으로 답했고 이영호는 그 뒤를 빤히 보더니 곧장 밖으로 빠져나갔다. 문에 달린 종이 딸랑거리는 소리와 동시에 김정훈은 계산대 테이블에 머리를 박았다.

“내가 영호 부려 먹지 말랬지.”

서민지는 김정훈의 머리를 내리친 손을 몇 번 털고는 의자를 꺼내 앉았다. 정훈은 뒤통수를 쓰다듬으며 입을 열었다.

“스승님. 저도 선배 노릇 좀 해보자고요.”

김정훈은 억울하다며 항의했지만, 서민지는 들은 체 만 체 대걸레를 가져다 놓고 들어온 이영호를 칭찬했다.

“시끄러워. 사내 녀석이 종알종알. 수고했어. 냉장고에서 케이크라도 꺼내먹으면서 좀 쉬어.”

그때 딸랑거리는 소리와 함께 가게 안으로 손님이 들어왔다. 여자는 우산을 접어 우산꽂이에 넣고, 검은색 레인 부츠를 바닥에 탁탁 털었다. 그러곤 블랙 앤 화이트 톤 투피스 어깨에 묻은 빗물을 톡톡 털었다. 그녀는 계산대에 앉아있는 서민지를 보고는 웃음을 지었다.

“안녕하세요.”

“어머. 어서 오세요. 오랜만에 오셨네요.”

정훈은 순식간에 바뀐 스승의 표정을 보면서 어이가 없었지만, 자리에서 일어나 손님을 안내했다.

영호도 세팅 대를 가지고 오면서 서민지의 보조를 맞출 준비를 하고 있었다.

“상한 거 좀 잘라주시고, 파마도 하려고요.”

“어디 가시나 봐요. 차림이 예사롭지 않은데요?”

서민지는 자리에 앉은 여자의 목에 미용 가운을 매어주며 물었다. 그녀는 오늘 저녁에 이태원에 있는 친구네 가게로 놀러 간다며 밝은 미소로 답했다.

“어머. 재미있으시겠다.”

서민지는 여자의 머리카락 끝을 몇 번 만지더니 세팅대에서 가위 집을 꺼내 허리에 매었다.

“생각보다 많이 상하셨네요. 조금 더 잘라내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여자는 모호한 표정을 지으며 잘라달라고 말했고 서민지는 빙긋 웃으며 상한 머리카락을 잘라내기 시작했다.


여자의 머리 위에서 파마 세팅기가 돌아가고 있는 사이 서민지는 장갑을 벗어 세팅위에 올려놓고 세팅대를 한쪽에 놓았다. 그녀는 잠시 쉴 겸 의자에 앉아 잡지를 꺼내 보고 있는데 문에서 딸랑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어서 오세요.”

비를 흠뻑 맞았는지 물이 뚝뚝 떨어지는 노란색 조끼를 입고 어정쩡한 자세로 웃고 있는 택배기사가 상자를 들고 서민지를 찾았다.

“서민지씨 계세요?”

카운터에 앉아있던 김정훈은 서민지를 바라보았고 자신에게 달라고 했다.

“여기 사인 해주시고요. 안녕히 계세요.”

정훈은 상자를 뜯어보았다. 상자 안에는 종이쪽지와 오색 물감으로 칠해진 나무 상자가 들어있었다. 상자에서 친근한 느낌을 받은 김정훈은 상자를 서민지에게 보였다. 서민지는 고개를 끄덕였고 정훈은 쪽지를 읽었다.

“연회는 10번의 보름이 지나고라는 데요?”

상자 안에는 손으로 만들어진 봉제 인형 두 개가 들어있었다. 인형을 꺼내 든 정훈은 그 인형들이 자신과 이영호를 닮아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서민지는 잡지를 덥고 이영호의 손에 들린 봉제인형을 보았다.

“때가 되었나 보군.”

그녀는 빙긋 웃으면서 펌 셋팅기를 끄고서 여자의 머리를 마저 손질하기 시작했다. 정훈은 이영호를 바라보았고 이영호는 어깨를 한 번 으쓱이고는 서민지의 보조를 맞추었다.





여러분들의 댓글과 별점은 제게 큰 힘이 됩니다. ^^ -소망을 향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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