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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루기루 님의 서재입니다.

보이지 않는 건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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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잠만보
작품등록일 :
2017.07.05 00:10
최근연재일 :
2017.08.02 17:52
연재수 :
10 회
조회수 :
499
추천수 :
12
글자수 :
33,706

작성
17.07.25 17:06
조회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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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7쪽

6화. 특별수사본부(#2)

DUMMY

나지막하면서도 살의가 담겨있는 목소리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혜린이었다


혜린 역시 사건이 서에 넘겨진 후부터 쉴틈없이 성원을 보조하고 있었다.

혜린 또한 서에서 꼭 필요한 인원 중 하나였는데, 성원이 수사계의 스페셜리스트라면 혜린은 민원과 업무대응쪽의 스폐셜리스트였다. 상대하기 어려운 민원이나 업무는 혜린이 나서서 해결하는 편이었다. 평소에도 사근사근하고 사람들과의 친화력이 뛰어난 그녀는 사람을 대할때도 그 능력을 백분 활용하여 업무를 처리하곤 했다



또 다른 그녀의 특출난 재능으로는 사람에 대한 관찰력이 있었다. 사람이 하는 행동이나 언어등을 자세히 보고 파악하는 능력이 뛰어나 그녀 앞에서 섣부른 거짓말을 하다가는 금새 들키기 일쑤였다


이런 혜린이 아까부터 지켜보니, 안그래도 중요도가 높은 사건이라 다른때보다 더욱 꼼꼼하게 수사해도 모자랄 판에 왠 처음보는 여성 한명이 분위기를 망쳐 내심 기분이 좋지않았었다


하지만 일에도 가끔의 휴식은 필요한 법이라 꾹꾹 눌러가며 자신의 일에 매진하려고 노력하였던것이다. 하지만 수사의 냉정한 분위기는 돌아올지를 모르고, 나아가 성원에게까지 찝적대는 꼴을 보자 불편했던 본심이 튀어나와버린것이었다



"저기요, 죄송한데 저희한테 주어진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거든요? 다른분들도 바빠 죽겠다고 하시면서 이렇게 하루종일 농담따먹기나 하실거에요?"



이미 나와버린 말을 되돌릴 수는 없기에, 혜린은 사건의 중요성을 다시금 부각시키기 위해 앞으로 해야될 일들에 대해 언급했다



"이제 본부도 설치하기로 하고, 위에서 지원도 왔으니, 각자 포지션도 정해야하고 수사진척도도 가시적으로 만들어 설치해야 되요. 언론에서 크게 다루기도 하고 위에서 지원을 보내준만큼 저희는 적어도 시민들이 실망하지 않을 만큼 수사를 진행해야 된다 말입니다. 이렇게 느슨하게 가다가 용의자가 또 다른 사건을 일으키기라도 하면 이제껏보다 더 한 압박이 들어올텐데, 감당하실 수 있겠어요?"


다소 쌀쌀맞지만 팩트로 이루어진 혜린의 말에 웃고 떠들던 동료형사들은 비맞은 개처럼 풀이 죽었다. 하지만 이처럼 계속 희희낙락할수만은 없기에 다시금 일에 열중하기로 했다


"그렇긴 그래.. 다시 사건 터지기전에 열심히 해서 마무리해야지"


"지금 놀 때가 아니지, 앞으로 마누라 얼굴 보려면 빨리 끝내고 집에 가야돼"


"혜린이도 얼굴은 괜찮은데... 성격이 지랄이야"


마지막 말에 자리에 앉으려 했던 혜린이 다시 일어서서 범인(?)을 찾으려 두리번 거렸으나, 이미 동료 형사들은 다시금 열정을 되찾은듯 맡은 일에 매진하고 있을 뿐이었다


반장은 머쓱한 얼굴로 아직 현관에 서있는 진화에게 말했다


"저.. 그 진화씨 환영회는 나중에 사건 마무리 되면 다시 거하게 해줄테니까, 일단 일부터 시작하고 봅시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분위기가 조금 그렇네요. 위에서도 겪어봤을테니 이해하실거라 믿고 바로 진행합시다"


진화는 괜찮다는 듯 환히 웃으며 말했다


"아닙니다. 사건이 먼저인데 제가 너무 경솔했었던것 같아요. 대충 인사들은 나눴으니 바로 시작해볼게요"


"고맙수다. 거 내가 사람하나는 잘 데려왔어. 근데 자리를 어디보자.... 흠...... 뭐 어차피 조금이라도 안면있는 사람 옆이 낫겠지? 저기 성원이 옆에 가서 짐 푸시면 됩니다"


말을 하고 반장은 진화를 향해 눈을 찡긋 움직였다. 진화는 아까보다 더 큰 미소로 응답하며 자리에 가 짐을 풀기 시작했다. 서로 안부를 물으며 마지못해 대답해주는 성원에게 다시금 혜린의 따가운 눈총이 박히기 시작했다...

.

.

.




