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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루기루 님의 서재입니다.

보이지 않는 건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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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잠만보
작품등록일 :
2017.07.05 00:10
최근연재일 :
2017.08.02 17:52
연재수 :
10 회
조회수 :
504
추천수 :
12
글자수 :
33,706

작성
17.08.02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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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10화. 현장수사(#2)

DUMMY

"뭐했냐뇨?"


갑작스런 질문에 성원은 당황한듯 보였다


"후...."


반장 역시 더 이상 캐묻기 싫어하는 눈치였으나 만약을 대비하기 위해 한번 더 물었다


"사건 당일에 뭐했냐고 임마. 첫번째부터 마지막 사건까지 그 날짜에 어디서 뭐했는지 알리바이를 짜내라고 자식아"


"아니, 뜬금없이 저한테 그런걸 왜 시키세요"


"왜일거 같냐"


한숨을 푹 쉬던 반장은 조금 언짢은 표정으로 충격적인 사실을 털어놨다


"니들이 저번에 갖고 온 담뱃재. 그거 김성원이꺼더라"


너무나도 황당한 반장의 발언에 서 전체 내부가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뭐야, 그럼 증거 조작한거야? 어쩐지 이틀만에 찾아낸게 말이 안되긴 했어.."


"부담감이 심해도 이건 아니지. 다른 사람들도 뼈 빠지게 고생하고 있는데"


"말은 번지르르 하더니. 빈수레가 요란했구만"


갑자기 시끄러워진 상황에, 반장은 한심하다는듯 내부를 훑어본 뒤 말했다


"야이 자식들아. 차라리 증거 조작한거면 좋겠다"


"무슨 말을 그렇게 하십니까 반장님. 그럼 지금 성원이가 살인범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이야기 하시는겁니까?"


그나마 서에서 성원과 제일 잘 통하고 이해해주는 정식이 흥분한듯 소리쳤다


"하.. 너까지 왜 그러냐. 누가 김성원이가 범인이래? 나도 아닌거 아니까 알리바이를 짜오라는거 아니야"


서 내부에서 증거문제로 분위기가 술렁이고 있을때, 갑작스레 서안에는 검은양복에 검찰증을 가진 무리들이 들이닥쳤다. 그리고 서 내부의 모든 자료들과 특별수사본부팀원들을 내사한다며 서 안을 이잡듯이 뒤지고 다녔다


성원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취조실에 들어갔고, 혜린과 진화는 각각 다른방에 격리되어 서로간 의사소통이 이루어질 수 없게 했다


갑작스레 들어온 내사관들 때문에 서의 분위기가 경직되어갔고, 반장은 이를 보다 못해 다른 형사들에게 큰소리로 말했다


"자식들아!! 너희들 할 일이 이 사건뿐이냐? 다른 민원들도 수두룩한데 정신차리고 일 안할거야? 정상적으로 업무 진행하고 있어 별거 아닐테니까"


말을 그렇게 하면서도 내심 불안한 반장은 성원이 들어가 있는 취조실로 들어갔다. 조명마저 어두운 취조실 안은 그보다 더 어두운 분위기인 내사관과 성원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검찰측 상급 간부인듯 보이는 내사관은 아주 나지막한 목소리로 성원을 압박해왔다


"성원씨는... 실적이 아주 좋네요? 사실 100퍼센트 검거율이라는게 참 달성하기 힘든 숫자란 말이죠. 사람이 살면서 한번의 실수는 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성원씨는 수사와 관련된 거라면 100퍼센트의 실적을 내고 있어요. 단 한번도 실수를 안했다는 뜻인데... 실수를 안 한건지, 아니면 다른 일이 있었던지...."


"돌리지 말고 그냥 말하세요. 이 전 사건들도 제가 증거를 조작했다고 말하고 싶으신건가요?"


