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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루기루 님의 서재입니다.

보이지 않는 건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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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잠만보
작품등록일 :
2017.07.05 00:10
최근연재일 :
2017.08.02 17:52
연재수 :
10 회
조회수 :
502
추천수 :
12
글자수 :
33,706

작성
17.07.26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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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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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8쪽

7화. 특별수사본부(#3)

DUMMY

"어떻게 '그 사건' 을 알고 있는 거지? 극비리에 종결된 사건이기도 하고 시간이 오래지나 기억하거나 아직까지 관련되어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건데.."


성원은 알고 있었을 줄 전혀 몰랐다는 표정으로 눈을 둥그렇게 뜨며 진화를 응시했다. '그 사건'은 일어나고도 10년이 훌쩍지나 아직 많아봤자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진화는 알리가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붉은집 사건이라카믄 성원이 니가 허구헌날 붙잡고 있는 그거 아이가?"


옆에 있던 동료 형사들도 짐작이 간다는듯 고개를 끄덕였다


"성원씨 이 서에 오고 거의 매일밤마다 '그 사건' 파일만 들여다 봤잖아. 그럼 뭔가 거기에서 얻은거라도 있어?"


말은 이렇게들 쉽게 했지만, '그 사건' 은 일어난 지 10년이 지나도록 아직까지 단서를 찾지 못한 전대미문의 살인사건이다. 지난 10년간 성원 말고도 난다긴다 하는 형사들, 한방에 출세하고 싶은 형사들은 '그 사건'을 수사하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많은 인원이 '그 사건' 에 대해 관찰하고 감정했었다.

하지만 그럴수록 밝혀지는 것은 범인이 대담한 성격이라는것과 경찰을 농락하는것을 즐긴다는 정도였다.


한번은 현장에서 처음 수사때는 발견된 적 없는 담배꽁초가 나온적이 있었다.

경찰은 드디어 범인을 향한 실마리를 잡았다며 축제분위기가 되었고, 위의 높으신 분들도 소식을 듣고 단서를 발견했다는 서에 내려가기로 예정이 잡혀졌었다. 하지만 국립과학수사원에 꽁초의 DNA를 의뢰한 결과, 황당하고도 끔찍한 결과가 나왔다


분명 범인의 DNA가 있어야 할 꽁초에 현 경찰서장의 DNA가 검출되었던 것이다. 다행히 경찰서장은 그날의 알리바이가 확실히 증명되어 용의선상에서 벗어날 수 있었지만, 누군가가 고의로 24시간 감시되어지는 현장에 근처에도 간 일이 없는 경찰서장의 꽁초를 집어넣었다는 것 자체가 문제였다


언론은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여 경찰에게 또 한번의 망신을 주게 만들었고 이후로 경찰은 '그 사건'에 대해 소심한 수사를 진행한 끝에 미제사건으로 종결시키게 된 것이었다


"아 물론,"


성원은 자신있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 '그 사건'에 대한 거라면 없습니다"



표정과는 너무나 상이한 성원의 대답에 기대감에 부풀어 성원을 보던 형사들의 입술이 씰룩거렸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 대한 단서는 하나 건졌죠"


"뜸들이지말고 빨리 말해라, 도대체 뭐야?"


계속 이야기를 듣고 있던 반장은 성급한 모습을 감추지 못하고 물었다


"...단서가 없다는 것, 그리고 범인의 살인에 대한 태도. 이 두개가 바로 이번 사건과 '그 사건'의 완전한 공통분모 입니다"


성원은 진화에게서 눈을 떄지 않으며 말을 계속 이었다. 하지만 진화는 아무 말 없이 그저 빙그레 웃으며 성원을 마주보기만 할 뿐이었다.


"현재 이 날까지 경찰이 어떤사건을 3일이상 수사하면서 상황이 그 자리에 멈춰있던 적이 얼마나 있을까요? 이제껏 말씀하셨던 것처럼, 단서라는 건 현장에서 적게 발견될 순 있어도 아예 못찾았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겁니다. 칼에 찔린 살인사건이라면 참상 그 자체가 단서가 되는 거고, 총이나 다른 흉기, 심지어 타살당한 시체를 자살한것처럼 위장하려해도 과학수사원에서 검안을 통해 다 밝혀지는 것이 현실이란 말이죠"


"그래, 그런데 이번 사건은 그런게 없어. 시신 모두 종이정도의 얇은 무언가에 예리하게 절단된듯 여러 조각으로 훼손돼 있지. 그정도 얇은 무언가로 근육이나 뼈를 한치의 흔들림 없이 일단면으로 자르려면, 한명이 사람을 고정시키고 한명이 절단기로 그 부분을 자르던가 해야하니까 말이야. 하지만 소리가 너무 크고 절단하는 시간이 오래걸려. 현장 주변에서는 당일 기계가 작동하는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하고."


