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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루기루 님의 서재입니다.

보이지 않는 건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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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잠만보
작품등록일 :
2017.07.05 00:10
최근연재일 :
2017.08.02 17:52
연재수 :
10 회
조회수 :
497
추천수 :
12
글자수 :
33,706

작성
17.07.05 01:24
조회
139
추천
3
글자
7쪽

1화. 그 사건(#1)

DUMMY

xx년xx월.

아직은 후덥지근한 여름중순의 어느날.


저녁밥때쯤이나 됐을까


계속되는 늦더위에 지쳐있던 사람들도 초저녁 선선한 바람에 조금씩 힘을 내는듯

집에 돌아가는 발걸음이 힘차보인다


나 역시 에어컨 하나없는 찜통더위같은 집에서 하루종일 있어서 인지

몸이 곧 녹아내릴듯 했다


하지만 그런게 뭔 대수랴.


이런 선선한 바람을 맞다보면 왠지 그 전 더워서 짜증냈던 순간들이 조금은 아깝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더위에는 역시 샤워만 한게 없지


샤워를 하려고 들어가 이제 막 물이 머리에 맞을 찰나에

하나밖에 없는 나의 귀여운 여동생이 또 지랄을 시작한다


"야, 빨리나와! 나 급해!"


평소에는 잘 해결(?)하지도 않는 용무를 꼭 내가 샤워할때쯤만 되면 이렇게 보채는 내 사랑스러운 여동생이다..

하지만 맏이 된 도리로써 이번 한번은 좋게 넘어가주려고 했다


"금방 나갈게, 미안해 우리동생~ 조금만 쉬구 있어~"


"아씨 너 샤워하면 한시간 이상 씻잖아!!! 그냥 나 볼일보고 해!!"


이놈의 여동생은 화장실의 상도덕(?)이란것도 모르는것 인가??

물론 나는 샤워하는것을 좋아하는 편이긴 하다.


특히 그 날 하루가 고되고 짜증날수록, 적정한 온도에서 샤워하는것을 즐기게된다


적당한 온도에서 샤워를 하고 있자면, 가지고 있던 고민이나 짜증들은 물줄기와 같이 씻겨져 내려가버린다.

그리고 자신은 텅텅 비어버린 통나무처럼, 껍질만 남은 것 같은 그 느낌이 좋았다.


하지만, 하지만 말이야!!

그래도 먼저 들어왔다고?? 오고가는길엔 순서가 없어도

화장실 들어갔다 오는길엔 순서가 있단 이 말씀이다.


집에 부유해 욕탕과 화장실이 따로 있다거나 화장실이 두개가 있다면 상관없던 이야기겠지만, 우리집은 부유함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상황이라 어쩔 수 없게 되었다


"알았어, 진짜 30분안에 씻고 나갈게. 쫌만 참아줘."


"지금 나와!!!! 지금!!!!! 당장!!! 지금!!!!!"


여동생은 포기하지 못하고 소리를 질러대나

이제까지의 패턴으로 봐선 얼마 안있어 엄마에게 꿀밤이나 한방먹고 조용해질 터였다.


가볍게 여동생의 고성을 무시하고 따뜻한 물줄기에 슬슬 내몸을 맡긴다


오늘 내 덥고 습했던 날씨. 동네 애들과 있었던 일들. 앞으로 내가 짊어진 책임이라던가

계획들은 샤워하는 이 순간만큼은 물줄기와 같이 수채구멍으로 들어가버린다.


"하....대학은 가고 싶었는데"


얼마전 늦은밤 엄마가 불현듯 나를 꺠워 말을 걸었다


"엄마 왜요?? 지금 아직 새벽 두시인데.."


"미안하다... 내가 무슨 일을 해서라도 너희 둘은 꼭 대학까지 보내려고 했었는데...

정말 미안하다..."


예상했던 말이었지만 실제로 들으니 충격이 컸다


하지만 우리집의 형편을 아는 나로서 눈물을 훔치시며 저런말씀을 하시는 엄마에게 화를 낼 이유도 기운도 없었다,


사실 우리는 아버지가 어릴적 돌아가셔서 어머니 혼자서 우리 둘을 키우느라 뼈가 빠지게 고생하셨다.


이렇게 지금 우리가 각자 중학교, 초등학교를 거의 끝마친것만 해도 엄마의 헌신적인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었다.


절대 없는 집처럼 보이지 않게 엄마는 항상 신경을 써주었고, 그래서인지 모자란 형편에도 우리는 티를 내지않고 학교를 다닐수 있었다


하지만 엄마도 이제 나이가 들고 일에 한계가 있다보니, 둘 중 한명은 대학은 포기해야 된다는 말씀을 이어서 하셨다


"괜찮아요..엄마

사실 전부터 왠지 이렇게 될 줄 어느정도 예상하고 있었어요. 오히려 지금까지 이렇게 키워주신거에 너무 감사드려요.