"오, 저는 그런 뜻이 아니었는데.. 그렇게 생각한 적이 있나봐요? 뭐 그 전 사건들이야 차차 살펴보면 되는거고.. 문제는 이번 사건입니다. 위에서 아주 기대가 컸어요. 언론이 얼마나 떠들어댔는지는 다 아실거고. 그렇다고 부담감에 이런 터무니 없는 일을 저지르기엔 커리어에 금이 많이 갈텐데요"


내사관은 성원의 눈을 계속 응시하며 고개를 한바퀴 돌렸다. 성원에게서 무언가를 찾아내려는 움직임이 마치 이미 너가 범인이라고 확정해버린듯한 움직임이었다


"그러니까 제가 한 일이 아니라는 겁니다. 제가 무슨 득을 보겠다고 그런 장난질을 쳤겠습니까? 더군다나 상부에 보고한 것도, 수사대에 의뢰한것도 저인데, 잠깐동안 관심받겠다고 이런 정신나간짓을 할 사람이 어딨겠습니까"


성원은 계속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항변해나갔다. 하지만 계속되는 대화에 내사관은 정해진 답을 말하라는 뉘앙스만 풍길 뿐이었다


"그럼 이상하네요. 일부러 조작한 게 아니라면 성원씨가 범인이 맞다는건가요? 갑작스런 자백은 곤란합니다"


"그런게 아니라 말을 좀 제대로 들으세요!! 저는!!...."


"쉿"


내사관은 무표정한 얼굴에서 눈꼬리만 올라간채 속을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


"성원씨가 이제껏 어떻게 수사를 했건 어떤 실적을 냈건 그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사실 저희도 성원씨가 범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저희는 그저 성원씨가 선택하길 바랄 뿐입니다. 평소같은 사건이라면 이 정도 실책이야 경찰측의 부주의라며 묻어갈수도 있었겠죠. 하지만 이번 사건은 좀 다릅니다. 너무 주목받고 있는 상태에서 터져버렸어요. 이미 수사대 내부에서부터 담뱃재의 주인에 대한 루머들이 돌고 있거든요. 조작을 했건 안했건, 당신은 이번 실수의 책임을 어떤식으로든 물어야 될겁니다"


"......"


성원은 뭔가를 말하려다 입을 다물고 고개를 떨군채 취조실의 책상만을 쳐다보고 있었다. 내사관의 한마디 한마디가 살을 찌르는 팩트였고 부정할수 없는 사실이었다. 성원이 조작했든 안했든 상관없이, 어느쪽으로나 언론과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피해갈수는 없을 터였다.


조작을 했다고 말한다면 성원은 더 이상 경찰로서 활동을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평생을 뜨거워진 여론에 의해 비난받으며 살아가게 될 것이었다. 하지만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 말한다 해도, 이미 정식으로 증거제출을 하고 언론에 특보까지 나간 이상 이를 부정하기에는 경찰 측의 무능력과 성원뿐만 아닌 서 전체의 평가절하가 이뤄질것이 예상됐다.


성원 혼자 실책의 무게를 떠안을것이냐, 다른 동료들과 연관된 사람들까지 피해를 보게 만들것이냐는 갈림길에서, 한참을 생각하던 성원은 결심한듯 대답했다


"사실 제가 증거를 조......"


그 떄 취조실문을 박차고 반장이 상기된 표정으로 들어왔다


"뭔가요? 지금은 취조중입니다만?"


"이딴건 취조도 뭣도 아닙니다. 적당히 하십쇼"


"오호, 그럼 위에 가서 어떻게 보고 드려야 하는지? 사실 서 내부인원들 모두 이번 사건에 연관되어 있다고 말하면 되려나요?"


여전히 여유있는 표정으로 내사관은 다리를 꼬며 말했다


"반장님, 저는 괜찮습니다. 제 실수이기도 하고요. 저도 이렇게 오래 경찰을 할 줄은 몰랐네요 헤헤. 자수하게 해주십쇼"


"닥쳐!"


반장의 얼굴이 붉어지며 고함쳤다

처음보는 반장의 모습에 성원은 말을 하지 못하고 다시 고개만 떨굴 뿐이었다


숨을 몰아 쉬던 반장은 갑자기 내사관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뭐하는 거죠?"