혜린이 성원의 말에 보충설명이라도 하듯 이제껏 조사한 현황을 설명했다. 확실히 사건 정황상 범인은 기계나 장치를 사용한 것이 아니라면 사람이 아니라고 추정되긴 하였다



"또한 시신을 검안했을때 '즉사'한 시신이 없다는 것 또한 범인의 공통분모입니다. 보통 사람이 의도적으로나 우연적으로 살인사건을 저지르게 되면 최대한 빨리 현장을 수습하고 벗어나려고 생각하기 마련이죠. 해당 사건의 범인은 그런게 없습니다. 시신들 모두 생명에 지장에 없는 부분 순서로 절단됐습니다. 대부분이 쇼크사나 출혈과다로 사망한 것을 보면 알 수 있죠.

급소를 모두 비껴가며 진행한 걸 보면 놈은 의학지식이나 실전 경험 모두 풍부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 지적능력과 상황판단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항상 경찰이 오기 전 현장을 떠나죠. 경찰이 왔을 때마다 피해자들의 혈액은 아직 따뜻했으니까요"



하루정도 되는 짧은 시간동안 이 만큼 조사를 진행한 성원에게도 형사들은 감탄하였지만, 지금껏 말한 범인의 행적을 생각하면 할수록 간담이 서늘해졌다.

성원 말대로라면 '그 사건'과 이번 사건의 범인의 동일인일수도 있다는 말인데, 그렇다면 범인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자신에 대한 단서 하나 남기지 않은 채 잔혹한 범행을 저지르고 있다는 말 아닌가.



반장은 성원의 설명을 들으며 곰곰히 생각하다 내뱉듯이 말했다



"순전히 살인을 즐기는 변태거나, 아슬아슬한것을 즐기는 변태거나 둘 중 하나란 말이고만. 어쩌면 둘 다 일수도 있고"


"뭐 어쨌든 여기까지가 대충 브리핑 할 수 있는 전부입니다. 무슨일로 다시 활동을 시작한 건진 모르겠지만... 다른 건 아직 정확히 더 조사해봐야 알구요. 그것보다 저는 진화가 어떻게 '그 사건' 을 알고 있는지가 더 흥미로운데요? 분명 내가 알기론 경찰에 들어온지 얼마 안되는걸로 아는데..."


말을 하는 동안에도 진화에게서 눈을 때지 않던 성원이 말했다. 진화는 그러거나 말거나 성원이 자신을 쳐다보는 것 자체가 좋은지 싱글벙글 웃고만 있었다


"아아. 내가 말 안했던가? 진화씨는 이번 사건에 데스크 포지션으로 오신거야. 이미 강력계에선 데스크계의 여제라고 불릴 정도로 압도적인 실적과 경험을 자랑하지. 붉은집 사건도 데스크업무상 조사해봤겠지. 그리고 무슨 순간기억뭐시기? 그런거 할 수 있다고 하지 않았나?"


반장은 진화를 쳐다보며 대답할 차례를 건냈다. 계속 웃기만 하던 진화는 회의가 시작된 이래 두번쨰로 입을 열었다


"에이 참, 반장님도 너무 띄워주셨어요 헤헤. 그냥 어쩌다보니 본청에서 데스크를 잡았을 뿐이에요. 다들 너무 뛰어난 수사관들이시고 잘해주시니까 그 분들에게 안 뒤쳐지려고 열심히 하다보니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아요. 그래도 기억력은 좋은 편이라 웬만한 일들은 조금 봐도 기억해낼 수 있거든요"


수줍게 웃으며 겸손히 얘기하는 진화를 성원은 의문스럽다는 듯 쳐다봤지만, 동료형사들은 나이에 비해 실적과 경험이 뛰어난 진화를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됐다


"진화씨가 지적인 이미지긴 했는데 그 정도였을줄이야... 젠장 이제 신입한테도 지는건가"


"순간기억능력 그거 만화나 드라마에 나오는거 아니여? 완전 신기해불구마잉"


"조금 보여줄 수 있어요? 저희는 다들 평범한 사람들이라 그런 사람 한번 보고 싶었거든요"


다들 진화의 다른 매력을 발견한 듯 떠들썩해진 가운데, 반장이 테이블을 탕탕 치며 다시 주목을 이끌었다


"자자. 그건 차차 수사하면서 보기로 하고, 그럼 대충 수사현황 브리핑 됐으니까 이제 포지션 정해야지. 성원아 니가 정리해봐라"



조금 생각을 한 뒤 성원은 결심한 듯 입을 땠다




"저는......"


작가의말

*데스크: 수사본부에서 각종 현장 증거들을 전문적으로 자료화시켜 수사에 도움을 주는 포지션입니다. 기본적으로 수사에 대한 자료들을 외우고 있어야 되므로 기억력이 좋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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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0화. 현장수사(#2) 17.08.02 16 0 9쪽
9 9화. 현장수사(#1) 17.08.01 19 0 7쪽
8 8화. 특별수사본부(#4) 17.07.27 22 0 7쪽
» 7화. 특별수사본부(#3) 17.07.26 39 0 8쪽
6 6화. 특별수사본부(#2) 17.07.25 36 0 7쪽
5 5화. 특별수사본부(#1) 17.07.21 38 1 9쪽
4 4화. 김형사(#2) 17.07.18 58 2 7쪽
3 3화. 김형사(#1) 17.07.14 55 3 8쪽
2 2화. 그 사건(#2) 17.07.06 77 3 7쪽
1 1화. 그 사건(#1) 17.07.05 140 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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