상황이 대충 정리되고 긴 원형테이블에 모두 앉은채 회의가 시작됐다. 신입형사 한명이 맨 앞 화이트보드에 회의 내용과 중요핵심을 적고, 다른 형사들 모두 사건에 대한 자신들의 생각을 진술하기 시작했다


"그래, 일단 사건에 대한 생각들은 거의 비슷하구만. 단서가 없는 현장이란 없으니 다시 구체적으로 단서중심의 수사를 시작해야된다는 의견이 제일 많아. 하긴 범인이 사람이라면 어떤식으로든 단서를 현장에 남기기 마련이지. 넌 어떻게 생각하냐?"


반장은 아까부터 아무 말 없이 화이트보드만 바라보고 있는 성원에게 물었다


".....사람이 아니라면요?"


갑자기 뜬금없는 성원의 발언에 반장과 혜린은 물론이고 다른 동료형사들마저도 벙찐 얼굴로 성원을 쳐다봤다


하지만 이런 사건에 농담이나 장난칠 성원이 아니었기에, 다들 대꾸는 하지 않고 마음속으로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의문점만 가질뿐이었다.


"야 임마, 만약 범인이 사람이 아니라고 치자. 하지만 생물이라면 어쩔수 없이 흔적을 남기게 돼있어. 우리가 지금 엄청 힘들게 본부차리고 한거 알잖냐. 설마 아까 단서 찾았다는 것도 이런 부류의 맥락은 아니지?"


"반장님, 저 지금 진지합니다. 그리고 제가 언제 범인이 살아있는 생물일거라고 말했습니까?"


반장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더욱 황당한 말로 대답하는 성원에게 다른 동료들도 더 이상은 못참겠다는 듯 한마디씩 물어보기 시작했다


"그럼 성원이 니는 설마 범인으로 귀신이라도 용의자상에 올리겠다는기가? 내 참, 사람을 찾아도 모자랄 판에 무슨 수로 귀신을 찾노?"


"아니 찾는다쳐도 무슨 수로 잡냐고요, 무당 불러서 굿이라도 해야합니까? 이거 성원씨 평소 수사때 답지않게 또 너무 감정적으로 수사하는거 아니에요? 이건 그런 수준이 아니고 너무 비상식적인데"


다른 동료들의 비아냥대는 발언을 끊고 곰곰히 생각하던 반장이 입을 땠다



"그러니까 성원이 니 말은, '생물이 아닐수도' 있다는 말이지?"



계속 무표정하던 성원은 얼굴에 조금의 미소가 걸리며 대답했다



"역시 반장님은 다르시네요. 범인은 사람일수도 있습니다. 어차피 범인은 잡기전까지 정체를 알 수 없어요. 하지만 이렇게 오래 현장을 뒤졌는데도 단서 하나 안나온 이상 현장만 계속 살펴보며 고민에 빠지는 것보다 사건 자체를 크게 보는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어요"


잠시 생각하던 성원은 말을 이었다


"그리고 아까 단서를 찾았다고 제가 말씀드렸는데, 그건 또 다른 별개의 이야기입니다. 사실 이런 사건이 처음 발생한건 아니에요"


"치안국가 대한민국에서 이렇게 단서 하나없이 수사가 진행된 사건이 있었다고?"


"네, 미제로 종결됐지만 지금 사건과 거의 동일한 사건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 사건은 비공식적으로 최초로 일어난 일가족살인사건이자 미제종결사건으로 지금까지도 단서는 커녕 몽타주 한장 얻어낸게 없죠"



동료형사들은 긴장감에 침을 꿀꺽 삼키며 성원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그 사건은 바로.."



"붉은 집 사건"



성원이 입을 마저 다 때기도 전에 테이블 바깥쪽에 있던 누군가가 성원의 대답을 대신했다. 예기치 않은 대답에 성원의 나른했던 눈이 당황스러움으로 물들며 대답이 들려온곳을 쳐다보았다



"..너가 어떻게 그걸...?"




갑작스런 대답을 한 사람은 다름 아닌 성원의 후배이자 지원으로 투입된 신입.



'진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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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처음 쓰는 글이다 보니 아직 미숙한 것이 많습니다. 17.07.27 49 0 -
10 10화. 현장수사(#2) 17.08.02 16 0 9쪽
9 9화. 현장수사(#1) 17.08.01 19 0 7쪽
8 8화. 특별수사본부(#4) 17.07.27 21 0 7쪽
7 7화. 특별수사본부(#3) 17.07.26 38 0 8쪽
» 6화. 특별수사본부(#2) 17.07.25 36 0 7쪽
5 5화. 특별수사본부(#1) 17.07.21 38 1 9쪽
4 4화. 김형사(#2) 17.07.18 57 2 7쪽
3 3화. 김형사(#1) 17.07.14 55 3 8쪽
2 2화. 그 사건(#2) 17.07.06 77 3 7쪽
1 1화. 그 사건(#1) 17.07.05 140 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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