전 실업계로 취직해서 앞으로 생활에 보탬이 되도록 할게요. 그렇게 너무 슬퍼하지 않으셔도 되요"


엄마는 계속 미안하다며 눈물을 훔치셨고 나는 괜찮다며 우는 엄마를 달래며 겨우 다시 잠자리에 들었다.


하지만 누가 자신의 꿈이 환경에 의해 꺾여지는 것을 즐겁게 받아들일 수만 있겠는가


그 당시에는 굳은 결심을 하고 나는 괜찮다고 다독였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나의 환경과 상황이 처량하다고 생각되는것을 막을순 없었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슬퍼하고 좌절할수만은 없다


샤워를 하던 나는 유독 눈 주위에 뜨거운 물줄기가 흐르는 것을 느끼면서

내 동생만큼은 꼭 대학교에 보내야겠다고 다시 다짐했다



"야!! 거의 다 씻었어! 곧 나갈테니까 좀만 더 참아라!"

.......

"야!! 다 씻었다고!! 말 씹냐!!"

.........

저것도 동생이라고..


아까까지만 해도 지랄발광을 해댔던 동생이 이렇게 조용하니 왠지 어색하기까지 하다.

분명 10분에 한번씩 나오라고 문을 두들겨댔어야 정상인데

오늘따라 처음 발광을 빼고는 재촉을 하지 않았던 것이 조금 이상하게 생각되기도 했다.


뭐 어쨌든 빨리 마무리 하고 나가자.


주변을 정돈하고 몸을 닦고 있는데 아무래도 느낌이 이상하다

동생이야 그렇다 쳐도 지금쯤 밥을 하고 있을 주방에서마저도 달그락 소리 하나 들리지않는다


마치 누군가 우리집의 시간만 멈춰버리게 만든거 같은 느낌이다


옷까지 다 입은 뒤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철퍽.


철퍽?


분명 화장실에서 나왔는데도 밖에 물이 있네

아직 발에 물기가 남아있나?



아래를 내려다 본 순간 나는 그 자리에 그대로 굳어버리고 말았다.


물이라고 착각했던 것은 세상의 어떤색보다 강렬한 진홍빛의 피웅덩이였다

그 웅덩이의 발생지를 눈으로 쫓으려고 했지만, 몸이 굳어 고개가 옆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10년같은 10초가 흐르고, 나는 비명이 당장이라도 튀어나올것같은 입을 틀어막으며 고개를 옆으로 돌려보았다.


그 시선 끝엔 봉제인형의 뜯겨진 팔처럼 근섬유와 뼈조각이 보이는 팔 하나가 뒹굴고 있었고, 그 팔에는 내 동생이 입고 있던 노란색티셔츠가 아직까지 위치해 있었다


너무나 악질적인 동화같은 이 상황에 이질적인 느낌을 받은 나는 꿈이라고 생각하기를 수차례 했지만, 철분이 가득 담긴 피비린내와 발앞의 식어가는 빨간 웅덩이가 자꾸 현실이라고 나에게 속삭였다


아직 완벽한 상황파악이 되지 않았지만 겁에 질리면 모성을 찾는 본능일까

나는 엄마를 찾기위해 필사적으로 엄마를 부르며 거실로 갔다


하지만 거실은 형광등만 깜빡이고 있을 뿐 평소의 집과 똑같은 상태였고,

나는 요즘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서 잠깐 환각을 본거라고 자신에게 최면을 걸었다


"요즘 갑자기 심적으로 힘든 일이 있어서 그럴거야. 말도 안되잖아. 갑자기 동생팔이

왜 화장실 앞에 있겠어?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정신 차리고 다시 뒤를 딱 돌아서면 다시 원래의 집으로 돌아갈거야."


심호흡을 한 뒤 나는 다시 화장실쪽을 돌아보며 눈을 부릅 떴다.


작가의말

초짜 잠만보입니다

잘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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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처음 쓰는 글이다 보니 아직 미숙한 것이 많습니다. 17.07.27 49 0 -
10 10화. 현장수사(#2) 17.08.02 16 0 9쪽
9 9화. 현장수사(#1) 17.08.01 19 0 7쪽
8 8화. 특별수사본부(#4) 17.07.27 21 0 7쪽
7 7화. 특별수사본부(#3) 17.07.26 38 0 8쪽
6 6화. 특별수사본부(#2) 17.07.25 35 0 7쪽
5 5화. 특별수사본부(#1) 17.07.21 38 1 9쪽
4 4화. 김형사(#2) 17.07.18 57 2 7쪽
3 3화. 김형사(#1) 17.07.14 54 3 8쪽
2 2화. 그 사건(#2) 17.07.06 77 3 7쪽
» 1화. 그 사건(#1) 17.07.05 140 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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