"한번만 기회를 주십쇼"


"이런다고 달라질건 없습니다. 저도 시간이 많지 않아요. 보고는 제가 알아서 상황판단한것으로 하겠습니다. 신파극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이만...."


내사관이 자리를 털고 일어나 문쪽으로 걸어갈 때, 반장은 무릎꿇은채 다시 말했다


"이틀만 주십쇼"


조금 걷다 반장의말에 내사관은 고개를 돌리지 않은채 대답했다


"준다면요?"


"진짜 범인을 찾아내겠습니다"


하하하하하.

계속 여유로운 표정이었던 내사관은 반장의 말에 갑자기 참지 못한듯 웃음을 터뜨렸다


"이틀? 이틀이라.... 벌써 3일째인데요. 뭐 이틀안에 정말 잡을 수 있다면야 저희로써는 환영이죠"


성원은 웃으며 말하는 내사관의 얼굴에 주먹을 한대 갈겨주고 싶었으나, 반장의 무릎꿇은 모습을 보자 고개가 아래서 올라가지 않았다


"하하하하하...큼큼.. 뭐 좋습니다. 이틀안에 사건해결이 된다면 이번 실책은 묻지 않기로 하죠. 언론이나 시민들도 사건해결에 더 관심이 갈테니까요"


뜬금없는 제안을 받아들인 내사관이 성원은 의아했지만, 이어지는 내사관의 말에 진짜 의도가 담겨있음을 깨달았다


"대신... 해결하지 못한 경우, 반장님이 대신 조작했다 자수하고 옷을 벗으세요. 그 정도 각오는 되어있지 않습니까?"


"야 이...."


"알겠습니다"


무릎을 꿇은채 무덤덤히 말하는 반장의 뒷모습에서 무언가 설명하기 힘든 오라가 뿜어져나왔다. 일생일대의 각오. 숨이 막히게 하는 그 오라 앞에서 성원은 목구멍이 막힌듯 말을 잇지 못했다


"좋습니다. 일단 이번 건은 일단 보류하기로 하죠. 이틀 후에 봅시다. 반장님, 성원씨"


이후 내사관은 다른 팀원들과 함께 내사한 자료들을 가지고 서를 떠났다


검찰들이 서를 떠나고 나서도 무릎을 꿇은채 미동도 하지 않는 반장과 그 옆에 고개를 떨구고 있던 성원은 5분정도 침묵으로 자리를 지켰다


침묵을 깨고, 성원은 터덜터덜 자리에서 일어나 반장에게 다가갔다


"반장님. 일어나세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제가 내일 본청으로 올라가겠습니다"


반장은 아무말도 하지 않은채 부동자세로 고개를 숙이고 있을 뿐이었다


"반장님"


앞으로 가 고개를 든 반장의 얼굴을 본 성원은 아까와 같은 상황에 다시 목구멍이 막혀버렸다


반장은 흡사 도깨비같은 표정을 지으며 이마에는 힘줄이 돋아 터질듯한 위용을 뿜어내고 있었다.

곧 이어 성원을 바라본 반장은 조용하게 읊조렸다



.

.

.


"......찾아라. 무조건 찾아. 되던 안되던 내가 책임진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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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처음 쓰는 글이다 보니 아직 미숙한 것이 많습니다. 17.07.27 49 0 -
» 10화. 현장수사(#2) 17.08.02 17 0 9쪽
9 9화. 현장수사(#1) 17.08.01 19 0 7쪽
8 8화. 특별수사본부(#4) 17.07.27 22 0 7쪽
7 7화. 특별수사본부(#3) 17.07.26 39 0 8쪽
6 6화. 특별수사본부(#2) 17.07.25 36 0 7쪽
5 5화. 특별수사본부(#1) 17.07.21 38 1 9쪽
4 4화. 김형사(#2) 17.07.18 58 2 7쪽
3 3화. 김형사(#1) 17.07.14 55 3 8쪽
2 2화. 그 사건(#2) 17.07.06 78 3 7쪽
1 1화. 그 사건(#1) 17.07.05 140 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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